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멋졌다'에 해당되는 글 17건
- 2011/07/09 하느님께 빌 뿐입니다. . . 김진숙 (4)
- 2011/06/05 정유정 작가를 만나다 (9)
- 2010/08/15 음악의 안부 (9)
- 2009/05/23 명복을 빕니다... (3)
- 2009/05/19 내 친구 정승혜 (16)
- 2009/05/10 장영희,당신은 패배하지 않았습니다 (14)
- 2009/01/17 베네수엘라의 호세 (22)
- 2008/12/16 아브레우 박사-클래식으로 아이들을 구원하다 (12)
- 2007/12/29 김인배에게. (26)
- 2007/01/16 스티브 잡스-위대한 커뮤니케이터 (14)
하느님께 빌 뿐입니다 (Solo le pido a Dios) /메르세데스 소사 (Mercedes Sosa)의 노래
하느님에게 빌 뿐입니다.
내가 고통에 무심하지 않게 하소서.
충분히 일도 못한 채 생을 마감한,
텅 빈 채 홀로 누운 마른 주검이 되지 않도록 하소서.
하느님께 빌 뿐입니다.
내가 불의에 무심하지 않게 하소서.
맹수의 발톱이 내 운명을 할퀴고 간 다음
다른 뺨을 다시 얻어맞는 일이 없도록 하소서.
하느님께 빌 뿐입니다.
내가 전쟁에 무심하지 않게 하소서.
전쟁은 거대한 괴물이고 강한 군홧발입니다.
순진무구한 사람들만 짓누릅니다.
하느님께 빌 뿐입니다.
내가 거짓에 무심하지 않게 하소서.
배신자가 여러 사람보다 더 큰 힘을 행사할 때
여러 사람들이 이를 쉽게 잊지 않게 하소서.
하느님께 빌 뿐입니다.
내가 미래에 무심하지 않게 하소서.
전진해야 하는 이가 막막함을 느낄 때
또 다른 문화 속에서 살 수 있게 하소서.
(가사 번역본 출처: 이성형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교수의 글 "메르세데스 소사")
* * * * *
얼마전 트위터에서 알게 된 최용주 님 (@choiyongju)이 소사의 이 노래를 김진숙에게 바친다고 띄웠다. 전국에서 185대 이상의 희망버스가 부산 영도의 85호 크레인을 향해 떠난 오늘, 이 보다 적절한 선곡도 없지 싶다.
이렇게 사람들이 모여들어 박수를 치고 축제를 벌일 때, 사람들의 따뜻한 환대 속에 김진숙이 자기 발로 걸어서 크레인을 내려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소사의 노래를 들으며 상상해본다.
얼마 전, 김진숙의
오늘도 마찬가지......
눈물로 흐릿해져 여러 번 읽기를 멈춰야 했던 그 책에 대해, 단 한 자도 쓸 수가 없다.
김진숙이 겪은 그 모든 고난, 남들은 무시무시한 '빨갱이'라 손가락질 하지만 기실 알고보면 남의 고통을 언젠가 한 번 외면했다는 자책을 떨치지 못하고 비단신을 벗어 던져버린 선량한 사람들, 김진숙이 전국을 돌며 해야 했던 그 많은 추모사들,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수려한 글솜씨까지 그 모든 게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되어 던져진다. 카인아, 그때 너는 어디에 있었느냐....
김진숙이 '전태일 평전'을 읽었을 때처럼, "가슴에 큰 산 하나가 들어앉아 그 산에서 돌덩이가 와르르 쏟아져 양심에 돌팔매질을 해대는 그런 느낌".......
하지만 오늘은 그의 설움과 분노 대신 희망을, 평소 잘 믿지도 않고 돌아보지도 않던 희망을 믿어보려고 한다.
전국에서 버스를 타고, 자전거를 타고, 배를 타고, 걸어서, 김진숙이 있는 부산 영도의 85호 크레인을 향해 모여드는 마음. 소사의 노래처럼 고통에 무심하지 않고, 전진하는 이가 막막함을 느낄 때 모른 체하지 않고 모여드는 사람들.
지금 이 시간 그 행렬이 전국에 흐르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멀리 서울의 방구석에 있는 내 가슴이 뛴다. 벅차게 아름답다.
'그(녀)는 멋졌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하느님께 빌 뿐입니다. . . 김진숙 (4) | 2011/07/09 |
|---|---|
| 정유정 작가를 만나다 (9) | 2011/06/05 |
| 음악의 안부 (9) | 2010/08/15 |
| 명복을 빕니다... (3) | 2009/05/23 |
| 내 친구 정승혜 (16) | 2009/05/19 |
| 장영희,당신은 패배하지 않았습니다 (14) | 2009/05/10 |
| 베네수엘라의 호세 (22) | 2009/01/17 |
| 아브레우 박사-클래식으로 아이들을 구원하다 (12) | 2008/12/16 |
잔뜩 설렌 김에, 정유정 작가를 두 차례 만나 제 책 '내 인생이다'에 실은 인터뷰를 독자 서비스 차원 (^^;)에서 전문 게재합니다. 꽤 길어서 접었습니다.
---------------------------------------------
운명이 내 삶을 침몰시킬 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 정유정: 간호사에서 소설가로
1980년 5월, 시가전이 벌어지던 광주에 공수부대가 진입하던 날이었다.
방 10개가 주르륵 붙어있던 기다란 한옥에서 하숙을 하던 대학생과 어른들은 출정식이라도 하듯 마당에 함께 모여 번개탄을 피워 삼겹살을 구워먹고 소주를 마셨다. 그러고는 한 명 뿐이던 여고생에게 “집 잘 보라”고 당부한 뒤 굳은 얼굴로 모두 트럭을 타고 떠났다. 밤새 총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겁에 질려 어쩔 줄 모르던 여고생은 대학생이 묵던 옆방에 들어가 책을 하나 골랐다. 재미없는 책을 보면 잠이 올까 싶어 고른 책은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그 뒤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는 기억에 없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총소리가 그쳐 있었다. 어른들은 아무도 돌아오지 않았다. 불빛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창문에 쳐둔 이불을 들추고 밖을 내다보니 새벽이었다. 희뿌옇게 밝아오던 하늘, 깊은 정적에 휩싸인 새벽녘의 거리를 바라보던 여고생에게서 갑자기 걷잡을 수 없는 울음이 터져 나왔다…….
2009년 장편소설 "내 심장을 쏴라"로 1억 원 고료 제5회 세계문학상을 탄 정유정 씨는 자신이 왜 작가가 되고 싶은지를 고등학교 1학년이던 그날 알았다고 했다. 그 울음이 답이었다.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힌 여고생의 몸과 마음을 꿈결처럼 홀리고 잠시나마 현실의 공포를 잊도록 해준 소설, 그렇게 울게 만들 수 있는 소설을 쓰고 싶었다. 그 후 한시도 소설가의 꿈을 잊어본 적이 없지만, 자신의 꿈과 마주하기까지 그는 먼 길을 돌아와야 했다.
그는 5년 6개월간 간호사로, 9년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 직으로 일한 뒤 서른여섯 살 때인 2001년 직장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독특한 이력의 소설가다. 글을 쓰게 되기까지 왜 그렇게 오래 걸렸느냐고 물으니 그는 “생존 투쟁 때문”이라며 씩 웃었다. 그를 처음 만났을 땐 그가 들려준 이십대의 고단한 경험이 ‘생존 투쟁’의 전부인 줄로 이해했다. 신산스러운 이십대를 보내면서도 꿈을 잃지 않은 일편단심에 그저 고개를 끄덕였을 뿐이다.
