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10 12:20

방글라데시

11월에 다녀온 방글라데시 출장에 대한 뒤늦은 기록.
최빈국 중 하나인 방글라데시에서 세이브더칠드런이 운영하는 여러 프로그램들 중 '마모니 프로젝트'라는 걸 보러 다녀왔다. '마모니'는 방글라데시 말로 '엄마와 아이'라는 뜻인데, 산모들의 안전한 출산과 5세 미만 영유아의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병원이나 보건소가 없고 그런 시설을 지어본들 거기서 근무할 의사나 간호사가 없는 오지 마을에서 세이브더칠드런은 마을 주민들 중 고졸 이상의 학력을 지닌 사람을 선발해 보건 요원 (health worker) 으로 훈련시켜 마을의 신생아들과 산모들의 건강을 체크한다. 내가 간 곳은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에서 비행기를 타고 1시간을 간 뒤 다시 차를 타고 엉망진창인 길을 2시간 더 들어가야 하는 시골이지만 이런 health worker system이 비교적 잘 운영되는 마을이었다.

위의 사진(왼쪽)은 보건 요원인 쇼토부티가 아이를 낳은지 얼마 안 된 집에 찾아가 응급상황 대처요령을 설명하는 장면이고, 오른쪽은 글을 읽을 줄 모르는 여성들이 쇼토부티가 가져온 그림으로 아이를 낳을 때 발생 가능한 응급상황, 그리고 피임 방법 등을 배우는 장면이다. (©김수진/세이브더칠드런)

이번 출장엔 특별한 손님이 동행했는데 소설가 김연수씨였다. 타인의 고통에 민감하고 섬세한 그의 글을 평소에 좋아했던 터라, 연예인 말고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사람과 동행하면 어떨까 생각하는 순간 그의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김연수씨가 방글라데시에 다녀와서 쓴 글은 중앙일보에 한 면 전면기획으로 실렸다. (기사 바로가기)

 

국제개발NGO에서 일하면서도 실제로 현장에 가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주변의 친구, 선배들 중에 가끔 내게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은퇴하면 나도 그런 단체에서 봉사하면서 일하고 싶다고. 처음엔 고개를 끄덕였다인생 2막을 이렇게 사는 것도 나쁘진 않지. 이 일을 시작할 때 내 마음도 딱 그런 정도였다.

하지만 방글라데시에 다녀온 뒤 이 일이 봉사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받는 사람 입장에선 난데없이 남이 내 삶에 갑자기 뛰어드는, 내게 낯선 방식의 삶으로 바꾸기를 권유하는, 때로는 폭력적으로 개입한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 게 국제개발, 흔히들 말하는 원조다. 최악의 원조는 실제로 받는 사람에게 얼마나 지원이 가고, 그 지원이 받는 사람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에 얼마나 기여하느냐 하는 고려보다, 주는 사람이 주연이 되는 방식의 원조다
우리가 갔던 방글라데시 현장이 워낙 잘 운영되는 곳이라 그런 생각이 더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최소한 이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려면 이건 봉사자가 아니라 전문가, 도움을 받는 사람이 처한 환경과 삶의 맥락에 대한 깊은 이해와 돕는 방식에 대한 전문적 식견. 이 두 가지를 갖춘 전문가의 일이라는 생각. 
다카의 세이브더칠드런 사무실에서 우리에게 열정적으로 '마모니 프로젝트'를 설명하던 임티에즈를 보고 김연수 씨는 "교전 중의 장교 같다"고 했다. 복잡한 숫자와 그래프들,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해 어떤 시점에 개입해야 하는지, 가장이 모든 권한을 갖고 있는 이슬람 마을에서 집집마다 여성과 아이들에게 접근하기 위해 어떤 전략이 필요한지를 설명하는 그를 보면서, 프로젝트 하나를 시작하기 위해 저렇게 많은 고려가 필요하다니 새삼 놀라고 감탄했다. 


가기 전에 숱하게 들은 주의사항과 달리, 음식 때문에 힘든 적 없었고위생환경 때문에 괴로운 일도 없었다. 환경의 변화나 위생에 내가 워낙 둔감한 탓이기도 하지만, 그걸 뛰어넘어 되레 식도락 여행이라 할 정도로 음식이 입에 잘 맞아 즐거웠던 여행. 또한 생각이 깊은 동행자 덕택에 내가 하는 일을 여러 모로 되돌아보게 되었다. 돌아와서 공부해야 할 리스트를 쭉 뽑아보니 한숨부터 나오지만....이전에 몰랐던 새로운 세상을 조금씩 알아가는 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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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2/12 23:13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1/12/12 23:41 address edit & del

      그런 걸 공부하는 인류학도 있긴 하더라고.
      그런데 인류학이 늘 그렇듯 자칫하면 뜬구름잡는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하고~ ^^
      혼란,그리고 모호한 열심 사이에서 우왕좌왕..이 문제뿐 아니라 매사에 평생 그럴 듯...

    • 2011/12/13 00:02 address edit & del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1/12/13 23:08 address edit & del

      맞는 말인데 뭘~~~나로서는 계속 고민해봐야 할 숙제.
      난 대학 다시 가면 너네 과 가고 싶더만....^^

  2. hojai 2012/01/01 22:48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언제 함 데려가 주세요~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2/01/02 20:48 address edit & del

      이런 분야에도 관심있는 줄 몰랐는 걸~ 후보로 유념해두겠음 ^^

2011/05/01 00:24

도시 속 해방구-크리스티아니아

흐린 날, 마음 대청소. 저녁에 책장과 너저분하게 널린 글 쪼가리들 정리하던 중 2월 코펜하겐 출장 다녀온 뒤 끼적이다 만 메모를 발견. 서울에 돌아오기 전 반나절 여유 시간 동안 머물렀던 해방 구역 크리스티아니아에 대한 메모다. 아이폰을 뒤져보니 사진도 몇 장 있다. 기회가 되면 한 번 살아보고 싶은 곳. 잊기 전에 추억 삼아 올려놓는다.
----------------------------------

코펜하겐 안의 해방 구역, 크리스티아니아는 입구부터 범상치 않았다. ‘크리스티아니아’ 입구를 들어선 뒤 돌아보니 반대쪽엔 ‘당신은 지금 EU로 나가고 있습니다’라고 쓰여 있다. ‘우린 EU 밖의 자유구역’이라고 선포하는 셈이다. 마을 안 담벼락엔 누군가가 "International"에 반대되는 의미로 “Outernational”이라는 낙서를 휘갈겨 써놓았다.

‘도시 속의 도시’라 할 크리스티아니아는 1971년 빈집 점유 운동을 벌이던 예술가들, 젊은 사회주의자들, 히피들이 버려진 군사 병영의 낡은 울타리를 무너뜨리고 들어와 살기 시작하면서 형성된 공동체 마을이다. 다르게 살고 싶은 사람들이 공동체적 생활 방식과 자유를 좇아 만든 코뮌으로 40년째 독특한 자치 실험이 진행되는 곳이다. 몇 집이 모인 작은 단지쯤이려니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주민이 천 명이 넘는다.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한다. 거주자의 다수가 불법체류자들이라서 그렇다고 하는데, 마을 초입의 일부 모습으로 동네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거리의 모든 벽을 가득 채운 그라피티들, 기기묘묘한 차림새의 사람들, 대마초를 파는 노점상들. 평범한 거리에서 낯설거나 금지된 행위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불온한 문화구역 같다.

