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멋졌다'에 해당되는 글 15건

  1. 2010/08/15 음악의 안부 (7)
  2. 2009/05/23 명복을 빕니다... (3)
  3. 2009/05/19 내 친구 정승혜 (16)
  4. 2009/05/10 장영희,당신은 패배하지 않았습니다 (14)
  5. 2009/01/17 베네수엘라의 호세 (22)
  6. 2008/12/16 아브레우 박사-클래식으로 아이들을 구원하다 (12)
  7. 2007/12/29 김인배에게. (26)
  8. 2007/01/16 스티브 잡스-위대한 커뮤니케이터 (14)
  9. 2006/11/28 정민 교수-다산선생의 지식경영법 (14)
  10. 2006/11/06 이준익 감독-유쾌한 씨의 사는 법 (6)
2010/08/15 09:56

음악의 안부

아시아의 몇 개 나라를 오가며 사업하는 후배가 있다.
오랜만에 통화하면서 이런저런 근황을 주고 받다가 허리를 빼끗했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나무라듯 가볍게 타박하면서 누워서 들으라고 음악 선물을 보내줬다.
"언니의 아픔을 조금 덜어줄 수 있길 바래요"라는 메시지와 함께 (OO야, 무슨 아픔씩이나! 걍 좀 불편한 거라구 ^^;)
누군가로부터 자기가 직접 만든 음악선물을 받아본 것은 처음이라 낯설고 기쁘다. 한 곳에 머물 수 없고 꽤 터프한 일을 하고 있는 후배는 낮에 바삐 돌아다니는 동안 떠오르는 악상을 틈틈이 수첩에 음계로 적어두었다가 밤에 음악 만드는 프로그램으로 곡을 만든다고 한다. 워낙 관심사가 다양한 오지라퍼(^^)이긴 하나, 음악까지 만들다니...음..대견한 것같으니라구~
음악으로 진통해보라는 후배의 당부와 달리, 이 짧은 곡을 반복해 들으면서 나는 그녀를 생각한다. 아득한 전설같은 대학시절, 웃는 얼굴이 참 예뻤던 그녀, 맵고 당차던 그녀의 말, 오랜 시간을 껑충 뛰어 다시 만난 뒤 양재천변에 나란히 앉아 맥주를 마시던 날 밤의 공기, 깔깔거리던 웃음소리, 내가 바보 같은 짓을 했을 때 바보 언니라고 나를 타박하면서 그녀가 했던 말, "언니, 우린 행복해지지 않을지도 몰라요. 그러니까, 우리 자신은 내버려 두고 그냥 이렇게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도록 하자고요.".....

예쁜 내 후배,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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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당그니 2010/08/16 16:45 address edit & del reply

    우린, 행복해지지 않을지도 몰라요....무슨 영화 대사 같네요^^

    • BlogIcon sanna 2010/08/17 17:49 address edit & del

      이 친구한테 작사도 한번 해보라 그럴까요? ^^

  2. lebeka58 2010/08/16 17:42 address edit & del reply

    그러니깐 곡을 헌정받은신거네요. 와우~~ 좋은 선배이신가봐요,, 산나님은요. 글구요 ,오카리나두 배우시지,지난번올리신 TED의 내용등을 종합해 볼때 EQ가 급상승 중이신거 같아요.

    • BlogIcon sanna 2010/08/17 17:50 address edit & del

      앗, 이게 누구십니까. 거의 백만년만이어요 ㅠ.ㅠ
      오카리나는 배우다 말았어요. 제가 하는 일이 다 그렇죠 뭐..-.-;;
      후배가 아마 저를 생각하면서 쓴 곡은 아닐거여요.
      그랬다면 저렇게 잔잔하고 맑은 음이 나올 리가 없지요 ^^

  3. 2010/08/17 22:59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 입니다

    • BlogIcon sanna 2010/08/17 23:21 address edit & del

      그 어둑하고 꿀꿀한 것 함 보내봐라. 도대체 어느정도이길래 '아서라' 했는지 넘 궁금 ^^

    • 2010/08/18 23:44 address edit & del

      비밀댓글 입니다

2009/05/23 14:45

명복을 빕니다...


.....너무 놀라고 충격적이어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군요.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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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ebeka58 2009/05/23 21:29 address edit & del reply

    안타깝고, 마음이 무겁습니다. 세상의 모든 짐 내려놓으시고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2. 현숙 2009/05/24 20:55 address edit & del reply

    편히 쉬시기를......ㅠ,ㅠ

  3. 사복 2009/05/25 20:22 address edit & del reply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09/05/19 23:38

내 친구 정승혜

“좋아져라 좋아져라….”

그녀가 미니홈피 대문에 마지막으로 걸어둔 문구였습니다.

내 친구 정승혜.
오늘 그녀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 돌아왔습니다. 자신이 외운 주문대로, 더 좋아지려고, 고통없는 세상을 향해 서둘러 떠난 것인지...
바람이 몹시 불던 날 세상을 떠나 마음이 아팠는데, 오늘처럼 볕이 좋았던 날 배웅할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요….


해질 무렵 그녀를 내려놓으며 긴 작별의 의식이 끝나던 때,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함께 놀랐습니다. 만사를 제치고 그녀를 배웅하러 먼 길을 온 사람이 100명도 넘었습니다. 저처럼 휴가를 내고 따라온 사람이야 둘째 치고, 출장을 갔던 칸 영화제에서 남은 일정을 취소하고 달려온 친구들이 있는가 하면, 오늘 공항에서 장지로 직행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녀와 20년 지기인 이준익 감독님은 마지막 인사를 하면서 목이 메어 “주위를 한번 둘러보세요. 정승혜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지금 여러분이 보고 계십니다”하고 말씀하시더군요....


아직도 그녀의 웃는 얼굴을 물기 없는 눈으로 바라볼 자신이 없지만, 정돈된 글을 쓸 자신이 없어 그녀의 추모특집을 싣는 매체의 원고 요청도 사양했지만, 돌아오고나니 횡설수설로라도 그녀에 대해 말하고 싶어지는군요.....  

10여 년 전 기자와 취재원으로 처음 만났지만, 그녀는 제 친구입니다. 나이가 많든 적든 그녀를 친구라고 부르는 사람은 저뿐만이 아닙니다. 어느 누구를 만나도 수평한 우정의 관계를 맺는 신기한 능력을 그녀는 지녔습니다. 

그녀는 제가 직접 아는 사람 중 가장 강한 사람이었습니다. 2006년 병을 발견할 때부터 의사가 길어야 1년 남짓이라고 했다던 삶을 그녀는 3년 넘게 살아냈습니다. 역시 그녀와 20년 지기로 이 감독님과 함께 상주 역할을 하셨던 조철현 대표님은 그저께 빈소에서 "승혜는 일에서건, 사람에 대해서건, 심지어 병을 맞서서건, 단 한번도 비겁한 적이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 그녀가 장하고 자랑스럽습니다. 그녀가 나를 친구로 대해 주었다는 것을 내 삶에 드문 영광으로 오래오래 기억할 것입니다.


숱한 관계의 흔적이 쌓여 '나'를 만든다는 제 생각이 영 엉터리가 아니라면, 지금의 제 안에도 정승혜의 흔적은 또렷합니다. 정승혜, 이준익 감독, 조철현 대표를 포함한 씨네월드 3인방 이 아니었다면 4년 전 저는 감히 책을 써볼 엄두도 내지 못했을 터이고, 지금의 저와는 많이 달랐을 것입니다.
무모하게 첫 책 쓴 것도 이 3인방의 강렬한 '펌프질' 때문이었고, 정승혜는 한술 더 떠 책의 삽화와 표지를 그려주고 제목까지 지어주었습니다. 첫 책이 나오자마자 제가 가장 먼저 달려간 곳도 이들 3인방에게였습니다.
그녀 자신이 책 3권 저자이자 글쓰기에 대한 매혹이 누구보다 강했던 사람인 터라, 우리는 만나면 서로 쓰고 싶은 책 이야기를 곧잘 주고받곤 했습니다. 그녀는 영화 카피라이터가 되는 법도 쓰고 싶어했고, 중편소설도 쓰고 싶어했고, 가장 최근엔 병상일기를 써서 인세를 어린이 암 환자들을 위해 기부하고도 싶어했습니다.

지난해 이맘때쯤 스페인 산티아고에서 제가 보낸 엽서를 보고 그녀는 자기도 건강이 회복되면 그 길을 걸어보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산티아고 여행기가 4월에 나온다고 뻥을 쳐놓은 탓에, 한달여전 전화로 "얼른 싸인해서 갖구 와!"하던 그녀의 목소리가 생생합니다.
이렇게 빨리 갈 줄 알았더라면 좀 서두를 것을....그녀에게 받은 것에 비해 뭐 하나 해준 게 없는 쓸데없는 친구인 저는 뒤늦은 후회로 가슴을 칩니다. 눈물범벅이 된 미련한 저를 가만 지켜보던 조철현 대표님은 오늘 제 허접한 책 한 권을 그녀의 발치께에 얹어 함께 하늘나라로 보내주셨습니다. 먼 길 가는 그녀와 잠깐이라도 함께해줄 길동무가 된다면 그 책은 세상에 태어난 제 사명을 다하는 게 될 것입니다.
내 친구 정승혜. 부디 고통없는 곳에서 편히 쉬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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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새벽

    Tracked from 인퓨처컨설팅 : 당신의 전략 파트너 2009/05/20 00:23 delete

    새 벽 그는 갔다 내 빈 터에 쉬 헤아릴 수 없는 이슬이 쌓이고 늘 기다리는 느티나무엔 마른 울음만 쌓이고 그 사이 별들이 잎처럼 스러졌다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그의 길은 그와 함께 닫혔고 새벽빛이 그 눈 떴다 감기듯 약속은 오래 전에 잊혔다 나는 다만 새벽을 열고 닫으며 차마 기억만은 남지 말기를 바라며 그와 나 사이에 행복한 안녕을 새겼다 씻고 또 씻어도 내겐 새벽냄새가 났다 그래도 고마운 것은 기억이었다 새벽을 사이에 두고 그와 내가 여윈 별..

  1. BlogIcon 유정식 2009/05/20 00:06 address edit & del reply

    가신 님의 명복을 빕니다. 저와 아무 상관 없는 분인 줄 알고 뉴스를 접하고도 남의 일인 양 무감했습니다. sanna님도 힘 내십시오.

    • BlogIcon sanna 2009/05/20 18:42 address edit & del

      네...승혜 언니는 다른 세상에 가서도 즐겁게, 씩씩하게 잘 지낼거에요. 그렇고말구요!

  2. layer_cake 2009/05/20 08:48 address edit & del reply

    주변에나쁜일이많이늘었어요..나이탓을해야하나..그러기엔너무빠른데..17일새벽에나쁜소식듣고잠깐울었소..억울해..산나씨글읽고또운다..늙었나봐..고레에다의에프터라이프를다시보면서맘달래봅시다.