두 번째 만났을 땐 전업 작가가 되기 위해 서른여섯 살에 인생의 방향을 튼 뒤 마흔 두 살에 등단하기까지 그가 살아낸 7년간의 캄캄한 시간이 눈에 밟혔다. 번번이 시험에 떨어지는 고시생처럼 공모전에 잇따라 낙방하면서 어떤 결실도 얻지 못한 채 흘려보내야 했던 시간을 그는 어떻게 버텨냈을까? 그는 “10년 넘게 습작 중인 사람도 있는데 내 7년은 아무 것도 아녜요”하면서 별 것도 아니라는 듯 말했지만, 7년이면 초등학교 6학년 아이가 자라 대학생이 되는 시간이다. 그 시간을 무너지지 않고 견디어낸 것이야말로 그가 작가라는 존재로 자신을 세우기 위해 치러야 했던 진짜 ‘생존투쟁’이었을 것이다.
더보기
'그(녀)는 멋졌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하느님께 빌 뿐입니다. . . 김진숙 (4) | 2011/07/09 |
|---|---|
| 정유정 작가를 만나다 (9) | 2011/06/05 |
| 음악의 안부 (9) | 2010/08/15 |
| 명복을 빕니다... (3) | 2009/05/23 |
| 내 친구 정승혜 (16) | 2009/05/19 |
| 장영희,당신은 패배하지 않았습니다 (14) | 2009/05/10 |
| 베네수엘라의 호세 (22) | 2009/01/17 |
| 아브레우 박사-클래식으로 아이들을 구원하다 (12) | 2008/12/16 |
-
-
양화학인 2011/06/05 21:09
그것을 하지 않으면 죽을 것같은 것이 내 인생에 있었던가? 습관처럼 공부를 하고, 습관처럼 진학을 하고, 습관처럼 세상에 관심을 갖고, 습관처럼 취직을 하고, 습관처럼 열정을 품어보지만, 다행히 그동안의 인생이 궤도를 크게 이탈하지 않고 전진할 수 있었던 것은 분명 행운이었을 것같습니다. 죽을 만큼 열망하는 것은 중독된 월급과 조직의 안온함안에서 스멀스멀 소멸되어가고, 어느새 열망없이도 그냥 저냥 살아가는 인생이 되어가는 것 같은 요즘, 이 글을 읽으며 결심해 봅니다. "월급의 중독을 끊고 생산의 기쁨을 찾자."
-
sanna 2011/06/06 22:23
열정 넘치는 양화학인님도 그런 생각을 하시는군요 ^^
근데 저는 죽었다 깨어나도 저렇게 열정 넘치는 스타일로는 못살 거 같아요.
사람마다 결이 달라서, 자기 결에 맞게 살면 되는건데..그거 찾기도 참 쉽지 않지요 ^^
-
-
당그니 2011/06/06 00:28
정말 너무 이 작가의 소설을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글입니다. 꼭 보고 싶네요. 산나님 글 최고! 이런 말 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으나 산나님 글은 늘 어떤 절실함이 묻어납니다. 그건 곧 제가 제 자신에게 가끔 물어보는 질문이기도 하거든요.
-
sanna 2011/06/06 22:25
아이구, 당그니님 과찬이십니다....
절실함이 묻어난다 해주시니 기쁘면서도 한편 반성하게 되네요..고맙습니다 ^^
(그나저나 잘 지내시지요?)
-
-
'그(녀)는 멋졌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하느님께 빌 뿐입니다. . . 김진숙 (4) | 2011/07/09 |
|---|---|
| 정유정 작가를 만나다 (9) | 2011/06/05 |
| 음악의 안부 (9) | 2010/08/15 |
| 명복을 빕니다... (3) | 2009/05/23 |
| 내 친구 정승혜 (16) | 2009/05/19 |
| 장영희,당신은 패배하지 않았습니다 (14) | 2009/05/10 |
| 베네수엘라의 호세 (22) | 2009/01/17 |
| 아브레우 박사-클래식으로 아이들을 구원하다 (12) | 2008/12/16 |
-
-
lebeka58 2010/08/16 17:42
그러니깐 곡을 헌정받은신거네요. 와우~~ 좋은 선배이신가봐요,, 산나님은요. 글구요 ,오카리나두 배우시지,지난번올리신 TED의 내용등을 종합해 볼때 EQ가 급상승 중이신거 같아요.
-
sanna 2010/08/17 17:50
앗, 이게 누구십니까. 거의 백만년만이어요 ㅠ.ㅠ
오카리나는 배우다 말았어요. 제가 하는 일이 다 그렇죠 뭐..-.-;;
후배가 아마 저를 생각하면서 쓴 곡은 아닐거여요.
그랬다면 저렇게 잔잔하고 맑은 음이 나올 리가 없지요 ^^
-
-
-
.....너무 놀라고 충격적이어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군요. 명복을 빕니다.......
'그(녀)는 멋졌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하느님께 빌 뿐입니다. . . 김진숙 (4) | 2011/07/09 |
|---|---|
| 정유정 작가를 만나다 (9) | 2011/06/05 |
| 음악의 안부 (9) | 2010/08/15 |
| 명복을 빕니다... (3) | 2009/05/23 |
| 내 친구 정승혜 (16) | 2009/05/19 |
| 장영희,당신은 패배하지 않았습니다 (14) | 2009/05/10 |
| 베네수엘라의 호세 (22) | 2009/01/17 |
| 아브레우 박사-클래식으로 아이들을 구원하다 (12) | 2008/12/16 |
그녀가 미니홈피 대문에 마지막으로 걸어둔 문구였습니다.
내 친구 정승혜.
오늘 그녀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 돌아왔습니다. 자신이 외운 주문대로, 더 좋아지려고, 고통없는 세상을 향해 서둘러 떠난 것인지...
바람이 몹시 불던 날 세상을 떠나 마음이 아팠는데, 오늘처럼 볕이 좋았던 날 배웅할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요….
해질 무렵 그녀를 내려놓으며 긴 작별의 의식이 끝나던 때,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함께 놀랐습니다. 만사를 제치고 그녀를 배웅하러 먼 길을 온 사람이 100명도 넘었습니다. 저처럼 휴가를 내고 따라온 사람이야 둘째 치고, 출장을 갔던 칸 영화제에서 남은 일정을 취소하고 달려온 친구들이 있는가 하면, 오늘 공항에서 장지로 직행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녀와 20년 지기인 이준익 감독님은 마지막 인사를 하면서 목이 메어 “주위를 한번 둘러보세요. 정승혜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지금 여러분이 보고 계십니다”하고 말씀하시더군요....
아직도 그녀의 웃는 얼굴을 물기 없는 눈으로 바라볼 자신이 없지만, 정돈된 글을 쓸 자신이 없어 그녀의 추모특집을 싣는 매체의 원고 요청도 사양했지만, 돌아오고나니 횡설수설로라도 그녀에 대해 말하고 싶어지는군요.....
10여 년 전 기자와 취재원으로 처음 만났지만, 그녀는 제 친구입니다. 나이가 많든 적든 그녀를 친구라고 부르는 사람은 저뿐만이 아닙니다. 어느 누구를 만나도 수평한 우정의 관계를 맺는 신기한 능력을 그녀는 지녔습니다.
그녀는 제가 직접 아는 사람 중 가장 강한 사람이었습니다. 2006년 병을 발견할 때부터 의사가 길어야 1년 남짓이라고 했다던 삶을 그녀는 3년 넘게 살아냈습니다. 역시 그녀와 20년 지기로 이 감독님과 함께 상주 역할을 하셨던 조철현 대표님은 그저께 빈소에서 "승혜는 일에서건, 사람에 대해서건, 심지어 병을 맞서서건, 단 한번도 비겁한 적이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 그녀가 장하고 자랑스럽습니다. 그녀가 나를 친구로 대해 주었다는 것을 내 삶에 드문 영광으로 오래오래 기억할 것입니다.