입구 근처의 Info cafe에서 산 안내책자는 이곳을 ‘소외된 자들의 천국(Loser's paradise)’이라고 소개했다. 가난한 사람들, 이민자, 연금생활자, 방랑자들처럼 가진 것 없고 머물 곳 없는 사람들이 여기서 안식을 찾는단다. 그들은 이곳에서 이른바 민주주의 전통적 기준인 다수결의 원칙을 따르지 않고 모든 결정을 집단적으로 내리는 합의민주주의에 기반해 40년간 마을을 운영해왔다. 사회를 조직하는 대안적인 방식이 지속 가능하다는 것을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입증한 셈이다.

마을의 자치구조는 공동회의(Common Meeting), 지역회의, 회계담당자들의 회의, 상인들 회의, 거주자 회의 등 여러 단계의 회의들로 이뤄져 있다. 15개로 나뉜 지역에서 자치 회의는 매달 한 번씩 열리는데 여기서 의견의 불일치가 해소되지 않으면 가장 상급이자 재판정의 역할도 하는 공동 회의로 안건을 가져간다.
이곳에 가장 먼저 등장한 자치의 방식은 공동 자금이었다. 처음엔 담뱃갑에 돈을 모아두었던 것이 커져서 지금은 사업자들이 내는 돈, 임대 비용 등을 모아 세금을 납부한 뒤 자치 비용으로 쓴다. 마을 안에선 자체 화폐를 발행해 쓰고 있다. 불온한 이미지와 달리 90년대부터 한 번도 세금을 거른 적이 없어서 정부로부터 “모범 납세시민” 호칭을 받기도 했단다.
공동체의 가치는 거주에까지 영향을 끼쳐서 이 마을에선 누구도 집을 소유할 수 없다. 빈 집이 생기면 격주간으로 발행되는 마을 소식지에 싣고 지원자를 받는다. 지원자는 해당 지역의 주민과 먼저 만나야 하고 적합하다고 주민들이 합의해야 입주할 수 있다.
이곳에선
친환경 실험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자동차 통행을 금지하고 버리는 물건의 90%를 재활용하는 녹색 지대에서 새로운 자치 실험이 지속되고 있다. 친환경, 유기농 음식도 유명해서 이곳의 유기농 식당 ‘스피세로펜(Spiseloppen)’은 유럽 전역에서 손꼽힌다고 하는데, 이날 안타깝게도 문을 닫았다.

덴마크 정부는 끊임없이 이 구역을 없애고 주택단지로 개발하려 시도하지만 40년 투쟁의 역사에서 지원 세력도 만만치 않다. 이 마을이 사회적 실험으로 보존되어야 한다는 여론도 크고 왕립예술아카데미 같은 기구들도 이를 지지한다. “다양성을 존중받을 권리를 위한 공공 퍼레이드”처럼 다른 나라의 소수자 차별 정책에 항의하는 퍼레이드도 자주 열린다. 
이 마을의 이미지를 복잡하게 만들고 끊임없이 논쟁거리를 만들어내는 껄끄러운 이슈는 마약이다. 비교적 관대하다고 알려진 덴마크 정부도 80년대 초반부터 끊임없이 이 마을을 없애려 시도했는데 가장 큰 이슈는 마약이었다. 90년대에 경찰이 마을을 무력으로 없애려 시도해 큰 논쟁이 일었던 진압 작전도 마약 때문이었다. 그래도 이 마을 사람들은 굴하지 않고 대마초와 같은 경성 마약의 합법화를 줄기차게 지지한다. 

눈에 띄는 건 이들이 비난에 대응하는 방식이었다. 80년대 초반, 이웃나라 스웨덴이 크리스티아니아가 북유럽의 마약의 온상이라고 비난하자 이들은 논리로 맞서는 대신 “스웨덴, 사랑해요"라는 구호를 내걸고 스톡홀름과 말뫼 등 스웨덴 주요 도시에서 퍼레이드와 전시를 열었다. 2000년대 초반 덴마크 보수정권이 이 마을을 없애려 시도할 땐 유럽 전역의 그라피티 예술가들을 불러와 그라피티 축제를 벌였다. 그 즈음 마약 거래가 문제가 되자 내부적으로 강성 마약 판매를 단속하는 것과 함께 크리스티안하운 현대미술관에 임시 대사관을 열어 아름답고 그림이 풍성한 마을 풍경을 보여주는 전시회를 열었다. 예쁘게 장식한 마약 판매 부스를 국립박물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엄숙한 도덕적 이슈에 장난기 가득한 아름다움으로 맞서는 작전이라니, 그 천연덕스러움이 가장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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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ww.ufosun.com BlogIcon UFO 2011/05/02 10:00 address edit & del reply

    우리나라에도 한번 ...........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1/05/04 01:13 address edit & del

      만들자마자 난리나고 폐쇄될 듯....

  2. Favicon of http://blog.naver.com/oak65 BlogIcon 와이 2011/05/02 14:20 address edit & del reply

    '결별의 이유'를 찾을 수 있을까 싶어 들렀어요. 실은 오랜만에 온 겁니다(하루에도 팔혈지옥을 수십번씩 오가는 복잡한 사생활 때문에....듁여주세요ㅠㅠ). 엄청 매력적인 마을입니다. 그런 곳에서 살아라, 라고 하면 저는 절대 못가지만, 이런 마을이 지구 상에 있다는 것은 행복입니다. ^^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1/05/04 01:14 address edit & del

      이랬다저랬다 하는 부끄러운 속내를 다 들켜 민망하고 또 민망하옵니다.저도 듁여주셈....ㅠ.ㅠ
      거사 준비하여 조만간 연락드리겠나이다~

  3. 2011/05/03 15:11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1/05/04 01:14 address edit & del

      나도 꼭 주민으로 불러 줘! ^^

2010/09/01 00:54

알바이신의 골목


몇년치 사진을 넣어둔 USB를 잃어버렸다. 
블로그에 비공개로 올려놓은 덕분에 유일하게 남은 스페인 그라나다의 사진. 
알함브라 궁전도 이제 없는데, 고양이들이 사열을 서던 알바이신의 이 골목만 흔적으로 남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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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9/01 03:19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0/09/01 11:57 address edit & del

      그날로부터 며칠 뒤 어디 간다. 그러니 오자마자 바로 연락할 것!

