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버지의 새로운 취미는 화분 만들기.
화초 키우기에 취미를 붙이신 건 오래 됐는데, 분 갈이와 뿌리 나누기를 하시다 보니 여러 크기의 화분이 필요해졌다. 큰 화분은 사야 하지만 작은 건 곧잘 집에서 만들어 쓰신다.
방법은 간단하다. 도자기로 된 전골 냄비 같은 식기의 바닥에 구멍을 뚫어 거기에 화초를 옮기는 거다. 물을 채운 대야 안에 냄비를 뒤집어 담가 안에 물이 차게 한 뒤 구멍을 뚫으면 신기하게 금도 가지 않고 그 부분에만 구멍이 뚫린다.
이런 화분 만들기에 아버지가 재미를 들이시는 바람에, 어머니는 "도자기 냄비나 움푹한 그릇에 죄다 구멍을 뚫어 버려서, 남아나는 게 없다"고 한탄이셨다. ^^ 고향 집에 가보면 큰 전골 냄비뿐 아니라 작은 컵으로 만든 화분까지 올망졸망하게 줄 지어 있다.
얼마 전 부모님이 서울에 다녀가셨는데, 아니나 다를까. 아버지는 오래 써서 변색되기 시작한 컵에 구멍을 뚫어 작은 화분을 만들어놓고 가셨다. 한동안 방치해뒀다가 어제야 꽃을 채워 꽃 컵을 만들었다. 왼쪽 화초는 화원에서도 이름을 모른다고 하고, 오른쪽은 채송화.
어제 오후에 사 들고 올 땐 채송화의 줄기들이 아래로 늘어져 있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보니 늘어진 줄기들이 머리에 꽃을 달고 전부 햇빛을 향해 일어서 있는 거다. 만져보면 말랑말랑해서 조금만 힘줘도 뚝 부러질 거 같은 줄기가 꽃을 피우기 위해 스스로 일어설 힘이 있다니, 놀라울 따름!
채송화는 해가 지고 어두워진 뒤 다시 아래 사진처럼 꽃봉오리를 다물고 잠들 채비에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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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bi 2011/08/22 11:14
화분만드는 방법, 귀가 반짝 띄네요. (따라 해야지~^^)
'채송화가 꽃봉오리 다물고 잠들 채비'하거들랑
우리 백합아가씨도 따라하시구랴. 그래야 건강하지... (늙은 티를 꼭, 냅니다^^)-
sanna 2011/08/22 21:49
^^ 반드시 컵(그릇)안에 공기가 들어갈 틈이 없도록 물이 가득 차게 엎어놓으셔야 해요.
그런 다음 못이나 송곳을 대고 망치로 두들기면 구멍이 예쁘게 뚫린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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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 2011/08/22 11:52
화분도 귀엽고 애기 화초들도 참 사랑스럽네요. 저도 예전에 한참 화초 가꾸는데 열을 올렸었는데 콜로라도 이사온 후에 그동안 키우던 꽃들 다 말려 죽이고 이젠 일주일씩 물 안줘도 사는데 지장 없는 것들만 살아남아 있어요. 여기 기후가 워낙 건조해서 여간해서 꽃 구경하기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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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윙 2011/08/22 23:19
와우..대단하십니다.
물을 채운 대야에 냄비를 뒤집어서 안에 물이 꽉 찬 상태로 구멍을 내면 잘 된다는 말씀이군요..어떤 원리일지! 저도 집에 있는 컵 구멍 뚫어서 화분으로 만들어 볼까봐요.-
sanna 2011/08/23 00:25
^^ 전 옆에서 보기만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물을 채우고 바로 뚫었는지,
아니면 컵을 한동안 물에 담가뒀다가 뚫었는지 헷갈려요.(쓰고보니 상관없어 보이긴 하지만...)
여쭤보고 다시 알려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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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beka58 2011/08/28 11:37
채송화 ~ 소박하고 정겨운 꽃이죠. 요즈음은 서양서 들어온 이름모를 수입 꽃들에 밀려 어릴적 담벼락 옆에 아기자기 피었던 채송화 구경이 무쟈게 어려워졌지요. 컵케이크? 컵채송화? ㅎㅎ. 컵이나 도자기에 구멍뚫기가 바로 이렇게~~ 저도 한번 시도해서 예쁜 추억과 가을을 담아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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