숱한 관계의 흔적이 쌓여 '나'를 만든다는 제 생각이 영 엉터리가 아니라면, 지금의 제 안에도 정승혜의 흔적은 또렷합니다. 정승혜, 이준익 감독, 조철현 대표를 포함한 씨네월드 3인방 이 아니었다면 4년 전 저는 감히 책을 써볼 엄두도 내지 못했을 터이고, 지금의 저와는 많이 달랐을 것입니다.
무모하게 첫 책을 쓴 것도 이 3인방의 강렬한 '펌프질' 때문이었고, 정승혜는 한술 더 떠 책의 삽화와 표지를 그려주고 제목까지 지어주었습니다. 첫 책이 나오자마자 제가 가장 먼저 달려간 곳도 이들 3인방에게였습니다.
그녀 자신이 책 3권 의 저자이자 글쓰기에 대한 매혹이 누구보다 강했던 사람인 터라, 우리는 만나면 서로 쓰고 싶은 책 이야기를 곧잘 주고받곤 했습니다. 그녀는 영화 카피라이터가 되는 법도 쓰고 싶어했고, 중편소설도 쓰고 싶어했고, 가장 최근엔 병상일기를 써서 인세를 어린이 암 환자들을 위해 기부하고도 싶어했습니다.
지난해 이맘때쯤 스페인 산티아고에서 제가 보낸 엽서를 보고 그녀는 자기도 건강이 회복되면 그 길을 걸어보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산티아고 여행기가 4월에 나온다고 뻥을 쳐놓은 탓에, 한달여전 전화로 "얼른 싸인해서 갖구 와!"하던 그녀의 목소리가 생생합니다.
이렇게 빨리 갈 줄 알았더라면 좀 서두를 것을....그녀에게 받은 것에 비해 뭐 하나 해준 게 없는 쓸데없는 친구인 저는 뒤늦은 후회로 가슴을 칩니다. 눈물범벅이 된 미련한 저를 가만 지켜보던 조철현 대표님은 오늘 제 허접한 책 한 권을 그녀의 발치께에 얹어 함께 하늘나라로 보내주셨습니다. 먼 길 가는 그녀와 잠깐이라도 함께해줄 길동무가 된다면 그 책은 세상에 태어난 제 사명을 다하는 게 될 것입니다.
내 친구 정승혜. 부디 고통없는 곳에서 편히 쉬시기를......
'그(녀)는 멋졌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정유정 작가를 만나다 (9) | 2011/06/05 |
|---|---|
| 음악의 안부 (9) | 2010/08/15 |
| 명복을 빕니다... (3) | 2009/05/23 |
| 내 친구 정승혜 (16) | 2009/05/19 |
| 장영희,당신은 패배하지 않았습니다 (14) | 2009/05/10 |
| 베네수엘라의 호세 (22) | 2009/01/17 |
| 아브레우 박사-클래식으로 아이들을 구원하다 (12) | 2008/12/16 |
| 김인배에게. (26) | 2007/12/29 |
Trackback : http://www.bookino.net/trackback/304
-
Subject 새벽
2009/05/20 00:23
새 벽 그는 갔다 내 빈 터에 쉬 헤아릴 수 없는 이슬이 쌓이고 늘 기다리는 느티나무엔 마른 울음만 쌓이고 그 사이 별들이 잎처럼 스러졌다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그의 길은 그와 함께 닫혔고 새벽빛이 그 눈 떴다 감기듯 약속은 오래 전에 잊혔다 나는 다만 새벽을 열고 닫으며 차마 기억만은 남지 말기를 바라며 그와 나 사이에 행복한 안녕을 새겼다 씻고 또 씻어도 내겐 새벽냄새가 났다 그래도 고마운 것은 기억이었다 새벽을 사이에 두고 그와 내가 여윈 별..
-
-
layer_cake 2009/05/20 08:48
주변에나쁜일이많이늘었어요..나이탓을해야하나..그러기엔너무빠른데..17일새벽에나쁜소식듣고잠깐울었소..억울해..산나씨글읽고또운다..늙었나봐..고레에다의에프터라이프를다시보면서맘달래봅시다.
-
sanna 2009/05/20 18:45
그러게 말입니다. 왜 이렇게 나쁜 일이 자꾸만 일어나는지...
'애프터라이프'에서 묻는 것처럼 "저 세상에 가져갈 딱 한가지 기억"은 갖고 계신지요..
-
-
지아 2009/05/20 14:26
짧은 삶이었지만 후회없이 살다 가신 분인것 같네요.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의 친구였음을 자랑스러워하고 그리워하고 애통해하는 것을 보면... 살아가다가 어떤 상황이 잘 판단이 안될때 삶의 마지막을 생각하면 훨씬 명료해지더라구요. 사는 날까지 잘 살아야할텐데. 고인이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길 빕니다.
-
엘윙 2009/05/21 00:17
안타깝습니다. 젊은 나이에 떠나셨군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 누군가 세상을 떠났다는 말을 들으면 괜히 마음이 아려옵니다.
아직도 치유가 안된 모양이에요. 산나님 책 읽고도 펑펑 울었습니다.
그래도 힘내야겠죠! -
lebeka58 2009/05/21 00:33
아까운 분이 너무 일찍 가셨네요, 사진안에 웃으시는 모습에 매력적인 카리스마가 느껴지는군요
그간의 힘든 여정 끝내시고 평화와 안식을 누리시길 빕니다 -
이동진 2009/05/21 01:37
많이 상심하셨죠. 진심으로 슬프게 우는 그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김선배 눈물이 더 아프게 다가오더군요. 정승혜 대표는 생각할수록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요셉피나님이 부디 눈물 없는 곳에서 평온하시길 다시 한 번 빕니다.
-
sanna 2009/05/21 12:52
예전에 우리 함께 '생이지지' '학이지지'하고 놀던 생각이 왜 자꾸만 나는지...
그때 정승혜씨 웃던 얼굴이 잊혀지지가 않네요.
이동진씨는 정승혜씨가 써준 간판, 명함 보면 오래 힘들텐데...
그래도 그렇게 우리 옆에 있다고 생각합시다...마음 추스리고 기운내세요.
-
-
UFO 2009/05/23 00:03
소식 듣고...설마....
이 착한 친구 이야길 또 쓸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잘 하셨소.....
나두 일로 한번 서울극장쪽에서 봤었는데...
환하게 웃어준 기억이 선하군...
나하곤 친구 아니라서 다행이라 여겼지..
안그럼 울었을테니..
그저 눈시울만 살짝 적셨지
@@@ -
사복 2009/05/25 20:54
올라오는 기사를 읽으면서, 잘 모르니 마냥 막연하게, 아, 영화계가 또 한 명의 큰 사람을 잃었구나 했었는데요... 그런데 여기 와 보니, 가까운 친구분을 잃으신 산나님이 계시는군요...
뒤늦게 나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상심이 크실 산나님도.. 힘내세요...
어제 인터넷에 짤막하게 뜬 부고기사에서 활짝 웃는 그녀의 사진을 멍하니 바라보다 그만 울어버렸다.
소아마비와 세 번의 암 판정에도 그녀가 무너지지 않고 투병 중이라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제발, 이겨내기를…’하고 바랐는데….
신문 오피니언 면에 실리는 칼럼 중 내가 유일하게 끝까지 정독했던 칼럼은 그녀의 글뿐이었다. 그녀의 글은 위선도, 위악도 없이 담백했다. 기꺼이 자기 자신을 놀림감으로 삼아 글을 쓰면서도 당당했다.
