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31 19:06

"공식은 이제 그만! '아트'로 살래요"

[중년의 터닝 포인트]<7> 심바루 씨-외국계 회사 사장에서 종합예술인으로

Before: 사이베이스365 동북아시아 사장
After: 종합예술인
Age at the turning point: 46


심준보 또는 에릭심 또는 심바루 씨(48). 그를 만났을 땐 약간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삶 자체가 무대”라고 주장하면서 그가 쏟아놓은 말들이 너무 솔직한데다 그가 설명해준 자신의 행보도 희한했기 때문이다. 2005년부터 그가 속내를 기록해둔 싸이 홈피를 보고서야 그의 말을 믿게 되었다는 것을 먼저 고백해야 하겠다. (심바루씨, 죄송.....^^;)


AT&T, 워너 브러더스, 노텔, 노키아 등 외국계 회사에서 줄곧 일해 온 그는 2007년 사이베이스365 동북아시아 사장을 마지막으로 20년간의 직장생활을 청산한 뒤 자칭 ‘종합예술인’으로 변신했다.

  

지난해 11월 배우 출신 미술작가인 강리나 씨(45)와 함께 ‘외계인 출입금지’라는 제목으로 첫 전시회를 가졌고, ‘봉춘홍 밴드’를 결성해 공연을 다니고 있으며, 강리나, 뮤지컬배우 김선경 씨와 함께 ‘지구방위대’를 만들어 환경을 주제로 한 퍼포먼스를 기획 중이다.


외국계 회사에서 승승장구하며 “누릴 만큼 누려봤다”는 그는 이제 자신의 삶에서 ‘성공’과 ‘풍요’는 더 이상 중요한 가치가 아니라고 단언했다. “재미있고, 특이하고, 용감하게” 사는 게 삶의 목적이라고 했다. 인터뷰를 마칠 때쯤 그의 말에 동의할 수 있었다. 그는 ‘재미’있고 ‘특이’하고 ‘용기’있는 심바루 씨였다.


● ‘가짜인 삶’에서 벗어나기


자신의 과거를 그는 “쓰레기”라고 표현했다. 오죽하면 인터뷰 도중에 ‘아, 왜 그러세요’하고 말리고 싶을 정도였다.


그가 설명해준 이력을 들여다보면 이렇다. 부유한 집 아들로 10대 때부터 ‘날라리’였고, 1981년 미달된 외국어대 영어과에 운 좋게 들어갔다.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문무대 입소 훈련 도중 “문제의식도 없는데 그냥 친구들이 맞는 게 화가 나서” 인권 유린성 훈련에 항의하는 시위에 참가했다가 두 달 뒤 징계퇴학을 당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TV오락프로그램인 ‘영11’에 개그맨으로 출연하고 장발에 흰색 디스코 바지를 입고 싸돌아다니던 그를 보고, 어느 날 어머니가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고 한다.

“넌 나가는 게 좋겠다….”


그렇게 미국 뉴저지 주립대에 유학을 가게 됐다. ‘에릭심’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에 돌아온 뒤 AT&T 한국지사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외국계 회사에 다니며 ‘수직상승인생’을 살았다.

“조직생활도 싫고 적성에 맞질 않았지만 돈이 좋아서 참고” 회사를 다녔다고 한다. 늘 “내 삶은 가짜”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으면서도, 고급 차에 고급 양복을 입고 가진 것을 남과 비교하며 우월감과 열등감 사이를 오락가락했다. 그렇게 살던 스스로를 어찌나 경멸했던지 그는 “난 상류인 척 위장하고 쾌락을 좇던 쓰레기였다”고까지 말했다.


왜 진작 방향을 바꾸지 않았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자조적으로 "돈이 좋아서"라고 말했지만, 이야기를 듣다보니 다른 이유가 있었다. 그의 큰아들은 자폐증을 앓고 있다. “큰아들이 잘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안심할 수준이 될 때까지" 그는 돈을 벌어야 했다. “자폐아에겐 한국이 힘든 사회”여서 2005년 그의 가족은 캐나다로 이민을 갔고, 그는 2년간 매일 전화로 아내를 설득한 끝에 2007년 11월 회사를 그만두었다.
그만두겠다고 노래를 불렀건만 정작 46살의 나이에 안정된 직장을 떠나는 건 그에게도 겁나는 일이었다.

“그만두기 직전, 원형탈모가 5군데나 생겼어요. 머리에 주사를 맞는 치료를 받는데 처음엔 너무 아파도 맞고 나니 견딜만하더라고요. 그만두는 것도 마찬가지 아닐까 생각했죠. 지금은 두렵지만 저지르고 나면 견딜만하지 않을까 하고. 그래서 결심할 수 있었지요.”


● “세상에 장난을 거는 게 재미있다”

회사를 그만둔 뒤 처음 두 달간은 후회막심이었다고 한다.

“비서도 없고, 기사도 없고, 그야말로 ‘노바디’가 되어버렸으니까요. 늘 대접받고 살아서 사람들이 원래 그렇게 친절한 줄 알았는데 나와 보니 그렇지 않더라고요. 세상 참 터프하더군요.”


요리사가 되려고 캐나다에서 요리를 배우면서도 내면에서 들끓던 표현의 욕구가 가라앉지 않았다.

노키아에 다닐 때도 그는 3년간 주말마다 이태원 게이클럽에서 DJ로 일했고 틈틈이 영화 단역으로도 출연했다. ‘스캔들-남녀상열지사’에선 중국인 신부,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에선 게이 구둣방 주인 역을 맡았다. ‘다세포소녀’에서 맡은 변태 역할은 “최고의 연기였는데 편집 과정에서 잘려버렸다”고 한다.

2005년 가족이 캐나다로 이민간 뒤에는 분당에 프렌치 레스토랑인 ‘살롱 드 춘자’를 열었다. “지금은 다른 사람에게 넘겼지만 ‘게이 필’이 나는 인테리어를 직접 하면서 너무 즐거웠다”고 한다.

‘요리사’로만 살기엔 표현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 고민하던 그는 결국 아내에게 재산을 다 넘기고 “3년만 군대에 다녀올게”하고 약속한 뒤 2008년 9월 다시 한국에 돌아왔다.


그는 지금은 아버지와 둘이서 지내며 아내가 한달에 30만원씩 보내주는 용돈으로 산다. 고급 양복 대신 헌옷 수거함에서 주운 예비군복을 입고, 한때 푹 빠졌던 BMW 오토바이 대신 스쿠터를 탄다.

“주말엔 가끔 바지 위에 치마를 입는다”고 해서 내가 폭소를 터뜨리자 그는 한술 더 떠 “성남 모란시장에서 산 털신이 치마와 얼마나 잘 어울리는 줄 아느냐”고 자랑했다. 내가 황당해하는 것처럼 보였던지 그가 혼잣말처럼 “남들은 다 꿀꿀하다고 하는데 난 왜 행복하지”하고 중얼거리더니 이렇게 덧붙였다.


“예전에는 피곤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더 피곤하게 살았는데, 지금은 그런 게 없어서 얼마나 좋은데요. 난 웃기는 게 좋아요. 큰아들의 장애 때문에 집안이 어두워지지 않게 하려고 집에서도 늘 웃고 까부는 게 버릇이 됐어요. 이 세상에 장난을 걸면서 사는 것이 너무 재미있어요.”


● 공식 대신 ‘아트’로 살리라


그가 강리나, 김선경과 함께 만든 ‘지구방위대’는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재사용, 많이 걷기 등 일상에서 실천 가능한 환경보호를 주제로 전시 퍼포먼스를 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는 공연에 쓸 돈을 벌기 위해 한 통신회사에 투자했고 캐나다에서 생수를 수입하는 사업도 시작했다. 소득의 10%를 공연에 쓸 계획이며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면 환경보호를 위한 비영리 활동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삶의 목적이 ‘재미’라고 누누이 강조한 것처럼 사소한 일 하나도 그는 남들과 똑같은 걸 못 견딘다. ‘심바루’라는 예명은 ‘똑바루 살자’에서 따왔고, 명함이라면서 ‘심바루, 배우, 종합예술인’이라고 판 도장을 꾹 찍은 재생용지조각을 아무렇지도 않게 건넸다. 밴드의 이름을 지을 때도 가장 촌스러운 세 글자를 찾기 위해 고심하다 ‘봉’ ‘춘’ ‘홍’이 각각 떠올라 그걸로 작명했다고 한다.


“무슨 일을 하든 난 아티스트예요. 환경을 주제로, 요리와 공연, 미술을 키워드로 삼아 작업할 겁니다. 지금까진 공식에 맞춰 살아왔어요. 능력 있는 남자, 예쁜 여자를 선호하는 것도 번식의 본능 때문이라고들 하잖아요? 생존과 번식, 그 공식은 이제 나한테서는 끝났어요. 그 숙제는 다 했으니 이제 뭐든 마음 가는 대로, ‘아트’로 살래요!”