  2. lebeka58 2010/09/01 11:21 address edit & del reply

    이궁

    이궁~~ 아까워서리! 다시 가셔할 이유가 생겼네여. 저는요, 컴에 있는거 혹 날라갈봐 사진으로 현상해두죠. 그럼, 한결 안심이 된다능~~ 사진 속에 고양이가 조각상인지, 실물인지 한참 들여다 보았네요.번득이는 눈빛이 아니었다면 .... 모를 뻔뻔뻔~~~ 산나님의 카메라 포스에 모두 압도당한 비주얼 !재미있네요.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0/09/01 11:59 address edit & del

      사실 사진도 몇 장 없어요 ^^; 그런데도 없어지니까 아쉽긴 하네요 ㅠ.ㅠ
      저도 처음엔 쟤네들 조각상인 줄 알았어요. 미동도 안하고 일제히 저렇게 째려보는데,
      제가 무례한 침입자같아서, 아이구,미안하다, 얘들아, 그런 기분이더군요. ^^

  3. 이쁜이 2010/09/03 14:49 address edit & del reply

    헉 선배 정말 아깝겠다. 그래서 정말 중요한 사진들은 인터넷에 올려놓게 되더라고요. 저는 싸이에 애들 사진 좌라락 올려놓는 중.
    근데 되는 날짜 왜 안 찍어주시는 거에요....이메일 보낸다믄서...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0/09/03 20:33 address edit & del

      난 생각해보니 거의 열어보질 않은 듯. 사실 있어도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그래도 없어지니까 아쉽긴 해....ㅠ.ㅠ

  4. Favicon of http://suyane.kr BlogIcon 토댁 2010/09/06 10:58 address edit & del reply

    이런이런...

    그래도 건강은 잃지 않으셨죠?^^
    늘 건강조심하시구요, 아래 책...읽고시뽀지는걸요..^^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0/09/06 17:35 address edit & del

      아~토댁님의 절반만큼이라도 디지털 기기,매체등을 잘 다룰 줄 알면 좋으련만~~!

  5. Favicon of http://www.ufosun.com BlogIcon UFO 2010/10/07 22:49 address edit & del reply

    내블로그에 알함브라 사진 몇 장있네...
    태그를 알함브라나 스페인으로 찾아 보시게..
    당신에겐 둔권한을 줄께^^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0/10/09 11:17 address edit & del

      감사하오 ^^

2010/03/09 01:49

안도 다다오-빛의 교회

일본 오사카 근처 이바라키 시에서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지은 빛의 교회를 찾아갈 때였다. 길을 지나는 사람도 별로 없는 한적한 주택가였지만 유명한 건물이니 표지판 같은 건 있을 줄 알았다. 아니면 교회라는 걸 알아볼 수 있는 높은 십자가라도.

웬걸, 아무 것도 없었다. 그래도 동네 사람들은 다 아는 모양인지, 지나가는 할머니에게 “안도 다다오”라고 말을 꺼내자마자 따라오라며 길을 보여주었다. 가까이에서 봐도 교회라는 걸 알 수 있는 표지판은 없었다. 노출 콘트리트 담벼락에 그저 ‘일요일은 교회에’라고 적힌 크지 않은 표어가 붙어있을 뿐이다.


육중한 미닫이문을 열고 교회 예배당 안에 들어서자 감탄이 터져 나왔다. 천장에 등도 없고 어둑한 공간을 비추는 유일한 빛은 정면 벽에 뚫린 십자형 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빛의 십자가였다.

예상했던 것보다 빛의 십자가는 크고 압도적이었다. 노출 콘크리트 벽에 가로세로로 기다랗게 교차하는 창을 뚫어놓았을 뿐이지만 자연이 만들어내는 이 십자가는 다른 교회나 성당의 대형 십자가보다 더 위엄 있고 경건했다. 

예배당 안엔 난방 시설도 따로 없이 석유난로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안도 다다오가 빛의 십자가를 착안하게 된 계기는 극도로 부족한 예산이었다고 한다. 교회 신자들이 모아 준 건축비가 "너무나 안쓰러운 수준"이었던 탓에 단순한 박스형 공간으로 최대한 종교적인 구조를 만들기 위해 1년을 고심해 내놓은 설계였다. 

십자가 창을 통한 안과 밖의 뚫림이 주는 느낌은 묘했다. 빛의 십자가로 어둑한 공간을 그 어느 곳보다 종교적 느낌이 강한 수도원의 분위기로 만들어 내면서도, 동시에 그 앞에 무릎꿇은 사람에게 '구원은 저 밖에 있나니, 밖으로 나아가라' 하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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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

    Tracked from Inuit Blogged 2010/05/07 06:41 delete

    출장에서 돌아와 인천공항에서 수도권으로 접어들때 즈음 항상 마음 답답한 부분이 있습니다. 고속도로 양 옆을 가득 메운 개성없이 시들한 아파트, 일률적인 색감, 문자 가리면 일본인지 중국인지 애매한 특성이 버무려져 무개성의 개성을 드러냅니다. 건물 하나하나를 조각처럼 깎아내린 유럽의 건물에 굳이 비교하진 않더라도, 우리나라의 건축은 용도만 있고 예술은 없는걸까요. 고대 한국의 미감은 근대화의 효율성 앞에 영원히 단절되는게 마땅할까요. 이런, 제 의문에..

  1. Favicon of http://www.marx.co.kr/blog BlogIcon 로뿌호프 2010/03/09 11:21 address edit & del reply

    안도 타다오는 진정한 교회의 의미를 아는 사람 같아요. 조금 감동적이었습니다. ^^;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0/03/09 23:42 address edit & del

      이전에 종교건물건축을 해본 적이 있지만 이 교회처럼 신자들의 공동체적 열망이 강한
      종교건물을 건축해보는 것이 자기 꿈이었다고 하더군요.
      열악한 환경과 천재의 꿈이 만나 작품을 이룬 셈이죠.

  2. Favicon of http://zizukabi.blogspot.com BlogIcon 지저깨비 2010/03/09 11:47 address edit & del reply

    외부 회의가면서 글과 교회 사진을 보고서 감동받아서, 회의끝나고 같이 회의하던 사람들에게 사진을 보여주였답니다. 정말 멋있는 교회같습니다.
    저녁에는 어떻게 예배를 보냐는 질문도 나오더군요. ^^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0/03/09 23:43 address edit & del

      저도 그게 궁금했는데 벽에 작은 등이 달려있는 게 사진에서 보이실겁니다.몇개 안되지만..
      그렇게 어둑하게 밝혀놓고 달빛 십자가 아래서 기도하는 맛도 괜찮겠지요.^^

  3. lebeka58 2010/03/09 12:40 address edit & del reply

    부족한 예산 때문에 나온 아이디어라니요, 인간 정신의 위대함을 다시금 생각케하네요.맞아요, 풍요로움이 항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건 아니라는 것을 지금까지 많이 보아왔어요.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0/03/09 23:49 address edit & del

      풍요로워 부족한 게 없으면 창작의 의지도 줄어들 수 있을 듯해요

  4. Playing 2010/03/09 13:04 address edit & del reply

    안녕하세요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주위에 있어서 그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제 자신이 조금 부끄..;;
    매일 떠오르는 빛만으로도 얼마나 세상이 아름다운 지 알 수 있는 거 같습니다다
    한 줌의 흙이나 빛에도 희망이 있는 거 같아요 ^^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0/03/09 23:46 address edit & del