그녀의 수필집 ‘내 생애 단 한 번’을 읽을 때 새삼스럽게 유난히 죽음과 관련된 글이 많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놀란 적이 있다. 유언은 뭐가 좋을지, 천국은 어떤 곳일지, 아버지의 영혼은 어떻게 지내실지…. 죽음을 소재로 글을 쓰면서도 그녀는 늘 삶 쪽을 향해 있었다.
그녀의 칼럼과 책을 읽으면서, 유난히 자주 눈에 띈 터라 ‘저자가 이 말을 좋아하는 구나’ 하고 느꼈던 구절이 있다.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에 나오는 구절이다.
“인간은 파괴될지언정, 패배하지 않는다. (Man can be destroyed, but not defeated)”
그녀의 영전에 이 말을 바친다. 당신은 패배하지 않았노라고.... 고인의 명복을 빈다.
…이 글에서 고인은 자신이 곧 물에 잠길 운명인지도 모른 채 아름다운 희망의 노래만 부르는 눈먼 소녀의 이야기에 대해 한 학생이 “이런 허망한 희망은 너무나 비참하지 않나요?”라고 묻던 기억을 들려준다.
“그때 나는 대답했다. 아니, 비참하지 않다고. 밑져야 본전이라고. 희망의 노래를 부르든 안 부르든 어차피 물은 차오를 것이고, 그럴 바엔 노래를 부르는 게 낫다고. 갑자기 물때가 바뀌어 물이 빠질 수도 있고 소녀 머리 위로 지나가던 헬리콥터가 소녀를 구해줄 수도 있다고. 그리고 희망의 힘이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듯이 분명 희망은 운명도 뒤바꿀 수 있을 만큼 위대한 힘이라고. 그 말은 어쩌면 그 학생보다는 나를 향해 한 말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난 여전히 그 위대한 힘을 믿고 누가 뭐래도 희망을 크게 말하며 새봄을 기다린다.”(235쪽)
- 10일 장영희 교수의 유고집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출간 소식을 알린 연합뉴스 기사 중 한 대목
'그(녀)는 멋졌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음악의 안부 (9) | 2010/08/15 |
|---|---|
| 명복을 빕니다... (3) | 2009/05/23 |
| 내 친구 정승혜 (16) | 2009/05/19 |
| 장영희,당신은 패배하지 않았습니다 (14) | 2009/05/10 |
| 베네수엘라의 호세 (22) | 2009/01/17 |
| 아브레우 박사-클래식으로 아이들을 구원하다 (12) | 2008/12/16 |
| 김인배에게. (26) | 2007/12/29 |
| 스티브 잡스-위대한 커뮤니케이터 (14) | 2007/01/16 |
Trackback : http://www.bookino.net/trackback/301
-
Subject 장영희 교수님께 부치지 못한 감사의 편지.
2009/05/19 23:41
"희망은 세상에서 제일 멋진 축복이다. 희망을 갖지않는것은 어리석다....나는 그렇게 희망을 크게 떠들었다." 자신의 상황이 절망과 좌절속에 허우적거릴지라도 언제나 희망을 노래하던 한 사람, 아픔과 고통이 있어도 언제나 미소지으며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 주었던 한 사람. 언제나 좋은 글로 희망을 전해 주었던 장영희 교수님이 지난 9일 돌아가셨습니다. 8년동안 싸워오던 암이라는 병마와의 싸움에 결국 지고 마셨습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도 사람..
-
-
-
격물치지 2009/05/10 23:03
제가 20년 전에 서강대 영자신문사에게 일했는데... 그 때 장교수님이 지금 제 나이에 교정을 봐 주셨습니다.... 그 때는 잘 모르고... 최근에 그분의 책들을 보면서 감회가 새로왔는데... 안타깝습니다.
장교수님 필시, 저승에서는 좀더 편한 몸을 얻으셨을 겁니다...-
sanna 2009/05/10 23:30
아,그런 인연이 있으셨군요.
전 제가 조금만 더 부지런했더라면 장교수님을 만날 수 있었는데,
그럴 기회를 놓친 게 두고두고 후회가 됩니다.
-
-
lebeka58 2009/05/11 09:49
장영희 교수님 ! 영원한 안식을 누리소서... 영원한 빛을 그에게 비추소서... 강인하고 아름다운 영혼을 가지신 분이었는데...이 아름다운 5월에 떠나시네요, '내 나이 세어 무엇하리 .나는 이미 5월 속에 있다'고 하신 금아 피천득 선생님을 생각하던 요즈음이었는데....피천득선생님을 돌아가시기몇 년전에 동네 산책로서두 번 뵈었을 때 선듯 인사드리지 못한 것이 너무 후회되요, 왜 그리 용기가없었을까하구요 ' 거리에 비가 내리듯 내 마음에도 비가 내리네요.. ..해마다 5월에 그리워할 분이 한 분 더 늘었네요,
-
슉 2009/05/11 23:44
여기서도 울었어요. 마지막 남겼다는 말이...내 생애 마지막에 내게 그런 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누구에게 "너의 누구여서 좋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생각해봤어요. 당신의 딸이어서, 당신의 엄마여서, 당신의 아내여서, 당신의 친구여서, 당신의 후배여서, 당신의 선배여서....마지막 순간에 그리 헛헛하지 않으려면 지금 알뜰살뜰히 살아야할텐데 어찌 일상사는 이리 버거운지...맨날 싸우고 미워하고 기분 상해있는데(심지어 딸하고도요 ^^). 참, 선배 책 내신 것 축하...한국 돌아가야 볼 수 있겠네요..
-
Adios 2009/05/19 23:44
책속에... 훗날 사람들이 나를 기억해 줄까?라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교수님을 그리워하고 고마워 할 것입니다.. ^^ 이제는 아픔대신 행복한 웃음으로 아버지의 곁에서 즐거운 시간 가지고 계실거라 믿습니다. -
lebeka58 2009/05/23 19:47
오늘 장영희 교수님의 삶이 다시금 떠오르는군요, 부조리한 삶도 너른 가슴으로 당당히 안으셨던
, 그 씩씩하심과 삶에의 열정! 더욱 더 당신이 커보이시고, 그립습니다!-
sanna 2009/05/26 13:33
그러게말입니다. 저도 일요일 집에 달려가자마자 장영희 교수의 책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을 서둘러 읽었답니다. 그냥 그래야 할 것같아서요..
-
오래 전 스페인 영화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을 볼 때 들었던 이 한마디가 오래 마음에 남았다. 영화 안에서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블랑쉬 역할을 맡았던 늙은 여배우가 무대 위, 무대 밖에서 두번 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땐 낯선 이의 친절 밖에 의지할 데가 없는 늙은 여배우의 고독이 눈에 밟혔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영화의 맥락과 무관하게 내겐 점점 더 이 말이 어떤 인간도 완벽하게 혼자가 아니며, 우린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말로 달리 들리기 시작했다.
지난달에 베네수엘라의 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가 다녀간 뒤 (그 때의 일은 '아브레우 박사 이야기' 로 블로그에 썼다), 그들의 이야기가 영 잊혀지지 않았다. 사람마다 유난히 꽂히는 코드가 따로 있는데 내 경우는 그게 자기 삶 안에서 '다름'을 만들어낸 사람들의 이야기다. 클래식으로 빈민촌 아이들이 다른 세상으로 건너갈 다리를 놓아준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에 대해 더 알고 싶었다. 아마존을 뒤져도 책이 없는데 그래도 틀림없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 '엘 시스테마'에 무작정 메일을 보내 영어로 된 책이 있느냐고 물었다. 어차피 '아님 말고'니까.
웬걸, 그 다음날부터 호세의 메일 융단폭격이 시작됐다. 메일 1개에 책 1페이지를 스캐닝한 jpg 파일 1개씩을 첨부해서 잇따라 보내는 거였다.