"근데 내가 왜 이런 말을 하지..." 하면서 묻지 않은 말까지 술술 털어놓던 끝에 그가 선언하듯 '공식 대신 아트'를 강조했다. 그의 웃는 얼굴을 보면서 생각했다. 정말로 자유롭지 않으면 저런 표정을 지을 수 없는 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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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ongkang.tistory.com BlogIcon 구월산 2009/03/31 22:59 address edit & del reply

    담담하게 쓴 글이 아주 큰 감동을 주는데요. 역시 글 쓰시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십니다...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4/01 20:11 address edit & del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2. 현숙 2009/03/31 23:05 address edit & del reply

    위 사진을 보니 그전에 어떤 모습이셨을지 상상이 안되는데...^^ 똘끼가 슬슬 발동하고 있던 차에, 마침 이런 인터뷰라니~~ 살짝 흥분되었네요...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4/01 20:11 address edit & del

      ㅎㅎㅎ 네가 인터뷰를 했다면 더 즐거웠을 것같은 느낌이 드네~

  3. 현숙 2009/04/03 00:12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제 틀로 다른사람들 이야기 재단하는 습관땜에...안돼요 인터뷰는. ㅠ,ㅠ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4/03 19:47 address edit & del

      ^^ 이야기 잘하기에 아주 소질이 있던데 말이지~

  4. Favicon of http://dangunee.com BlogIcon 당그니 2009/04/03 00:34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부럽습니다. ㅜ.ㅜ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4/03 19:48 address edit & del

      당그니님도 일본에 좀 늦게 가셨더라면 이 시리즈 인터뷰 대상이신데....^^

2009/03/27 13:43

죽었을 때 함께 묻어주세요

구글리더로 구독하는 후배 블로그에서 글 제목이 "죽었을 때 함께 묻어주세요" 였다.
저 문장을 보는 순간,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물건은 '수첩'이었다.
마침 책상 위에 있던 수첩이 눈에 띄기도 했지만, 수첩에 써놓은 온갖 잡다한 망상, 푸념, 이런 걸 남들에게 들킨다고 생각만 해도....끔찍하다.
후배도 나랑 생각이 비슷했던 모양인지, '노트북'을 묻어달라고 할 것같다고...
노트북에 'private' 'personal' 같은 폴더가 있는데 그걸 남들이 보는 게 싫어서란다.
나나 후배나 공통점은 남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것을 무덤에 가져가겠다 생각하는 것인데....

이게 한 상조회사가 설문조사에서 던진 질문이라고 하는데, 결과가 황당하다.
무덤까지 가져가고 싶은 물건 1위가 핸드폰, 2위가 TV란다.
이게 왜케 웃기냐........ㅋㅋ
사람들은 무덤 속에서도 심심할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아니면 혼자 있기 싫거나.
'물건'이라고 한정하지 않는다면, '블로그'라는 대답도 가능하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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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ayer_cake 2009/03/27 18:07 address edit & del reply

    수첩 들키지 않는 법? 산나씨 속마음 들키면 쪽팔릴 사람들 다 돌아갈 때까지 오래 사시면 됩니다. 휴가 잘 다녀 오시고 4월에 꼭 번개..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3/28 00:58 address edit & del

      무슨 그런 심한 말씀을....ㅠ.ㅠ

  2. 현숙 2009/03/27 22:18 address edit & del reply

    오 언니...저 블록은 들어오는 사람이 열손가락 내에 한정돼있는 내 일기장인데, 링크를...
    어쩐지 오늘 방문자수가 무지 많더라니. ㅋㅋ 언니, 링크 없애주세여~~~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3/28 00:58 address edit & del

      아이구, 미안. 링크 지웠다..

    • 2009/03/28 02:03 address edit & del

      비밀댓글입니다

  3. Favicon of http://inuit.co.kr BlogIcon inuit 2009/03/27 22:55 address edit & del reply

    하하 핸드폰에 TV.. 예전 왕의 사후 세계를 꾸며놓은 부장품들이네요.
    애완견이 빠진거 아닌가 모르겠어요. '애인'이 들어가면 더 끔찍하군요. >_<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3/28 01:07 address edit & del

      말하다보니 어쩐지 현대인의 시점으로 '순장'을 지탄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도 드는군요.
      뭐, 과거 권력가진 사람들의 인지상정이었달까....
      으...그래도 끔찍하긴 하네염~ ^^;

  4. Favicon of http://dangunee.com BlogIcon 당그니 2009/03/28 02:21 address edit & del reply

    휴대폰을 무덤으로 가지고 가고 싶은 이유는 유부남,유부녀들의 숨겨놓은 애인 문자때문일겁니다 -_-

    • Favicon of http://inuit.co.kr BlogIcon inuit 2009/03/28 08:53 address edit & del

      그렇게 생각해도 재미있네요.
      그러면, TV는... 어떻게 해석할수 있을까요. ^^

    • Favicon of http://dangunee.com BlogIcon 당그니 2009/03/29 00:31 address edit & del

      아 그건 또 간단합니다.^^ 텔레비젼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정말 좋겠네..라는 노래가 있잖아요? 그런데 사실 일반사람들이 티브이에 나오기는 쉽지 않죠. 그래서 저승까지 가서라도 그 한을 풀기 위해서 -_-;;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3/29 02:00 address edit & del

      헐~숨겨놓은 애인 문자 보관해놓는 유부남,녀도 있을까염?
      순정이라고 해야할지,보안정신 부족이라 해야할지~^^

  5. Favicon of http://elwin.tistory.com BlogIcon 엘윙 2009/03/29 20:40 address edit & del reply

    블로그가 묻어지면 좋으련만..핸드폰도 괜찮아 보이네요.
    저는..게임기나 노트북이 좋겠어요. -_ㅜ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3/31 20:12 address edit & del

      ㅎㅎㅎ 게임의 여왕다운 부장품이군요.

  6. Favicon of http://blog.naver.com/tobeortohave BlogIcon 지아 2009/03/30 16:33 address edit & del reply

    같이 묻히고 싶은게 없으면 이상한걸까요? 대학 4년동안 매일 썼던 일기를 태워버린 후로는 전 이제 감출게 없는 여자라지요. ㅋㅋ 꼭 하나를 꼽아야한다면 아이 사진일 것 같네요. 사랑스러웠던 애기때 사진으루다가. 에고 자식이 뭔지 ㅋㅋ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3/31 20:38 address edit & del

      와~대학 4년동안 일기를 매일 썼다는 게 대단하다.
      난 써봤자 '일기'도 아니고 '분기기' 혹은 '년기'였는데....

  7. Favicon of http://bongchoonhong.com BlogIcon 봉춘홍 2009/03/31 13:23 address edit & del reply

    쌀라말레쿰~ 저도 희경씨 보고 블로그 시작하려고 집짓기 시작 했어요....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3/31 20:39 address edit & del

      엇, 여기까지 와주시다니! ^^
      위에 봉춘홍님 인터뷰 올려놨어요~.틀린게 없어야 할터인디....

  8. Favicon of http://www.ufosun.com BlogIcon UFO 2010/04/04 18:25 address edit & del reply

    타임캡슐....산더미만한...ㅋㅋ 욕심이 과했나???????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0/04/05 14:24 address edit & del

      뭘 그리 가져가고 싶은 게 많수? ^^

2009/03/24 18:40

"업(業)을 추구하면 직(職)은 따라온다"

이번에 만난 김호 씨는 제 블로그 이웃입니다. (아래 김호 씨 이름에 블로그 링크 걸어두었습니다) 블로그를 관심갖고 보다가 이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인터뷰를 요청했고, 사실은 인터뷰 대상자 중 맨 처음에 만난 사람입니다. 일요일에 귀한 시간을 할애해 그 듣기 좋은 목소리(!)로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제대로 잘 정리를 했는지 모르겠습니다만...김호 씨 인터뷰를 마치면서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 연설 때 말한 'connecting the dots'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김호 씨만큼 삶에 산재한 경험들을 잘 잇고 통합해낸 사람도 참 드물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디지털 미디어 시대와 기업의 위기관리에 대한 김호 씨의 강의를 들어볼 기회도 있었는데요. 강의 참 부러울 정도로 잘 하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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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터닝 포인트]<6> 김호 씨- 에델만 코리아 사장에서 1인 기업으로

Before: PR컨설팅사 에델만 코리아 사장
After: 위기관리 전문가. '더 랩 에이치' 운영.
Age at the turning point: 39


‘박수칠 때 떠나라’지만 어디 그게 쉬운가.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다.


