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에 해당되는 글 295건
- 2010/03/13 일상의 낯선 풍경 (16)
- 2010/03/09 안도 다다오-빛의 교회 (17)
- 2010/03/03 다이어트 실패기 (14)
- 2010/02/28 부러운 사람 (10)
- 2010/02/23 돌아왔습니다 (18)
- 2009/11/29 해리 포터 생가 (17)
- 2009/11/28 나는 모르겠어 (3)
- 2009/11/21 좀 움직여 볼까 (19)
- 2009/11/12 책꽂이 계단 (22)
- 2009/10/30 버찌를 다루는 방법 (15)
지난 해 예쁜 비밀 전시회를 했던 제 동생 김현경이 올해 개인전을 합니다.
전북 전주시의 갤러리 공유 (063-272-5056)에서 '일상의 낯선 풍경'이라는 제목으로 11일 오픈했구요. 3월31일까지 열립니다.
이번 개인전은 지난해 우연히 참여한 그룹전시회에서 그의 그림을 눈여겨본 갤러리의 초대로 열리게 됐습니다. 지난 해에도 매일 보는 창밖 풍경에서 예쁜 비밀을 건져내었던 제 동생은 올해에도 그 연장선 상에서 주변의 소소한 일상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매일 보는 담벼락" "매일 가는 밥집의 작은 화단"에서 그가 찬찬하고 애정어린 시선으로 건져올린 화사한 풍경들입니다.
아래의 그림 "103호 앞 2"는 아파트 앞의 볼품없는 화단에 피었던, 손톱보다 작은 크기의 들꽃이구요.
문외한인 저의 주절거림 대신, 아래 '작가의 말'을 붙입니다. 혹시 이 블로그에 들르시는 분들 중 전주나 인근 도시에 사시는 분들이 있다면 한번 놀러가보세요. 갤러리가 전북대학교 앞 번화가에 있지만 작고 소담한 정원, 카페가 함께 있어서 호젓한 느낌을 줍니다. 가까이 계시는 분들은 봄의 햇살과 잘 어울리는 제 동생의 그림도 보고 차 한잔 하는 나들이를 계획해보세요~. ^^
작가의 말
생물학적 개념 중에 ‘역치’라는 말이 있다. 생물이 외부환경의 변화에 대해 반응을 일으키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극의 세기를 이르는 말이다. 어쩌면 우리에게 역치가 없다면, 오감이 느낄 수 있는 것마다 모두 반응을 나타낸다면 너무나 피곤해서 생산적인 것에 신경 쓸 수 없는 미개한 인간으로 남거나 세세한데 모두 신경 쓰다 미쳐버릴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일까. 생물학적 본능이 그렇게 생겨서인지 모르겠지만, 우리 대부분은 일상을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간혹 사진기를 들이대기만 하면 쓰레기통조차 그림이 되는 타지에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좋을까하고 주위를 둘러보면, 그곳 주민들의 표정은 무덤덤하다. 그토록 아름다운 그들만의 환경이 그들의 '역치'가 되기에는 이미 너무 일상적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가끔 생각한다. 어쩌면 예술가들은, 역치가 낮은 사람들이 아닐까. 남들은 지나치는 일상에도, 아무것도 아닌 일에도 감탄하고, 화내고, 의미를 캐는 사람들은 예민하기 때문에 삶이 힘들지만 그러면서도 더 아름답고 역동적인 '삶'을 가깝게 느끼며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오감이 무척 예민한 편이다. 시각 뿐 아니라 듣기도 잘 듣고, 냄새도 잘 맡는다. 좀 덜 느낄 수 있으면 덜 피곤할 텐데…라고 바랄 때도 많지만, 싫지만은 않다. 주변에 늘 있지만 내가 먼저 발견해 내는 것, 혼자서 느끼게 되는 무언가가 있을 때는 내게만 주어진 어떤 비밀스런 선물 같아서 감히 불평은 못 할 것 같다.
일상이 무미건조할 때, 멀리 떠나는 것도 좋지만, 예술가처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가끔은 사시사철의 변화가, 작게는 매일의 날씨 역시 일조를 하는 것 같다. 늘 보던 나무에서 못 보던 꽃이 피고 지고 하니까. 스스로의 역치를 조금 낮춰서 보면 매일 보던 담벼락도, 매일 가는 밥집 앞의 작은 화단도 너무 화사하고 새로워서 눈물이 찔끔 혹은 미소가 살짝 날지도 모를 일이다.
'보고들은 것'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일상의 낯선 풍경 (16) | 2010/03/13 |
|---|---|
| 예쁜 비밀 (23) | 2009/06/07 |
| 런던의 뮤지컬 '빌리 엘리엇' (6) | 2008/07/20 |
| 서울 속의 브라이 (17) | 2007/08/20 |
| 강릉의 하슬라아트월드 (12) | 2007/08/01 |
| 오늘의 책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9) | 2006/10/22 |
| 괴테 하우스에서-2 (6) | 2006/10/14 |
| 괴테 하우스에서-1 (2) | 2006/10/14 |
-
EJ 2010/03/14 00:49
축하드립니다. 오늘 미사때, 신부님께서 3월이지만 아직 봄을 "찾아야만" 느낄 수 있다는 얘길 하셨는데, 동생분 그림도 그 "찾는 눈"을 가진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작품들 인 것 같네요. 전주에 사는 친구에게 이 포스트를 전달해주어야겠네요.
-
지아 2010/03/14 06:21
작년에 한국 갔을때 전주에서 공유에 자주 갔었는데... 저의 집이 바로 그 옆이거든요. 거기서 전시를 하는군요. 아 보고 싶다. 저도 역치는 무척 낮은편인 것 같은데 현경씨처럼 그림으로 표현하는 능력은 없어서 ㅋㅋㅋ 그림 좋네요..
-
-
사복 2010/03/14 16:18
지난 번 전시회 때, '다음 전시회는 꼭 끝나기 전에 알려주세요!'라고 했던 거 같은데, 아뿔싸, 전주로군요..;; 어쿠야;;
가보기에는 너무 멀어서.. '역치가 낮은' 그림들을, 그리고 그만큼 예민하고 예쁘게 와닿는 글을, 대신 보고, 대신 읽고 갑니다...
산나님 동생분, 전시회 축하드려요.. ^^* -
-
lebeka58 2010/03/15 08:41
전주를 내 생애 두번째 방문할 기회인가 생각이드네요, 학교때 답사여행으루 딱 한번 가본 곳이거든요, 마침 동생이 전북대 수업이 있는 날 겸해서 찡겨 내려가 그림보구 와인마시면서 역치 좀 낮춰볼까해요.