답례로 선물을 보내고 싶은데 주소를 알려달라니까 호세는 감사 메일로 충분하니 선물은 됐다면서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왜 그를 청년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이력을 들어보니 60은 훌쩍 넘었을 것 같다. 호세는 뉴욕에서 음악을 공부하고 첼리스트로 활동하다가 1980년에 조국 베네수엘라로 돌아갔다. 베네수엘라에서 가장 오래된 '오케스트라 신포니카 베네수엘라'에서 20년간 일했고 친구인 아브레우 박사(69)가 빈민촌 아이들의 손에 총 대신 바이올린 활을 쥐어주며 '엘 시스테마'를 만들 때 그를 도왔다. 메일에서 그는 조국 베네수엘라, 친구인 아브레우, '엘 시스테마', 무엇보다 여길 거쳐간 아이들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어디 내세우고 인정받으려는 종류의 자부심이라기보다 순수한 기쁨으로 반짝이고, 한 사람에게라도 더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고, "너도 할 수 있어"라고 말하고 싶어하는 듯한 자부심.
'그(녀)는 멋졌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명복을 빕니다... (3) | 2009/05/23 |
|---|---|
| 내 친구 정승혜 (16) | 2009/05/19 |
| 장영희,당신은 패배하지 않았습니다 (14) | 2009/05/10 |
| 베네수엘라의 호세 (22) | 2009/01/17 |
| 아브레우 박사-클래식으로 아이들을 구원하다 (12) | 2008/12/16 |
| 김인배에게. (26) | 2007/12/29 |
| 스티브 잡스-위대한 커뮤니케이터 (14) | 2007/01/16 |
| 정민 교수-다산선생의 지식경영법 (14) | 2006/11/28 |
Trackback : http://www.bookino.net/trackback/281
-
Subject 테라의 느낌
2009/01/19 11:14
'낯선 이의 친절로 살아간다.'
-
-
starla 2009/01/17 10:28
정말 가끔 기대치도 않았던 낯선 친절 때문에 살아갈 힘을 얻기도 하는데...
그걸 순수한 마음으로 편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아요.
그나저나 정말 책이라도 쓰셔야 하는 것 아니세요? ^^-
sanna 2009/01/17 15:07
정말 책이라도 써야 할 것같다는 생각이 점점 강하게 들고 있음...
호세에게 한국에 '엘 시스테마'를 열심히 알리겠다고 약속을 했거덩~ ㅠ.ㅠ
-
-
SooJin♡ 2009/01/17 12:26
순수하게 '낯선이의 친절'을 받아들이는 마음마저 사라지려하는 때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일화예요~. 괜찮다라고 따뜻하게 웃어주는 느낌이예요~. ^^
-
-
wiselim 2009/01/17 13:22
낯선 사람의 친절로 살아간다...글쿤여. 사심없이 베풀어주는 친절은 마음에 깊이 새겨지죠. 그런 온기의 나눔이라는 게 사람이 지극히 허망한 순간에 힘을 얻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좋은 이야기였어요.
-
inuit 2009/01/18 01:44
As you said, we all live with the kindnesses shown among ourselves. Like you got great help from Sr. Jose, you would introduce El Systema to Korea. Then more of us will get to know the love and passion within El systema, and the world is getting brighter.

Thank you for sharing great story. -
-
sanna 2009/01/18 11:12
헐~저도 그럼 저 포스트를 영어로 다시 써야 하나요....-.-;
좌우간 호세옹에게 와서 이누잇님 댓글 보라고 알려줘야 하겠군요. 고맙습니다.^^
-
-
엘윙 2009/01/18 22:35
3일동안 182번 클릭하는 것은 보통일이 아닐텐데. 감동 지대로 받으셨겠군요.
저는 세파에 찌들어서 누가 친절을 베풀면..이놈이 뭘 바라고 이러지 -_-?라는 생각이 먼저 들더군요. 으이구! -
지아 2009/01/19 05:34
호세 아저씨에게 zip 파일 만드는 소프트웨어를 보내주면 어떨까여? 무료 윈도우 유틸리티로 많이 나와 있는데.. 그럼 호세아저씨가 나중에도 그 자료를 남들에게 쉽게 보내줄 수 있쟎아여. ㅎㅎ 그렇쟎아도 이 오케스트라 얘기는 미국에서도 신문에서 여러번 본 기억이 있는데. 고마운 사람들 살맛나는 이야기들이예요. 저는 저런 친절을 받으면 나중에라도 몇배로 갚아야한다는 생각이 강박적으로 들곤 하는데요. 다시 생각해보면 꼭 그 사람에게 돌려줄 필요는 없는것 같더라구요.. 그 친절덕에 행복해진 마음을 주위사람들과 많이 나누면 그게 갚는거려니 싶기도 하고...
-
sanna 2009/01/19 20:16
네 말 들으니 생각나는 사람이 있네.
작년에 스페인 여행할 때 산중턱에서 어떤 사람이 커피를 사길래 내가 고맙다고,
"산에서 내려가면 제가 한잔 살게요" 했거덩.
그랬더니 그 사람이 "아뇨, 다음에 만나는 다른 사람에게 사세요"하더라.
그렇게 연쇄적인 호의의 망을 만들자면서.
아주 잘생긴 젊은 남자라서, 그 말을 들을 땐
'너 지금 나를 피하는게지...'하고 괘씸했으나
나중에 여행을 마칠 땐 그 말이 실감나더라구.^^
그렇게 만들어진 호의의 연결망 덕분에 무사히 여행을 마쳤던 것같기도 하고.
-
-
마음산 2009/01/19 11:20
어젯밤 엠비씨 시사매거진2580에서 시스테마를 다루었지요.
이미 이 블로그에서 그 소식을 접했던 터라 더 관심이 가더라는.
sanna님, 우리 시스테마 책 냅시다요! 툭 던지는 말 아님!! -
sanna 2009/05/16 00:10
** 알림다 **
이 포스트를 숨겨둬야할 일이 생겨서 꽤 오래 비공개로 돌려놓았으나,
그 일이 해결되어 다시 공개로 돌려놓습니다.
(호세 본인과 관련된 일은 아니고, 과도한 '상업적 관심' 때문에 빚어진 일이었습니다)
비공개 기간 동안 댓글 달아주신 분들께 내내 미안했는데,
잘 해결되어서 저도 마음이 가볍네요. -
먼지 2009/08/18 01:10
어제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엘 시스테마 다큐를 보고 왔습니다. 신문기사와 음반을 통해서 구스타프 두다멜과 시몬 볼리바르 유소년 오케스트라를 만났었지만, 다큐에서 본 아브레우 박사의 얘기들에 많이 놀라고 깊이 공감했습니다. 정말 놀라운, 도저히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 현실에서 진행되고 있었고, 내 가슴 깊은 곳을 묵직하게 흔들기 시작하더군요. 일단 좀 더 자세히 알고 싶고, 내가 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sanna님께서 받으신 메일의 일부라도 좀 보내주실 수 있을까요? 저도 나름대로 자료를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제 본 다큐의 DVD를 구해 주변에 보여주려 했는데, 아직 출시가 되지 않았네요.
-
sanna 2009/08/18 01:18
아, 저도 그거 너무 늦게 알아서 못본게 안타까웠는데...보셨군요.
메일 관련 건은 제게 메일 보내주시면 말씀드릴게요.
boundarycrosser@gmail.com 입니다.
-
한 사람이 꿈을 품었을 때 얼마나 많은 일이 달라지는가.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도리질을 칠 때, 어떤 사람들은 묵묵히 자신의 길을 낸다.