    • BlogIcon sanna 2009/05/20 18:45 address edit & del

      그러게 말입니다. 왜 이렇게 나쁜 일이 자꾸만 일어나는지...
      '애프터라이프'에서 묻는 것처럼 "저 세상에 가져갈 딱 한가지 기억"은 갖고 계신지요..

  3. BlogIcon 지아 2009/05/20 14:26 address edit & del reply

    짧은 삶이었지만 후회없이 살다 가신 분인것 같네요.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의 친구였음을 자랑스러워하고 그리워하고 애통해하는 것을 보면... 살아가다가 어떤 상황이 잘 판단이 안될때 삶의 마지막을 생각하면 훨씬 명료해지더라구요. 사는 날까지 잘 살아야할텐데. 고인이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길 빕니다.

    • BlogIcon sanna 2009/05/20 18:46 address edit & del

      참 잘 살았던 사람이야...
      우리도 잘 살자...적어도 애는 써보자..

  4. BlogIcon 엘윙 2009/05/21 00:17 address edit & del reply

    안타깝습니다. 젊은 나이에 떠나셨군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 누군가 세상을 떠났다는 말을 들으면 괜히 마음이 아려옵니다.
    아직도 치유가 안된 모양이에요. 산나님 책 읽고도 펑펑 울었습니다.
    그래도 힘내야겠죠!

    • BlogIcon sanna 2009/05/21 12:44 address edit & del

      말이 안된다는 거 알면서도, 그런 생각 했었어요.
      하늘이 사랑하는 사람을 빨리 데려가신다고...
      엘윙님도 힘내세요.

  5. lebeka58 2009/05/21 00:33 address edit & del reply

    아까운 분이 너무 일찍 가셨네요, 사진안에 웃으시는 모습에 매력적인 카리스마가 느껴지는군요
    그간의 힘든 여정 끝내시고 평화와 안식을 누리시길 빕니다

    • BlogIcon sanna 2009/05/21 12:45 address edit & del

      정말 아까운 사람이었어요. 지금은 아프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마음을 달랩니다.

  6. BlogIcon 이동진 2009/05/21 01:37 address edit & del reply

    많이 상심하셨죠. 진심으로 슬프게 우는 그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김선배 눈물이 더 아프게 다가오더군요. 정승혜 대표는 생각할수록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요셉피나님이 부디 눈물 없는 곳에서 평온하시길 다시 한 번 빕니다.

    • BlogIcon sanna 2009/05/21 12:52 address edit & del

      예전에 우리 함께 '생이지지' '학이지지'하고 놀던 생각이 왜 자꾸만 나는지...
      그때 정승혜씨 웃던 얼굴이 잊혀지지가 않네요.
      이동진씨는 정승혜씨가 써준 간판, 명함 보면 오래 힘들텐데...
      그래도 그렇게 우리 옆에 있다고 생각합시다...마음 추스리고 기운내세요.

  7. BlogIcon UFO 2009/05/23 00:03 address edit & del reply

    소식 듣고...설마....
    이 착한 친구 이야길 또 쓸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잘 하셨소.....
    나두 일로 한번 서울극장쪽에서 봤었는데...
    환하게 웃어준 기억이 선하군...
    나하곤 친구 아니라서 다행이라 여겼지..
    안그럼 울었을테니..
    그저 눈시울만 살짝 적셨지
    @@@

    • BlogIcon sanna 2009/05/26 13:31 address edit & del

      착한 친구 기억해줘서 고마우이.....

  8. 사복 2009/05/25 20:54 address edit & del reply

    올라오는 기사를 읽으면서, 잘 모르니 마냥 막연하게, 아, 영화계가 또 한 명의 큰 사람을 잃었구나 했었는데요... 그런데 여기 와 보니, 가까운 친구분을 잃으신 산나님이 계시는군요...

    뒤늦게 나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상심이 크실 산나님도.. 힘내세요...

    • BlogIcon sanna 2009/05/26 13:40 address edit & del

      산 사람들이야 어떻게든 다들 짚고 일어서게 되겠지요...감사합니다.

2009/05/10 15:11

장영희,당신은 패배하지 않았습니다

장영희 서강대 교수(영문학)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57세.

어제 인터넷에 짤막하게 뜬 부고기사에서 활짝 웃는 그녀의 사진을 멍하니 바라보다 그만 울어버렸다.

소아마비와 세 번의 암 판정에도 그녀가 무너지지 않고 투병 중이라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제발, 이겨내기를…’하고 바랐는데….

신문 오피니언 면에 실리는 칼럼 중 내가 유일하게 끝까지 정독했던 칼럼은 그녀의 글뿐이었다.
  그녀의 글은 위선도, 위악도 없이 담백했다. 기꺼이 자기 자신을 놀림감으로 삼아 글을 쓰면서도 당당했다.
그녀의 수필집 ‘내 생애 단 한 번’을 읽을 때 새삼스럽게 유난히 죽음과 관련된 글이 많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놀란 적이 있다. 유언은 뭐가 좋을지, 천국은 어떤 곳일지, 아버지의 영혼은 어떻게 지내실지…. 죽음을 소재로 글을 쓰면서도 그녀는 늘 삶 쪽을 향해 있었다.


그녀의 칼럼과 책을 읽으면서, 유난히 자주 눈에 띈 터라 ‘저자가 이 말을 좋아하는 구나’ 하고 느꼈던 구절이 있다.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에 나오는 구절이다.


“인간은 파괴될지언정, 패배하지 않는다. (Man can be destroyed, but not defeated)”


그녀의 영전에 이 말을 바친다. 당신은 패배하지 않았노라고.... 고인의 명복을 빈다.


…이 글에서 고인은 자신이 곧 물에 잠길 운명인지도 모른 채 아름다운 희망의 노래만 부르는 눈먼 소녀의 이야기에 대해 한 학생이 “이런 허망한 희망은 너무나 비참하지 않나요?”라고 묻던 기억을 들려준다.

“그때 나는 대답했다. 아니, 비참하지 않다고. 밑져야 본전이라고. 희망의 노래를 부르든 안 부르든 어차피 물은 차오를 것이고, 그럴 바엔 노래를 부르는 게 낫다고. 갑자기 물때가 바뀌어 물이 빠질 수도 있고 소녀 머리 위로 지나가던 헬리콥터가 소녀를 구해줄 수도 있다고. 그리고 희망의 힘이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듯이 분명 희망은 운명도 뒤바꿀 수 있을 만큼 위대한 힘이라고. 그 말은 어쩌면 그 학생보다는 나를 향해 한 말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난 여전히 그 위대한 힘을 믿고 누가 뭐래도 희망을 크게 말하며 새봄을 기다린다.”(235쪽)

- 10일 장영희 교수의 유고집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출간 소식을 알린 연합뉴스 기사 중 한 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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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장영희 교수님께 부치지 못한 감사의 편지.

    Tracked from 책과 함께하는 여행 2009/05/19 23:41 delete

    "희망은 세상에서 제일 멋진 축복이다. 희망을 갖지않는것은 어리석다....나는 그렇게 희망을 크게 떠들었다." 자신의 상황이 절망과 좌절속에 허우적거릴지라도 언제나 희망을 노래하던 한 사람, 아픔과 고통이 있어도 언제나 미소지으며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 주었던 한 사람. 언제나 좋은 글로 희망을 전해 주었던 장영희 교수님이 지난 9일 돌아가셨습니다. 8년동안 싸워오던 암이라는 병마와의 싸움에 결국 지고 마셨습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도 사람..

  1. BlogIcon 당그니 2009/05/10 22:12 address edit & del reply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BlogIcon sanna 2009/05/10 23:29 address edit & del

      평소 글에 드러난 품성대로라면, 장교수님은 저세상에서도 즐겁게 지내실 거 같아요..

  2. BlogIcon 하늘상자 2009/05/10 22:44 address edit & del reply

    아..언제 돌아가셨죠?
    그분이 쓰신 책 군생활 중 참 감명깊게 읽었었는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BlogIcon sanna 2009/05/10 23:29 address edit & del

      토요일 낮에 떠나셨다고 해요...

  3. BlogIcon 격물치지 2009/05/10 23:03 address edit & del reply

    제가 20년 전에 서강대 영자신문사에게 일했는데... 그 때 장교수님이 지금 제 나이에 교정을 봐 주셨습니다.... 그 때는 잘 모르고... 최근에 그분의 책들을 보면서 감회가 새로왔는데... 안타깝습니다.

    장교수님 필시, 저승에서는 좀더 편한 몸을 얻으셨을 겁니다...

    • BlogIcon sanna 2009/05/10 23:30 address edit & del

      아,그런 인연이 있으셨군요.
      전 제가 조금만 더 부지런했더라면 장교수님을 만날 수 있었는데,
      그럴 기회를 놓친 게 두고두고 후회가 됩니다.

  4. lebeka58 2009/05/11 09:49 address edit & del reply

    장영희 교수님 ! 영원한 안식을 누리소서... 영원한 빛을 그에게 비추소서... 강인하고 아름다운 영혼을 가지신 분이었는데...이 아름다운 5월에 떠나시네요, '내 나이 세어 무엇하리 .나는 이미 5월 속에 있다'고 하신 금아 피천득 선생님을 생각하던 요즈음이었는데....피천득선생님을 돌아가시기몇 년전에 동네 산책로서두 번 뵈었을 때 선듯 인사드리지 못한 것이 너무 후회되요, 왜 그리 용기가없었을까하구요 ' 거리에 비가 내리듯 내 마음에도 비가 내리네요.. ..해마다 5월에 그리워할 분이 한 분 더 늘었네요,

    • BlogIcon sanna 2009/05/15 23:50 address edit & del

      아,그러시군요.
      저도 언젠가 장영희교수님 만나는 자리에 같이 가자고 누가 청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못갔던 게 두고두고 후회가 됩니다..

  5. 2009/05/11 23:44 address edit & del reply

    여기서도 울었어요. 마지막 남겼다는 말이...내 생애 마지막에 내게 그런 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누구에게 "너의 누구여서 좋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생각해봤어요. 당신의 딸이어서, 당신의 엄마여서, 당신의 아내여서, 당신의 친구여서, 당신의 후배여서, 당신의 선배여서....마지막 순간에 그리 헛헛하지 않으려면 지금 알뜰살뜰히 살아야할텐데 어찌 일상사는 이리 버거운지...맨날 싸우고 미워하고 기분 상해있는데(심지어 딸하고도요 ^^). 참, 선배 책 내신 것 축하...한국 돌아가야 볼 수 있겠네요..

    • BlogIcon sanna 2009/05/12 12:42 address edit & del

      그러게 말이다. 나도 그 마지막 말 신문에서 보고 한참 울었다....
      근데 나는 슉의 선배여서 참 좋았어. ^^

  6. BlogIcon Adios 2009/05/19 23:44 address edit & del reply

    책속에... 훗날 사람들이 나를 기억해 줄까?라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교수님을 그리워하고 고마워 할 것입니다.. ^^ 이제는 아픔대신 행복한 웃음으로 아버지의 곁에서 즐거운 시간 가지고 계실거라 믿습니다.