그러나 김호 씨(41)는 말 그대로 박수칠 때 떠났다. 대형 PR컨설팅사인 에델만 코리아에서 서른 살에 직장생활을 시작해 서른여섯에 사장이 되었다. 그가 사장으로 일하는 동안 회사는 매년 최고 매출기록을 갱신했다. 커리어가 절정에 올랐던 2007년, 그는 자진해서 사장을 그만두었다. 지금은 위기관리전문가로 1인 기업인 ‘더 랩 에이치’를 운영하고 있으며 KAIST 문화기술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그가 잃은 것은 타이틀과 고액 연봉. 얻은 것은 삶의 균형과 장기적인 자신 만의 일, 그리고 행복감이다. 그는 “인생 전환으로 인한 변화는 과거의 나로부터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본래의 자기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일에 대해서도 “타이틀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업(業)을 추구하면 직(職)은 따라온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 동시에 찾아온 성공과 위기


2004년은 그에게 잊지 못할 해였다. 성공과 위기가 동시에 찾아왔다. 고속승진으로 사장이 되었지만 같은 해, 이혼의 고통을 겪었다. 성공했으나 행복하지 않았다. 숨 가쁘게 달려온 30대 때, 그에게 가장 두려운 질문은 “취미가 뭐냐?”는 것이었다. 늘 할 말이 없었다.


전환의 계기는 2006년에 찾아왔다. 코엑스 리빙 디자인 페어에서 본 조지 나카시마의 가구 디자인은 그에게 ‘새로운 발견’처럼 다가왔고, 그는 바로 다음날 사표를 썼다.

“그만둔다는 생각이야 그 전부터 하고 있었지만 정말로 사표를 쓰게 된 데에는 목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아마 10%는 작용했을 거예요. 세상에 PR 말고도 나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거든요.”


그의 전문 분야에서 원하는 일에 전념하기 위해서도 시간이 필요했다.

“사장을 하면서도 연 100시간 이상 기업체 임원들을 대상으로 위기관리 코칭을 해왔는데 회사 경영 때문에 이 일에 전념할 수 없다는 게 늘 안타까웠어요. 사장을 나보다 잘 할 사람은 많겠지만 위기관리 코칭 분야에선 내가 제일 잘 하고 싶다는 욕구도 컸구요.”


또 블로그로 대변되는 개인 미디어의 발전 양상과 그로 인해 달라진 여론 형성 과정을 지켜보면서 위기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꿀 미디어의 변화에 대한 연구도 하고 싶었다.


사장을 그만둔 뒤 그가 이뤄낸 결과를 보면, 그는 이 세 가지 요구를 정확하게 해결했다. 목공예를 배워 가구 9개를 만들었으며 일과 놀이 문화 가족 사이에서 균형을 회복했다. 1인 기업을 만들어 위기관리 코칭에 전념하고 있으며 연구를 위해 KAIST 대학원에 다닌다. 이 깔끔한 전환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 세상의 지혜를 끌어 모으기


그는 다른 사람의 조언을 구하는 데에 적극적이다. 에델만 코리아의 사장이 될 때부터 사비를 들여 호주의 리더십 코치와 계약을 맺고 3년간 코칭을 받았다. 젊은 나이의 경륜 부족을 상쇄하기 위해서였다.

“리더십 뿐 아니라 인생 전반에 대해 코칭을 받았어요. 그가 강조한 핵심은 ‘균형’이었어요. 일과 가족, 문화, 놀이가 삶에서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 나는 일에 80%가 몰려 있어서 문제라고 늘 지적했지요.”

리빙 디자인 페어를 가게 된 것도 이 같은 코치의 조언 덕분이었다.


또 사장을 그만두기 전 구본형 변화경영 연구소가 운영하는 ‘꿈을 찾아 떠나는 여행’에 참여해 2박3일간 사람들과 함께 인생을 돌아보는 경험을 하면서 공부와 1인 기업을 하자는 꿈을 구체화했다.

박사과정 진학도 사장 시절 프로젝트 때문에 알게 된 KAIST 정재승 교수와 의논하면서 구체화됐고, 회사를 그만둔 뒤 7개월간 하프타임을 갖게 된 것도 1년에 한두 차례 만나는 한 신문사 논설위원으로부터 ‘삶의 하프타임’을 가질 필요성에 대해 듣고 나서였다.


“다른 사람의 조언을 들으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발견하게 돼요. 사람들의 좋은 영향으로 길이 열리는 경우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멘토가 정말 중요해요.”


● 좋은 뒷마무리 그리고 하프 타임

그는 실제로 그만두기 7개월 전 사표를 냈다. 회사가 후임자를 새로 구할 시간을 주고 일을 제대로 승계하기 위해서였다. 후임자를 함께 물색했고 새 사장이 정해진 뒤에는 한 달간 함께 일하며 돕고 회사를 떠났다. 그의 이런 성실한 뒷마무리는 나중에 그가 홀로 서기를 할 때에도 평판에 도움이 되었다.


사장을 그만둔 뒤 그는 시간을 온전히 자신에게만 할애하는 ‘하프 타임’을 7개월간 가졌다. 호주 코치의 권유로 경영과 참선을 접목한 캐나다의 캠프에도 다녀왔고 더블린에서 열린 창조성 워크샵도 다녀왔다. 오래 혼자 지내고, 여행하고 책을 읽었다.


“하프타임은 내 꿈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해요. 같은 일을 하는 사람, 익숙한 환경으로부터는 배울 게 별로 없어요. 혼자 낯선 곳으로 떠나야 아이디어도 생성되지요.”


조직의 보호막이 사라진 상태에서 하프 타임을 시작하며 그는 처음엔 자격지심이 생기더라고 했다. 자주 가는 식당에서도 대접이 달라진 것만 같았고, 평일 낮에 아파트를 오가다 경비 아저씨를 마주치면 괜스레 민망했다. 그러다 어느 날엔가 평일 오전 10시에 이마트를 가는 데 아무렇지도 않았을 때 “아, 자유다”하는 생각이 비로소 들었다고 한다.


● ‘A4 멘탈리티’ 벗어나기와 자기 암시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생각이 처음부터 뚜렷한 사람 같았는데 그는 아니라고 고개를 저었다.


“20대 때도 PR이 제 길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고, 지금 하고 있는 일도 하프타임 때 생각을 구체화했어요. ‘From what’이 아니라 ‘For what’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애를 썼어요.”


원하는 것을 찾는 작업을 할 때 중요한 것은 기록이었다. 머릿속에서만 생각하면 기분에 따라 선택하게 되니까 기록해놓고 계속 들여다보면 균형 잡힌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것. 기록을 할 때에도 ‘A4’ 멘탈리티(mentality)를 벗어나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컴퓨터의 A4 화면에 갇혀 있으면 생각도 제한되는 면이 있어요. 낯설게 하기를 자꾸 시도해봐야 막힌 생각도 뚫리지요. 저는 줄 없는 노트를 활용했어요. 스케치북에 여러 색 사인펜으로 꿈을 기록하고 그림으로 그려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다른 사람의 조언을 구하고, 하프 타임을 갖고, 스스로 자신의 꿈을 기록한 뒤 남은 일은?

바다에 자신을 던져 넣는 것이다.


“일단 바다에 뛰어들어야 수영을 하는 거잖아요. 너무 꼼꼼하게 계획하면 모험을 하기 어렵습니다.”


뛰어들 때 중요한 건 자기암시다.


“가장 맛있는 음식을 먹었던 경험을 한번 생각해보세요. 입 안이 어떤가요? 침이 고이지 않나요? 두뇌는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해요. 상상하면 현실이 됩니다. 뇌가 뭔가를 해야 하겠다고 생각하면 몸의 세포가 그리로 움직이게 되어 있다고 봐요. 무작정 ‘하면 된다’가 아니라 꿈꾸는 일의 중요성을 말하는 겁니다. 꿈이 있으면 스쳐 지나가는 일에서도 관심사가 눈에 걸리고 자꾸 돌아보게 되고, 그런 것들을 통해 길이 열리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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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비하인드 스토리: 중년의 터닝 포인트 인터뷰

    Tracked from 김호의 쿨 커뮤니케이션 2009/03/30 06:35 delete

    지난 3월 24일 동아닷컴에 '중년의 터닝 포인트'라는 기획기사에 제 인터뷰가 실렸습니다. 동아일보 김희경 차장님이 진행해오고 있는 인터뷰인데요. 기사는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구요. 제게는 즐거운 만남과 인터뷰가 뒤섞인 자리였습니다. 그 비하인드 스토리 몇 가지 적어볼까 합니다.<중년의 터닝 포인트: 김호씨 - 에델만 코리아 사장에서 1인 기업>(본 인터뷰는 김차장님의 블로그에 "업을 추구하면 직은 따라온다"라는 제목으로도 실렸습니다...

