주말인 오늘, 부모님 집에 한밤중에 들어와 사람들을 깨울까봐 조심조심 방에 들어갔더니….
침대 위에 이런 게 놓여있군요. ^^;
13살짜리 조카 작품입니다. 하도 웃겨서 그냥 사진 한번 찍어봤어요~.
태어나서부터 줄곧 미국에 사는 조카가 방학을 맞아 놀러왔습니다. 오늘 제가 밤늦게 가니까 먼저 자라, 했더니 한참 있다가 전화를 걸어 “전부 자면 고모가 외로우니까 방에 사람들을 많이많이 모아놓았어요”고 하길래 뭔 소린가 했죠.
어찌나 귀엽던지~. 사실은 이 녀석이 저한테 혼날까봐 걱정하는 일이 좀 있어서 미리 알랑대는 것이기도 하고요. ^^; 여우같은 녀석이랍니다. ^^
이 녀석은 부모에게 배워 한국말을 제법 잘 하지만 그래도 한계가 있는지라 단어가 약합니다. 그래서 말할 때 머릿속에서 영어를 열심히 직역해 말하는 모양인데, 황당한 표현으로 제 '큰고모 씨'를 즐겁게 해주고 있지요~. ^^
할아버지가 쓰는 젤 병에 영어로 적힌 사용법을 읽고 설명해드리라 했더니 한참 설명하다가 ‘수염’이라는 단어에서 막혔나 봅니다. “고모, beard가 한국말로 뭐예요?”하고 묻다가 갑자기 “아, 알았다” 하면서 외칩니다.
“얼굴머리!”
이 조카, 아침마다 테니스장에 다닙니다. 어느날 아침에 비가 오길래, 코치 핸드폰 전화번호를 주고 직접 전화를 해서 “안녕하세요. 저는 ○○○인데요. 오늘 수업 하나요?”하고 물어보라고 했습니다. 전화를 걸더니 이 조카 다짜고짜 하는 말.
“안녕하세요. 이건 ○○○인데요!”
전화를 걸때 영어에서 자신을 ‘this is~’라고 소개하는 표현을 ‘이건~’으로 직역해 말해버리더군요. -.-; ‘이건~’이 아니라 (‘나는~’도 아닌) ‘저는~’이라고 해야 한다고 알려주는데 한참 걸렸습니다. 아~ 한국어가 참 어려워요~~
“고모, 이따가 저 가져가세요~”
‘take me’에서 take가 ‘가져가’로밖에 생각이 안났던 듯. -.-;
2년 전에도 왔었는데 올해는 제법 자랐다고 자기가 사는 환경과 다른 것들이 눈에 많이 띄는 모양입니다.
걔 눈에 띄는 이상한 것들 중 약간 뜨악했던 것들입니다.
- 사람이 길을 건널라고 하는데 왜 자동차들이 안서고 그냥 지나가요?
- (백화점이나 가게에 들어갈 때) 앞에 들어간 사람이 왜 문을 안 잡아줘요?
- (거리마다 '물결'치는 짝퉁 루이뷔통 가방을 보고) 한국 아줌마들은 루이뷔통을 왜 저렇게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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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jai 2007/06/19 10:52
조카가 매우 귀엽긴 한데...역시 한국말 서투른 아이들은 매력 없음. 미국에 살면서도 한국어 잘하는 한국 아이로 키워주세요. 물론 직접 키우시는 건 아니겠지만....(댓글실험 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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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I 2007/06/19 14:19
오오~ 조카 너무 귀여운데요? 그리고 진짜진짜 부러워요~!!! ^^*
저도 "13"일전에 "큰고모씨"가 되었는데, 아직 조카 사진밖에 못봤어요.
산나님 글을 보니 너무너무 보고 싶어요. 아, 얼른 서울 가고 싶어라~
한국에선 아무래도 자동차 우선이죠?
여기선 사람이 괜히 조심조심, 머뭇머뭇거리면 오히려 교통체증만 유발한다고 생각하면서
아무 때나 아무 데서나 당당히 길을 건너는 보행자들이 정말 많아요.
볼 때마다 어어어~ 위험해! 싶은 경우도 꽤 된답니다. 한국이라면 더욱 그렇겠죠. ^^;;
참참... 안녕히 주무세요~ 편안한 밤 되시길~ ^^
덧니> 답글을 달려고 하니까 계속 http://bookino.net 'null' 이라는 경고가 뜨더라구요.
이리저리 브라우저 몇가지로 시도해보다가 그냥 방명록에 남기려고도 했는데 역쉬 안되더라구요 - 물론 트랙백을 할 수도 있지만^^ 결국 다른 데다 저장했다가 이렇게 올려요. 웬 집념인지... ^^;; 옇든, 그래서 시차가 좀 있습니다. 글 올리시자마자 답글을 썼었거든요. ^^ -
광이랑 2007/06/19 14:28
문을 잡아주는 문제는 정말 적절한 에티켓 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잘 보기 힘들꺼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신경써 주시는 '여성' 분들이 많습니다. 남성분들은 좀 분발해야 할듯합니다. 저를 비롯해서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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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sanna 2007/06/20 00:36
넴...광이랑 님은 당근 예외시겠지만, 팔 힘 좋은 남자가 앞에서 '쎄게' 민 문을 탁 놓고 가버려 그 무거운 문짝이 부채질을 할 땐....정말 밉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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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e 2007/06/20 09:24
큰고모씨 ㅋㅋㅋ
그나저나...막내고모도 아닌 큰고모셨군요;;
흠...암튼 마지막에 조카의 물음은 정말 뜨악하게 만들군요.
아참. 전 주로 문 잡아주는데.. 정말 얄미운 사람은..
내가 잡아준 문 틈사이로 잽싸게 지나가면서 쌩까는 사람들;;
그럴거면 고맙다는 말이라도 하던가.. 아님 자기도 문 잡아주는 게 에티켓일 텐데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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