      되레 playing님 댓글읽고 저도 생각하게 되네요.
      빛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데......뭘 더 바래! 하고요 ^^;

  5. Favicon of http://elwin.tistory.com BlogIcon 엘윙 2010/03/09 21:49 address edit & del reply

    독특하군요. 밖에서 빛이 들어오는 것이 구원의 손길같이 보여요. (구원이 필요한 늙은 양입니다. -_ㅜ)
    근데 비가 오거나 바람불면 춥겠는데요. 크크.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0/03/09 23:54 address edit & del

      '나, 건축가 안도 다다오' 책에 보니까,
      저 단순한 건축물도 짓다가 돈이 떨어졌는데, 그럼 지붕 얹지 말고 열린 하늘로 놔두자 그랬대요.
      비가 오면 우산받고 예배보고 그러다가 돈 생기면 나중에 지붕얹으면 되는 거 아니냐면서요.^^
      사진의 장의자들도 공사장 비계로 쓰이는 참나무 판자로 만들었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꽃다운 엘윙님께서 늙은양이라시면....저는 뭐란 말입니까....털썩....ㅠ.ㅠ)

  6. 마음산 2010/03/10 11:18 address edit & del reply

    미식여행이라시더니 ㅋ 안도 다다오까지...^^
    산나 님은 달라도 달라...음...달라!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0/03/10 12:07 address edit & del

      뭘 달라굽쇼? ^^

  7. 2010/03/10 14:04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0/03/10 19:26 address edit & del

      한때는 자기밑에서 배우는 아이들을 때리기도 했단 야그를 어디서 들은 것도 같음 ^^
      권투선수 출신한테 맞으면...거의 듁음일 듯...

  8. 사복 2010/03/14 16:19 address edit & del reply

    음.. 진짜.. 빛이... 빛이... 참 감동적이네요...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0/03/14 16:25 address edit & del

      다른 사진을 보니 안밖의 명암대조가 강한 날에는 저 빛이 바닥에도 십자가를 만들더군요.

  9. 2010/04/05 13:01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0/04/05 14:23 address edit & del

      네. 출처만 밝히시면 괜찮습니다.^^

  10. 초록 2010/05/05 23:28 address edit & del reply

    빛의 교회를 찾다가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전 건축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우연히 책을 보다 안도 타다오씨의 건축물 사진을 보고 반해버렸거든요. 감사히 담아가겠습니다.^^

  11. Favicon of http://coffeebreak.tistory.com BlogIcon Alex Han 2010/06/19 02:50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올 여름 나오시마부터 오사카까지 돌 예정입니다.
    '구원은 저 밖에 있나니, 밖으로 나아가라'.. 안과 밖을 연결하는 십자가, 정말 탁월한 시각이십니다.
    더 빨리 보고 싶어졌습니다^^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0/06/19 12:16 address edit & del

      와~ 좋으시겠습니다.
      참고로 빛의 교회는 예약을 하고 와달라고 부탁하는 곳이구요.
      전 시간이 안맞아 못갔는데, 물의 절 꼭 가보세요. 사진만 봐도 환상적입니다.

  12. Favicon of http://fazer-um-bolo.jogosloucos.com.br BlogIcon jogos de fazer bolo 2011/09/11 18:55 address edit & del reply

    미식여행이라시더니 ㅋ 안도 다다오까지...^^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1/09/15 23:29 address edit & del

      이 댓글을 보니 책 받았다고 다신 댓글이 스팸은 아닌 것같은데요...
      이름에 링크된 사이트도 좀 이상하고요.

2009/11/29 21:41

해리 포터 생가

사망 직전인 노트북 컴퓨터를 정리하다가 1년여전 다녀온 여행 사진들이 ‘내그림’ 폴더에 쌓여 방치돼 있는 것을 발견. 이제 와서 정리하자니 엄두도 안나고, 그저 몇 개씩 묶어 압축해 USB로 옮기던 중 에딘버러의 이 카페 사진들에서 손이 멈추었다. 이걸 이제사 찾다니.

올해 초 '터닝 포인트' 시리즈로 사람들을 인터뷰한 일이 있었는데, 어떤 분이 인터뷰 끄트머리에 자기 딸이 해리 포터의 '생가'를 꼭 가보고 싶어 한다고 말했던 적이 있다. 조앤 롤링이 해리 포터를 썼다는 그 카페 말이다. 그 분이 누구인지, 그 말이 왜 나왔는지 (아마 따님이 작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거나, 아니면 내가 다녀온 스코틀랜드 여행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이었거나...)는 잊었다. 그 때 이 사진들을 그 분 따님께 보내줘야지, 생각했는데, 그것도 난삽한 사진 폴더를 좀 뒤지다 말고 깜빡 잊어 버렸다...혹시나 그 분이 그때 나랑 약속 장소 정하는 메일을 주고받다가 내 블로그 주소를 보게 되어 여길 알고 있을지도 모르고, 그렇게 우연히라도 그 분 따님에게 이 사진들이 가닿았으면 좋겠다 싶어서 여기 올려놓는다.


조앤 롤링이 ‘해리 포터’를 썼다는 그 카페 ‘Elephant House’다. 오른쪽 아래 구석에 ‘해리 포터’가 여기서 태어났다고 표지만 붙여놨을 뿐, 안에 들어가도 더 뭐 언급이 없다. 요란스럽게 떠들지 않아서 마음에 들었다. 카페 이름만 ‘Elephant house’인 것이 아니라, 안에 들어가면 벽장식 그림, 책꽂이에 꽂힌 책들의 주제, 몇 개 세워둔 조각 장식의 모양이 죄다 코끼리다.  

안쪽은 생각보다 넓고 크다. 낡은 책상과 의자들. 롤링이 어디쯤 앉아서 해리 포터를 썼을까를 생각하면서 둘러보다가 저 왼쪽 창문들 사이의 좁은 벽 앞, 한 청년이 책을 읽고 있는 자리가 눈에 띄었다. 너무 밝은 창문 옆도 어울리지 않을 것같고, 내가 앉아있던 자리인 책장 앞도 어쩐지 어울리지 않고, 저기라면 적당한 그늘 아래 고개 숙이고 글을 쓰다가 가끔 머리를 들면 앞쪽 창문으로 비치는 햇살 덕분에 덜 우울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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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늦지 않았다" 이웃 미탄님 책 출간이벵합니당^^

    Tracked from 토마토새댁네 2010/01/06 11:48 delete

    저는 저 스스로 복땡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1년이 지난 블러거 생활로 대한민국 촌구석 작은 마을에 아무 의미 없는 삶을 살던 춘부가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면서 하루하루를 혼자 실실 웃으며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실실 웃고 다녀서인지 즐거운 일들만 같이 합니다.^^ 스쳐지나가면 모든 순간순간들을 이 토댁을 기억하시는 분을에게 보여드리고 싶다는 의미가 생겼고 그 의미 덕에 순간이 놀이이고 즐거움입니다. 또 한 분 한 분 블러거님들을 알아가는 놀이도 참..