베네수엘라에서 온 시몬 볼리바르 심포니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이 14, 15일 있었다. 이 오케스트라와 그들의 산파 역을 맡은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에 대해서 몇 달 전 우연하게 들을 기회가 있었다. 이번에 그들이 내한 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 때의 기억이 떠올라 그들의 일정을 챙겨보다가 아브레우 박사의 강연회에 가게 되었다.
정작 ‘앙꼬’인 공연은 보지 못한 채 아브레우 박사를 따라다니고 오픈 리허설을 구경한 게 전부이지만, 한 사람의 꿈으로 이렇게 많은 변화가 가능했다는 증언을 듣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었다.
아래는 아브레우 박사에 대해 끼적거린 글.
“오케스트라에서 아이들은 인내심과 협동심, 연민과 공동체의 가치, 인생을 배웁니다. 악기를 다루면서 더 잘하고 싶다는 열망도 생겨나지요. 음악가가 안 되어도 상관없습니다. ‘연주하고 싸우는 것 (To Play and To Fight)’. 이것이 우리 모토입니다. 음악을 통해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자기 자신과 싸우자는 것이지요.”
남미 베네수엘라에서 반평생 음악을 통해 빈민가의 아이들을 구원해온 마에스트로는 “33년 전 뿌린 첫 씨가 오늘날 나무가 되었다”고 감회에 잠겼다.
베네수엘라가 낳은 세계적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과 시몬 볼리바르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14, 15일 이틀간 내한 공연을 가졌다. 오늘날 이들이 있기 까지는 33년 전 오케스트라를 창단하고 소외된 아이들에게 무료로 음악을 가르치는 국가 조직 ‘엘 시스테마’를 만들어 이끌어온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69) 박사를 빼놓을 수 없다.
지금까지 ‘엘 시스테마’를 거쳐 간 아이들은 27만 5000명. 현재 베네수엘라 전국에 120여개의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만들 정도로 거대하게 성장했지만, 그 출발은 1975년 어느 날 수도 카라카스의 한 지하주차장에 모인 11명의 아이들이었다.
경제학자이자 음악가로 베네수엘라 국가경제원 계획 및 조정 관리를 맡기도 했던 아브레우 박사는 빈민가 아이들을 범죄와 마약으로부터 구원하기 위해 총 대신 악기를 들게 했다. 그는 클래식 음악 교육자의 딱딱한 훈육 대신 “열심히 익혀서 같이 멕시코로 공연을 가자”고 아이들을 북돋았다고 한다.
다른 삶을 살고 싶어도 기회를 갖지 못했던 아이들은 아브레우 박사의 자선 레슨을 제 발로 찾아왔고 11명은 다음날 25명, 그 다음날 46명으로 불어나기 시작했다. 불어나는 제자들을 더 이상 지하 주차장에서 가르치기가 어려워지자 아브레우 박사는 정부에 탄원서를 냈고 간신히 지원을 얻어 몇 달 뒤 시몬 볼리바르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창단되기에 이른다. 멕시코 공연이 빈 말이 아니게 된 것이다. 4년 뒤인 1979년에는 ‘엘 시스테마’를 설립해 클래식 음악 무료 교육을 조직적으로 펼쳐나갔다.
‘엘 시스테마’ 설립 당시 베네수엘라에는 오케스트라가 달랑 두 개 뿐이었다고 한다. 클래식 음악이 부유층의 고상한 취미 정도로 여겨지던 시절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론적 기초부터 차근차근 가르치는 것도, 1대1 개인수업도 아니고 처음부터 음악을 ‘함께’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던” 아브레우 박사의 교육 방식은 혁명적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는 “아이들을 가르칠 때 전통적, 체계적 교육방식을 따랐더라면 지금보다 더 시간이 걸렸을 것”이라면서 “이론 대신 실제에 기반한 시스템이 우리의 강점이다. 너무 부족한 것이 많아 일단 가능한 악기부터 시작하고 보는 게 필요했다”고 회고했다.
아이들은 2살 때부터 ‘엘 시스테마’에서 타악기를 두드리고 함께 놀면서 리듬감을 배운다. 가르칠 사람도 모자라 먼저 배운 아이들이 나중에 들어온 아이들을 가르쳤다. 15일 공연에 나선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그렇게 ‘선배’들에게 배운 세 번째 세대 출신이라고 했다.
아브레우 박사는 “50년대에 내가 음악을 배울 때는 1대1 레슨을 받고 혼자 공부했을 뿐 함께 생활하는 기쁨은 체험하지 못했다”면서 “베네수엘라에서는 음악을 배우는 것이 폭력과 마약으로부터 벗어나는 수단이며, 거리의 갱단과 극과 극인 오케스트라를 통해서도 아이들이 함께 어울리고 소속감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엘 시스테마’는 전문 음악인 양성 보다 빈곤의 악순환을 깨뜨리려는 사회운동 쪽에 무게중심이 실려 있다.
아브레우 박사는 “가난하면 교육받을 기회를 얻지 못해 계속 가난하게 사는 빈곤의 악순환이 이어지지만, 오케스트라의 일원이 됨으로써 아이들은 물질적으로는 가난해도 정신적으로 풍요해질 수 있다. 꿈을 품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싸우기 시작하게 된다”고 들려주었다.
‘엘 시스테마’가 배출한 최고 스타는 이번에 시몬 볼리바르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한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 그는 미국 LA필하모닉의 최연소 예술감독으로 임명된 상태다. 또 베를린 필하모니의 최연소 더블베이스 주자인 에딕슨 루이스도 ‘엘 시스테마’의 간판 스타다.
아브레우 박사는 “많은 아이들이 작곡가 감독 밴드 교사로 진출하고 있으며 브라질 에콰도르 등 다른 남미 국가에도 파견돼 ‘엘 시스테마’의 노하우를 전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교사들을 교육시키는 ‘서브-시스테마’도 운영하고 있으며 살사 대중음악도 교육 내용에 포함시켜 더 다양한 기량을 가진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내년 10월에는 UN 청소년 음악단 네트워크 구성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전 세계 청소년들이 한 무대에서 평화를 위해 연주하는 자리를 만드는 것이 아브레우 박사의 꿈이다.
그는 “이번 아시아 투어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이 자리에서 부산 소년의 집 오케스트라를 베네수엘라에 공식 초청한다”고 말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강연회에서는 ‘엘 시스테마’의 현재를 보여주는 동영상이 상영됐다. 이 영상에서 베를린 필하모니 최연소 더블베이스 주자인 에딕슨 루이스는 가난한 소년이었던 자신에게 음악이 어떤 힘을 전해주었는지를 이렇게 들려주었다.
“…낮은 음을 연주할 때면 나는 신을 느낀다. 신의 분노, 어둠, 위대함, 그리고 힘을 느낀다. 우리 모두가 갖기를 원하는 힘. 이 힘이 내 손, 내 악기, 내 영혼에서 비롯된다는 느낌이 나로 하여금 음악에 집중하게 만든 원동력이다. 나는 조국에 책임감을 갖고 있다. 독일에서 상류층의 삶을 살 순 없다. 독일에서 배운 것을 돌려주고 아이들로부터 더 배우기 위해 나는 수시로 조국에 돌아간다.”
'그(녀)는 멋졌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내 친구 정승혜 (16) | 2009/05/19 |
|---|---|
| 장영희,당신은 패배하지 않았습니다 (14) | 2009/05/10 |
| 베네수엘라의 호세 (22) | 2009/01/17 |
| 아브레우 박사-클래식으로 아이들을 구원하다 (12) | 2008/12/16 |
| 김인배에게. (26) | 2007/12/29 |
| 스티브 잡스-위대한 커뮤니케이터 (14) | 2007/01/16 |
| 정민 교수-다산선생의 지식경영법 (14) | 2006/11/28 |
| 이준익 감독-유쾌한 씨의 사는 법 (6) | 2006/11/06 |
-
-
sanna 2008/12/16 23:15
시몬 볼리바르 오케스트라 공연 보고나서 어떤 사람(내가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이 그랬대.