-
엘윙 2010/03/15 22:41
들꽃도 클로즈업하면 저렇게 화려한거군요.
전시회 제목처럼..일상인데 역치를 낮추면 신기하고 낯선 기분입니다.
미술학원을 두달째 다니고 있는데..연필로 도형그리다가 지쳤지 뭐에요. ㅜ_ㅠ
일본 오사카 근처 이바라키 시에서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지은 빛의 교회를 찾아갈 때였다. 길을 지나는 사람도 별로 없는 한적한 주택가였지만 유명한 건물이니 표지판 같은 건 있을 줄 알았다. 아니면 교회라는 걸 알아볼 수 있는 높은 십자가라도.
웬걸, 아무 것도 없었다. 그래도 동네 사람들은 다 아는 모양인지, 지나가는 할머니에게 “안도 다다오”라고 말을 꺼내자마자 따라오라며 길을 보여주었다. 가까이에서 봐도 교회라는 걸 알 수 있는 표지판은 없었다. 노출 콘트리트 담벼락에 그저 ‘일요일은 교회에’라고 적힌 크지 않은 표어가 붙어있을 뿐이다.
육중한 미닫이문을 열고 교회 예배당 안에 들어서자 감탄이 터져 나왔다. 천장에 등도 없고 어둑한 공간을 비추는 유일한 빛은 정면 벽에 뚫린 십자형 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빛의 십자가였다.
예상했던 것보다 빛의 십자가는 크고 압도적이었다. 노출 콘크리트 벽에 가로세로로 기다랗게 교차하는 창을 뚫어놓았을 뿐이지만 자연이 만들어내는 이 십자가는 다른 교회나 성당의 대형 십자가보다 더 위엄 있고 경건했다.
예배당 안엔 난방 시설도 따로 없이 석유난로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안도 다다오가 빛의 십자가를 착안하게 된 계기는 극도로 부족한 예산이었다고 한다. 교회 신자들이 모아 준 건축비가 "너무나 안쓰러운 수준"이었던 탓에 단순한 박스형 공간으로 최대한 종교적인 구조를 만들기 위해 1년을 고심해 내놓은 설계였다.
십자가 창을 통한 안과 밖의 뚫림이 주는 느낌은 묘했다. 빛의 십자가로 어둑한 공간을 그 어느 곳보다 종교적 느낌이 강한 수도원의 분위기로 만들어 내면서도, 동시에 그 앞에 무릎꿇은 사람에게 '구원은 저 밖에 있나니, 밖으로 나아가라' 하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세상구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안도 다다오-빛의 교회 (17) | 2010/03/09 |
|---|---|
| 해리 포터 생가 (17) | 2009/11/29 |
|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길 (24) | 2009/09/11 |
| 지리산의 들꽃 (18) | 2009/09/09 |
| 제주 올레길 (24) | 2008/12/07 |
| 런던의 누드 사이클링 (14) | 2008/07/04 |
| 긴 여행의 끝 (40) | 2008/06/21 |
| 다녀오겠습니다 :) (21) | 2008/04/09 |
-
-
sanna 2010/03/09 23:42
이전에 종교건물건축을 해본 적이 있지만 이 교회처럼 신자들의 공동체적 열망이 강한
종교건물을 건축해보는 것이 자기 꿈이었다고 하더군요.
열악한 환경과 천재의 꿈이 만나 작품을 이룬 셈이죠.
-
-
지저깨비 2010/03/09 11:47
외부 회의가면서 글과 교회 사진을 보고서 감동받아서, 회의끝나고 같이 회의하던 사람들에게 사진을 보여주였답니다. 정말 멋있는 교회같습니다.
저녁에는 어떻게 예배를 보냐는 질문도 나오더군요. ^^-
sanna 2010/03/09 23:43
저도 그게 궁금했는데 벽에 작은 등이 달려있는 게 사진에서 보이실겁니다.몇개 안되지만..
그렇게 어둑하게 밝혀놓고 달빛 십자가 아래서 기도하는 맛도 괜찮겠지요.^^
-
-
lebeka58 2010/03/09 12:40
부족한 예산 때문에 나온 아이디어라니요, 인간 정신의 위대함을 다시금 생각케하네요.맞아요, 풍요로움이 항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건 아니라는 것을 지금까지 많이 보아왔어요.
-
Playing 2010/03/09 13:04
안녕하세요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주위에 있어서 그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제 자신이 조금 부끄..;;
매일 떠오르는 빛만으로도 얼마나 세상이 아름다운 지 알 수 있는 거 같습니다다
한 줌의 흙이나 빛에도 희망이 있는 거 같아요 ^^ -
엘윙 2010/03/09 21:49
독특하군요. 밖에서 빛이 들어오는 것이 구원의 손길같이 보여요. (구원이 필요한 늙은 양입니다. -_ㅜ)
근데 비가 오거나 바람불면 춥겠는데요. 크크.-
sanna 2010/03/09 23:54
'나, 건축가 안도 다다오' 책에 보니까,
저 단순한 건축물도 짓다가 돈이 떨어졌는데, 그럼 지붕 얹지 말고 열린 하늘로 놔두자 그랬대요.
비가 오면 우산받고 예배보고 그러다가 돈 생기면 나중에 지붕얹으면 되는 거 아니냐면서요.^^
사진의 장의자들도 공사장 비계로 쓰이는 참나무 판자로 만들었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꽃다운 엘윙님께서 늙은양이라시면....저는 뭐란 말입니까....털썩....ㅠ.ㅠ)
-
-
-
-
끝이 없는 정보 다이어트....각 부위에 골고루 퍼져 있는 군살들을 정리하자 덤볐으나 실패했다. 문제 부위들을 볼작시면....
1. 책장
얼마 전, 집 안에서 서재를 옮겼다. 이 참에 책장을 정리하려고 두 번 펼쳐보지 않는 책들을 솎아내기 시작했다. 남에게 권할만한 책들은 알라딘 중고샵 판매, 아름다운 가게 기부로 내보내고 별로 권하고 싶지 않은 책들은 재활용품 쓰레기장에 내놓았다. 20~30권씩 묶어 알라딘에 팔아치운 책 박스만 7개. 아름다운 가게에 갖다 준 책 묶음도 10개가 넘는다. 그렇게 한 달 가량 정리를 하다가 결국 오늘 알라딘 중고샵에 보내는 8번째 책 박스 포장을 끝으로 이 짓도 그만두었다. 은근히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 더 신경 쓰고 싶지 않다.