  2. Subject 미니승민의 생각

    Tracked from miniday's me2DAY 2009/04/08 18:56 delete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일단 바다에 뛰어들어 수영을 하자. 너무 꼼꼼하면 모험을 하기 힘들다:) 같은 블로그에 있던 김호 선생님의 인터뷰 기사

  3. Subject 험블의 생각

    Tracked from humbleprogrammer's me2DAY 2009/04/08 22:04 delete

    상상하면 현실이 됩니다. 무작정 ‘하면 된다’가 아니라 꿈꾸는 일의 중요성을 말하는 겁니다. 꿈이 있으면 스쳐 지나가는 일에서도 관심사가 눈에 걸리고 자꾸 돌아보게 되고, 그런 것들을 통해 길이 열리는 거지요.

  1. Favicon of http://www.jungyunho.com/blog BlogIcon 정윤호 2009/03/25 11:57 address edit & del reply

    제가 꼭 닮고 싶은 분 중 한분입니다. 악수를 할 때마다 꽉 쥐어주는 손이 존중받는구나,하는 느낌을 주시는 것 같아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3/25 22:11 address edit & del

      아, 알고 계시는군요.^^
      저도 배울 게 많은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2. Favicon of http://inuit.co.kr BlogIcon inuit 2009/03/25 22:24 address edit & del reply

    이 연재 아주 좋습니다.
    기대가 큽니다.
    좋은 책이 만들어질거라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길을 찾은 산나님도 마지막 챕터에 나오게 되실거라 믿습니다. ^^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3/26 01:37 address edit & del

      헐~ 마지막 챕터까지 책 기획을 다 해주시는군요.^^
      응원 감사합니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할텐데 말입니다요~~~

  3. Favicon of http://songkang.tistory.com BlogIcon 구월산 2009/03/26 13:59 address edit & del reply

    블로그를 통해 알고있는 김호님의 역사(?)에 대해서 끄덕끄덕하면서 보았습니다. tunning point의 글들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뒤돌아보는 계기를 가지지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3/26 22:57 address edit & del

      쓰는 저 뿐 아니라 다른 분들에게도 그런 계기가 된다면 정말 감사한 일이죠.

  4. Favicon of http://dangunee.com BlogIcon 당그니 2009/03/28 02:24 address edit & del reply

    늘 뭔가 생각하게 하는 인터뷰입니다. 즐겨보고 있어요^^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3/29 02:00 address edit & del

      아,고맙습니다^^ 잘 지내시죠?

  5. Favicon of http://www.hohkim.com BlogIcon 김호 2009/03/30 06:38 address edit & del reply

    김 차장님. 다시 한 번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지난 한 주 중간고사! 치루고, 밀린 모임에 나가느라 정신없이 보냈습니다. 트랙백을 걸기도 했지만, 인터뷰를 통해 다시 제 하프타임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요즘에 와서는 하프타임을 지나 새롭게 어떤 그림을 그릴 것인가...하는 고민을 해봅니다. 그 그림이 나오기까지는 또 때로는 불안한 날들을 보내기도 하겠지요. 방학이 되면 또 광화문에서 맥주 한 잔 해요!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3/31 20:15 address edit & del

      중간고사......참 오랫만에 들어보는 단어네요.^^
      김호님이 새로 그릴 그림이 기대되는군요.
      맥주를 사실 방학 역시 학수고대하겠습니다.^^

  6. Favicon of http://www.junycap.com/blog BlogIcon 쥬니캡 2009/03/30 10:53 address edit & del reply

    호형님의 하프타임 스토리는 저도 어느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김차장님께서 공유해주신 기사를 통해 추가적인 팩트들을 알게 되었네요. 앞으로도 멋진 터닝 포인트을 보여주는 분들의 내용을 블로그를 통해서도 접하겠습니다. 쌩유~~~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3/31 20:16 address edit & del

      감사합니다.^^

  7. lebeka58 2009/03/30 12:30 address edit & del reply

    유익하고 흥미있는 연재네요, 천편일률적으로 과장된 성공기보담 훨 진솔한 모습에 감동과 느낌이
    백배네요. 특히 김호님의 블로그 방문으로 기업위기에 대한 정보를 알게되었사와요. 땡스!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3/31 20:37 address edit & del

      엇, 오랫만이네요 lebeka58님. 잘 지내시죠? ^^

  8. Favicon of http://randy5kh.tistory.com BlogIcon DTwins 2009/03/30 13:19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두분의 훌륭한 interviewer와 interviewee를 통해 많은 걸 느끼고 갑니다. 앞으로 종종 들리도록 하겠습니다. ^^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3/31 20:37 address edit & del

      감사합니다. 종종 놀러오세요~^^

  9. Favicon of http://midorisweb.com BlogIcon 미도리 2009/04/01 15:22 address edit & del reply

    제가 만나뵙고 싶어하는 김호님을 인터뷰하셨군요 ^^ 글이 멋져요~
    하프타임에 변신을 시도한 아주 적절한 사례인것 같아요...전 다시 방학을 기다려야겠군요 ㅋㅋ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4/01 20:12 address edit & del

      글이 멋진 게 아니라 사람이 멋져서겠지요.
      근데 김호님 팬이 상당히 많군요.^^

  10. Favicon of http://miran.tistory.com BlogIcon conan 2009/05/26 13:52 address edit & del reply

    호사장님 블로그에서 링크타고 넘어왔어요. 같이 일해본 직원으로써 참 배울점이 많은 멘토셨는데, 기자님 글 덕분에 더 많은 부분을 알게됐네요. 감사합니다!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5/31 00:36 address edit & del

      그러셨군요.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11. 메아리 2010/12/28 04:06 address edit & del reply

    능력있는 사모님과 자녀들 그이상 바랄게 없으시겠읍니다. 모든 경사에 축하를 드립니다. 건강 하십시오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0/12/28 12:04 address edit & del

      아마 다른 분과 헷갈리신 듯한데...어쨌든 축하인사는 전해드리겠습니다 ^^

2009/03/17 18:23

"하고싶은 일을 하라.단, 그때부터가 더 어렵다"


[중년의 터닝포인트-5] 정한진 씨 - 미학도에서 요리사로


Before: 프랑스 파리8대학 미학 전공 박사과정

After: 요리사

Age at the Turning Point: 40


정한진 교수(47‧ 창원전문대 식품조리과)는 인터뷰 요청을 한사코 거절했다. “내 인생전환은 극적이지 않으니 차라리 다른 사람을 소개해주겠다”고도 했다. 한번 만나만 달라고 졸라 겨우 만난 뒤에도 계속 그는 매몰차게 거절하지 못한 자신의 성격을 탓했다.

  

그는 프랑스 파리8대학에서 미학 전공 박사과정을 밟던 2002년 진로를 바꿔 요리사가 되었다. 나이 마흔이 되던 해였다. ‘르 코르동 블뢰’ 요리 과정을 수석 졸업한 뒤 한국에 돌아와 요리사로 일했고 지금은 학생들에게 요리를 가르친다.


그는 “인생전환은 결코 멋지고 낭만적인 일이 아니라 엄혹한 결단”이라면서 “모든 현실적 문제를 다 따져보고 난 뒤에도 여전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 때 선택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원하는 일을 향해 떠나는 행위를 낭만적으로 상상했다면, 현실을 환기시켜주는 그의 말을 기억해둘만 하다. “하고 싶은 일을 하라. 단, 그 때부터가 더 어렵다.” 


● 몸을 쓰는 세계에 매혹되다


1996년 파리 유학길에 오를 때 그는 부부유학생이었고 딸아이는 만 두 살이었다. 그간 저축한 돈으로 5년쯤 버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외환위기가 터졌다. 1프랑에 150원이던 환율이 340원까지 올랐다. 생각보다 더 빨리 돈이 축나는 상황에서 그는 “내가 정말 공부 체질인가” 회의하기 시작했다.


“중학생 때부터 미학에 매료됐고 대학에 갈 때에도 부모와 싸워가며 미학과를 선택했어요. 그랬는데 한국과 달리 어느 누구도 밀어붙이지 않고 스스로 알아서 공부해야 하는 환경에 처하면서, 내게 과연 학문적 자질이 있는지 심각한 회의가 들었어요.”


“계속 책상물림으로 사는 게 즐거울까” 자문하던 그의 눈에 요리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의 집에서 유학생들이 모일 때마다 그가 족발, 잡채, 양장피 같은 요리를 척척 해내는 것을 보고 선후배들이 ‘박사 말고 요리사를 해보라’고들 농담하던 터였다.


“요리를 배운 적은 없는데 어디 가서 맛있는 걸 먹으면 집에 돌아와 그대로 만드는 게 어렵지 않았어요. 어릴 때부터 요리를 좋아해서 어머니가 장을 담글 때도 메주 찧고 손질하고 엿기름 곱는 일을 같이 했거든요. 오죽하면 고3때 시험이 내일모레인데 김장을 같이 담갔겠어요. 그게 제겐 자연스러웠어요. 결혼 이후에도 김치는 계속 제가 담갔으니까요.”