    • BlogIcon sanna 2009/05/20 23:51 address edit & del

      네...저도 그러실 거라고 믿습니다.

  7. lebeka58 2009/05/23 19:47 address edit & del reply

    오늘 장영희 교수님의 삶이 다시금 떠오르는군요, 부조리한 삶도 너른 가슴으로 당당히 안으셨던
    , 그 씩씩하심과 삶에의 열정! 더욱 더 당신이 커보이시고, 그립습니다!

    • BlogIcon sanna 2009/05/26 13:33 address edit & del

      그러게말입니다. 저도 일요일 집에 달려가자마자 장영희 교수의 책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을 서둘러 읽었답니다. 그냥 그래야 할 것같아서요..

2009/01/17 00:49

베네수엘라의 호세

'낯선 이의 친절로 살아간다.'
오래 전 스페인 영화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을 볼 때 들었던 이 한마디가 오래 마음에 남았다. 영화 안에서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블랑쉬 역할을 맡았던 늙은 여배우가 무대 위, 무대 밖에서 두번 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땐 낯선 이의 친절 밖에 의지할 데가 없는 늙은 여배우의 고독이 눈에 밟혔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영화의 맥락과 무관하게 내겐 점점 더 이 말이 어떤 인간도 완벽하게 혼자가 아니며, 우린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말로 달리 들리기 시작했다.

혼자 떠난 여행지에서 특히 그랬다. 스페인에서 갑작스레 내린 눈으로 추위에 떨 때 식당에서 우연히 만난 아일랜드 할머니는 자기 방 욕조에 가서 따뜻한 물에 몸을 좀 담그라고 난생 처음 본 내게 방 열쇠를 내밀었다. 여행지를 떠올릴 때면 멋진 경치, 맛있는 음식보다 그런 짧은 만남들이 먼저 생각난다. 두번 다시 만날 기약조차 없는 낯선 이들이 서로 스쳐지나가며 전달해주는 온기. 언젠가는 모두 혼자가 된다고 해도, 이 이상 뭘 더 바래, 하는 심정이 되곤 했다.

새해 첫날부터 언급할 가치조차 없는 이유로 시작된 경미한 우울이 밑도끝도 없이 깊어지던 터였다. 넘어섰다고 생각했던 장애물에 또 발이 걸렸다는 낭패감에 아득해지던 때, 그래도 다시 일어서볼만 하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 건 기대하지도 않았던 낯선 이의 친절이었다.

지난달에 베네수엘라의 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가 다녀간 뒤 (그 때의 일은 '아브레우 박사 이야기' 로 블로그에 썼다), 그들의 이야기가 영 잊혀지지 않았다. 사람마다 유난히 꽂히는 코드가 따로 있는데 내 경우는 그게 자기 삶 안에서 '다름'을 만들어낸 사람들의 이야기다. 클래식으로 빈민촌 아이들이 다른 세상으로 건너갈 다리를 놓아준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에 대해 더 알고 싶었다. 아마존을 뒤져도 책이 없는데 그래도 틀림없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 '엘 시스테마'에 무작정 메일을 보내 영어로 된 책이 있느냐고 물었다. 어차피 '아님 말고'니까.

다음날 호세 (Jose)라는 사람에게서 답장이 왔다. 이런저런 영문자료를 첨부해 보내면서 베네수엘라에서 출판된 책 영어 번역본이 달랑 2000권 나오고 절판됐는데 자기가 스캐닝을 받아놓았다면서 원하면 보내주겠다고 했다. 보내주면 좋겠다고 답장을 보낼 때만 해도 압축 파일로 만들어 보내줄 줄 알았다.
웬걸, 그 다음날부터 호세의 메일 융단폭격이 시작됐다. 메일 1개에 책 1페이지를 스캐닝한 jpg 파일 1개씩을 첨부해서 잇따라 보내는 거였다. 


그렇게 182 페이지 짜리 책 한 권을 받는데 3일이 걸렸다. 나 같으면 귀찮아서 그냥 없다고 했을 텐데... 낯선 사람에게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알려주겠다는 마음으로 3일간 182번이나 'send' 버튼을 누르는 짓을 하다니. 디지털 문서를 다루는 방법이 서툴러 그렇기도 했겠지만 내겐 꽤나 감동적이었다.
답례로 선물을 보내고 싶은데 주소를 알려달라니까 호세는 감사 메일로 충분하니 선물은 됐다면서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왜 그를 청년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이력을 들어보니 60은 훌쩍 넘었을 것 같다. 호세는 뉴욕에서 음악을 공부하고 첼리스트로 활동하다가 1980년에 조국 베네수엘라로 돌아갔다. 베네수엘라에서 가장 오래된 '오케스트라 신포니카 베네수엘라'에서 20년간 일했고 친구인 아브레우 박사(69)가 빈민촌 아이들의 손에 총 대신 바이올린 활을 쥐어주며 '엘 시스테마'를 만들 때 그를 도왔다.  메일에서 그는 조국 베네수엘라, 친구인 아브레우, '엘 시스테마', 무엇보다 여길 거쳐간 아이들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어디 내세우고 인정받으려는 종류의 자부심이라기보다 순수한 기쁨으로 반짝이고, 한 사람에게라도 더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고, "너도 할 수 있어"라고 말하고 싶어하는 듯한 자부심.

책 한 권을 다 보낸 뒤에도 호세는 계속 베네수엘라에서 '엘 시스테마'를 다룬 글들을 영어로 번역해 내게 보내주고 있다. 내 메일함은 '엘 시스테마' 온라인 데이터베이스가 되어버렸고 나는 아마 베네수엘라 바깥에서 '엘 시스테마' 관련 자료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사람 중 하나가 되지 않았나 싶다. 오늘도 컴퓨터를 끄기 직전 메일함을 열었는데 호세가 보낸 '엘 시스테마' 관련 메일이 2개 더 눈에 띄었다. 빙그레 웃음이 나와서 이 글을 쓴다. 이렇게, 낯선 이의 친절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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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테라의 느낌

    Tracked from terra's me2DAY 2009/01/19 11:14 delete

    '낯선 이의 친절로 살아간다.'

  1. BlogIcon dodobing 2009/01/17 07:11 address edit & del reply

    그럼 한국어 책을 기다리면 되는 건가요? =) 멋있는 경험을 하셨네요.

    @ 선물은 한국어 대사전으로... ㅡ.ㅡ;

    • BlogIcon sanna 2009/01/17 14:17 address edit & del

      글찮아두 호세가 제 메일 끝 서명을 보고 블로그에 와봤대요.
      한국어를 몰라 안타깝다던데...정말로 사전을 보내볼까봐요.^^

  2. starla 2009/01/17 10:28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가끔 기대치도 않았던 낯선 친절 때문에 살아갈 힘을 얻기도 하는데...
    그걸 순수한 마음으로 편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아요.
    그나저나 정말 책이라도 쓰셔야 하는 것 아니세요? ^^

    • BlogIcon sanna 2009/01/17 15:07 address edit & del

      정말 책이라도 써야 할 것같다는 생각이 점점 강하게 들고 있음...
      호세에게 한국에 '엘 시스테마'를 열심히 알리겠다고 약속을 했거덩~ ㅠ.ㅠ

  3. BlogIcon SooJin♡ 2009/01/17 12:26 address edit & del reply

    순수하게 '낯선이의 친절'을 받아들이는 마음마저 사라지려하는 때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일화예요~. 괜찮다라고 따뜻하게 웃어주는 느낌이예요~. ^^

    • BlogIcon sanna 2009/01/17 14:19 address edit & del

      따뜻하게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

  4. BlogIcon 이승환 2009/01/17 13:07 address edit & del reply

    오오, 감동적 이야기에용 ㅠㅠ

    • BlogIcon sanna 2009/01/17 14:20 address edit & del

      수령님 오래간만! 새해 복벼락 받으소서!!

  5. wiselim 2009/01/17 13:22 address edit & del reply

    낯선 사람의 친절로 살아간다...글쿤여. 사심없이 베풀어주는 친절은 마음에 깊이 새겨지죠. 그런 온기의 나눔이라는 게 사람이 지극히 허망한 순간에 힘을 얻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좋은 이야기였어요.

    • BlogIcon sanna 2009/01/17 15:10 address edit & del

      그러니까 말이다...
      꽉 막혀 있던 말문이, 이 아저씨 덕분에 트이네.

  6. BlogIcon inuit 2009/01/18 01:44 address edit & del reply

    As you said, we all live with the kindnesses shown among ourselves. Like you got great help from Sr. Jose, you would introduce El Systema to Korea. Then more of us will get to know the love and passion within El systema, and the world is getting brighter. :)
    Thank you for sharing great story.

  7. BlogIcon inuit 2009/01/18 01:45 address edit & del reply

    호세 옹 혹시 보실까해서, 되도 않는 영어로 댓글 달았습니다. ^^;;;;;

    • BlogIcon sanna 2009/01/18 11:12 address edit & del

      헐~저도 그럼 저 포스트를 영어로 다시 써야 하나요....-.-;
      좌우간 호세옹에게 와서 이누잇님 댓글 보라고 알려줘야 하겠군요. 고맙습니다.^^

  8. BlogIcon 엘윙 2009/01/18 22:35 address edit & del reply

    3일동안 182번 클릭하는 것은 보통일이 아닐텐데. 감동 지대로 받으셨겠군요.
    저는 세파에 찌들어서 누가 친절을 베풀면..이놈이 뭘 바라고 이러지 -_-?라는 생각이 먼저 들더군요. 으이구!

    • BlogIcon sanna 2009/01/19 20:10 address edit & del

      ㅎㅎㅎ
      저도 그럴 때 물론 있지요. 그러나 이분께선 제게 바랄 게 전혀 없는 관계로~^^

  9. BlogIcon 지아 2009/01/19 05:34 address edit & del reply

    호세 아저씨에게 zip 파일 만드는 소프트웨어를 보내주면 어떨까여? 무료 윈도우 유틸리티로 많이 나와 있는데.. 그럼 호세아저씨가 나중에도 그 자료를 남들에게 쉽게 보내줄 수 있쟎아여. ㅎㅎ 그렇쟎아도 이 오케스트라 얘기는 미국에서도 신문에서 여러번 본 기억이 있는데. 고마운 사람들 살맛나는 이야기들이예요. 저는 저런 친절을 받으면 나중에라도 몇배로 갚아야한다는 생각이 강박적으로 들곤 하는데요. 다시 생각해보면 꼭 그 사람에게 돌려줄 필요는 없는것 같더라구요.. 그 친절덕에 행복해진 마음을 주위사람들과 많이 나누면 그게 갚는거려니 싶기도 하고...