이상한 일은 그렇게 정리를 해도 책장에 빈칸이 별로 늘지 않았다는거다. -.-;;;
이유는 뻔하다. 버리는 것보다 사는 책이 더 많아서다. 새로 산 책들은 책장 한 줄을 비워 따로 꽂아두는데 처음에 2칸이던 것이 요즘은 5칸째를 넘본다. 도대체 왜 샀는지 영문을 알 수 없는 책들도 많다. 인터넷으로 책을 사지만 가급적 서점에 가서 점 찍어둔 책들을 훑어본 뒤 구매하는데도 그렇다. 정리를 해본들 티도 안 나는 책장을 바라보니 기분 참....한 때는 안읽은 책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설렜는데, 지금은 죄다 낯설어 보인다. 저 많은 글자들을 다 읽어야 하나? 살면서 알아야 할게 그렇게 많을까?
2. RSS 리더기.
아침에 눈 뜨면 제일 먼저 신문부터 보는 생활을 18년간 해왔지만 요즘은 신문을 보지 않는다. 대신 내가 선호하는 매체, 선호하지 않는 매체더라도 볼만한 특정 분야의 뉴스를 RSS로 구독한다. 이웃 블로거들, 돌아다니다 맘에 들어 찜해둔 블로그들의 RSS 구독량도 꽤 많다. 인터넷 서점에서 받는 신간 안내 RSS, 책을 쓰는 주제와 관련이 있어서 보게 되었거나 그저 재미있어서 관심 갖게 된 분야의 RSS, 내가 하는 공부와 관련된 RSS 등등.... 이러다 보니 한RSS와 구글 리더기 둘 다 읽지 않은 글의 수가 만성적으로 1000개를 넘는다.
얼마 전부터 작심하고 잘 읽지 않는 RSS의 구독을 지우기 시작했다. RSS 피더기 정리하려 들 때마다 번번이 실패한 전력이 있기 때문에 이번엔 3초 이상 고민하지 않기로 기준을 세웠다. 지울까 말까 망설이기 시작하는 항목은 무조건 지웠다. 그런데 오늘 아침 구글 리더기를 열어보니......
'+1000'이 또 뜨기 시작하는 거다. 이런 된장!
3. 소셜 네트워크
블로그도 하다 안 하다 하는 판인데 다른 SNS를 열심히 할 리가 없다. 페이스북으로 아는 사람들과 가끔 안부나 주고받는 정도다. 트위터는 정신 사나워서 발을 못 붙이겠고, 미투데이는 왠지 애들이 하는 도구 (미투데이 사용자들껜 죄송…)같아서 관심이 없다. 그런데 이건 또 뭐냐. G메일에 갑자기 '버즈'가 나타났다. 그냥 무시하려 해도 안읽은 메일처럼 안읽은 버즈를 알려주는 굵은 숫자가 메일함을 열 때마다 '날 좀 보라구' 하면서 나를 불러댄다.
아, 정말 우리가 이렇게 많은 것들을 알아야 하고, 수시로 많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눠야만 하는 걸까? 이유를 생각해보기 이전에 나는 도무지 용량이 부족해 따라가질 못하겠다. 내 용량으론 하나에만 집중해 살아도 허덕일 판이다. 정보 사냥 대신 내게 중요한 일에만 집중하자 마음 먹는데, '중요한 일'에만 집중해도 늘 시간이 모자란다. 정보 다이어트에 실패한 이유도 중요도 설정이 방만해서 그런 건 아닐까.
'웹2.0시대 살아가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다이어트 실패기 (14) | 2010/03/03 |
|---|---|
| 한밤중의 민망한 이메일 예방법 (22) | 2008/10/08 |
| 우리 안의 괴물들 (11) | 2008/08/05 |
| 블로그 사용언어 1위는.... (13) | 2007/04/16 |
| 위키피디아를 흔든 두 얼굴의 사나이 (14) | 2007/03/06 |
| 아이팟 팬시용품들 (12) | 2007/02/23 |
| 아이폰-손에 만져지는 혁신 (15) | 2007/01/11 |
| 오픈 소스의 흐름 (14) | 2007/01/08 |
-
lebeka58 2010/03/03 18:57
정말 그래요. 넘쳐나는 정보 속에 뭐가 놓치면 안될 것이지 분간이 안되는 혼돈속에 있는 느낌이지요. 그런 와중에 산나님의 블로그는 좋은 나침판이 되고 있답니다.
-
-
지아 2010/03/04 14:51
박스에 쌓아둔 대학원 전공책들은 언젠가 버려야할텐데 ㅠ.ㅠ 아직도 아쉬움.. 백수다 보니까 책값이 넘 많이 들어서 되도록이면 도서관을 이용하는데 그렇게 다 읽은 책들 중에도 옆에 두고 계속 봐야 할 책들이 많아서 계속 사게 되더라구요.. 책값 어쩔겨 ㅠ.ㅠ
-
코미 2010/03/04 17:51
왠지 콕콕 찔리는데요? ^^
저도 연구실에, 집집 방방마다 안읽은 책들이 수두룩, 그럼에도 오늘도 역쉬 A사 기웃거리기 일쑵니다. -_-;;;
책이랑 문구류는 정말 사람을, 아니 솔직이 저를 너무나 끌어당겨서 외면하기 어려워요. =_=
RSS도 마찬가지고 SNS도 마찬가지고... 실제 살^^도 마찬가지고 정말 가비압게! 살아야하는데 말예요.
새학기 시작했는데, 언제 또 뵐까요? (참, 학교에서 애들이 트윗밋 모꼬진가 만들던데 왠지 멀찌기서 바라보고만 있습니다. 늙었나봐요 ㅎㅎ)-
sanna 2010/03/05 00:20
트윗밋 모꼬지는 또 뭐래요? 트위터 하는 사람들끼리의 만남? 거 참...
제가 만나는 20대 애들은 트위터를 거의 안해서 의외였어요.
하긴 블로그를 하는 아이들도 별로 없더라고요.
-
-
-
sanna 2010/03/05 21:00
전 여태 카메라도 고장나고 컬러메일 쓰기도 안되는 중고핸펀으로 버티고 있습니다만....