  1. Favicon of http://www.shadowneo.net BlogIcon 나를알다 2009/11/29 21:49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저기서 썻나보군요.. ㅎㅎ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대작이 이런곳에서 탄생하다니..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2. 사복 2009/11/30 14:20 address edit & del reply

    제목만 얼핏 보고 오타인 줄 알았는데, 어이쿠야, 정말로 '생가'였군요..! 쿠흡; '어디서 포터가 나타났을까 두리번거렸을 산나님을 그려봅니다요.. 크흐흣..

  3. lebeka58 2009/12/01 10:17 address edit & del reply

    아하~~ 저기서 해리포터가 나왔군요. ㅋㅋ 소박하고 평범한 공간이네요. 차리리 pup에서 더 잘 쓰여졌을거란 생각 . 와인 한잔에 알달달한 기분에 더 환타스틱하지 않았을까염 ~~~

  4. 2009/12/01 16:19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5. 2009/12/02 19:04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6. 2009/12/04 01:37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12/04 02:20 address edit & del

      님의 블로그에 제 대답을 다시 댓글로 남겼으니,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7. 2009/12/04 13:0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8. 2009/12/11 11:18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9. lebeka58 2009/12/15 11:15 address edit & del reply

    산나님, 겨울칩거 중은 아니시죠? 목 길게 빼고 기다려요 .

  10. Favicon of http://www.ufosun.com BlogIcon UFO 2009/12/23 14:16 address edit & del reply

    우리나라도 강남등 카페안에서 노트북작업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더군...
    심지어 강남 어딘가에는 엄마가 방학때 날마다 아이와 함께 와 숙제를 카페안에서 해결한다는군...내가 아는 통신사 사진기자들은 회사 앞 카페에서 커피시키고 담배피우며 노트북 마감하던데...그 모습을 자주 보는데 보기 좋더군.........
    그나저나 내 가족 김*해씨가 당신 식사 언제 꼬옥 모시고 싶다는데.......
    방학중 내주시면 감사하고...나 빼구..............

  11. 팔다 2009/12/29 00:33 address edit & del reply

    선배, 새해 인사 드리려고 들렀어요. 새해에 즐거운 일 가득가득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언젠가 선배와 일본에 사케 투어 갈 날을 기약하며, 요즘 일본어를 열심히 배우고 있답니다 호호호. (아직 '이것은 책입니다, 저것은 연필입니까?' 뭐, 이런 정도 수준입니다만....그래도 간판은 읽을 줄 압니다 ^^)

  12. lebeka58 2010/01/04 14:07 address edit & del reply

    온 세상이 무채색이네요. 올 한해 지금 내리는 눈처럼 기쁨, 보람, 건강이 푸짐하게 내리는 날이 되시길 기도할게요. 샬롬~~~

  13. Favicon of http://suyane.kr BlogIcon 토댁 2010/01/06 11:51 address edit & del reply

    해리를 무쟈게 사랑하는 울 큰 아들이 가 보고 싶어하겠는데요..^^
    산나님^^
    미탄언냐가 출간기념이벤트를 하십니다.
    제가 트랙백 남겼습니다.
    책을 사랑하시는 이웃분들꼐 널리 알려주세요~~~

    참,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사랑하는 우리 산나님~~~^^

  14. hojai 2010/01/06 17:50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요즘 경복궁 인근 까페에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저도 위대한 작품을 쓸 수 있을까요? ㅠㅠ

  15. 아연 2010/01/09 17:33 address edit & del reply

    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동물 1등이 코끼리인데. 꼭 가봐야겠어요. 아 이쁘겠다 흑

  16. Favicon of http://elwin.tistory.com BlogIcon 엘윙 2010/01/11 00:18 address edit & del reply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인사가 늦었죠? ㅎㅎ)

    해리포터가 저기서 탄생했다고 생각하니 왠지 신비로워 보이는데요.
    카페 어딘가 앉아서 글을 쓴다는 것이 상상이 안되요! 여유가 없어서 그런가...

2009/09/11 22:12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길


내가 쓴 책 에 등장하는 영국의 조지 할아버지가 메일로 보내준 동영상. 조, 조지 할아버지 콤비는 산티아고까지 걸은 뒤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트레킹도 모자라 올해 산티아고 가는 길의 절반을 다시 걸었다고 한다. 자기가 다음에 가려는 길이 얼마나 멋진지 한 번 보라며 할아버지가 오늘 보내준 동영상. 기운도 좋으셔, 중얼거리며 열어보았더니......

뜨아~ 보기만 해도 머리가 어질어질 현기증이 난다. 이런 길을 걷는 사람들이 있다니. 이건 뭐 신종 익스트림 스포츠라고 해야 하나. 할아버지들, 제발 참으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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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ww.lovedodo.com BlogIcon 도도빙 2009/09/12 00:34 address edit & del reply

    허걱 ㅡ.ㅡ; 이 길을 걷는 사람들도 대단하지만. 길을 만든 사람들은 더 대단한데요. 그냥 사람들이 걷다 보니 생긴 길이 아니군요.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9/13 02:04 address edit & del

      저 폭 좁은 길과 계단도 곧 무너질 것같아요~

  2. 지아 2009/09/12 05:19 address edit & del reply

    흠 보는 내내 오금이 저려서 ㅋㅋㅋ 다 따라 할 수 있을것 같은데 그 철근 한줄기에 의지해 걷는건 쪼매 ㅠ.ㅠ 근데 저곳이 세상에 젤 위험한 길은 아니라는 증거가 여기에 http://www.ssqq.com/ARCHIVE/vinlin27d.htm 몇년전에 찾아본 사이트에서 본 정말 아찔한 등산로인데 사람들이 별다른 장비도 없이 집 밖 산책하는 차림으로 다니고 있어서 깜놀했심..밑으로 쭉 내려서 사진들을 보삼.ㅠ.ㅠ 몰랐는데 여기에 저 엘 까미노 델 레이 트레일도 소개되어있네요 ㅎㅎㅎhttp://www.ssqq.com/ARCHIVE/vinlin27e.htm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9/13 02:04 address edit & del

      헐~절대로 가고 싶지 않은 길 총정리종합판이로구먼~

  3. Favicon of http://inuit.co.kr BlogIcon inuit 2009/09/12 12:18 address edit & del reply

    보는 제가 숨이 막히네요. 특히 중간에 구멍난데는 철봉 밟고 가는걸까요..
    수호천사 할배님들이 진짜 날개라도 다셨는지 저길 어찌 간대요..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9/13 02:07 address edit & del

      아마 날아가시려나...^^; 저 길 가신다는 것도 농담이에요.재미로 뻥치며 보내준 동영상임다.^^

  4. 현숙 2009/09/12 23:25 address edit & del reply

    우와......가보고 싶다. ^^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9/13 02:07 address edit & del

      취향도 참~ ^^

  5. lebeka58 2009/09/13 12:38 address edit & del reply

    보는 것만두 숨이 꼴깍 넘어갈거 같아요, 중간중간 숭숭 구멍이 뚫린 거며,부실하기 짝이 없어보이는 길 이궁~~ 뮤셔버라... 재미있으신 영국 할아버지 두분 다 여전하시네요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9/16 00:10 address edit & del