"죽기전에 (아브레우 박사와) 비슷한 일은 해봐야 되는 거 아닌가..."
정말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
-
-
-
sanna 2008/12/16 23:16
그러고보니 비슷한 내용의 영화가 꽤 있네요.
메릴 스트립이 주연한 어떤 영화도 비슷한 내용을 다룬 것같기도 하고.
그런 일이 현실로 일어났단 말이지요!!! ^^
-
-
도도빙 2008/12/16 22:26
그라민 뱅크도 그렇지만 주변에 소수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사람만이 오랜 시간의 노력 끝에 거대한 꿈을 이룰 수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큰 그림만을 보기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는게 아니면 중도에 포기하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
sanna 2008/12/16 23:19
이 프로그램을 도입한 과테말라의 한 음악가 블로그에 어제 가봤는데요.
베네수엘라의 성공사례를 보고 난 뒤에도 "베네수엘라가 특수해서 가능했겠지, 우린 안 될거야"
이런 생각을 떨쳐내기가 어려웠다더군요.
때론 무모해보일 정도의 맹목적 믿음이 뭔가를 만들어내는 가장 큰 동력인 듯합니다.
-
-
inuit 2008/12/16 22:51
무슨 영화같은 스토리군요.
의미있는 interaction이 어떤건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그나저나 회사 바로 옆에서 이런게 있었는데 전혀 몰랐다니.. 뭐하고 사는지. ㅠ.ㅜ) -
미탄 2008/12/17 11:13
역쉬~~ 산나님다운 포스팅입니다.
한 사람의 꿈, to play and to fight,
죽기 전에 비슷한 일 한 번은 해야 하지 않겠나~~
무모할 정도의 맹목적 믿음...
모조리 동감입니다.-
sanna 2008/12/17 18:11
사족인데요.
아브레우 박사 관련 글들 중엔 그 분이 함께 지내기가 쉽지 않은 사람이라는 표현도 있더군요.
고집이 세고 완고하고 깐깐하다는.^^
그러고 보니 뭔 일 이룬 사람치고 '사람 좋다'는 평 듣는 사람 별로 보질 못했어요.ㅋㅋㅋ
-
-
마음산 2008/12/17 12:08
또 한 말씀 안드릴 수가...^^ 영화 <록큰롤 인생>은 다큐예요.
평균 나이 80세가 넘는 어른들이, 록을 배우고 공연하는 것인데, 감동 그 자체지요.
실제로 두 분은 연습 도중 돌아가셔서 영화 끝에서 안 나오시기도...-
sanna 2008/12/17 18:13
아, 제가 '스쿨 오브 락'과 헷갈렸습니다.^^;
'로큰롤 인생'다큐는 보지 못했는데 개봉 영화 설명과 제작지가 영국인걸 보니
아래 링크에 나오는 할아버지들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http://www.bookino.net/166
-
어제 겨울 산에 혼자 올랐다.
쨍하게 시린 공기가 내 안으로 스며들어와 몸속을 맴도는 것이 생생하게 느껴지더구나. 막혀있던 것이 툭 트이는 기분. 산에 오길 잘했구나, 생각했어. 인적이 끊긴 등산로에 낙엽이 쌓여 드러눕고 싶을 만큼 푹신하더라. 이파리를 벗어버린 길고 가느다란 나무들이 정직해보였다.
중턱에 올라 헐벗은 나뭇가지들 사이로 하늘을 올려다봤어. 가만히 널 불러보았다. 인배야, 잘 지내니? 그곳은 춥지 않니? 우린 모두 잘 지내려 애를 써. 그러니 여기 일은 걱정하지 말고 부디 편히 쉬렴….
네가 간지도 벌써 석 달째에 접어드는구나. 전화를 받고 미친 듯이 달려가던 그 가을날, 괘종시계의 추가 멈추듯 내겐 모든 게 정지되어 버렸다. 그날 이후 벌어진 일들이 아득하고 나쁜 꿈처럼 느껴져…. 그런데도 시간은 무심하게 흘러서 그동안 계절이 바뀌고, 이제 해가 바뀌려 한다.
올해가 가기 전에 네게 작별인사를 꼭 해야 하겠다는 조바심에 편지를 써.
작별인사, 라고 말하고 나니 속에서 저항감이 치밀어 올라온다. 어떻게 널 보낸단 말인지….
어떻게 널 잊겠니. 누나가 작별하고 싶은 건, 널 잃은 슬픔을 너를 앞세운 내 운명에 대한 한탄으로 은근슬쩍 바꿔치기 하려드는 나 자신의 청승에 대해서다. 시간이 빨리 흘러 어서 늙어버렸으면 좋겠다고 바랐는데, 문득 흐르지 않는 건 시간이 아니라 나 자신이라는 걸 알아차렸어. 절망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는 건 너도 원하는 바가 아니겠지. 이젠 내가 흘러가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사람들을 다시 만나고 일상의 윤곽을 다시 그리려고 애를 쓰는 요즘도, 무심히 걷다가, 멍하니 앉아 있다가, 자려고 누웠다가, 갑자기 아, 하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발작처럼 가슴이 조여 온다. ‘심장이 오그라들 것 같다’는 말이, 물리적으로 이해가 되더구나….
꿈 많고 건강하던 너의 목숨이 왜 30여 년 만에 끝나야 했냐고,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느냐고, 대답 없는 질문을 붙들고 못난 누나는 오래 몸부림쳤다. 부모님의 참혹한 고통을 지켜볼 때마다 분노를 주체할 수 없어 하늘에 대고 종주먹질을 해댔어. 왜, 도대체 왜 이래야 했냐고.
지금도 그 질문이 날선 비통과 함께 불쑥 찾아오면, 대답할 말이 없어 가슴을 움켜쥐고 쩔쩔맨다. …다만,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듯, 이제 받아들여야 한다고 되뇔 뿐이다. 성경 속의 욥이 말했듯 ‘내 머리로 헤아릴 수 없는 일들’에 대해 더 이상 지껄이지 말자고, 탄식은 할지언정 자기연민에 빠져 징징거리지는 않았던 욥처럼, 이제 받아들이자고….
인배야.
내 안의 일부가 너와 함께 죽어버렸지만, 동시에 너의 어느 한 부분은 내 안에 살아있다는 걸 느껴.
며칠 전 가족과 함께 떠난 여행지에서도 그랬다. 함께 모여 밥을 먹을 때, 좋은 걸 볼 때, 먼 길을 갈 때, 넌 우리 옆에 앉아있거나 같이 감탄했고 같이 차 안에서 눈을 감고 잠을 청했지. 널 실제로 만질 수 없어 서러웠지만 그렇게라도 느껴지는 네 존재감이, 좋았어.
못견디게 네가 보고 싶을 때마다 누나는 눈을 감고 상상한단다.
네 각막을 이식받은 사람이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또렷하게 바라보며 웃는 모습, 네 심장판막을 이식받은 아이가 더 이상 가쁜 숨을 몰아쉬지 않고 편안하게 들이마실 겨울 공기. 단단하던 너의 뼈는 어떤 이의 몸 안에서 함께 나처럼 겨울 산을 오를지도 모르겠다.
조직기증을 할 땐 네가 마지막으로 좋은 일을 하도록 해주자는 생각뿐이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널 그리워하는 가족에게 더 좋은 일이었지 싶다. 네가 숱한 생명 속에 살아있다고 생각하면, 네가 어디선가 잘 지내고 있는 것만 같아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는구나.
인배야.