스마트폰을 언제까지 외면할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흠~
-
-
-
- 하워드 진의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에서 -
오랫동안 내팽겨쳐 둔 세 번째 책을 위해 사람들을 인터뷰하러 돌아다니고 원고를 쓰는 중이다. 얼마 전에 만났던 한 여성의 말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말을 다루는 일을 하다가 아주 구체적으로 사람을 돕는 일로 전업하게 된 그가 “땅에 발을 딛고 몸으로 부딪혀 세상을 배우는 구체적인 삶”에 대해 말했을 때, 나는 그가 얼마나 기쁨에 차 있는지를 말보다 눈빛을 보고서 알았다. 새로 시작한 일을 들려줄 적마다 그의 눈은 유난히 반짝거렸고 덤덤한 표정에도 생기가 돌았다. 번번이 기억의 시계를 되돌려 이미 지나온 과거를 들려달라고 청하는 것이 미안해질 정도였다.
그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하워드 진의 에세이집에서 읽었던 위의 구절이 떠올랐다. 미국의 실천적 지식인으로 손꼽히던 하워드 진조차 간호학교에 입학하는 젊은 여성을 부러워했다. 추상적 개념을 다루거나 글과 말로 살아가는 사람들 중 꽤 많은 이들이 자신의 일이 만들어내는 가치에 회의하며 ‘구체적 삶’을 동경한다.
집에 돌아온 뒤 나는 오래전 밑줄을 그어둔 이 구절 옆에 한 마디를 더 적어놓았다. ‘구체적 삶’이 변화시키는 대상은 다른 사람들 뿐 아니라 자기 자신이기도 하다고. “타자지향적인 목표와 가치, 연결선이 명확하게 보이는 일을 하게 되면서 나 자신이 달라진 것 같다”는 그의 말이 떠올라서다. 스스로 다른 사람이 되었다고 느낄 만큼 그가 고양된 것은 커다란 보상이 주어졌기 때문이 아니다. 사회적 지위도 낮아졌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자 하는 그의 일이 얼마나 목적을 달성할지도 알 수 없다. 충만함은 그런 데에서 오는 게 아닐 것이다. 다시 하워드 진의 말에서 한 대목.
“사회정의를 위한 운동에 참여하는 이들이 받는 보상은 미래의 승리에 대한 전망이 아니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서 있다는, 함께 위험을 무릅쓰며 작은 승리를 기뻐하고 가슴 아픈 패배를 참아내는 과정에서 얻는 고양된 느낌이다. --함께 말이다.”
'밑줄긋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부러운 사람 (10) | 2010/02/28 |
|---|---|
| 나는 모르겠어 (3) | 2009/11/28 |
| 버찌를 다루는 방법 (15) | 2009/10/30 |
| 바람의 말 (8) | 2009/10/26 |
| 아는 만큼만 안다고 해요 (22) | 2009/10/22 |
| 끊기의 괴로움? (16) | 2009/08/23 |
| 나 그대 믿고 떠나리 (8) | 2009/05/24 |
| 사랑과 지옥 (9) | 2009/03/01 |
-
지아 2010/02/28 06:00
구구절절 공감이예요. 언니 새 책은 그 전에 실었던 turning point에 대한 건가 보죠? 아흐... 저도 빨리 turn하고 싶은데 ㅋㅋㅋㅋ
-
lebeka58 2010/03/01 12:19
살면서 깜빡깜빡 잊고 있던 걸 다시금 일깨워주시는 글이네요. 각자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이 다름으로 해서 구체적 삶의 방법이 다르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말과 글의 힘은 정말 크고, 이또한 아무나 하고자 한다해서 할 수 있는건 아니거든요. 그런면에서 전 산나님이 넘 부럽사와요.
-
-
경심 2010/03/03 02:01
선배가 책 글귀를 옮겨 놓으실 때마다 궁금한 게 있어요. 늘 다 외우고 계신 걸까, 한 단어나 맥락을 기억하다가 옮겨 놓으시는 걸까. ^^선배가 여기저기 흩어놓은 조각들을 마주칠 때마다 그리운 마음이 듬뿍 일어요.
-
sanna 2010/03/03 15:22
'기억력'보다 '망각력'이 좋다고 자부하는 내가 그걸 다 외울리가 있니~^^
막연하게 생각나면 찾아보는 정도야.찾아보면 생각했던 것과 다른 경우가 훨씬 많고.
그건 그렇고,잘 지내지? 봄에 꼭 만나자.
-
-
'잡동사니 서랍'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돌아왔습니다 (18) | 2010/02/23 |
|---|---|
| 사라진 떡집 (4) | 2009/09/26 |
| 봉숭아물 (24) | 2009/08/28 |
| 음악의 약속 (14) | 2009/08/02 |
| 뒷담화 (41) | 2009/07/26 |
| 제발 전화를 하란 말이야! (28) | 2009/04/01 |
| 죽었을 때 함께 묻어주세요 (17) | 2009/03/27 |
| 눈보라 (12) | 2008/12/31 |
-
-
-
EJ 2010/02/24 11:14
저 미국에서 유학한 마지막 3년동안 왕팬이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종종 들르곤 했는데 너무 오래 집을 비우셔서 아주 이사가신줄 알았습니다. ^^
-
-
-
sanna 2010/02/24 23:53
그러게요.백만년만의 댓글에 댓글달기이군요.^^
뭐 돌아다닌 곳은 별로 없는데 마음이 떠나있어서, 돌아오는데 오래 걸렸어요. 자주 뵈어요 ^^
-
-
-
-
-
sanna 2010/02/28 22:13
잘 지내셨지요? 링크가 트위터로 넘어가네요? 블로그보담 트위터에 집중하시는 듯.^^
전 여전히 트위터는 어리둥절하기만 한 촌뜨기입니다요 -.-;;
-
-
사망 직전인 노트북 컴퓨터를 정리하다가 1년여전 다녀온 여행 사진들이 ‘내그림’ 폴더에 쌓여 방치돼 있는 것을 발견. 이제 와서 정리하자니 엄두도 안나고, 그저 몇 개씩 묶어 압축해 USB로 옮기던 중 에딘버러의 이 카페 사진들에서 손이 멈추었다. 이걸 이제사 찾다니.