      그렇지요 ^^

  6. Favicon of http://suyane.kr BlogIcon 토댁 2009/09/13 20:51 address edit & del reply

    앗, 그 조지 할아버징!!!
    이름이 우찌 이리 반가운지요?! 꼭 제가 만났던 할아부지 같습니당...ㅎㅎ

    즐거운 주말 보내시고 계시죠?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9/16 00:11 address edit & del

      ㅋㅋ토댁님 댓글을 그 할아버지가 보면 무지 좋아하실 것같네요.이렇게 반가워해주시다니~^^

  7. 클레오빡돌아 2009/09/15 15:59 address edit & del reply

    어머.. 보는내내 손발에 땀났어요 ㅜㅜ 고소공포증 환자..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9/16 00:12 address edit & del

      님 아이디도 참....^^; '빡돌아'는 고소공포증 환자라는 뜻의 작명인가요? ^^

  8. 2009/09/20 15:03 address edit & del reply

    이걸 사람이 다니라고 만들어놓았다구요? 날다람쥐 길이 아니구? 게다 덩치큰 서양인들이 서로 양보도 하고 그럴 수 있는 폭이라구요? 헛...농담두 참....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9/22 00:10 address edit & del

      화내지마, 슉....^^;

  9. 2009/09/21 22:49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9/22 00:10 address edit & del

      메일 보내겠습니다

  10. Favicon of http://elwin.tistory.com BlogIcon 엘윙 2009/09/22 21:56 address edit & del reply

    헉..무섭네요. 보기만 해도 심장이 쿵쿵.
    할아버지들이 카메라까지 들고 저런 위험한 길을 걸으시다니!!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9/23 16:05 address edit & del

      설마 직접 가시기야 하려구요..뻥이지염~^^
      아님 같이 가자고 연락해볼까요~^^

  11. 물방울 2009/11/14 17:31 address edit & del reply

    ㅎㅎ독자예요 요즘 산티아고에 폭~빠져있죠.. 와 이할아버지 너무하시네..ㅋㅋ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11/15 20:30 address edit & del

      ㅎㅎ 물방울님도 산티아고에 곧 가시겠군요.
      아, 정말 다시 가고 싶어요.심지어 발의 물집까지도 그리워요!

  12. 정기주 2010/02/18 12:29 address edit & del reply

    아렇게우서운걸어떻게찍을지사진기즐어떻게가져갔는지 궁금하다...

  13. ㅋㅋㅋ 2010/02/19 14:21 address edit & del reply

    가는것도대단하지만 짓는것은어떻게지었을까????????ㅡㅅㅡ;;

2009/09/09 23:32

지리산의 들꽃


지리산을 종주하다. 종주기를 쓰고 싶지만 도무지 짬이 안 나고, 그렇다고 그냥 말기는 뭐해서 간단한 메모만. 위 사진은 천왕봉에 오르기 전 마지막 쉼터인 장터목 대피소 가는 길목. 첩첩산중에 들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 1박 2.5일이라고 해야 할지. 금요일 밤 10시20분에 서울에서 남원행 버스를 타고 출발. 새벽 3시20분 성삼재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그 캄캄한 시간에 산행을 시작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을 줄 몰랐다. 그렇게 토요일 15시간을 걸었고, 세석산장에서 잔 뒤 일요일 7시간을 걸어 중산리로 내려오다. 코스는 성삼재-노고단-노루목-화개재-연하천-벽소령-세석대피소-장터목-천왕봉-법계사-중산리.


- 등산을 좋아하긴 해도 잘하진 못하는 내가 계속 뒤처지자 등반대장을 맡은 선배가 계속 “얼마 안남았어” “이제 다 왔다” “10분만 가면 돼”하고 계속 격려를 건넸다.
그러자 다른 선배가 옆에서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게 더 나아”하고 초를 치더니 낙관적 선배가 하는 말에 곱하기 2를 해서 생각하는 게 차라리 낫다고 조언한다. 낙관적 선배가 앞길이 ‘평지’라고 알려주면 ‘아, 오르막길이구나’ 생각하고, 남은 시간 ‘10분’이라고 말하면 ‘30분 이상’이라고 고쳐 생각하라는 것이다.
낙관과 비관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던 나는 ‘낙관적 비관’으로 마인드 콘트롤을 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전진하는 것 밖에 산에서 내려갈 다른 방법이 없고, 이미 꽤 많이 왔고 곧 내려가게 될 것이라는 걸 알지만, 매번 목표지점이 낙관적 선배 말대로 “10분만 가면” “저 모퉁이만 돌아가면” 나올 거라는 기대는 버리기.


- 천왕봉 꼭대기에선 내가 지나온 노고단의 산봉우리가 아련하게 보인다. 불과 하루 전 구름 위로 솟은 저 먼 곳을 내가 걸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등반대장이 “지리산을 종주하고 나면 앞으로 어떤 산도 두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산리에 내려가서 마침내 큰 산 하나를 넘어왔다는 걸 실감했을 때 그 선배의 말이 다시 생각났다. 앞으로 어떤 산도 두렵지 않을 거야.....

- 지리산에 가기 전에, 오래 준비해온 책 출간 건 하나가 취소돼버렸다. 그 책을 위해 해외출장을 가려고 했고 상대방에게도 취재 간다고 다 말을 해두었는데, 출판사와 협의가 엉클어져 결국 불발로 끝났다. 관련 책을 번역하는 것으로 대체. 씁쓸하고 우울했는데 지리산 등반 이후 ‘까짓것 뭐’ 하는 느낌이다.
9월부터 늦깎이 대학원생이 되어 공부도 해야 하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번역도 해야 하고, 내 책을 쓸 준비도 해야 한다. 할 일이 널렸고 코앞으로 다가온 마감만 해도 몇 개인데, 일은 안하고 계속 ‘까짓것 뭐’ 모드다. 지리산 다녀와서 실속 없이 배포만 커진 느낌. -.-;

(쓰다 보니 이게 무슨 간단 메모야. 이럴 바에 차라리 종주기를 쓸 걸~)

  천왕봉에서 바라본 반야봉 (오른쪽)과 노고단 (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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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inuit.co.kr BlogIcon inuit 2009/09/09 23:38 address edit & del reply

    와 진짜 어려운 코스를 그리 빨리 주파하시다니.. 산행에 도가 트셨네요.
    지리산은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꼭 한번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머리로 애국이니 뭐니 하기보다 마음으로 우리 땅을 사랑하게 되니까요.

    종주 축하드리고, 건강히 쉬십시오.