요리를 해보고 싶다고 하니까 아내도 반대하지 않았다. ‘르 코르동 블뢰’의 제과제빵, 요리, 와인 3가지 과정을 동시에 등록해 다니면서 “몸을 쓰는 다른 세계”에 매혹되기 시작했다. 길을 바꾸기로 결심하고 한국에 돌아와 한 달 간 설득 끝에 부모의 허락을 받았다.


“요리사에 대한 환상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나이 마흔에 무슨 환상이 있겠어요. 저는 가장이고 잘못하면 가족 모두 나락으로 떨어지는데, 불안하지요. 게다가 어떤 일이든 늦게 시작하는 건 절대로 유리한 고지가 아닙니다. 직업을 바꾸면 정말로 죽자 사자 매달려야 해요.”


● 항로를 바꿔도 갈등의 본질은 여전


책상 앞에만 앉아 있다가 요리를 배우다 보니 “몸을 움직이는 일이 내 본성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었다”고 한다. 몸을 쓰는 구체성의 세계로 옮겨오니 자신이 오래 속해있던 추상성의 세계에서 해방되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그는 9개월 만에 요리 과정을 1등으로 졸업한 뒤 곧바로 파리 레스토랑에서 실습생으로 일하며 도제식으로 요리를 배웠다. 아침마다 도마 수십 개와 요리 도구를 제 자리에 배치하고 수십 마리의 닭 뼈를 씻어 기름 떼고 피 빼고 목욕탕 욕조 크기만 한 냄비에 넣어 육수를 끓이는 일로 하루를 시작했다.

하루에 10여시간 서 있느라 자다가도 다리에 쥐가 날 정도였고 욕설이 끊이지 않는 거친 주방에서 자식뻘 되는 요리사들에게 욕을 들을 때도 있었지만, 배수진을 친 그에겐 물러설 곳도 없었다.


6개월 실습을 마치고 귀국한 뒤 그는 강남의 부티크 레스토랑인 ‘라미띠에’와 ‘일 마레’ 등을 거쳐 현재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그는 “해보고 싶은 내 요리가 있는데 자본도 없고 독립의 어려움을 뛰어넘지 못했다”면서 “나는 모험을 피한 셈”이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돌이켜보면 인생전환을 결심할 때의 갈등은 지금도 여전하다고 했다. 자신만의 요리를 하고 싶은 마음과 생계를 위해 마뜩치 않은 요구를 받아들여야 하는 것 사이에서의 갈등은 이전에 공부할 때 느꼈던 갈등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 사이의 갈등은 인생의 항로를 바꿔도 여전히 맞서야 하는 과제였다.


● 삶 속에서 맛과 멋을 통합


인생전환 이후 그는 “이전보다 더 오기가 생겼고, 자기 기술에 대한 애착을 갖고 일하는 사람, 건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도 요리사를 하지 않았더라면 갖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토론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인문학 전공자의 해석, 그럴만한 여유는 잃었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돌이켜보면 생애의 경험들이 결국은 통합되어 간다고 느껴지진 않을까. 그는 요리사로 일하면서 틈틈이 ‘왜 그 음식은 먹지 않을까’ ‘향신료 이야기’등의 책을 썼다. 미학 공부를 할 때에도 예술품을 미적 대상이라기보다 사회적 산물로 다뤘듯, 그는 음식 역시 문화적 산물이라고 믿는다.


“별 볼 일 없는 음식에도 생애의 추억, 개인의 정서가 담겨 있고 시대, 문화를 볼 수 있잖아요. 음식을 통해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그런 작업이 내 삶에서 경험의 통합이라면 통합이겠지요.”


그는 ‘맛있다’는 개념을 시골에서 뜬 된장 같은 맛으로 정의했다. 발효식품처럼 기다리는 음식, 느린 삶이 후퇴하는 삶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맞물려가는 삶으로 제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음식문화 개선을 위해 일해보고 싶다고 했다. “슬로 푸드와 연관된 삶을 사는 방식을 현실화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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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iron의 생각

    Tracked from ironyjk's me2DAY 2009/03/17 20:42 delete

    하고싶은 일을 하라.단, 그때부터가 더 어렵다

  1. Favicon of http://songkang.tistory.com BlogIcon 구월산 2009/03/18 17:38 address edit & del reply

    제목이 상당히 와 닿습니다. 할 용기가 있는 사람만 그렇게 해라라는 뜻으로 이해되기도하고... 고생 뒤에 영광본다라는 상투적인 말은 없어도 될 듯 하네요. ^_^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3/18 23:24 address edit & del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인생이 그리 낭만적인 게 아니라고,
      환상을 다 걷어내도 정말 하고 싶은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하시더군요.
      제겐 참 인상깊은 만남이었는데, 그렇게 썼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2. Favicon of http://mitan.tistory.com BlogIcon 미탄 2009/03/20 09:36 address edit & del reply

    산나님, 제게도 충분히 인상깊은 글이었습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사례입니다.
    이 분 경우처럼 두드러지게 재능과 기호가 결합된 분야가 있었는데도,
    '갈 데까지 가 본 뒤에야' 전환이 가능하다는 사실도 흥미롭고,
    --사실은 자신을 총체적으로 톺아보며 진로를 모색하는 경험이 우리에게 많지않다는 것도 --
    미학도와 요리사의 경험이 만났을 때
    그 활용범위와 시너지효과는 엄청나겠다는 부러움까지요. ^^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3/22 01:18 address edit & del

      자신을 총체적으로 톺아보며 진로를 모색하는 것이 가능하다면야 정말 좋겠지만,
      어떤 경험들이 어떻게 통합되어 새 길을 만드는가는 선험적으로 알기 어려운 일인 것같아요.
      어떤 경험이 어떻게 쓰일지 전혀 알 수 없어도 그저 가보는 것 말고 달리 무슨 방법이 있을까요.

2009/03/10 18:39

땅에 넘어진 자, 그 땅을 짚고 일어서라

[중년의 터닝 포인트 4] 엄홍길 - 고산에서 내려와 사람 속으로


Before: 히말라야 8000m급 16좌, 세계 최초 완등
After: 비영리단체  설립, 사회 공헌 활동
Age at the Turning Point:  48

“시간이 남고 돈이 남아 유유자적하게 봉사하는 것 아닙니다. 내가 산에서 목숨을 걸고 한 약속을 지키려는 거예요.”

인터뷰를 하던 날 오전 삼각산에 입춘 산행을 다녀왔다는 산악인 엄홍길 씨(49)의 얼굴엔 봄의 생기가 넘쳐났다. 인류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6좌를 완등한 그에게 540m 높이의 삼각산도 산일까 싶은데, 그는 “사무실 벗어나 산에 오르면 살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5월 비영리단체인 엄홍길 휴먼재단 을 설립해 사회사업을 시작했고 현재 상명대 석좌교수이기도 하다. 호칭이 약간 난감해 “어떻게 불리는 게 좋으세요?” 물었더니 옆에서 커피를 타 주던 재단 직원이 “그야 당연히 대장님이죠” 했다.


그렇다. 그는 여전히 대장이다. 원정대를 이끌고 히말라야에 오르는 대신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는 루트만 달라졌을 뿐이다. 한 편으론 인생 전환이지만 다른 한편으론 평생 해온 방식 그대로 자신의 길을 내고 있었다.


● ‘제2의 인생’은 살아남은 자의 의무


지난해 5월 “도전의 산에서 내려와 인생의 산에 도전하겠다”면서 재단을 설립한 그는 지금까지 장애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산행 체험교실, 네팔 의료 봉사 등을 이끌어 왔다.

이제 본격적인 첫 사업으로 해발 3930m에 있는 고산 마을인 네팔 쿰부히말라야의 팡보체에 초등학교를 짓는다. 사무실 한쪽 벽면엔 초등학교 설계도가 쫙 붙어 있었다. 4월30일 출국해 5월5일 어린이날에 맞춰 착공할 예정이다.

팡보체 마을은 1986년 그가 두 번째 히말라야 등반 도전에 나섰을 때 목숨을 잃은 현지 세르파 술딤 도루지가 살던 곳이다. 그곳에 갈 때마다 유가족을 보살펴온 그는 오지의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초등학교를 짓기로 했다.