올해 초 '터닝 포인트' 시리즈로 사람들을 인터뷰한 일이 있었는데, 어떤 분이 인터뷰 끄트머리에 자기 딸이 해리 포터의 '생가'를 꼭 가보고 싶어 한다고 말했던 적이 있다. 조앤 롤링이 해리 포터를 썼다는 그 카페 말이다. 그 분이 누구인지, 그 말이 왜 나왔는지 (아마 따님이 작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거나, 아니면 내가 다녀온 스코틀랜드 여행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이었거나...)는 잊었다. 그 때 이 사진들을 그 분 따님께 보내줘야지, 생각했는데, 그것도 난삽한 사진 폴더를 좀 뒤지다 말고 깜빡 잊어 버렸다...혹시나 그 분이 그때 나랑 약속 장소 정하는 메일을 주고받다가 내 블로그 주소를 보게 되어 여길 알고 있을지도 모르고, 그렇게 우연히라도 그 분 따님에게 이 사진들이 가닿았으면 좋겠다 싶어서 여기 올려놓는다.
조앤 롤링이 ‘해리 포터’를 썼다는 그 카페 ‘Elephant House’다. 오른쪽 아래 구석에 ‘해리 포터’가 여기서 태어났다고 표지만 붙여놨을 뿐, 안에 들어가도 더 뭐 언급이 없다. 요란스럽게 떠들지 않아서 마음에 들었다. 카페 이름만 ‘Elephant house’인 것이 아니라, 안에 들어가면 벽장식 그림, 책꽂이에 꽂힌 책들의 주제, 몇 개 세워둔 조각 장식의 모양이 죄다 코끼리다.
안쪽은 생각보다 넓고 크다. 낡은 책상과 의자들. 롤링이 어디쯤 앉아서 해리 포터를 썼을까를 생각하면서 둘러보다가 저 왼쪽 창문들 사이의 좁은 벽 앞, 한 청년이 책을 읽고 있는 자리가 눈에 띄었다. 너무 밝은 창문 옆도 어울리지 않을 것같고, 내가 앉아있던 자리인 책장 앞도 어쩐지 어울리지 않고, 저기라면 적당한 그늘 아래 고개 숙이고 글을 쓰다가 가끔 머리를 들면 앞쪽 창문으로 비치는 햇살 덕분에 덜 우울했을 것 같다.
'세상구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안도 다다오-빛의 교회 (17) | 2010/03/09 |
|---|---|
| 해리 포터 생가 (17) | 2009/11/29 |
|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길 (24) | 2009/09/11 |
| 지리산의 들꽃 (18) | 2009/09/09 |
| 제주 올레길 (24) | 2008/12/07 |
| 런던의 누드 사이클링 (14) | 2008/07/04 |
| 긴 여행의 끝 (40) | 2008/06/21 |
| 다녀오겠습니다 :) (21) | 2008/04/09 |
Trackback : http://www.bookino.net/trackback/330
-
Subject "늦지 않았다" 이웃 미탄님 책 출간이벵합니당^^
2010/01/06 11:48
저는 저 스스로 복땡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1년이 지난 블러거 생활로 대한민국 촌구석 작은 마을에 아무 의미 없는 삶을 살던 춘부가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면서 하루하루를 혼자 실실 웃으며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실실 웃고 다녀서인지 즐거운 일들만 같이 합니다.^^ 스쳐지나가면 모든 순간순간들을 이 토댁을 기억하시는 분을에게 보여드리고 싶다는 의미가 생겼고 그 의미 덕에 순간이 놀이이고 즐거움입니다. 또 한 분 한 분 블러거님들을 알아가는 놀이도 참..
-
-
UFO 2009/12/23 14:16
우리나라도 강남등 카페안에서 노트북작업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더군...
심지어 강남 어딘가에는 엄마가 방학때 날마다 아이와 함께 와 숙제를 카페안에서 해결한다는군...내가 아는 통신사 사진기자들은 회사 앞 카페에서 커피시키고 담배피우며 노트북 마감하던데...그 모습을 자주 보는데 보기 좋더군.........
그나저나 내 가족 김*해씨가 당신 식사 언제 꼬옥 모시고 싶다는데.......
방학중 내주시면 감사하고...나 빼구.............. -
토댁 2010/01/06 11:51
해리를 무쟈게 사랑하는 울 큰 아들이 가 보고 싶어하겠는데요..^^
산나님^^
미탄언냐가 출간기념이벤트를 하십니다.
제가 트랙백 남겼습니다.
책을 사랑하시는 이웃분들꼐 널리 알려주세요~~~
참,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사랑하는 우리 산나님~~~^^ -
엘윙 2010/01/11 00:18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인사가 늦었죠? ㅎㅎ)
해리포터가 저기서 탄생했다고 생각하니 왠지 신비로워 보이는데요.
카페 어딘가 앉아서 글을 쓴다는 것이 상상이 안되요! 여유가 없어서 그런가...
영감이란 일반적으로 예술가 혹은 시인만의 특권은 아닙니다. 영감을 받은 사람은 언제 어디에나 존재하기 마련이며, 과거에도 앞으로도 있을 것입니다. 뚜렷한 신념으로 자신의 일을 선택하고, 애정과 상상력을 갖고 그 일을 수행하는 사람들.
……
영감, 그게 무엇이든 끊임없이 “나는 모르겠어”라고 말하는 가운데 생겨난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사실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이 지구상에 사는 사람들 대부분은 생계 수단으로 일을 합니다. 혹은 일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일을 합니다. 스스로의 열정으로 일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삶의 조건들이 그들을 대신해 선택을 내리곤 합니다. 좋아하지 않는 일, 지긋지긋하게 여기는 일, 그나마 그런 일조차 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기에 어쩔 수 없이 가치를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일. 이런 일들은 인간에게 닥친 가장 슬픈 불운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그렇다고 다가올 21세기에 금세 행복한 변화가 일어날 것같지는 않습니다.
……
지금껏 쭉 이야기를 듣고 계신 청중 여러분 가운데 다음과 같은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살인자, 사형집행인, 독재자, 광신자, 몇 개의 구호를 목이 터져라 외치며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싸우는 선동 정치가 역시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또 열광적인 아이디어로 그 일을 수행하고 있지 않느냐고요.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들이 ‘알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네. 그들은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유일한 것, 오로지 그 하나만으로 영원히 족합니다. 그 밖의 다른 것들은 철저히 관심 밖에 있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쪽을 향해 눈을 돌리는 순간, 자신이 주장하는 논쟁의 힘이 약해질까봐 두려워하기 때문이지요.