    • BlogIcon sanna 2009/01/19 20:16 address edit & del

      네 말 들으니 생각나는 사람이 있네.
      작년에 스페인 여행할 때 산중턱에서 어떤 사람이 커피를 사길래 내가 고맙다고,
      "산에서 내려가면 제가 한잔 살게요" 했거덩.
      그랬더니 그 사람이 "아뇨, 다음에 만나는 다른 사람에게 사세요"하더라.
      그렇게 연쇄적인 호의의 망을 만들자면서.

      아주 잘생긴 젊은 남자라서, 그 말을 들을 땐
      '너 지금 나를 피하는게지...'하고 괘씸했으나
      나중에 여행을 마칠 땐 그 말이 실감나더라구.^^
      그렇게 만들어진 호의의 연결망 덕분에 무사히 여행을 마쳤던 것같기도 하고.

  10. BlogIcon 마음산 2009/01/19 11:20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젯밤 엠비씨 시사매거진2580에서 시스테마를 다루었지요.
    이미 이 블로그에서 그 소식을 접했던 터라 더 관심이 가더라는.
    sanna님, 우리 시스테마 책 냅시다요! 툭 던지는 말 아님!!

    • BlogIcon sanna 2009/01/19 15:13 address edit & del

      앗, 메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11. BlogIcon sanna 2009/05/16 00:10 address edit & del reply

    ** 알림다 **
    이 포스트를 숨겨둬야할 일이 생겨서 꽤 오래 비공개로 돌려놓았으나,
    그 일이 해결되어 다시 공개로 돌려놓습니다.
    (호세 본인과 관련된 일은 아니고, 과도한 '상업적 관심' 때문에 빚어진 일이었습니다)
    비공개 기간 동안 댓글 달아주신 분들께 내내 미안했는데,
    잘 해결되어서 저도 마음이 가볍네요.

  12. 먼지 2009/08/18 01:10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엘 시스테마 다큐를 보고 왔습니다. 신문기사와 음반을 통해서 구스타프 두다멜과 시몬 볼리바르 유소년 오케스트라를 만났었지만, 다큐에서 본 아브레우 박사의 얘기들에 많이 놀라고 깊이 공감했습니다. 정말 놀라운, 도저히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 현실에서 진행되고 있었고, 내 가슴 깊은 곳을 묵직하게 흔들기 시작하더군요. 일단 좀 더 자세히 알고 싶고, 내가 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sanna님께서 받으신 메일의 일부라도 좀 보내주실 수 있을까요? 저도 나름대로 자료를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제 본 다큐의 DVD를 구해 주변에 보여주려 했는데, 아직 출시가 되지 않았네요.

    • BlogIcon sanna 2009/08/18 01:18 address edit & del

      아, 저도 그거 너무 늦게 알아서 못본게 안타까웠는데...보셨군요.
      메일 관련 건은 제게 메일 보내주시면 말씀드릴게요.
      boundarycrosser@gmail.com 입니다.

2008/12/16 19:00

아브레우 박사-클래식으로 아이들을 구원하다

한 사람이 꿈을 품었을 때 얼마나 많은 일이 달라지는가.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도리질을 칠 때, 어떤 사람들은 묵묵히 자신의 길을 낸다.

베네수엘라에서 온 시몬 볼리바르 심포니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이 14, 15일 있었다. 이 오케스트라와 그들의 산파 역을 맡은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에 대해서 몇 달 전 우연하게 들을 기회가 있었다. 이번에 그들이 내한 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 때의 기억이 떠올라 그들의 일정을 챙겨보다가 아브레우 박사의 강연회에 가게 되었다.

정작 ‘앙꼬’인 공연은 보지 못한 채 아브레우 박사를 따라다니고 오픈 리허설을 구경한 게 전부이지만, 한 사람의 꿈으로 이렇게 많은 변화가 가능했다는 증언을 듣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었다.

아래는 아브레우 박사에 대해 끼적거린 글.


“오케스트라에서 아이들은 인내심과 협동심, 연민과 공동체의 가치, 인생을 배웁니다. 악기를 다루면서 더 잘하고 싶다는 열망도 생겨나지요. 음악가가 안 되어도 상관없습니다. ‘연주하고 싸우는 것 (To Play and To Fight)’. 이것이 우리 모토입니다. 음악을 통해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자기 자신과 싸우자는 것이지요.”

남미 베네수엘라에서 반평생 음악을 통해 빈민가의 아이들을 구원해온 마에스트로는 “33년 전 뿌린 첫 씨가 오늘날 나무가 되었다”고 감회에 잠겼다.


베네수엘라가 낳은 세계적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과 시몬 볼리바르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14, 15일 이틀간 내한 공연을 가졌다. 오늘날 이들이 있기 까지는 33년 전 오케스트라를 창단하고 소외된 아이들에게 무료로 음악을 가르치는 국가 조직 ‘엘 시스테마’를 만들어 이끌어온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69) 박사를 빼놓을 수 없다.


아브레우 박사는 15일 성남아트센터에서  음악교사 문화예술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문화예술 교육을 주제로 강연회를 갖고 ‘엘 시스테마’의 경험을 들려주었다.

지금까지 ‘엘 시스테마’를 거쳐 간 아이들은 27만 5000명. 현재 베네수엘라 전국에 120여개의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만들 정도로 거대하게 성장했지만, 그 출발은 1975년 어느 날 수도 카라카스의 한 지하주차장에 모인 11명의 아이들이었다.


경제학자이자 음악가로 베네수엘라 국가경제원 계획 및 조정 관리를 맡기도 했던 아브레우 박사는 빈민가 아이들을 범죄와 마약으로부터 구원하기 위해 총 대신 악기를 들게 했다. 그는 클래식 음악 교육자의 딱딱한 훈육 대신 “열심히 익혀서 같이 멕시코로 공연을 가자”고 아이들을 북돋았다고 한다.


다른 삶을 살고 싶어도 기회를 갖지 못했던 아이들은 아브레우 박사의 자선 레슨을 제 발로 찾아왔고 11명은 다음날 25명, 그 다음날 46명으로 불어나기 시작했다. 불어나는 제자들을 더 이상 지하 주차장에서 가르치기가 어려워지자 아브레우 박사는 정부에 탄원서를 냈고 간신히 지원을 얻어 몇 달 뒤 시몬 볼리바르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창단되기에 이른다. 멕시코 공연이 빈 말이 아니게 된 것이다. 4년 뒤인 1979년에는 ‘엘 시스테마’를 설립해 클래식 음악 무료 교육을 조직적으로 펼쳐나갔다.


‘엘 시스테마’ 설립 당시 베네수엘라에는 오케스트라가 달랑 두 개 뿐이었다고 한다. 클래식 음악이 부유층의 고상한 취미 정도로 여겨지던 시절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론적 기초부터 차근차근 가르치는 것도, 1대1 개인수업도 아니고 처음부터 음악을 ‘함께’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던” 아브레우 박사의 교육 방식은 혁명적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는 “아이들을 가르칠 때 전통적, 체계적 교육방식을 따랐더라면 지금보다 더 시간이 걸렸을 것”이라면서 “이론 대신 실제에 기반한 시스템이 우리의 강점이다. 너무 부족한 것이 많아 일단 가능한 악기부터 시작하고 보는 게 필요했다”고 회고했다.


아이들은 2살 때부터 ‘엘 시스테마’에서 타악기를 두드리고 함께 놀면서 리듬감을 배운다. 가르칠 사람도 모자라 먼저 배운 아이들이 나중에 들어온 아이들을 가르쳤다. 15일 공연에 나선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그렇게 ‘선배’들에게 배운 세 번째 세대 출신이라고 했다.


아브레우 박사는 “50년대에 내가 음악을 배울 때는 1대1 레슨을 받고 혼자 공부했을 뿐 함께 생활하는 기쁨은 체험하지 못했다”면서 “베네수엘라에서는 음악을 배우는 것이 폭력과 마약으로부터 벗어나는 수단이며, 거리의 갱단과 극과 극인 오케스트라를 통해서도 아이들이 함께 어울리고 소속감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엘 시스테마’는 전문 음악인 양성 보다 빈곤의 악순환을 깨뜨리려는 사회운동 쪽에 무게중심이 실려 있다.


아브레우 박사는 “가난하면 교육받을 기회를 얻지 못해 계속 가난하게 사는 빈곤의 악순환이 이어지지만, 오케스트라의 일원이 됨으로써 아이들은 물질적으로는 가난해도 정신적으로 풍요해질 수 있다. 꿈을 품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싸우기 시작하게 된다”고 들려주었다.



‘엘 시스테마’가 배출한 최고 스타는 이번에 시몬 볼리바르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한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 그는 미국 LA필하모닉의 최연소 예술감독으로 임명된 상태다. 또 베를린 필하모니의 최연소 더블베이스 주자인 에딕슨 루이스도 ‘엘 시스테마’의 간판 스타다.

아브레우 박사는 “많은 아이들이 작곡가 감독 밴드 교사로 진출하고 있으며 브라질 에콰도르 등 다른 남미 국가에도 파견돼 ‘엘 시스테마’의 노하우를 전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교사들을 교육시키는 ‘서브-시스테마’도 운영하고 있으며 살사 대중음악도 교육 내용에 포함시켜 더 다양한 기량을 가진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내년 10월에는 UN 청소년 음악단 네트워크 구성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전 세계 청소년들이 한 무대에서 평화를 위해 연주하는 자리를 만드는 것이 아브레우 박사의 꿈이다.

그는 “이번 아시아 투어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이 자리에서 부산 소년의 집 오케스트라를 베네수엘라에 공식 초청한다”고 말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강연회에서는 ‘엘 시스테마’의 현재를 보여주는 동영상이 상영됐다. 이 영상에서 베를린 필하모니 최연소 더블베이스 주자인 에딕슨 루이스는 가난한 소년이었던 자신에게 음악이 어떤 힘을 전해주었는지를 이렇게 들려주었다.


“…낮은 음을 연주할 때면 나는 신을 느낀다. 신의 분노, 어둠, 위대함, 그리고 힘을 느낀다. 우리 모두가 갖기를 원하는 힘. 이 힘이 내 손, 내 악기, 내 영혼에서 비롯된다는 느낌이 나로 하여금 음악에 집중하게 만든 원동력이다. 나는 조국에 책임감을 갖고 있다. 독일에서 상류층의 삶을 살 순 없다. 독일에서 배운 것을 돌려주고 아이들로부터 더 배우기 위해 나는 수시로 조국에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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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테라의 느낌

    Tracked from terra's me2DAY 2008/12/17 11:01 delete

    그녀, 가로지르다 :: 아브레우 박사-클래식으로 아이들을 구원하다. ((내가 공부하고 있는 분야에서 꼭 이루고 싶은 일이다.))