하와이 원주민들은 인생을 파도라고 생각한다더라. 파도가 자신이 바다의 일부분이라는 걸 모른다면 바위에 부딪혀 깨질까봐 두렵고, 앞서 바위에 부딪혀 사라진 다른 파도의 죽음을 슬퍼할 테지. 하지만 바다의 일부분임을 깨닫는다면 슬퍼할 것도, 두려워할 것도 없다고….
얼마 전 무심히 사진 파일을 훑어보다 지난해 아버지 칠순 기념 가족여행길에 찍은 네 스냅사진을 봤어.
나이아가라 폭포 앞에서 우비도 훌러덩 벗어던지고 웃음을 터뜨리던 네 얼굴. 폭포 앞을 유영하던 새들과 함께 네가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것만 같은 착시에 눈앞이 흐려진다.
인배야.
그렇게 크게 웃으며 훨훨 날아가렴. 부딪혀 깨져도 사라지지 않는 폭포의 물줄기가 되렴. 이 지상에서 오로지 너만이 선물할 수 있었던 기억을 안고 누나도 바다에서 함께 흐르마.
네가 살아있을 때 한 번도 말하지 못했던 인사를 뒤늦게 전한다. 나의 동생, 김인배. 사랑한다.
'그(녀)는 멋졌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장영희,당신은 패배하지 않았습니다 (14) | 2009/05/10 |
|---|---|
| 베네수엘라의 호세 (22) | 2009/01/17 |
| 아브레우 박사-클래식으로 아이들을 구원하다 (12) | 2008/12/16 |
| 김인배에게. (26) | 2007/12/29 |
| 스티브 잡스-위대한 커뮤니케이터 (14) | 2007/01/16 |
| 정민 교수-다산선생의 지식경영법 (14) | 2006/11/28 |
| 이준익 감독-유쾌한 씨의 사는 법 (6) | 2006/11/06 |
| 리영희 선생님의 엽서 (4) | 2006/10/31 |
-
-
-
산나 2007/12/30 10:27
편지를 쓰지 않고는 뭐든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같지가 않았어. 가상공간을 흘러다니는 정보가 옆길로 새어 하늘나라의 동생에게 전달되는 광경도 상상해본다. 맘이 간절하면 그리 되려나? ^^;
-
-
-
-
-
-
-
산나 2008/01/01 17:37
우울에서 벗어나보려고 썼는데 이거 새해 첫날부터 제가 여기 찾아주시는 분들을 우울하게 만든 건 아닌지...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올 한해가 Gomy님께도 좋은 해였으면 좋겠습니다.
-
-
-
-
-
산나 2008/01/02 23:45
지난해 마지막 날, 올해 첫날, 인배에게 다녀왔어. 처음으로 울지 않고 그 녀석 만났다. 안심이 되더라... 여기서도 그럴 수 있을 거야. 올해 네게도 따뜻한 일 많이 생기길 바랄께.
-
-
-
산나 2008/01/02 23:43
말안해도 알아들었어. ^^;
새해 첫날 블로그 사진 참 좋더라. 내 컴퓨터 바탕화면에 깔게 다운받아도 돼요? 불법유포 안할께. 새해 선물 내가 그렇게 알아서 접수하겠음!
-
-
ufo 2008/01/03 19:39
회사멜 쓰는지????알려주면 가로사진으로 줄께...뉘신데....안드릴까 ㅋㅋ
바탕화면은 가로사진이 조아....알려주쇼...
핸폰문자루....
혹은 내 멜ufo@dnfl회사명.com
알제??????? -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프리젠테이션은 그가 말하려는 대상 ‘아이폰’ 못지않게 탁월한 프리젠테이션 기술로도 눈에 띈다.
인터넷에서 그의 프리젠테이션이 위대한 커뮤니케이터가 하는 모든 스킬을 보여주었다고 분석한 글을 발견하다. (원문은 여기에)
골자는 다음과 같다.
1. 리허설의 힘= 리허설을 통해 말하려는 내용을 머릿속에 완벽하게 숙지.
2. 그 자신을 보여주기= 다른 사람을 모방하지 않고 때로 흥분하고 감정적인 그 자신 그대로.
3. 비주얼의 효과적 사용= 슬라이드와 함께 아주 쉬운 사례로 아이폰을 시연해 보여주기.
4. 해결 대상 과제를 구체적으로 설명= 스마트폰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며 아이폰이 뭘 해결했는지를 전달.
5. 세 번씩 반복해 말하기= 아이폰 특징도 3가지로 설명하고 키워드를 세 번씩 반복.
6.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기상황에 당황하지 않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위기를 해결.
7. 드라마틱한 짧은 침묵의 활용= 다음에 뭐가 나올지 청중의 기대를 증폭시킴.
8. 효과적인 비교기법 사용=비교를 통해 아이폰의 독특한 특징을 부각시킴.
그런가 하면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의 발표를 텍스트로 만들어 어떤 단어를 많이 사용했는지, 어떤 연설이 이해하기 쉬운지를 비교한 분석도 있다. (분석 원문은 여기에, 그리고 이를 소개한 ENTClic님의 블로그는 여기에)
결과 수치가 낮을수록 알아듣기 쉬운 연설이라는데 분석 결과 스티브 잡스의 연설이 빌 게이츠의 것보다 더 쉬운 연설로 나왔다고 한다.
자기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잘 모르는 사람일수록 말과 글을 어렵게 쓰는 경향이 있다는 말이 갑자기 생각난다.
'그(녀)는 멋졌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베네수엘라의 호세 (22) | 2009/01/17 |
|---|---|
| 아브레우 박사-클래식으로 아이들을 구원하다 (12) | 2008/12/16 |
| 김인배에게. (26) | 2007/12/29 |
| 스티브 잡스-위대한 커뮤니케이터 (14) | 2007/01/16 |
| 정민 교수-다산선생의 지식경영법 (14) | 2006/11/28 |
| 이준익 감독-유쾌한 씨의 사는 법 (6) | 2006/11/06 |
| 리영희 선생님의 엽서 (4) | 2006/10/31 |
| 리영희 선생과의 만남 (6) | 2006/09/27 |
-
도도빙 2007/01/16 19:57
관련된 책이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 - 김경태 지음" 와이프가 사준 책이라서 (제목 보고는 사고 싶은 기분이 들정도는 아니라서..) 읽어 봤는데 나름 도움이 되더군요.
-
susanna 2007/01/16 23:31
아,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전 사실 별 관심이 없는 제품의 프리젠테이션을 이렇게 넋놓고 보게 된 것 자체가 스스로도 신기해서 자꾸 이 사람에 대해 더 알고 싶어지더라구요. 꼭 읽어보겠습니다.
-
-
cavin 2007/01/16 23:52
아 오늘 이책 샀답니다.

원래 이 책을 사러 갔던건 아니였는데 pt를 하다가 몇분이 졸았던 기억이나서 냉큼 구매한T-T
스티브잡스의 스타일의 심플한 pt스타일이 명칭지어진게 있는데요.
'Lessing method'란게 있답니다. it쪽에서 잘 알려진 'Takahashi method'란 게 있구요.
(심플함, 핵심, 대화식, 단일단어, 사진, 그림..
'Takahashi method'는 처음봤을 때 그 전달력과 생동감, 혁신적 생각에 많은 충격을 받았더랍니다.
lessing style - http://presentationzen.blogs.com/presentationzen/2005/10/the_lessig_meth.html
takahashi method - http://presentationzen.blogs.com/presentationzen/2005/09/living_large_ta.html
이미 알고 계시는 내용인데 주저리 적은게 아닌가 싶네요. 그럼 이만..^^ -
-
LYZCHE 2007/01/17 01:47
아아, 공감하고 갑니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것이 쉬운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알면 알 수록 어렵다는 얘기도 있지 않나 싶구요.^^
-
-
-

Prev

Rss Fe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