……
그렇기 때문에 ‘나는 모르겠어’라는 두 단어를 저는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이 단어에는 작지만 견고한 날개가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이 단어는 우리의 삶 자체를 폭넓게 만들어, 우리 자신과 우리의 불안정한 지구를 포함하는 드넓은 영역으로 확장시켜 줍니다. 만약 아이작 뉴턴이 “나는 모르겠어”라고 말하지 않았다면, 사과가 그의 눈앞에서 우박같이 쏟아져도 그저 몸을 굽혀 열심히 주워 맛있게 먹어치우는 것이 고작이었을 것입니다. 만약 저의 동포인 마리 퀴리가 “나는 모르겠어”라고 말하지 않았다면, 월급을 받고 양가집 규수에게 화학을 가르치는 가정교사로 남았을 것이고, 그 일을 평생의 사명으로 여기며 삶을 마감했을 것입니다.
- 비스와바 심보르스카 -
폴란드 시인 비스와바 심보르스카의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문 ‘시인과 세계’를 읽다가 옮겨놓음. 연설문 모음집인 ‘아버지의 여행가방’에서 재인용.
....공감하는 마음과 함께 괜히 어깃장을 놓고 싶은 심술도 자극하는 글. 무시무시한 살인자, 사형집행인, 독재자, 광신자의 카테고리에 함께 묶일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나는 아주 작은 그 하나, 그게 뭐든 간에, 오로지 무엇 하나에 대해서만이라도 '알고 싶다'. '나는 모르겠어' 대신 '이것만큼은 나도 안다'고 말할 수 있다면!
'밑줄긋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부러운 사람 (10) | 2010/02/28 |
|---|---|
| 나는 모르겠어 (3) | 2009/11/28 |
| 버찌를 다루는 방법 (15) | 2009/10/30 |
| 바람의 말 (8) | 2009/10/26 |
| 아는 만큼만 안다고 해요 (22) | 2009/10/22 |
| 끊기의 괴로움? (16) | 2009/08/23 |
| 나 그대 믿고 떠나리 (8) | 2009/05/24 |
| 사랑과 지옥 (9) | 2009/03/01 |
운동을 열심히 한 이들이 스트레스에 훨씬 더 잘 대처한다.
아직 사람 이야기는 아니다. 쥐 이야기다.
미국의 연구진들이 달리기를 시킨 쥐와 움직이지 못하게 한 쥐의 뇌에서 두드러진 차이를 발견했다고 한다. 이 두 그룹의 쥐가 스트레스에 다르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원문 보기: Why Exercise Makes You Less Anxious
실험은 좀 잔인하다. 한 그룹의 쥐는 달리도록 하고, 다른 그룹의 쥐는 움직이지 못하도록 했다. 그런 다음 쥐들이 아주 아주 싫어하는 일, 즉 찬 물에 빠져 수영하는 일을 시켰다. (불쌍한 쥐들…) 찬 물 수영을 마친 쥐들의 뇌를 전부 조사했더니, 달리기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뇌세포들을 가진 쥐들이 이 기분 나쁜 상황에서도 가장 침착한 반응을 보였단다. 이 세포들이 스트레스의 영향에서 일종의 완화 장치의 역할을 하는 덕택에 달리기를 한 쥐들이 더 침착할 수 있었다는 거다.
이런 저런 연구 결과들이 더 있는데, 핵심은 이와 같은 차이가 하룻밤 사이에 생겨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의 달리기 실험과 비슷한 결과를 얻어낸 다른 실험에서 딱 3주 달린 쥐들은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 증세가 약화되지 않았다. 뭔가 달라진 쥐들은 최소한 6주 이상 달렸다고 한다.
쥐들의 이야기가 사람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일. 하지만 사소한 스트레스에도 쉽게 걸려 넘어지는 요즘의 상태가 왜 시작됐는지, 그 원인에 대한 추측이 옳다는 걸 알았다. 운동을 안 해서 그렇다. 이런저런 핑계로 두 달 가까이 꿈쩍 않고 지냈더니 점점 더 야행성이 되어가고, 먼 거리를 걸어야 하면 에혀~하고 한숨부터 나온다. 작은 일에 금방 마음이 상하고, 남들과 주고받은 별뜻없는 대화를 두고, 내가 말 실수를 한 게 아닌지, 상대가 내게 한 말이 사실은 정 반대의 뜻을 담고 있는데 내가 못알아들은 게 아닌지 등등 그딴 일들을 반나절이 넘도록 고민한다. 이런이런......이게 다 운동부족 때문이었던 게야.
나는 마음에 대한 몸의 영향력을 믿는다. 마음에 문제가 생기면 몸부터 움직여야 해결책이 보인다. 니체 아저씨가 남긴 그 숱한 빛나는 말씀 중 제일 맘에 드는 건 이거다.
결론은 오늘 오후 학교 스포츠센터에 등록했다는 것. 날씨 좋을 땐 내내 꿈쩍 않다가 하필 날씨도 춥고, 바쁘고, 연말이 다가오고 해서 운동이 하기 싫어지는 온갖 핑계거리들이 널려있는 이제사 좀 움직여볼까 생각하다니, 청개구리가 따로 없다….
p.s) 포스트를 올리기 직전에, 저 아래 '몸으로 말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들에서 '청계천 봄길 걷기'를 발견. 확 지워버리고 싶은 충동과 한참 다투다. 4대강 사업 꼬라지가 하도 한심하고 어이없는지라, 그분이 만드신 전시행정의 간판이라 할 청계천에서 룰루랄라하던 경험이 민망하기까지 하다. 도시인들이 제 발로 걸으며 놀만한 곳이 오죽 없었으면 이 옹색한 물줄기 근처에서 놀던 일을 이렇게 좋아했겠느냐, 하는 증거로 안지우고 남겨둔다. (음....쓰다보니 이런 것도 다, 운동 부족으로 인한 스트레스 대처 능력 결여에서 비롯된 쓸데없는 고민 같다)
'몸으로 말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좀 움직여 볼까 (19) | 2009/11/21 |
|---|---|
| 청계천 봄길 걷기 (13) | 2007/03/25 |
| 부위별 살빼기 운동? (4) | 2007/02/22 |
| 명상단식 체험기-4 (22) | 2007/02/01 |
| 명상단식 체험기-3 (7) | 2007/01/31 |
| 명상단식 체험기-2 (6) | 2007/01/30 |
| 명상단식 체험기-1 (6) | 2007/01/30 |
| 헬스클럽에서 안습하다...ㅠ.ㅠ (2) | 2006/08/07 |
-
-
지아 2009/11/21 07:22
날씨가 추워져서 밖에서 운동하기 어려워지는 계절이죠. 밖에 나가기 힘들땐 실내에서도 할 수 있는 백팔배를 권하고 싶네요. 마음도 챙기고 몸도 챙기고 일거양득이예요. 백팔배 하는 법을 담은 짧은 동영상과 김영동씨 백팔배 음성파일 이멜로 쏠게요. 백팔배는 아주 효과적인 유산소+근력운동임돠. 운동이 스트레스 해소에 정말 좋아요. 근데 제 경험상 봤을때 꾸준한 운동만으로도 다스려지지 않는 스트레스도 많더라구요. 마음과 몸을 함께 챙길 수 있는 명상과 백팔배를 강추함돠.