  2. Subject 8con의 생각

    Tracked from 8con's me2DAY 2008/12/18 11:19 delete

    가난하면 교육받을 기회를 얻지 못해 계속 가난하게 사는 빈곤의 악순환이 이어지지만, 오케스트라의 일원이 됨으로써 아이들은 물질적으로는 가난해도 정신적으로 풍요해질 수 있다. 꿈을 품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싸우기 시작하게 된다,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

  1. 이쁜이 2008/12/16 20:18 address edit & del reply

    멋지다.......흑

    • BlogIcon sanna 2008/12/16 23:15 address edit & del

      시몬 볼리바르 오케스트라 공연 보고나서 어떤 사람(내가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이 그랬대.
      "죽기전에 (아브레우 박사와) 비슷한 일은 해봐야 되는 거 아닌가..."
      정말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

  2. BlogIcon 마음산 2008/12/16 21:58 address edit & del reply

    영화 <록큰롤 인생>이 담박에 떠오르는,
    내가 인간이라는 사실이 이 순간 다행이라는,
    여러 생각이 동시에 떠오르네요.^^

    • BlogIcon sanna 2008/12/16 23:16 address edit & del

      그러고보니 비슷한 내용의 영화가 꽤 있네요.
      메릴 스트립이 주연한 어떤 영화도 비슷한 내용을 다룬 것같기도 하고.
      그런 일이 현실로 일어났단 말이지요!!! ^^

  3. BlogIcon 도도빙 2008/12/16 22:26 address edit & del reply

    그라민 뱅크도 그렇지만 주변에 소수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사람만이 오랜 시간의 노력 끝에 거대한 꿈을 이룰 수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큰 그림만을 보기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는게 아니면 중도에 포기하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 BlogIcon sanna 2008/12/16 23:19 address edit & del

      이 프로그램을 도입한 과테말라의 한 음악가 블로그에 어제 가봤는데요.
      베네수엘라의 성공사례를 보고 난 뒤에도 "베네수엘라가 특수해서 가능했겠지, 우린 안 될거야"
      이런 생각을 떨쳐내기가 어려웠다더군요.
      때론 무모해보일 정도의 맹목적 믿음이 뭔가를 만들어내는 가장 큰 동력인 듯합니다.

  4. BlogIcon inuit 2008/12/16 22:51 address edit & del reply

    무슨 영화같은 스토리군요.
    의미있는 interaction이 어떤건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그나저나 회사 바로 옆에서 이런게 있었는데 전혀 몰랐다니.. 뭐하고 사는지. ㅠ.ㅜ)

    • BlogIcon sanna 2008/12/16 23:20 address edit & del

      그러니까 제가 어제 inuit님 바로 근처에서 한나절을 보냈던 거군요. 이런~ ^^

  5. BlogIcon 미탄 2008/12/17 11:13 address edit & del reply

    역쉬~~ 산나님다운 포스팅입니다.
    한 사람의 꿈, to play and to fight,
    죽기 전에 비슷한 일 한 번은 해야 하지 않겠나~~
    무모할 정도의 맹목적 믿음...
    모조리 동감입니다.

    • BlogIcon sanna 2008/12/17 18:11 address edit & del

      사족인데요.
      아브레우 박사 관련 글들 중엔 그 분이 함께 지내기가 쉽지 않은 사람이라는 표현도 있더군요.
      고집이 세고 완고하고 깐깐하다는.^^
      그러고 보니 뭔 일 이룬 사람치고 '사람 좋다'는 평 듣는 사람 별로 보질 못했어요.ㅋㅋㅋ

  6. BlogIcon 마음산 2008/12/17 12:08 address edit & del reply

    또 한 말씀 안드릴 수가...^^ 영화 <록큰롤 인생>은 다큐예요.
    평균 나이 80세가 넘는 어른들이, 록을 배우고 공연하는 것인데, 감동 그 자체지요.
    실제로 두 분은 연습 도중 돌아가셔서 영화 끝에서 안 나오시기도...

    • BlogIcon sanna 2008/12/17 18:13 address edit & del

      아, 제가 '스쿨 오브 락'과 헷갈렸습니다.^^;
      '로큰롤 인생'다큐는 보지 못했는데 개봉 영화 설명과 제작지가 영국인걸 보니
      아래 링크에 나오는 할아버지들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http://www.bookino.net/166

2007/12/29 19:04

김인배에게.

인배야.

어제 겨울 산에 혼자 올랐다.

쨍하게 시린 공기가 내 안으로 스며들어와 몸속을 맴도는 것이 생생하게 느껴지더구나. 막혀있던 것이 툭 트이는 기분. 산에 오길 잘했구나, 생각했어. 인적이 끊긴 등산로에 낙엽이 쌓여 드러눕고 싶을 만큼 푹신하더라. 이파리를 벗어버린 길고 가느다란 나무들이 정직해보였다.

중턱에 올라 헐벗은 나뭇가지들 사이로 하늘을 올려다봤어. 가만히 널 불러보았다. 인배야, 잘 지내니? 그곳은 춥지 않니? 우린 모두 잘 지내려 애를 써. 그러니 여기 일은 걱정하지 말고 부디 편히 쉬렴….


네가 간지도 벌써 석 달째에 접어드는구나. 전화를 받고 미친 듯이 달려가던 그 가을날, 괘종시계의 추가 멈추듯 내겐 모든 게 정지되어 버렸다. 그날 이후 벌어진 일들이 아득하고 나쁜 꿈처럼 느껴져…. 그런데도 시간은 무심하게 흘러서 그동안 계절이 바뀌고, 이제 해가 바뀌려 한다.


올해가 가기 전에 네게 작별인사를 꼭 해야 하겠다는 조바심에 편지를 써.
작별인사, 라고 말하고 나니 속에서 저항감이 치밀어 올라온다. 어떻게 널 보낸단 말인지….

어떻게 널 잊겠니. 누나가 작별하고 싶은 건, 널 잃은 슬픔을 너를 앞세운 내 운명에 대한 한탄으로 은근슬쩍 바꿔치기 하려드는 나 자신의 청승에 대해서다. 시간이 빨리 흘러 어서 늙어버렸으면 좋겠다고 바랐는데, 문득 흐르지 않는 건 시간이 아니라 나 자신이라는 걸 알아차렸어. 절망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는 건 너도 원하는 바가 아니겠지. 이젠 내가 흘러가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사람들을 다시 만나고 일상의 윤곽을 다시 그리려고 애를 쓰는 요즘도, 무심히 걷다가, 멍하니 앉아 있다가, 자려고 누웠다가, 갑자기 아, 하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발작처럼 가슴이 조여 온다. ‘심장이 오그라들 것 같다’는 말이, 물리적으로 이해가 되더구나….

꿈 많고 건강하던 너의 목숨이 왜 30여 년 만에 끝나야 했냐고,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느냐고, 대답 없는 질문을 붙들고 못난 누나는 오래 몸부림쳤다. 부모님의 참혹한 고통을 지켜볼 때마다 분노를 주체할 수 없어 하늘에 대고 종주먹질을 해댔어. 왜, 도대체 왜 이래야 했냐고.

지금도 그 질문이 날선 비통과 함께 불쑥 찾아오면, 대답할 말이 없어 가슴을 움켜쥐고 쩔쩔맨다. …다만,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듯, 이제 받아들여야 한다고 되뇔 뿐이다. 성경 속의 욥이 말했듯 ‘내 머리로 헤아릴 수 없는 일들’에 대해 더 이상 지껄이지 말자고, 탄식은 할지언정 자기연민에 빠져 징징거리지는 않았던 욥처럼, 이제 받아들이자고….


인배야.

내 안의 일부가 너와 함께 죽어버렸지만, 동시에 너의 어느 한 부분은 내 안에 살아있다는 걸 느껴.

며칠 전 가족과 함께 떠난 여행지에서도 그랬다. 함께 모여 밥을 먹을 때, 좋은 걸 볼 때, 먼 길을 갈 때, 넌 우리 옆에 앉아있거나 같이 감탄했고 같이 차 안에서 눈을 감고 잠을 청했지. 널 실제로 만질 수 없어 서러웠지만 그렇게라도 느껴지는 네 존재감이, 좋았어.

못견디게 네가 보고 싶을 때마다 누나는 눈을 감고 상상한단다.

네 각막을 이식받은 사람이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또렷하게 바라보며 웃는 모습, 네 심장판막을 이식받은 아이가 더 이상 가쁜 숨을 몰아쉬지 않고 편안하게 들이마실 겨울 공기. 단단하던 너의 뼈는 어떤 이의 몸 안에서 함께 나처럼 겨울 산을 오를지도 모르겠다.

조직기증을 할 땐 네가 마지막으로 좋은 일을 하도록 해주자는 생각뿐이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널 그리워하는 가족에게 더 좋은 일이었지 싶다. 네가 숱한 생명 속에 살아있다고 생각하면, 네가 어디선가 잘 지내고 있는 것만 같아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는구나.


인배야.

하와이 원주민들은 인생을 파도라고 생각한다더라. 파도가 자신이 바다의 일부분이라는 걸 모른다면 바위에 부딪혀 깨질까봐 두렵고, 앞서 바위에 부딪혀 사라진 다른 파도의 죽음을 슬퍼할 테지. 하지만 바다의 일부분임을 깨닫는다면 슬퍼할 것도, 두려워할 것도 없다고….

얼마 전 무심히 사진 파일을 훑어보다 지난해 아버지 칠순 기념 가족여행길에 찍은 네 스냅사진을 봤어.
나이아가라 폭포 앞에서 우비도 훌러덩 벗어던지고 웃음을 터뜨리던 네 얼굴. 폭포 앞을 유영하던 새들과 함께 네가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것만 같은 착시에 눈앞이 흐려진다.

인배야.

그렇게 크게 웃으며 훨훨 날아가렴. 부딪혀 깨져도 사라지지 않는 폭포의 물줄기가 되렴. 이 지상에서 오로지 너만이 선물할 수 있었던 기억을 안고 누나도 바다에서 함께 흐르마.
네가 살아있을 때 한 번도 말하지 못했던 인사를 뒤늦게 전한다. 나의 동생, 김인배.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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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시렌 2007/12/29 21:19 address edit & del reply

    오랜만에 쓰신 글이기에 반가운 마음에 한달음에 왔는데...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BlogIcon 산나 2007/12/30 10:24 address edit & del

      고맙습니다. 오랫만의 글이 너무 우울한 것이어서 미안해요.

  2. 2007/12/29 22:14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 입니다

    • BlogIcon 산나 2007/12/30 10:27 address edit & del

      편지를 쓰지 않고는 뭐든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같지가 않았어. 가상공간을 흘러다니는 정보가 옆길로 새어 하늘나라의 동생에게 전달되는 광경도 상상해본다. 맘이 간절하면 그리 되려나? ^^;

  3. 2007/12/30 00:41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 입니다

    • BlogIcon 산나 2007/12/30 10:15 address edit & del

      네.그럴께요. 감사합니다.