    (그나저나 베네수엘라는 안가시는겁니까. ㅠ.ㅜ)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9/09 23:50 address edit & del

      건강히 쉬고싶으나 그저께 밤새고 오늘도 밤새야 할 처지라는...ㅠ.ㅠ
      베네수엘라에도 못가고 번역으로 대체하기로 했어요.
      그쪽에 못가게 되었다고 연락하고나니 하도 우울해서
      좀 무리인 걸 알면서도 부랴부랴 배낭싸서 지리산에 갔다지요...산에 가길 잘했지요 ^^

  2. Favicon of http://www.heybears.com BlogIcon 엉뚱이 2009/09/10 00:00 address edit & del reply

    글쟁이들은 글을 쓰다 보면 이게 메몬지 글인지 구분을 못하시나봐요. 생각이 곧 글이 되어 버리니... 부러운 내공입니다. ^^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9/10 15:34 address edit & del

      ㅎㅎㅎ '메몬지 글인지'에서 왜 갑자기 '똥인지 된장인지'가 떠오르는지~저야말로 엉뚱이입니다요.^^

  3. Favicon of http://suyane.kr BlogIcon 토댁 2009/09/10 00:49 address edit & del reply

    지리산..너무 멋집니다.
    핵교다닐때 지도교수님께서 논문에 쓰실 식물채집하러 가셨지요.전 안갔습니당..히히
    산을 잘 못타욤. 내려올때 다리가 후덜덜덜하고 무릎이 아프더라구욤..^^;;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9/10 15:35 address edit & del

      글찮아두 지리산에서 식물채집(?또는 조사)하러 온 한 팀을 마주쳤어요.
      교수님은 느긋하게 뭘 불러주는데, 따라온 학생들은 초죽음이 된 얼굴로 그걸 받아적느라 정신이 없더군요.
      학생들 무지 불쌍하던데..핵교다닐때 안가시길 잘하셨어요.^^

  4. 지아 2009/09/10 11:29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저는 아직까지도 지리산 종주를 못했삼.. ㅠ.ㅠ 예전에 빨치산 역사기행 갔다가 뱀사골 윗쪽 어드메까진가 갔다가 내려왔던 기억이..ㅠ.ㅠ 언니 정말 대단하네요. 15시간 연속 산행이라니.. 저도 요새 일주일에 두어번 하이킹 다니는데요. 주로 예닐곱 시간안에 끝날 수 있는 곳이예요. 아직 등짐 매고 하는 본격 등산은 엄두가 아직 안난다는 ㅎㅎ. 지리산행이 가져다 준 "까짓 것" 모드가 오래 가길 바래요. 잘 안된 일 생각하며 두고 두고 마음 상해봤자 남는게 없다니까요. 이젠 수업때문에 정토회 깨달음의 장은 아무래도 어려울까요? 다녀오시면 정말 좋을텐데.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9/10 15:36 address edit & del

      밤 꼬박 새고 15시간 산행이라는, 거의 빨치산 전투훈련 비스무리한 산행이었다는 거 아니니.
      지금도 다리가 퉁퉁 부어서 아주 꼴이 우스워 ^^

  5. lebeka58 2009/09/10 09:21 address edit & del reply

    직장 생활에서 벗어나 잠시 쉼표를 찍고 띵가띵가 노니시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네요. 공부에, 번역일에 , 여행에 ... 욜심히 사시는 부러운 자유인이시와요. 공부는 건강을 해친다는(?) 얘기 있던데... 적당히 하시구요, 올리신 사진은 완죤 작품이네요. 와우! 가슴설레게 하는 장면이네요. 저도 요즘 산에 필이 꽂혀서 청계산, 우면산등에 자주 가는데요, 산나님이 지리산을 한밤중에 종주하신거에 비하면 조그만 동산을 다니는 거구먼유~~ 오늘은 친구와 브런치 콘서트를 보고 , 아직은 울창한 늦여름 숲이 한눈에 들어오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실 계획이죠. 글쎄요 ,저는 요정도가 제 삶의 에스프리란 생각을 하지요.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9/10 15:37 address edit & del

      오~그러니까 청계산 가면 Lebeka58님을 뵐 수 있는 건가요?

  6. 조엔 2009/09/10 09:35 address edit & del reply

    산나님 멋지십니다.
    사무실에 앉아 저 사진만 보아도 가슴이 콩닥거리네요.
    우연히 우연히 몇 번의 파도타기를 하고 산나님 블로그를 알게되었는데요
    애독자가 되었답니다. 아마 처음은 전 에델만 사장님 김호님의 블로그에서 시작했던 것 같은데
    가물 가물..
    종종 놀러오겠습니다. (사실 매일 놀러오면서 ^^)
    글 자주 올려 주세용 ^^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9/10 15:37 address edit & del

      반갑습니다.글을 자주 못올려서 죄송~^^;

  7. 경심 2009/09/11 10:55 address edit & del reply

    다리도 부실하고 몸도 허약한 선배가 종주를 하셨다니...앓아 누으신건 아닌지 몰라요.--;; 그나저나 블로그 들어올 때마다 하고 싶은게 늘어요. 봉숭아물도 그렇고 산행도 그렇고요.^^ 요즘은 해외여행 기피가 대세인데 너무 서운해하지 마세요.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9/11 22:51 address edit & del

      몸은 퉁퉁 부었는데 호연지기만 드높은 상태 ^^
      쉬운거 먼저 해봐. 봉숭아물.^^

  8. Favicon of http://dangunee.com BlogIcon 당그니 2009/09/11 14:51 address edit & del reply

    그러게요 메모가 아니라.....그러니까....어서 종주기를;;; 아무튼 수고하셨습니다.^^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9/11 22:59 address edit & del

      그러게요 종주기도 못쓰고...
      게으른건지 생각이 없어지는건지 바쁜건지 저도 알쏭달쏭~ㅋㅋ ^^; 잘 지내시지요?

  9. Favicon of http://www.journalog.net/aykim BlogIcon 아연 2009/10/03 15:32 address edit & del reply

    누가 죽기전에 해야할 일 101가지를 작성해보라고 해서 지리산 종주를 넣어놨어요. 혼자는 싫고 격려하며 같이 갈 누군가를 먼저 찾아야하지만 ㅋㅋ
    우선 올해 안에 둘레길부터 다녀올까해요. 의무휴가가 많이 남은지라 ^^
    대학원 생활은 괜찮으신지. 어여쁜 선배에게 눈길을 주는 남성들때문에 귀찮지는 않으신지 ㅎㅎ
    언제 서울대에서 번개 함 할까요 ㅋㅋ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10/05 21:16 address edit & del

      둘레길 다녀오고 어떤지 알려줘~
      지리산 종주는 정말 산도 잘 타지만 그것보다 뒤처지는 사람 배려도 잘하는
      등반대장을 잘 만나야 할 것같아.
      내가 같이 갔던 김O철 선배 따라가면 좋아.^^ 너도 등산모임 가입할래?
      번개 좋지. 어디서든 ^^

  10. Favicon of http://www.unny.com BlogIcon preserved flowers 2010/10/20 05:47 address edit & del reply

    지리산은 뭐든지 아름답군여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0/10/25 21:33 address edit & del

      요즘이 또 절정일텐데....넘 가고 싶네요

2008/12/07 23:00

제주 올레길

함박눈이 야자수와 함께 있는 곳.