-
사복 2009/11/22 16:19
대하소설 읽는 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인지-_- 저는 만사를 '이것만 읽고 나면..' '이것만 다 읽고 나면..' 하고, 미루는 버릇이 단시간에 생겨버리고 말았습니다. 모두다 변명이지요. 조금만 걸어도 금방 지쳐 나가떨어지고, 조금만 활동해서 피곤해져서는 우울해하고, 깜깜한 밤에 누워서는 은근히 이러다 몸이 나가떨어져 쥐도새도 모르게 죽는 거 아닐까, 하고 걱정하는 것이,
딱 운동부족인게 틀림 없습니다-_-; 니체 아저씨의 말씀을, 저도 새겨듣고, 야외에서 좀 움직여봐야겠습니다.. 쿨럭..; -
슉 2009/11/23 16:48
게다, 하루 종일 컴퓨터 모니터만 뚫어져라 앉아있으면 거의 스트레스를 넘어 내가 드디어 미쳤구나 싶은 상황까지 가기도 한답니다, 그래도 언니는 수업이라도 듣고, 교우관계도 있잖아요.
-
현숙 2009/11/23 17:07
우워~~매일 산에 다니는데다가 스포츠센터까지... 화이팅 언니!! 니체가 저런말도 했었군여. 니체는 운동 많이 했을래나...(근육질의 니체는 왠지 안어울리는데 크크)
-
sanna 2009/11/24 00:24
내 말이~^^ 저 대목 읽자마자 '그런 당신은 얼마나 움직였수?'하는 생각이 ^^;
니체가 즐겨 산책하던 호숫가와 차라투스트라 바위가 있는 동네가 지금
유명한 스키장이 되어있는 걸 보면 산에 자주 올라다녔던 것같긴 한데, 워낙 병약하신 분이라...
특이한 건, 아플 때마다 요양성 여행을 다니더라.나도 한번 따라해볼까 해~
-
-
-
sanna 2009/11/24 00:28
힝~ 좀 더 쉽게 들어가볼라구 해놨더니만..알았다..
근데 블로그 글 띄울 때 '공개'말고 '발행'을 눌러주면 안될까?
그럼 RSS 리더기로도 읽을 수 있으니까 새 글이 뜰 때마다 쉽게 볼 수가 있거덩.
'발행'을 해도 관리자 화면->플러그인 설정->글보내기 메뉴에 들어가서
글보내는 리스트를 전부 꺼두면 네가 원하지 않는 곳에 네 글이 가는 경우는 없을 것임.
부탁해염~
-
-
수더분 2009/11/28 23:10
최근에 우연히 산나님의 책을 읽고 이렇게 블로그까지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아직까지 길을 찾지 못하고 헤메고 있는 저에게 힘이 되었습니다. 위의 니체이야기도 많이 공감이 되어 이렇게 적어봅니다.
-
엘윙 2010/01/11 00:21
아악..운동을 안해서 그럴 수 있다니. 그러고 보면 저랑 비슷한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예민하고 소심하고 까탈스러운사람이 많습니다.(저포함..ㄱ-) 자리에 눌러 앉아있어서 그런가봐요. 많이 움직여야겠습니다.
책꽂이 계단. 왼쪽은 아래에서, 오른쪽은 위에서 아래를 바라본 사진. 영국의 디자인 스튜디오 Levitate의 작품.
사진은 Neu Black 에서 퍼온 것.
멋지다.....언젠가 집을 짓는다면, 이런 계단이 있는 이층집을 지어야지...(근데 언제???)
'책 주변머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책꽂이 계단 (22) | 2009/11/12 |
|---|---|
| 이벤트 결과 (6) | 2009/09/30 |
| 보은의 책 이벤트 (28) | 2009/09/27 |
| 올해 읽은 책 Best 5 & Worst 5 (24) | 2008/12/22 |
| 다시 폭탄 돌리기.... (37) | 2008/11/14 |
| 게으름뱅이용 독서대 2 (22) | 2008/08/24 |
| 국방부, 애썼다! (12) | 2008/08/03 |
| 게으름뱅이용 독서대 (34) | 2007/04/21 |
-
ibrik 2009/11/12 11:13
좁은 공간에 책을 보관하기에는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인 듯합니다.
그런데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는 횟수가 많을수록 책에 먼지가 많이 쌓이게 되는 필연적 아픔이 있을 듯합니다. ^^; -
-
-
-
lebeka58 2009/11/13 06:26
디자인 감각과 아이디어 진짜 쥑이네요. 그쪽 동네 언저리의 디자인 특징인 심플 & 자연미 & 기하학적인 모양등이 풍겨오네요. 왠지 눈내리는 자작나무숲이 더불어 크로즈업되구요. 올해 잘만하면 그 풍경 속에 차를 마시는 주인공이 될 수 있답니다. 제가요~~ 기대만땅이죠.
-
-
-
-
lebeka58 2009/11/16 16:47
아마 두 곳 전부가 되지 않을가 한답니다. 산나님께선 작년 산티아고와 더불어 진작에 다 다녀오신 곳이거든요~~ 과감히 패키지 여행서 자유 여행으로 갈려구요. 쫌 걱정이 되긴해요, 언어땜시요. 머무르고 싶은 곳에 오래 있으려니 감수해야할 사항이란 생각이어용!
-
sanna 2009/11/21 02:56
바쁘게 돌아다니는 여행보다 한 곳에 오래 머무르는 여행을 할 때
되레 언어로 인한 불편함이 좀 덜한 것같아요.
그나저나 좋으시겠습니다~ ^^
-
-
UFO 2009/11/21 20:18
오랜만이네..
출장왔는데..일하다보니 힘들구나..
에구~~목표하는 사진이라는게 말야..
하늘이 도와줘야 하는 경우도 있거던
의무감이란...
안녕 -
토댁 2009/11/24 06:43
윗글 댓글 달라고 쭉~~내려오다 이 멋진 계단에 그만 깜짝 놀라 이렇게 댓글 달고 있습니다.
정말 너무 멋집니다.