  4. 2007/12/30 04:17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 입니다

    • BlogIcon 산나 2007/12/30 10:32 address edit & del

      그 계획은 추진할 수가 없게 되어버렸어요. 원래 1월에 갈 예정이었는데...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가게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5. BlogIcon 좀비 2007/12/31 11:25 address edit & del reply

    동생분이 멋있는 삶을 살다 가셨으리라 여깁니다.
    글을 읽는 내내 동생에 대한 깊은 사랑을 아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힘내시기 바랍니다..

    • BlogIcon 산나 2008/01/01 17:31 address edit & del

      멋지게 살았고 다정한 녀석이었어요. 힘내려고 블로그에도 다시 끄적거려본답니다. 고맙습니다.

  6. 2007/12/31 14:46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 입니다

    • BlogIcon 산나 2008/01/01 17:34 address edit & del

      고맙다. 네 말대로 웃으면서 떠올릴 수 있는 때가 빨리 오도록 애쓸게. 예쁜 아가와 함께 행복한 새해 맞이하길~

  7. Gomy 2008/01/01 17:07 address edit & del reply

    새해 첫날 오래만에 쓰신 글에 저도 반가운 마음에 달려왔는데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BlogIcon 산나 2008/01/01 17:37 address edit & del

      우울에서 벗어나보려고 썼는데 이거 새해 첫날부터 제가 여기 찾아주시는 분들을 우울하게 만든 건 아닌지...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올 한해가 Gomy님께도 좋은 해였으면 좋겠습니다.

  8. 2008/01/01 18:40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 입니다

    • BlogIcon 산나 2008/01/02 23:36 address edit & del

      그래. 그러자. 호쾌하게 웃고 떠들어주렴. ^^

  9. BlogIcon inuit 2008/01/01 20:18 address edit & del reply

    오시었군요.
    어떤 위로도 말이 가볍다 느껴져 그냥 멈춥니다.

    잘 계시는거죠? ^_^
    새해 복 많이많이 받으세요.

    • BlogIcon 산나 2008/01/02 23:37 address edit & del

      네. 잘 지내고 싶어요. ^^ inuit님께도 좋은 한 해 되길 바랄께요.

  10. 2008/01/02 02:28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 입니다

    • BlogIcon 산나 2008/01/02 23:45 address edit & del

      지난해 마지막 날, 올해 첫날, 인배에게 다녀왔어. 처음으로 울지 않고 그 녀석 만났다. 안심이 되더라... 여기서도 그럴 수 있을 거야. 올해 네게도 따뜻한 일 많이 생기길 바랄께.

  11. BlogIcon ufo 2008/01/02 18:25 address edit & del reply

    ....................................

    • BlogIcon 산나 2008/01/02 23:43 address edit & del

      말안해도 알아들었어. ^^;
      새해 첫날 블로그 사진 참 좋더라. 내 컴퓨터 바탕화면에 깔게 다운받아도 돼요? 불법유포 안할께. 새해 선물 내가 그렇게 알아서 접수하겠음!

  12. BlogIcon ufo 2008/01/03 19:39 address edit & del reply

    회사멜 쓰는지????알려주면 가로사진으로 줄께...뉘신데....안드릴까 ㅋㅋ
    바탕화면은 가로사진이 조아....알려주쇼...
    핸폰문자루....
    혹은 내 멜ufo@dnfl회사명.com
    알제???????

  13. 2008/01/08 15:04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 입니다

    • BlogIcon 산나 2008/01/09 13:03 address edit & del

      아, 그러셨군요. 인연이 그런 식으로도 닿는군요...고맙습니다.

  14. BlogIcon Ray 2008/12/17 10:03 address edit & del reply

    으...음..................................

2007/01/16 19:25

스티브 잡스-위대한 커뮤니케이터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프리젠테이션은 그가 말하려는 대상 ‘아이폰’ 못지않게 탁월한 프리젠테이션 기술로도 눈에 띈다.

인터넷에서 그의 프리젠테이션이 위대한 커뮤니케이터가 하는 모든 스킬을 보여주었다고 분석한 글을 발견하다. (원문은 여기에)

골자는 다음과 같다.

1. 리허설의 힘= 리허설을 통해 말하려는 내용을 머릿속에 완벽하게 숙지.

2. 그 자신을 보여주기= 다른 사람을 모방하지 않고 때로 흥분하고 감정적인 그 자신 그대로.

3. 비주얼의 효과적 사용= 슬라이드와 함께 아주 쉬운 사례로 아이폰을 시연해 보여주기.

4. 해결 대상 과제를 구체적으로 설명= 스마트폰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며 아이폰이 뭘 해결했는지를 전달.

5. 세 번씩 반복해 말하기= 아이폰 특징도 3가지로 설명하고 키워드를 세 번씩 반복.

6.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기상황에 당황하지 않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위기를 해결.

7. 드라마틱한 짧은 침묵의 활용= 다음에 뭐가 나올지 청중의 기대를 증폭시킴.

8. 효과적인 비교기법 사용=비교를 통해 아이폰의 독특한 특징을 부각시킴.


그런가 하면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의 발표를 텍스트로 만들어 어떤 단어를 많이 사용했는지, 어떤 연설이 이해하기 쉬운지를 비교한 분석도 있다. (분석 원문은 여기에, 그리고 이를 소개한 ENTClic님의 블로그는 여기에)

결과 수치가 낮을수록 알아듣기 쉬운 연설이라는데 분석 결과 스티브 잡스의 연설이 빌 게이츠의 것보다 더 쉬운 연설로 나왔다고 한다.

자기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잘 모르는 사람일수록 말과 글을 어렵게 쓰는 경향이 있다는 말이 갑자기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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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도도빙 2007/01/16 19:57 address edit & del reply

    관련된 책이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 - 김경태 지음" 와이프가 사준 책이라서 (제목 보고는 사고 싶은 기분이 들정도는 아니라서..) 읽어 봤는데 나름 도움이 되더군요.

    • BlogIcon susanna 2007/01/16 23:31 address edit & del

      아,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전 사실 별 관심이 없는 제품의 프리젠테이션을 이렇게 넋놓고 보게 된 것 자체가 스스로도 신기해서 자꾸 이 사람에 대해 더 알고 싶어지더라구요. 꼭 읽어보겠습니다.

  2. BlogIcon cavin 2007/01/16 23:52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오늘 이책 샀답니다. :)
    원래 이 책을 사러 갔던건 아니였는데 pt를 하다가 몇분이 졸았던 기억이나서 냉큼 구매한T-T
    스티브잡스의 스타일의 심플한 pt스타일이 명칭지어진게 있는데요.
    'Lessing method'란게 있답니다. it쪽에서 잘 알려진 'Takahashi method'란 게 있구요.
    (심플함, 핵심, 대화식, 단일단어, 사진, 그림..

    'Takahashi method'는 처음봤을 때 그 전달력과 생동감, 혁신적 생각에 많은 충격을 받았더랍니다.
    lessing style - http://presentationzen.blogs.com/presentationzen/2005/10/the_lessig_meth.html
    takahashi method - http://presentationzen.blogs.com/presentationzen/2005/09/living_large_ta.html

    이미 알고 계시는 내용인데 주저리 적은게 아닌가 싶네요. 그럼 이만..^^

    • BlogIcon susanna 2007/01/17 11:49 address edit & del

      아~이건 또 새로운 세계군요. 제 직종에선 프리젠테이션 할 일이 없어서 잘 몰랐거든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3. BlogIcon cavin 2007/01/16 23:54 address edit & del reply

    도도빙님 commend에 리플단다는게 새 comment로 올라갔네요 이런T-T

    • BlogIcon susanna 2007/01/17 11:49 address edit & del

      ^^ 그 덕분에 cavin님 댓글이 하나 더 달리구~저야 좋죠 ^^

  4. BlogIcon LYZCHE 2007/01/17 01:47 address edit & del reply

    아아, 공감하고 갑니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것이 쉬운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알면 알 수록 어렵다는 얘기도 있지 않나 싶구요.^^

    • BlogIcon susanna 2007/01/17 11:51 address edit & del

      그러게 말입니다. 쉬운 말 잘 구사하기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인 것같아요.

  5. BlogIcon 민재 2007/01/17 02:07 address edit & del reply

    음,, 책 안 사도 될만큼의 요점 정리네요. 감사..

  6. BlogIcon 미래도둑 2007/01/18 10:44 address edit & del reply

    이걸 주제로 '신*아'에 글을 쓰실 수 있는지요? 이거, 우리가 좋아하는 주젭니다. 딱인데요.

    • BlogIcon susanna 2007/01/18 19:39 address edit & del

      헛....이걸 주제로 신*아에 미래도둑님이 글을 쓰시면, 제가 독후감을 써서 블로그에 올리겠습니당.....^^;

  7. BlogIcon 광이랑 2007/01/18 16:21 address edit & del reply

    잘 읽었습니다. 그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내용을 말하는것 이상의 표현능력을 가졌다고들 평하는게 왜 그런지 알 듯합니다.

    • BlogIcon susanna 2007/01/18 19:40 address edit & del

      아~스티브 잡스가 그런 평가를 받던 사람이었군요. 댓글을 통해 새로 알게 되는 게 많네요. 감사~^^

2006/11/28 15:51

정민 교수-다산선생의 지식경영법

제목이 잘 잊혀지지도 않는 책 ‘미쳐야 미친다’를 읽으면서부터, 이 책의 저자인 정 민 한양대 국문학과 교수가 궁금했다.


이 책에 등장하는, 한 분야에 미쳐(狂) 종래는 그 분야에서 경지에 미친(及)사람들의 이야기 자체도 매혹적일 뿐 아니라, 무엇보다 그 재미없는 역사 (난 과거에 연연하지 않는 성격이라 역사를 안좋아한다 ^^;)에서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퍼올리다니…. 정민 교수는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 궁금해졌다.


마침 정민 교수가 이번에 ‘다산선생의 지식경영법’이라는 책을 펴냈고 그 핑계로 만날 기회를 얻었다.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은 18세기 통합적 인문학자이자 그 폭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여러 분야에 걸친 조예가 깊었던 르네상스적 지식인인 다산 정약용이 ‘무엇을 했느냐’보다 ‘어떻게 했느냐’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정 교수는 최근 미국 프린스턴대학에서 1년의 안식년을 마치고 돌아왔는데, 이 책은 그가 6개월 이상 시간과 노력을 집중 투자해 펴낸 책이다.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으로 건너가기 이전에, 정 민 교수 그 자신이 내겐 지식경영의 귀재처럼 보인다.


정 교수의 방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그가 ‘씨앗창고’라고 부르는 연구실 구석의 자료 정리 차트였다. (오른쪽 사진 정교수 오른쪽 뒤편의 둥그런 파일들이 씨앗창고다)
원래 병원에서 쓰이는 환자 차트 정리용 도구인데 정 교수는 이 차트 나무를 자신이 관심있는 주제별 카드를 정리하는 용도로 썼다.