초등학교를 짓는 일은 그가 말한 “목숨을 걸고 한 약속” 중 하나다. 그가 ‘제2의 인생’에서 재단 설립을 통해 히말라야 산간 오지의 교육․ 의료 환경 개선, 청소년 교육, 기후환경변화 대책에 나서기로 한 것은 “산에서 얻은 것을 산에 돌려주고 산에서 진 빚을 갚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2000년 8000m 14좌 완등이 가까워질 무렵부터 이 일을 해야 하겠다고 생각했어요. 도전과 실패 죽음을 수없이 겪으면서도 산의 깊이를 알면 알수록 두려움도 커졌지요. 인간의 능력에는 결국 한계가 있습니다. 아무리 강하고 기술이 좋아도 마지막엔 산이 우릴 받아줘야 성공할 수 있어요. 산과 내가 하나가 되어야, 욕심을 내지 않고 순리를 따라야 산은 비로소 정상의 자리를 내어줍니다.”


산이 받아주기 전 사람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한 뒤 그에게 남은 것은 기도뿐이었다.

“14좌를 향해 치달을 때 동료도 잃었고…. 살아서 꿈을 이룰 수 있다면 살아남은 자로서 당신(산)에게 받은 보답을 반드시 하겠다고 결심했어요. 다시 16좌를 향해 가면서도 숱하게 기도했어요. 나는 이런 일을 해야 하므로 꼭 살아서 내려가야 합니다, 하고…. 목표 지점에 다가갈수록 그 다짐이 더 간절해졌지요.”


그는 “내가 지금 16좌를 다 오르고도 살아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면서 “살아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은혜를 받은 것이니 살아남은 자의 책무를 다 해야 한다”고 말했다.




● 땅에 넘어진 자, 그 땅을 짚고 일어서라

엄 대장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의 성공보다 실패의 경험에 더 귀가 쏠린다. 1985년 히말라야 등정에 도전하기 시작해 2007년까지 22년간 세계 최고봉 16개에 올랐지만, 그 과정에서 모두 17번의 실패를 겪었다. 성공한 것 이상으로 실패해온 셈이다. 게다가 함께 산에 오른 동료 10명이 목숨을 잃는 것을 목격했다.


그가 3번의 도전 끝에 첫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이야기는 유명하다. 1988년 에베레스트 첫 등정에 성공한 뒤 그는 의기충천했지만 1993년까지 5년간 안나푸르나, 낭가파르바트 등을 대상으로 시도한 6번의 등반이 모두 실패했다. 절망 속의 그를 붙들어준 말은 불가의 가르침인 ‘땅에 넘어진 자, 그 땅을 짚고 일어서라’였다. 다시 일어서서 1993년 7번째 도전한 초오유 등정에 마침내 성공했을 때 그는 “실패와 좌절의 시간이 드디어 나한테서 떨어져 나갔다”고 느꼈다. 그러나 일은 그렇게 진행되지 않았다. 같은 해 시샤팡라에서 그는 동료 박병태 대원을 잃었다. 1998년 네 번째 시도한 안나푸르나 등정에선 미끄러진 셰르파를 구하려다 같이 추락해 발목이 180도 돌아가는 중상을 입고 ‘산행 불가’ 선고를 받기도 했다.


“제가 경험하기론 성공과 실패엔 큰 차이가 없어요. 중요한 건 실패를 피하는 게 아니라 실패를 다루는 방식입니다. 실패와 현실의 불행을 끌어안고 거기에 고착되면 영영 벗어나질 못해요. 실패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배우고 불가항력이었다면 ‘이럴 수도 있겠지, 더 나빴을 수도 있는데’하고 생각하면서 받아들여야 합니다. 후회하지 않을 만큼 최선을 다 했다면 겉으로 드러난 실패는 진짜 실패가 아니에요.”


숱한 실패에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힘은 99%가 불가능해 보여도 1%의 성공 가능성이 보이면 시도하는 결단력 덕분이었다. 그의 별명은 ‘탱크’다.

“산에서 갈등의 순간은 수도 없이 많아요. 지금 출발할까 말까, 더 올라갈까 말까, 이 길이 나은가 아닌가, 계속 결정해야 해요. 게다가 눈사태 같은 위험이 예고하고 일어나는 일도 아니잖아요. 결단력과 팀워크를 통해 최선을 다 하되 순리에 따르는 겸허함이 결합되어야지요.”


하나의 일에 정통하고 실패와 성공을 오래 겪으면 나중엔 ‘육감’도 발달하기 마련이다. 그는 “어느 산은 처음부터 가긴 가야 되는데 이상하게 거리감이 느껴질 때가 있고 험한데 끌리는 산이 있다. 그런 육감이 대체로 적중했던 편”이라고 들려주었다.



● 8000m도 한 걸음에서 시작됐다


고산 정복에 비한다면 사회공헌사업을 하는 ‘두 번째 도전’은 쉽지 않느냐고 묻자 엄 대장은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이고, 절대로 그렇지 않아요. 산에서는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의기투합하니까 오히려 더 명료할 수 있어요. 여기서는 어떤 방향으로 가려고 해도 여러 사람들을 접하고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해야 하니까 스트레스를 더 받게 되지요.”


그러면서도 그는 “천천히 가야지요. 8000m도 한 걸음에서 시작됐어요. 조급한 마음으로 자꾸 보폭을 넓히다 보면 주저앉게 됩니다”하고 덧붙였다.


히말라야 오지 지원, 기후변화 대책 마련 등과 함께 그가 관심을 갖는 분야는 청소년들의 정신력을 키우는 일이다.


“산행 체험학교를 해보면 청소년들이 신체적으로는 크지만 정신적으로 허약하다는 걸 절감합니다. 뭐든 쉽게 이루려 하고 쉽게 좌절해요. 전 그게 자연과 동떨어진 생활 때문이라고 봅니다. 요즘 학교에선 체육시간도 점점 없앤다는데 등수로만 따지면서 허약한 성인으로 자라면 뭐하나요. 배려나 이해심은 말로는 못 가르쳐요. 자연 속에서 행위를 통해 깨달아야 하는 덕목이죠.”


성인에게도 그는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중년에 인생의 전환을 꿈꾸는 사람을 위한 조언을 청하자 “인생은 끝없는 도전의 연속이므로 변화를 두려워 말라”고 들려주다가 가장 그다운 방식으로 말을 맺었다.


“운동을 하세요, 운동을! 뭘 하든 자신감과 긍정적 사고가 가장 중요한데 그것도 에너지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에요. 자기 몸이 피곤하면 도전이고 자시고 무슨 의욕이 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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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naver.com/tobeortohave BlogIcon 지아 2009/03/11 11:16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진짜 운동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요새 한 2주 집에만 있었더니 허리가 아프더라구요..ㅠ.ㅠ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3/12 00:12 address edit & del

      나이들면 노는 것도 괴로워~^^

  2. Favicon of http://conteworld.tistory.com BlogIcon 컴속의 나 2009/03/15 15:41 address edit & del reply

    sanna 님 건강히 잘 지내시죠^^
    얼마 전에 버스를 타고 가다가 라디오에서 엄홍길 '대장님' 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이전에도 성공시대인가 뭐 그런 프로에서 대담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영혼이 맑으신 분이다. 진실하신 분이다 라고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 인생의 산을 오르시는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좋은 대담 글 잘 읽었습니다.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3/18 23:21 address edit & del

      아, 오랫만예요. 잘 지내시죠?^^
      잘 봐줘서 고마워요.
      너무 인터뷰를 많이 하신 분이라 '잘 정돈된'답변만 하셔서 짧은 시간이 무지 안타까웠답니다....-.-;

  3. Gomy 2009/03/17 13:12 address edit & del reply

    sanna님 넘 오래간만에 인사드립니다. 잘 계시지요? 전 직장을 옮긴 후 거의 블로깅 포기 상태인데 sanna님께서 본격적으로 돌아오신 듯 하여 넘 반갑습니다. 자주 놀러오겠습니다~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3/18 23:22 address edit & del

      gomy님 티스토리 입주 신고 이후 이제나저제나하고 눈빠지게 기다렸건만....이직하셨군요.^^

2009/03/03 19:00

실패보다 무서운 건, 하고픈 게 없는 삶

[중년의 터닝 포인트 3] 차백성 씨- 대기업 상무에서 자전거 여행가로
Before:
대우건설 상무
After: 자전거 여행가
Age at the turning point: 49


‘춤추는 사람은 바보/ 구경하는 사람은 더 바보/ 어차피 바보 될 바에/ 춤이나 추세.’

자전거 여행가 차백성 씨(58)는 갑자기 일본 민속춤의 가사를 읊어주더니 이렇게 말했다.

“다 때려치우고 자전거 여행이나 하겠다는 젊은이들을 볼 때마다 말립니다. 도피, 낭만이 동기라면 안 하는 게 나아요. 사람은 누구나 치열한 전장(戰場)에서 싸워보는 경험을 한번은 해야 해요. 나는 전장에서 물러난 게 아니고 내가 만든 새로운 전장에 뛰어든 겁니다. 구경하는 대신 춤추기로 결정한 거죠.”