확 우리집에 갖고 오고 시뽀욤..^^
늘 건강한 하루 보내세요~~~
“내가 뭘 먹고 싶고 갖고 싶으면 어떻게 하는 줄 아십니까? 목구멍이 미어지도록 처넣어 다시는 그놈의 생각이 안 나도록 해버려요.
…어렸을 때 나는 버찌에 미쳐 있었어요. 돈이 없어서 한꺼번에 많이 살 수는 없고… 조금 사서 먹으면 점점 더 먹고 싶어지고… 그러던 어느 날 나는 화가 났습니다. 창피해서 그랬는지도 모르지요. 어쨌든 나는 버찌가 날 데리고 논다는 생각이 들어 속이 상했어요. 그래서 어떻게 한 줄 아시오? 아버지 주머니를 뒤져 아침에 일찍 일어나 시장으로 달려가 버찌 한 소쿠리를 샀지요. 도랑에 숨어 먹기 시작했습니다. 넘어올 때까지 처넣었어요. 배가 아파오고 구역질이 났어요. 그렇습니다. 두목. 나는 몽땅 토했어요. 그리고 그날부터 나는 버찌를 먹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보기만 해도 견딜 수 없었어요. 나는 구원을 받은 겁니다. 언제 어디서 버찌를 보건 내겐 할 말이 있습니다. 이제 너하고는 별 볼 일이 없구나 하고요.
훗날 담배나 술을 놓고도 이런 짓을 했습니다. 나는 지금도 마시고 피우지만 끊고 싶으면 언제든 끊어버립니다. 나는 내 정열의 지배를 받지 않습니다. 고향도 마찬가지예요. 한때 몹시 그리워한 적이 있어서 그것도 목젖까지 퍼 넣고 토해버렸지요….
두목, 웃을 필요는 없어요. 이게 사람이 자유를 얻는 도리올시다. 터질 만큼 처넣는 것 이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금욕주의 같은 걸로는 안돼요. 생각해봐요, 두목. 반쯤 악마가 되지 않고 어떻게 악마를 다룰 수 있겠어요?”
-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
나도 조르바처럼 하기는 한다.
그러나 내 문제는, 조르바와 달리 기억력 대신 망각력이 탁월하게 좋다는 것,
그 탓에 탐욕의 대상을 터질만큼 처넣고 토해버려도, 시간이 좀 지나면 토한 사실을 잊어버리고 또다시 유혹에 넘어간다는 것.
반쯤 악마는 되었으나, 악마를 전혀 다루지 못하고 매번 진다는 것.
아, 정말 대책없는 나여....#$@%*&$%^&+@#$!!
'밑줄긋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부러운 사람 (10) | 2010/02/28 |
|---|---|
| 나는 모르겠어 (3) | 2009/11/28 |
| 버찌를 다루는 방법 (15) | 2009/10/30 |
| 바람의 말 (8) | 2009/10/26 |
| 아는 만큼만 안다고 해요 (22) | 2009/10/22 |
| 끊기의 괴로움? (16) | 2009/08/23 |
| 나 그대 믿고 떠나리 (8) | 2009/05/24 |
| 사랑과 지옥 (9) | 2009/03/01 |
-
지아 2009/10/30 05:23
조르바의 저 대목은 정말 두고두고 생각이 나요. 고독에서 저 책 토론할때도 저 부분 얘기가 나왔던가 기억이 가물하지만요. 생각해보니 전 고2때 복숭아 7개-지금 생각해도 넘 맛있었음..침 꼬올깍~쩝;
- 한자리에서 꿀꺽하고 음악회 갔다가 토사곽란이 일어나 응급실에 실려갔던 기억이.. 저 이런 사람이예요 언니.ㅠ.ㅠ 근데 요새도 뭔가(특히 먹지 말아야할 것들)가 자꾸 땡길땐 조르바의 저말을 떠올리며 실천하는 중. ㅋㅋ-
sanna 2009/11/09 01:32
너네는 고딩때 이런 재밌는 책도 토론했단 말이냐.
우리는 맨날 '논어''중용' 뭐 이런 것들만 해서, 내가 지금도 '고전'을 싫어하잖니...ㅠ.ㅠ
-
-
미탄 2009/10/30 09:44
버찌를 한 소쿠리가 아닌 4분의 3만 드셨거나,
버찌가 아닌 보리수나 산수유에도 적용되기를 기대했거나,
이도 저도 아니라고 해도,
대책이 없다기 보다,
그게 사람이 아닌가 싶어지는데요~~ -
lebeka58 2009/10/31 11:28
ㅋㅋ~~ 글제목보고 한방 먹었네요. 글구 방금 막 생각났어요. 움베르토 에코의 ' 장미의 이름' '연어와 함께 여행하는 법''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며 화내는 법' 과 같은 科네요.혹 산나님두 이쪽 계열이신감요? 산나님은 광고 카피라이터하심 매우 탁월한 끼를 발휘하셨을거란 100%확신이 들어요.그리구 글내용 읽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닌게 아니라 조르바의 해법이 통하는 것이 제법되는거 (?) 같아요.허나 아닌 것두 쬠되는데요? 아마두 산나님이 머리를 쥐어박고 싶으신 상황은 물론 후자이지 않을까해요.
-
sanna 2009/11/09 01:35
저는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며 화내는 법'과는 절대로 못됩니다.
괜히 혼자 화내는 바보라서 세상의 비웃음을 사는 인간이라면 또 모를까~ -.-;
-
-
현숙 2009/11/01 01:01
나한텐 "버찌"라고 할만한게 없는거 같어, 라고 쓸려다가 하나하나 생각남. ㅠ,ㅠ 건강히 잘지내고 있군요. 가을바람이 찰텐데 옷 튼튼히 입고 다니고, 잘 챙겨먹도록 하세요

-
이쁜이 2009/11/04 11:37
오 완전 공감.
첫째는 망각의 문제요, 둘째는 토할 때까지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여력이 되는지 여부 아니겠습니까. 쇼핑의 욕구가 치밀어오를 때 물릴 만큼 무언가를 사댈 수 있는 돈이 있어야 그것도 가능한 처방......에휴.
그래도 이 글 멋지다. 읽어봐야지.-
sanna 2009/11/09 01:38
'쇼핑의 욕구'를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사람으로서 그게 '욕구'에 속한다는 사실이
이해불가능하지만,어쨌든 그건 이 방법으로 해결불가능할 것같다.
네말대로 토할 때까지 사들일 돈이 있어야 말이지.^^
-
-
-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이올린에 추천하기
Prev

Rss Fe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