주제별 파일 600개가 이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책을 읽으면서 전각, 새 등 관심있는 주제가 나올 때마다 전부 자료를 복사하거나 모아 파일로 정리해놓다 보면 어느새 책 한권 쓸 수 있는 만큼의 자료들이 모아진다고 한다. 당장 그가 뭔가를 쓰려고 마음 먹는 주제 뿐 아니라 ‘재미있는 옛 이야기’ ‘감동적인 시’와 같은 파일들도 눈에 띄었다.


정 교수가 이번에 맘먹고 덤벼든 대상인 다산 정약용은 18년의 강진 유배생활 동안 약 500권의 책을 썼으니 1년에 28권꼴이다. 그것도 참고 서적이 변변치 않은 귀양지에서다. 한 분야만 들이판 것이 아니라 행정가, 교육학자, 사학자였으며 토목공학자 기계공학자 지리학자 의학자 법학자 국어학자이기도 했다.

어떻게 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 분야에서 동시에, 그것도 탁월한 성취를 이룩할 수 있었을까. 그 비결을 정 교수는 “정보를 필요에 따라 수집, 배열해 체계적이고 유용한 지식으로 탈바꿈시킬 줄 알았던 지식경영의 힘”에서 찾았다.


“18세기 지성사를 연구하다보니 그 시기를 실학이 아니라 정보화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대 ‘사고전서’ 간행 이후 정보가 쏟아져 들어온 18세기는 21세기 정보화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경전에 대한 사소한 해석 차이를 두고 티격태격하던 시대는 힘을 잃고 넘쳐나는 정보를 어떻게 재편집해 가치 있는 정보로 만들 것이냐가 중요해진 거죠.”


수집벽과 정리벽이 대단했던 18세기 지식인들을 좇다 정 교수가 마주친 사람은 “지식경영, 지식편집의 귀재”인 다산이었다. 정 교수가 연보를 통해 저술연대를 추정해본 결과 다산은 언제나 동시에 7,8 가지의 작업을 병행, 추진했으며 한 작업이 다음 작업의 원인이자 결과로 서로 엮여 있었다.


예컨대 ‘목민심서’는 역대 역사기록 속에서 추려낸 수만장의 카드를 바탕으로 정리한 목민관의 사례 모음집이다. 이 책을 쓰다가 형법 집행의 중요성을 절감해 이 부분만 확대해 ‘흠흠신서’를 엮었다. 또 ‘경세유표’는 이 부분작업의 결과들을 국가경영의 큰 틀 위에서 현장 실무경험을 살려 하나의 체계로 재통합한 것이다.


정 교수는 이 책에서 다산의 정보처리 방식을 촉류방통법(觸類旁通法·묶어 생각하고 미루어 확장하라), 어망득홍법(魚網得鴻法·동시에 몇작업을 병행하여 진행하라) 등 50개의 방법으로 정리했다.

“다산의 작업진행과 일처리방식은 아주 명쾌합니다. 먼저 필요에 기초해 목표를 세우고 관련 있는 자료를 취합해 카드 작업을 합니다. 이를 분류한 다음 통합된 체계 속에 재배열하는 것이죠.”


스스로 정교한 체계를 세워 지식을 조직화했을 뿐 아니라 다산은 자식과 제자들에게도 하나의 정보가 나오면 계속 찾아서 체계를 잡고 질서화하는 것이 공부라고 누누이 강조했다.

“다산은 아들이 닭을 기른다고 하면 빛깔에 따라 구분해보기도 하고 횃대를 달리해보기도 하고 닭에 관한 글들을 모아 ‘계경(鷄經)’을 쓰라면서 그것이 ‘글 읽는 사람의 양계’라고 가르쳤습니다.”


정 교수는 다산이 ‘목민심서’를 집필할 때와 똑같은 방식을 따라 이 책을 썼다. “이전엔 전작으로 책을 써본 경험이 별로 없는데 이번엔 처음부터 설계도면을 만들어 작업하면서 다산 식의 작업이 얼마나 효율적인지를 체험했다”고 한다.


“다산의 위대성은 그의 작업량이 아니라 작업의 방식에 있습니다. 그의 지식경영은 효율적인 공부방법과 경영지침서로도 여전히 유용합니다.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과거가 오래된 미래가 될 수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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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서평] 다산 선생 지식 경영법

    Tracked from Future Shaper ! 2008/07/09 10:14 delete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 정민 지음/김영사 요즘 정조와 정조시대의 지식인에 대한 관심이 크다. 현재의 문제에 대한 답을 과거의 지혜로부터 찾는 것은 예로부터 해오던 일이다. 역사는 반복되었고, 과거의 지식인들도 상황은 다르지만 본질적으로 같은 고민을 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다산 정약용은 1762년에 광주에서 태어나 1836년에 세상을 떠났다. 75년의 생을 사는 동안 그는 새로운 세상을 열고자 했던 정조의 선봉대였고, 백성들 삶의 부조리를 해결해주는..

  2. Subject 다산선생 그리고 블로거십

    Tracked from Inuit Blogged 2008/07/27 23:02 delete

    '다산 선생 지식경영법'을 읽고 있는 중입니다. 페이지 수도 많지만, 내용이 방대하여 이리 저리 곱씹으며 읽게 됩니다. 읽다가 무릎을 탁치게 만드는 테마가 보여 몇자 적어봅니다. 다산 선생은 스스로의 수련과 소통을 통해 공부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방법이 블로거십(bloggership, 블로그정신)을 빼다 박았습니다. Bloggership 블로거 정신이란 뭘까요? 지금 막 생각해 본 단어라 제대로 정립된 개념이 있겠습니까. 하지만, 전 블로그의 본질..

  1. BlogIcon 미래도둑 2006/11/28 18:21 address edit & del reply

    앗, 오늘은 제가 첫 번째네요~오, 예!...다산의 작업을 정보화의 시각으로 풀어낸 것이 돋보입니다. 그가 엄청난 대작을 남겼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어떻게 그 작업을 했을까 하는 부분은 전혀 의심하지 않았는데...한 수 배웠습니다, 사부님~

    • BlogIcon susanna 2006/11/28 23:01 address edit & del

      그러게요. 전 그냥 '천재니까 가능한 것이려니....'하고 말았는데 정민 교수 책 읽다보면 다산은 '지식경영, 지식편집의 귀재'라는 말에 동의하게 되더군요. 물론 천재니까 그것도 가능했겠지만.....근데 여기 다 못썼는데 책에 보면 다산이 하도 방바닥에 앉아 책 편찬작업을 하느라 복숭아뼈에 세번이나 구멍이 나고 이와 머리카락이 다 빠졌다는 대목이 있어요. 아~이러니 누가 이 사람을 당하겠나 싶더군요....(근데 사부님은 정 교수님 말하는 거겠죠? 난 줄 알고 깜딱 놀랐자나.....^^;)

    • BlogIcon 미래도둑 2006/11/29 17:56 address edit & del

      사부님은 수잔나님이 맞습니다, 맞고요.

    • BlogIcon susanna 2006/11/29 19:44 address edit & del

      흐미~^^;

  2. inuit 2006/11/28 23:28 address edit & del reply

    음미할만한 이야기군요. '다산'이나 '지식경영'이 대단히 의미있지만 일견 진부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는데, 정보 정리라는 관점에서는 전혀 새로운 맥락으로 다가옵니다.

    • BlogIcon susanna 2006/11/29 17:26 address edit & del

      네. 엄청난 생산의 비결이 거기 숨어있었더라고요.

  3. BlogIcon 당그니 2006/11/29 12:03 address edit & del reply

    역시 방대한 자료야말로 창작의 근원이군요. 저같이 떠돌아 다니는 인간은 ㅜ.ㅜ...

    • BlogIcon susanna 2006/11/29 17:27 address edit & del

      당그니님은 창작의 근원을 휴대용으로 지니고 다니시잖아요. 머리에, 손끝에~^^

  4. SIRA1352 2007/02/12 23:12 address edit & del reply

    두번 읽었습니다
    모르겠습니다
    부족한게 아직 많습니다
    앞으로 두세번은 더 읽어야 이 책의 맛을 알것 같습니다
    분명한건...어느 위치에 있던지 모든이가 활용할 수 있는 책인것 같습니다.
    꼭 읽어보세요 ^^*

    • BlogIcon susanna 2007/02/14 18:57 address edit & del

      다산 따라 실천하기도 참 만만치 않겠더라구요. 워낙 방대하고 동시에 촘촘해서 말이죠.

  5. BlogIcon 쉐아르 2008/07/09 10:13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정민 교수를 참 좋아합니다. 개인적으로 어떤 분이신가 궁금했는데, 산나님 블로그에서 많은 정보를 얻었습니다 ^^;;

    저도 이 책의 서평을 쓴 적이 있습니다. 트랙백 걸어봅니다.

    • BlogIcon sanna 2008/07/09 21:50 address edit & del

      정민교수의 씨앗창고가 넘 멋져보여 비슷한 걸 사려고 몇군데 들렀다가 포기했다죠...^^

  6. BlogIcon inuit 2008/07/27 23:04 address edit & del reply

    글도 좋지만, 씨앗창고 사진은 완전 독점인걸요. ^^
    (이 책에 대해 쓸 내용이 너무 많아요. ㅠ.ㅜ)

    • BlogIcon sanna 2008/07/29 18:36 address edit & del

      쓰고싶은 게 넘쳐나는데 바빠서 시간은 없고, 설레고 안타까워하며 한밤중에 자판을 마구 두드릴 inuit님의 모습이 떠오르는군요.^^

2006/11/06 22:51

이준익 감독-유쾌한 씨의 사는 법

‘라디오스타’ ‘왕의 남자’ ‘황산벌’ 등을 만든 영화감독 이준익은 몇 달에 한번씩 띄엄띄엄 보는데도 내가 ‘친하다’고 생각하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사무실 근처를 지나가다 전화해서 마침 시간이 맞으면 커피 마시며 수다를 떠는 사이.
일로 만날 때도 일인지 아닌지 헷갈리게 떠들며 놀다가 돌아오곤 한다.

그 이전의 흥행 기록을 모두 깬 '왕의 남자'이후 무척 유명해졌는데도 그는 여전히 한결 같아서 좋다. 내가 그를 처음 만났을 땐 그는 "키드캅이라고 뭐 그런 영화 한번 만들어봤어"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던 소규모 영화수입사 사장이었다.
몇 편의 영화로 '뜬' 뒤에도 그는 여전히 '라디오 스타라고 뭐 그런 영화 한번 만들어봤어. 보러와"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한다.

                                                        <추석 직전 인사동의 어떤 화랑 마당에서 찍은 사진>

추석 직전, 일 때문에 인사동에서 이준익 감독을 만났을 때, 그는 스포츠 모자를 눌러쓰고 스쿠터를 타고 나타났다. (그의 하늘색 스쿠터도 사진을 찍었어야 하는데....난 아직도 '블로거 정신'이 부족하다...-.-;)


“다 늙어서 웬 오토바이 족? 이게 뭐야, ‘국민’감독이?”