겨울 끄트머리에 만난 그는 또래보다 한참 젊어 보이는 중년의 신사였다. 자전거 여행가는 자전거를 타는 모습으로만 비쳐지고 싶다면서 사진 촬영을 한사코 거부했다.


대우건설 상무였던 그는 50을 앞둔 해인 2000년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 자전거 여행가로 나섰다. 지금까지 자전거를 타고 달린 거리만 얼추 3만km. 이른 은퇴 이후 유유자적하는 복 많은 사람이겠거니 했던 생각은 그와 이야기하던 동안 사라졌다. 그는 여전히 전사(戰士)였다. 필생의 꿈에 몰두하는 은륜(銀輪)의 전사.


● 30여년 준비한 자전거 여행


9년 전 그가 자전거 여행을 하겠다고 회사를 그만둘 때 사람들은 그를 “또라이”라고 했다. 아이들 둘에 아내는 전업주부였다.


“내겐 돈보다 시간이 더 급했어요. 늙어서 다리에 힘이 빠지면 자전거를 못 탈 테니까. 불안할 텐데도 ‘대기업 상무보다 자전거 여행가가 더 멋지다’면서 전폭 지원해준 가족에게 고마울 따름이죠.”


가족이 씀씀이를 줄이고 10년 이상 해외 근무를 통해 모은 저축으로 몇 년은 버틸 거라 계산했다. 토목기술자인 덕분에 틈틈이 돈을 벌 수단도 있었다. 아이들이 자립하면 집을 처분해 생활비를 충당할 생각이었다. 죽을 때까지 집을 갖고 있을 생각도, 아이들에게 자산을 물려줄 생각도 없었다.


그의 말을 듣다보니 궁금해졌다. 그렇게까지 할 정도로 자전거 여행이 중요한가?


그는 “자전거 여행은 내 필생의 꿈”이라고 단언했다. 자전거를 처음 갖게 된 중학교 3학년 때, 그는 혼자 서울에서 대구까지 3박4일을 자전거로 여행했다. 무모한 ‘생애 첫 여행’이후 그는 “자전거로 낯선 세상에 길을 내리라”하는 소망을 잊어본 적이 없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나도 죽겠구나’하는 생각을 일찍 한 편이예요. 어떻게 살아야 되나 생각을 많이 했어요. 사람에게 주어진 시‧공간 중 시간은 어쩔 수 없지만 공간은 여행을 통해 확장할 수 있잖아요. 그런 공간의 확장을 통한 ‘삶의 풍성함’이 어릴 때부터 제 목표였어요.”


자전거 여행을 통해 그가 이룬 또 하나의 꿈은 책을 쓴 것. 대학교수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책을 쓰는 게 꿈이었다던 그는 세 번에 걸친 미국 자전거 여행을 ‘아메리카 로드’라는 책으로 펴냈다. 이 책은 출간 석 달 만에 5쇄를 찍을 만큼 반응이 좋은 편이다. 일본 유럽 대양주 아프리카까지 모두 5권의 자전거 여행 시리즈 책을 쓰는 것이 그의 계획. 지금은 일본 시고쿠 섬과 오키나와 자전거 여행을 준비 중이다.



● 실패보다 무서운 건 ‘하고 싶은 일’이 없는 인생 아닌가? 


그는 ‘제2의 인생’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하나를 향해 매진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인생을 사는 동안 두 번째 인생 때 할 일을 생각해두고 미리 준비해야 해요. 그게 자전거든 그림이든 뭐든 몰두할 수 있는 일을요. 나는 자전거 여행만 30년 준비했어요.”


‘몇 살엔 뭘 해야 하고, 어느 정도는 되어야 남 보기에 부끄럽지 않고’ 같은 남의 기준 말고 자신의 기준을 세우라는 게 그의 조언이다.


“출생신고를 5년 늦게 했다고 생각해보세요. 실제 나이보다 5년 젊은 마음으로 살고 있을 것 아니겠어요? 정말 나이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풀빵 장사를 해도 대한민국 최고면 된다는 생각으로 몰두하다보면 거기서 돈을 벌 가능성도 열리고 새로운 관계도 따라와요.”


불안정한 미래가 겁나고 낯선 건 누구에게나 당연한 일. 그러나 몰두할 일이 있으면 두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


“산악자전거를 타고 산에서 내려올 때 말이죠. 앞에 돌멩이나 나무뿌리 등 장애물을 보고 덜컥 겁이 나면 반드시 넘어져요. 그럴 땐 과감하게 확 지나가버려야 되레 안전합니다. 뭘 해보질 않은 사람들이 대체로 겁이 많아요. 그런데 사실은 뭘 하다 실패하는 것보다, 하고 싶은 일 조차 없는 인생이 더 무서운 것 아닌가요?”


그는 자신이 이전과 다른 사람이 되었다고 느낀다. 마음껏 여행하고 책도 썼고 건강도 좋아졌다.
  완치가 어렵다고 했던 간염을 극복한 것도 여행의 부수적 소득으로 꼽았다.

“아프리카에서 근무할 때 비활성 B형 간염에 걸렸는데 놔두면 간경화,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자전거 여행을 하던 중인 2007년에 저절로 항체가 생겼어요. 지난해 10월 20일 ‘간의 날’에 세브란스 병원에서 자전거 여행으로 간염을 완치했다는 사례 발표를 했을 정도라니까요.”


그간 여행한 곳 가운데 경치가 너무 좋아 자전거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느꼈던 지역을 한 군데만 꼽자면 뉴질랜드 남 섬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사람과의 만남이 가장 진하게 남는다고 했다. 일본을 여행할 때도 도예가 심수관 씨 집에 찾아갔는데 “숱한 손님 중 자전거를 타고 온 사람은 당신이 처음”이라면서 하룻밤 자고 가라는 환대를 받았다.


“그런 순간들이 모여 의미 있는 체험을 만들지 않겠어요? 전 근본적으로 비관주의자입니다. 인생이 뭘 남기고 이루고, 그러라고 사는 게 아니잖아요. 전반전 인생에서도 성취나 업적 같은 데엔 별 관심이 없었어요. 후반전 인생에서도 한번 태어난 인생, 잘 마무리하는 방법을 고민할 뿐입니다.”


스스로 즐거운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생각에 자전거 순찰대 자문도 하고 자전거 문화 업그레이드를 위해 필요한 사회적 기여도 한다. 그의 말마따나 "스스로 즐겁고 다른 사람도 돕는다면, 그 이상 뭘 더" 바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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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3/03 21:53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3/03 23:08 address edit & del

      소녀께서 어인 말씀을....쿨쩍~ㅠ.ㅠ

  2. 2009/03/03 21:56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3/03 23:10 address edit & del

      네.맞습니다.^^ 출처 표기하시고 퍼가셔도 됩니다.
      기왕이면 퍼가는 주소도 알려주심 고맙겠습니다.^^
      해답의 일부를 찾으셨다니 제가 감사할 따름이죠.

    • Favicon of http://www.hyo123.com BlogIcon 효123 2009/07/18 22:27 address edit & del

      http://www.hyo123.com 입니다.

      현재 준비하고 있는 "Active중년" 이라는 꼭지에 올려놓겠습니다.

      저널로그에도 블로그가 있더군요.

      다시 찾아 들어오니 반갑네요.

  3. 2009/03/04 08:51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3/04 23:25 address edit & del

      새로운 변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4. Favicon of http://songkang.tistory.com BlogIcon 구월산 2009/03/04 13:58 address edit & del reply

    두번째 그림에서...주인공이 막막한 도로를 혼자 자전거로 질주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런 생각이 드네요. 잡념없이 그냥 단순하게 달리지 않았을까하고 추측을 해봅니다. 그냥 단순하게 주어진 것 하고 생각없이 달리자...그게 turning Point의 시발점인 것 같기도 하네요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3/04 23:26 address edit & del

      잡념없이 단순하게. 제게 요즘 가장 절실한 말이기도 합니다. ^^

  5. Favicon of http://www.ufosun.com BlogIcon ufo 2009/03/04 16:33 address edit & del reply

    하고픈 게 없는 삶이 더 좋은데????
    물론 실패 소리는 듣고싶지도 않지만^^
    달리기에 대해 말하는 무라카미 하루키같은 분이시네....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3/04 23:27 address edit & del

      하고픈 게 없다고 고민하는 사람 많이 봤어도,
      하고싶은 거 없는게 더 좋다는 사람 참 드문데...좋겠어요.ufo씨는~^^

  6. 이쁜이 2009/03/05 16:44 address edit & del reply

    심하게 멋지고
    굉장히 부럽다.....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3/05 23:40 address edit & del

