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에 후회하는 일이 많더라도, 시인의 말처럼 내년엔 다시 처음부터 걸어볼 수 있기를...
여기 들르는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눈보라
황지우
원효사 처마끝 양철 물고기를 건드는 눈송이 몇 점,
돌아보니 동편 규봉암으로 자욱하게 몰려가는 눈보라
눈보라는 한 사람을 단 한 사람으로만 있게 하고
눈발을 인 히말라야 소나무 숲을 상봉으로 데려가 버린다.
눈보라여, 오류 없이 깨달음 없듯,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는 사람은 지금 후회하고 있는 사람이다
무등산 정경을 뿌옇게 좀먹는 저녁 눈보라여,
나는 벌 받으러 이 산에 들어왔다
이 세상을 빠져 나가는 눈보라, 눈보라
더 추운 데, 아주아주 추운 데를 나에게 남기고
이제는 괴로워하는 것도 저속하여
내 몸통을 뚫고 가는 바람 소리가 짐승 같구나
슬픔은 왜 독인가
희망은 어찌하여 광기인가
뺨 때리는 눈보라 속에서 흩어진 백만 대열을 그리는
나는 죄짓지 않으면 알 수 없는가
가면 뒤에 있는 길은 길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 앞에 꼭 한 길이 있었고, 벼랑으로 가는 길도 있음을
마침내 모든 길을 끊는 눈보라, 저녁 눈보라,
다시 처음부터 걸어오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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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2009/01/02 00:14
저는 어제 이런 구절이 맘에 와 닿았습니다.
"강한 사람은 안 넘어지는 사람이 아니라, 넘어져도 계속 다시 일어나는 사람이다."
산나님, 올해는 단단하게 가십시오.
좋은 일 많이 생기고 행복한 날들 되세요. 소망합니다. -
미탄 2009/01/02 17:25
에궁~~
이렇게 좋은 메일서비스가 있는 걸 이제야 알았네요.
너무 좋아서 딸에게 부탁해서 플래시를 옮겨 보았는데
저작권에 문제가 없는지 모르겠네요.
따라쟁이 미탄이었습니다. ^^ -
엘윙 2009/01/03 19:05
인사가 늦었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책은 언제 나오는건가요..-_ㅜ
마지막 구절에서 왠지 마음을 비우게 되는군요. 첨부터 다시라니..ㄱ- -
사복 2009/01/04 18:47
발자국 하나 없이, 그 속에 길을 감춰둔 눈밭은 막막함이기도 하고 동시에 설렘이기도 하겠죠...?
올 한 해, 열심히 걸어보기로 다짐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산나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으쌰으쌰~입니다 ^^ -
마음산 2009/01/05 13:55
건강이니 행복이니 이런 낱말을 며칠 동안 집중적으로 사용했더니만
멀미가 살짝 나는군요. 진심인데도 왠지...^^
오늘 아침 나희덕 시인의 시 배달은 마종기 시인의 <기적>이었어요.
"하루의 모든 시작은 기적이로구나"라는 구절을 기억하며!! -
미래도둑 2009/01/23 07:40
한 때 저도 황지우 팬이었는데...'희망은 어찌하여 광기인가'라는 구절이 눈에 띕니다. 바라서는 안 될 것을 바랐기 때문이었을까요? '수상한' 희망을 가졌기 때문일까요? 아님...원래 모든 희망은 '미친 것'이어서 그런 걸까요? 어쨌든 공부시작하면서부터, 많은 한국사람들이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것을 자주 봅니다. 산나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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