“에잇! 뭔 소리야. ‘국민’, 나 그런 거 싫어. 저거 돌돌이야. 돌돌돌돌돌~ 하잖아”
“저거 느리지 않아요?”

“시속 50km가 최고 속도일껄? 그 이상 빨리 다녀야 할 이유 없잖아?”

“차림새하곤...감독님은 어떻게 나이를 거꾸로 드세요?”

“난 태어나자마자 죽은 사람이라서 그래. 점점 어려지는 수밖에 더 있어?”

“그럼 죽을 때 감독님 유언은 ‘응애~’ 뭐 이렇겠네?”

“헤헤, 그럼, 그럼.”


그는 잘 웃는다.

미소에는 두 종류가 있다고 들었다. 가짜 웃음인 ‘팬아메리칸 미소’(없어진 항공사 팬아메리칸 승무원들의 미소에 빗댄)와 마음에서 우러난 진짜 웃음인 ‘뒤셴 미소’. 사람이 뒤셴 미소를 지을 땐 양 입꼬리가 위로 올라가고 눈꼬리에 까마귀나 매발 같은 주름살이 생긴다. 이 감독은 웃을 때 늘 그렇다.

그를 만난 건, 원고 집필 부탁을 하기 위해서였다. 친분을 내세워 강요했건만, 죽어도 안하겠다고 버티는 바람에 내가 졌다. ㅠ.ㅠ 안하겠다는 핑계를 대다대다 못해 자긴 글씨를 싫어하고 '난독증'이라 책도 만화책만 본다고 오리발이다. -.-;
겨우 그가 말하고 내가 정리하기로 타협을 봤다. 워낙 말이 많은 양반인데다, 말을 하다보면 (그의 표현대로라면) “쥑이는 방언”을 자주 한다. 그 ‘쥑이는 방언’을 아주 많이 한 날, 그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


<내 마음 속의 별- 영화감독 이준익의 신중현 예찬>


내가 신중현의 노래를 처음 만난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다. 담임선생님이 번호대로 돌아가며 앞에 나와 노래를 부르라고 시켰다. 내 순서가 되기 전, 고심해서 노래를 골랐다. 내가 얼굴이 빨개진 채 앞에 나가 부른 노래는 신중현의 ‘월남에서 돌아온 김 상사’였다. 아이들이 다 따라 불렀다. 지금 생각하면 초등학생이 ‘반달’ 같은 동요 대신 유행가를 불렀는데 선생님이 아무 말 없었던 것도 이상하다. 선진적이었다고 해야 되나?
그 후 용기백배해 노래 부를 일만 있으면 신중현의 노래를 불렀다. ‘빗속의 여인’ ‘님은 먼 곳에’ ‘커피 한잔’ ‘봄비’…. 40대 후반이라면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이 많지 않을까. 신중현의 노래는 어릴 때 정서적 갈등을 채워 주던 음악이었다. 그때는 몰랐지만, 신중현은 외국 대중문화를 배우고 익혀서 록 음악을 우리의 것으로 만든 사람이다. 어린 아이의 입에도 신중현의 노래가 착착 달라붙었던 이유가 그래서가 아닐까 싶다.

중고교 때는 양희은, 트윈폴리오 등 포크송 시대가 열렸는데 신중현이 TV 출연 금지를 당하면서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듯했다. 하지만 그때에도 신중현 흉내 한번 안 내 본 남자는 없을 것이다. 여자들, 그리고 요즘 세대는 이해 못하겠지만 그땐 남자들에게 기타를 들고 대중 앞에 서서 주목받는 데 대한 환상이 있었다. 스타에 대한 선망을 처음 가져 본 대상이 신중현이었다. 골방에서 신중현의 ‘늦기 전에’ 기타 코드를 연습하며 무대에 서는 상상으로 지새운 밤이 부지기수다

그를 다시 만난 것은 대학 2학년 때였다. 활동을 중단했던 신중현이 1980년에 ‘아름다운 강산’을 들고 돌아왔다. 국수적인 노래였지만 록의 파워가 물씬했다. 암울한 시대를 노래하는 허무가 짙게 밴 이전 노래들과 달리 ‘아름다운 강산’에서는 그의 음악이 긍정적이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가 올해 은퇴를 위한 전국 투어를 한다고 하는데, 너무 소리 소문 없이 진행돼 안타깝다. 50년 연주생활 거인의 은퇴식이 그렇게 치러지다니…. 우리가 현존하는 빈티지(vintage·품위 있는 옛것)에 얼마나 인색한지를 보여 주는 풍경이다. 그러면서 외국에서 롤링 스톤스가 오면 난리가 난다. 지구 반대편의 빈티지에 부화뇌동하고 우리의 빈티지에는 인색한 거다.


나는 영화 ‘라디오 스타’에서 우리의 빈티지가 소중한 가치라고 말하고 싶었다. 20여 년간 명멸한 로커들에게 바치는 오마주(homage·경의)라고 생각하고 이 영화를 만들었다.

영화에서 영월의 ‘이스트 리버’ 밴드 역을 연기한 노브레인이 주인공 최곤(박중훈)에게 “신중현의 대를 잇는 유일한 로커이신 최곤 선배님”이라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내 나름대로 록의 족보를 만들어 본 것이다. 한국 록 음악의 아버지가 신중현이라면 아마 전인권과 닮았을 최곤은 맏형쯤이며 노브레인은 그 맥을 잇는 막내라고 설정했다. 중반 이후 노브레인에게 ‘아름다운 강산’을 부르게 한 것도 한국 록의 아버지에게 바치는 헌사 같은 거였다.

난 족보 없는 문화란 없다고 본다. 이 나라는 변화가 너무 빨라 그런지, 외세 침입에 의해 과거가 전복되어 버린 경험 탓인지 ‘선배에 대한 부정’을 통해 자신을 증명하려는 관습이 있다. 그러나 과거, 외부의 영향을 온전히 단절해 버린 상태에서의 ‘나’가 가능하기나 할까. 내가 받은 과거의 모든 영향, 내 안에 축적되어 온 관계, 그런 것들이 ‘나’를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닐까. ‘나’는 곧 내 안에 축적된 역사가 아닐까. 내게 필요한 건 ‘연대감’ ‘관계’이지 ‘차이의 부각’ 혹은 ‘과거에 대한 부정’이 아니다. 그래서 아예 영향, 족보, 그런 것들을 두드러지게 노출시키는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그게 ‘라디오 스타’다.

창작자로서 신중현에 대해 기질적 연대감도 느낀다. 신중현은 미군부대에서 음악을 배웠지만 미국 록 음악을 흉내 내지 않고 자신만의 한국 록을 만들지 않았는가. 나도 ‘모델’이 없는 영화를 만든다. ‘황산벌’ ‘왕의 남자’ ‘라디오 스타’는 그 이전의 어떤 외국 영화에 대한 오마주가 없다. 내 목소리를 만들어 가는 사람으로서의 동질성이랄까, 그런 연대감을 느낀다.

신중현은 음악적 테크닉도 훌륭하지만 기질이 더 멋있는 사람이다. ‘라디오 스타’에 신중현의 곡을 사용하기 위해 3월에 찾아가 뵌 적이 있다.

그때 신중현은 자신이 어떻게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는지를 들려줬다. 중학교 때 영등포역 앞 악기점에 가서 제일 멋있어 보이는 바이올린을 샀는데 어떻게 소리를 나게 하는지를 당최 알 수가 없어서 기타로 바꿨다고 했다. 그게 그의 연주생활의 시작이었다.

고교 때는 클럽 연주자를 찾아가 막무가내로 오디션 봐 달라고 졸랐고 가르쳐 주겠다고 하자 그 이튿날 학교를 때려치웠다고 한다. 그는 그렇게 고민할 시간에 연습하고, 망설일 시간에 몸을 던져버리는 사람이다. 3월에 만났을 때도 스스로 실천한 인간의 파워가 눈빛에 그대로 드러났다. 정말 멋졌다.

그날 신중현에게 내가 “록은 뭡니까”하고 물었더니 “록은 정신”이라고 말씀하셨다. 그 정신은 바로 “자유”라고…. 그 말씀이 잊혀지질 않는다.

내가 그날 신중현에게 한 약속이 있다. “10만 명쯤 모아 무료로 선생님의 공연을 하고 싶다. 무보수로 출연하실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런 무대가 있다면 너무 행복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내년에 그걸 해야 하는데 걱정이다…. 한강 둔치나 밤섬 같은 곳에서 해질 때 시작해 해뜰 때까지 로커들이 무보수로 출연해 무료로 온 관객들과 그냥 노는 거다. 그렇게 젊은이들에게 ‘족보 있는 록’의 진면모를 경험하게 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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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inuit 2006/11/07 00:54 address edit & del reply

    그래서 최곤의 매니저가 '한번보고 두번보고 자꾸만 보고 싶네..'를 읊조리는군요.
    이 글을 읽으니 라디오 스타의 장면들이 다시 눈앞을 사악 지나갑니다.
    이준익 감독 인터뷰에 견주면 어째 제 최근 포스팅은 매우 경박스럽게 느껴지네요. -_-

    • BlogIcon susanna 2006/11/07 10:28 address edit & del

      글케 멋진 크로스오버 분석을 올려놓으시고 '경박스럽다'하시면 저희같은 미물은 우찌 살라고....어흑~ ㅠ.ㅠ

    • BlogIcon inuit 2006/11/07 23:16 address edit & del

      analysis가 시퍼런 칼을 들고, 잘게 나누고 쪼개 무엇으로 이뤄졌나 살피는 거라면, appreciation은 한데 모아 전체를 바라보고 없는 부분까지 보충해 대상을 파악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susanna님은 통합적으로 음미하는 안목이 최고! ( ^^)=b

    • BlogIcon susanna 2006/11/08 17:45 address edit & del

      헉~ 과찬에 몸둘바를 모르겠사옵니다........넙죽~

  2. 우리세상 2006/11/07 09:38 address edit & del reply

    라디오 스타...정말 재밌게 봤어. 칼럼이 계기가 됐지. 한 물 가려는지 단성사 제일 작은 영화관에서 밖에 안하더라구. 보고 나서 감지덕지 했어. 따뜻함이 밀려왔지. 위로 향하기만 하는 화살표 인생은 없는 것 같아. 언제 기회되면 그 느낌을 블로그에 담아볼까 해. 스쿠터 안찍은 것은 블로거 정신 부족도 부족이지만 기자 정신도 부족한 게 아닌지...

    • BlogIcon susanna 2006/11/07 10:29 address edit & del

      ....선배....제가 좌우당간 '정신'이 없는 줄은 잘 알지만 일케 까발려놓으시면 우짭니까.....흑흑~~~블로그에 언능 올려주셔요. 기대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