      이쁜이 애기 다 큰 다음에 한번 도전해봐.^^

  7. Favicon of http://elwin.tistory.com BlogIcon 엘윙 2009/03/29 20:45 address edit & del reply

    멋진 분이군요. (왜이렇게 멋진 분들이 많은지..후후)
    제 주위에는 하고 싶은게 없다는 사람들이 참 많아요.
    앞날이 창창한 젊은 애들인데..그 친구들과 얘기를 하다보면 저도 같이 답답해집니다. 하고 싶은게 없다니!! 뭐가 문제일까요.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3/31 20:14 address edit & del

      그러다가 바뀔 날이 있을 거예요.
      저도 예전엔 '앞날이 창창'하나 '하고싶은 게 없던' 애였답니다.^^

2009/03/01 13:34

사랑과 지옥

조지프 캠벨의 '신화와 인생'을 읽다.
물방울을 통해 바다를 들여다볼 수 있어 나는 신화, 상징에 대한 이야기가 좋다. 지난해 할 일없이 혼자 놀 때,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 세상을 보자' 마음 먹고 전작주의 독서 대상으로 삼았던 '거인' 중 한 명이 캠벨이었다. 물론 다 읽진 못했지만...-.-;
 
이 책은 캠벨이 직접 쓴 게 아니고 강연록을 바탕으로 그의 다른 책들을 편집해 펴낸 책이라, 기대했던 만큼 흥미롭진 않다. 구성도 어지럽고 짜집기 편집도 거슬린다.
캠벨과 신화, 상징의 해석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보다는 언론인 빌 모이어스가 캠벨과의 대담을 잘 정리해놓은 '신화의 힘' 이 입문서로 훨씬 낫다. 캠벨의 세계를 제대로 알고 싶다면 (거칠고 무슨 말인지 종종 알 수 없는 번역문장과 오역을 감수하고라도)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을 보는 게 좋다. (국내 최대 규모 출판사인 민음사, 가장 유명한 번역자인 이윤기씨는 이 책의 오역과 비문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는데도 왜 모르쇠로 일관하는 걸까? 제대로 번역해 다시 펴낼 정도의 아량과 문화적 소양을 기대하는 게 무리일까?)
 
그래도 두터운 감각을 꿰뚫고 와서 꽂히는, 캠벨의 반짝반짝 빛나는 아포리즘은 이 책에서도 여전하다.
많은 아포리즘과 우화 중 사랑에 대한 지극히 아름답고 슬픈 우화, 그리고 캠벨이 자신 만의 감옥에 갇혀 살던 사람의 등짝을 후려친 이야기가 잊혀지지 않는다. 사랑에 대한 아래의 우화는 너무 슬퍼 심지어 어젯밤, 꿈까지 꾸었다.  
 
"하느님은 천사를 창조하고 나서 당신 이외에 아무에게도 경배하지 말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인간을 창조하고 나서, 천사들에게 당신의 가장 훌륭한 작품인 인간에게 절을 하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루시퍼는 거절했다. 우리는 그 이유가 그의 오만함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사건에 대한 무슬림식 해석에 따르면 그 이유는 오히려 그가 하느님을 어찌나 깊고도 강렬히 사랑하고 사모했던지 차마 다른 어떤 것을 향해 절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결국 바로 그런 이유로 인해 그는 지옥에 떨어졌고, 사랑하는 대상으로부터 떨어져 그곳에 영원히 있도록 처분받은 것이었다.
......

페르시아 시인들은 이런 질문을 던진 바 있다. "(그 이후에) 사탄은 과연 무슨 힘으로 견딜 수 있었을까?"
그리고 이들이 발견한 답변은 이러한 것이었다.
"일찍이 '내 앞에서 사라져라!'하고 말했던 하느님의 목소리에 대한 추억으로 견딜 수 있었던 것이다."
한 때는 환희였으나 지금은 사랑의 고통이 된 그것이야말로 얼마나 절묘한 영적 고통의 이미지인가!

'내 앞에서 사라져라' 하는 목소리에 대한 추억으로 견딜 수 있었다니... 사랑했던 사람이 자신을 추방하는 저주의 목소리가 그를 살게 만든 힘이 되었다니....이보다 더 슬픈 사랑의 이야기를 난 떠올리지 못하겠다.

사탄이 처한 곳은 고통이 활활 타오르는 지옥불이지만, 자기 스스로 지은 감옥 안에 갇혀 그 너머를 보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꽤 괜찮게 사는 어떤 흑인 남자가 캠벨에게 흑인으로 사는 것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자 캠벨은 다음과 같은 말로 그의 등짝을 후려쳤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에게 불리한 어떤 것을 갖고 있게 마련입니다. 어떤 사람은 매력이 없고, 그것때문에 자신이 불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은 가톨릭 국가에서 개신교로 살아갑니다.어떤 사람은 개신교 국가에서 가톨릭 신자로 살아가죠. 당신이 오로지 흑인이라는 사실만 갖고서 당신의 삶에서 부정적인 것을 계속 들먹이며 비난한다면, 당신은 인간이 됨으로써 얻은 다른 특권들을 깡그리 부정하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다만 흑인에 불과할 뿐입니다. 아직 인간은 되지 못한 셈이죠."

참 말씀 독하게 하신다....'흑인에 불과할 뿐, 아직 인간이 되지 못했다'니....
하지만 이 이야길 읽으며, 나도 사실은 스스로 설정한 감옥에 불과한 어떤 한계를 지금까지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다는 걸 알아차리고 정신이 퍼뜩 들었다. 나 역시 "다만 OO에 불과할 뿐, 아직 인간이 되지는 못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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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ongkang.tistory.com BlogIcon 구월산 2009/03/01 21:26 address edit & del reply

    유명인사가 제대로 한 오역(?)은 정말 보는 사람을 힘들게 하죠. 번역하는 분들이 돈은 좀 않되더라도 소명의식이 있었으면..아니면 번역을 하지 말던가..남의 앞길 가로막지 말고 말이죠...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3/02 23:29 address edit & del

      '유명인사가 제대로 한 오역'때문에 화난 적이 있으셨나봐요.^^

    • Favicon of http://songkang.tistory.com BlogIcon 구월산 2009/03/04 13:47 address edit & del

      니코마코스 윤리학, 케인즈의 일반이론..뭐 이런 책들은 인류의 문화유산이잖아요...그런데 누군가 정말 실력없이 번역을 해 놓으면 그 실력없는 번역본이 원전을 대신하는건데..문화유산에 대한 모독입니다. 번역 대충 했다고 커밍아웃하던가..

  2. Favicon of http://blog.naver.com/tobeortohave BlogIcon 지아 2009/03/03 10:12 address edit & del reply

    언니, 빌 모여스가 the power of myth에 관해 조셉 캠벨과 한 대담을 정리한 다큐멘타리(PBS) 여기서 볼 수 있어요.
    http://www.genwi.com/search.aspx?keyword=joseph%20campbell&feed=387
    스트리밍은 화면이 작아서 답답한데 mp4 file 다운 받으면 크게 키워서 볼 수 있어서 좋아요.

    몇년전에 이윤기씨가 번역한 그리스 신화를 살펴볼 기회가 있었는데 어이가 없을 정도로 정말 오역이 많더라구요. 오역정도가 아니라 아예 자기가 꾸며낸 얘기를 쓴것 같은 느낌이 드는 부분도 있던데. ㅠ.ㅠ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3/03 13:43 address edit & del

      오오옷~ 고마워!!

    • Favicon of http://blog.naver.com/tobeortohave BlogIcon 지아 2009/03/04 14:31 address edit & del

      오늘 그 사이트에 다른 비됴보러 갔는데 조셉캡벨 엔트리를 찾을 수가 없더군요.. 참 이상하네.. 늘 있던게 어디로 간겨.. 그 비됴 소스는 사실 insane films이라는 사이트예요. 근데 여기에도 한편은 안 보이네요.. 진짜 이상하다 며칠전에도 봤는데 ㅠ.ㅠ
      http://insanefilms.com/index.php?s=joseph+campbell

  3. Favicon of http://inuit.co.kr BlogIcon inuit 2009/03/04 00:00 address edit & del reply

    아.. 루시퍼 이야기는 정말 찌르르한데요.
    신화, 관심이 많은데 산나님 인도하신 대로 '신화의 힘'을 봐야겠어요.
    참. 터닝포인트 시리즈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3/04 23:29 address edit & del

      오옷~집필에 여념이 없으셔야 할 분이 어인 방문을! ^^
      루시퍼 이야기가 찌르르하시다니..사랑을 철회할 수 없는 고통을 이해하시는군요.^^
      그런 경험 한번도 안해보셨을 것같은데 말이죠.^^;

  4. 옆자리 2009/03/27 13:50 address edit & del reply

    오, 선배 책은 도대체 언제 읽으시는 거예요?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