이런 길을 또 어디서 볼 수 있을까.
말로만 듣던 제주 올레길 을 다녀오다.
가던 날이 장날이라고 토요일 아침부터 눈이 내렸다. 일기예보에 따르면 종일 눈이 내린단다. 눈보라가 치는 길을 어떻게 걸을까 걱정하면서 출발했지만, 걱정은 기우였다. 눈덮인 외돌개 산책로를 조금 벗어나니 야자나무가 즐비하게 들어선 산책로가 나타난다. 완전히 다른 나라에 온 것만 같다. 

눈을 맞는 들국화와 귤나무.  
(기억이 맞다면) 범섬을 바라보며 걷는 올레코스. 들국화와 억새 덕분에 이 코스는 가을길 같다.
맑은 날 제주도 걷기 여행도 멋질 테지만, 눈보라가 치던 날 올레길 걷기도 근사했다.
다른 방식으로는 도저히 겪을 수 없는 사계절을 짧은 시간 안에 두루 체험하는 기분이다.

바다의 모양이 이렇게까지 다채로울 줄 몰랐다. 한 고비를 돌 때마다 완전히 다른 풍경이 펼쳐진 덕에 나중엔 모서리를 돌 때마다 저 너머엔 뭐가 있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마음이 설렐 정도였으니.
용머리 해안을 향해 걸어갈 때, 눈내리는 바다에 서 있던 배들.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바다 위에 정박해있던 고깃배들은 마치 다른 세상에서 막 건너온 배들, 혹은 영계를 향해 막 떠나려는 배들처럼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어른어른한 물안개 너머로 배들을 한참 바라보다 보면 코끝이 시린 추위도 잊혀지고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았다.
 
제주 올레길은 기자생활을 오래했던 서명숙 씨가 산티아고 가는 길을 다녀온 뒤 국내에도 그런 길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으로 고향에 내기 시작한 길이다. 그녀의 경험담은 
놀멍 쉬멍 걸으멍 제주 걷기 여행 으로 출간되기도 했다.
한 사람이 꿈을 품은 덕분에 이렇게 멋진 길을 걸으며 행복해질 수 있다니. 그녀에게 고맙기까지 하다.
이 길을 걸으며 행복한 사람은 우리 일행만이 아니었다.
아침에 출발할 때 나이 지긋하신 노부부 일행을 마주쳤다. 올레길을 여러번 걸으셨던 모양인지, 어느 쪽으로 가라고 알려주시면서 쉬엄쉬엄 풍경을 즐기면서 가라고 조언하셨다.
외돌개에서 바다를 내려다보고 다시 걷기 시작할 때 그 중의 한 어르신이 뒤에서 걸어오다 "이 길은 그렇게 그냥 지나가시면 안됩니다"하고 낮고 엄숙한 어조로 말을 건넸다.
왜 사진도 안찍고 그냥 가느냐, 혹은 이 길에 얽힌 전설 같은 걸 아느냐는 말씀이신가 싶어 쳐다보았는데, 갑자기 그 분이 그리 어색하지 않은 승무 춤사위를 선보이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렇게 좋은 길, 춤 추며 지나가야죠"
...코믹하지만 꽤 감동적이었던 그 분의 춤사위. 올레길 못지 않게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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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dangunee.com BlogIcon 당그니 2008/12/08 01:16 address edit & del reply

    호...이런 길이 있었군요...제주도는 차로만 다녀서 ㅜ.ㅜ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12/08 19:44 address edit & del

      저도 이번이 제주도를 4번째 간 건데 걸으면서 보긴 이번이 처음입니다.
      차를 타고 보는 것과 너무 달라요. 꼭 한번 걸어보세요!

  2. Favicon of http://www.marx.co.kr/blog BlogIcon 로뿌호프 2008/12/08 08:21 address edit & del reply

    옷 제주에 오셨었군요. 제가 제주에 사는데요. 좀 더 친했더라면 하는 아쉽네요. 그렇담 연락이라도 했을텐데요..으흐 ^^;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12/08 19:44 address edit & del

      오옷~ 제주에 사시는군요. 이럴수가~~~
      미리 알았더라면 저녁 먹고 나서 갈 곳이 없어 눈보라 몰아치는 길을 헤매며
      '뭐할까, 뭐할까'하지 않았어도 됐을텐데.^^;
      (결국 서귀포 월드컵경기장의 롯데시네마에 가서 '눈먼자들의 도시' 봤어요...ㅠ.ㅠ)

  3. Favicon of http://realfactory.net BlogIcon 이승환 2008/12/08 10:31 address edit & del reply

    섬은 하나인데 기후가 꽤 다양하게 느껴지네요 -.-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12/08 19:26 address edit & del

      날씨가 궂은 덕분에 더 다양한 풍경을 볼 수 있었지요.
      기후가 다양한 덕분에 딱 하루하고 반나절 걷고도 한 1주일 걸은 기분이라는~^^

  4. Favicon of http://dodobing.tistory.com BlogIcon 도도빙 2008/12/08 10:54 address edit & del reply

    이런 곳이 생겼군요. 올레는 제주 방언으로 골목이라는 뜻입니다. 올레길이라길레 뭔가해서 들러봤습니다.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12/08 19:26 address edit & del

      뜻도 멋지네요. ^^
      처음엔 '제주에 올래?'하는 그 '올래'인가 어리둥절 하기도.^^
      올레길. 이름도 참 예뻐요.

  5. 마음산 2008/12/08 16:24 address edit & del reply

    한 사람의 순정이, '춤추며 지나가는 길'을 내는 것을 보니, 코끝이 찡...
    사비를 많이 들이셨다는 소문에, 또 코끝이 찡...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12/08 19:45 address edit & del

      아, 그렇군요. 누군가 돕지 않으면 사비를 들일 수밖에...
      후원회원 가입하러 달려갑니다. 타타타타~~ =3=3=3

  6. Favicon of http://mitan.tistory.com BlogIcon 미탄 2008/12/09 10:34 address edit & del reply

    사계가 공존하는 올레길,
    모처럼^^ 서정적인 산나님의 글,
    이렇게 좋은 길은 춤추며 지나가야 한다는 말을 한 분이
    '어르신'이라는 것 모두 참 좋습니다.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12/10 21:58 address edit & del

      틈 나면 다시 가보려고 해요.
      올레길 전체를 다 걸어봐야죠. 지금도 눈앞에 아른아른하네요.^^

  7. 사복 2008/12/09 16:00 address edit & del reply

    언젠가 꼭 넉넉하게 가서 걸어보고 싶은 곳이 제주도였는데요... 이거 보니까.. 더더욱.. 군침이 도는군요... ^^ 감사합니다... 열심히... 돼지 배를 불려서... 히히히...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12/10 21:59 address edit & del

      돼지 배? 가서 흑돼지 한마리 잡으시려구요? ㅋㅋ

  8. ustina 2008/12/09 19:44 address edit & del reply

    올레길이 있었기에 보목항이 그렇게 예쁜 곳인 줄도 알고 내 수차례의 제주도 관광이 그저 훑어보는 것 뿐이었음도 깨달았던 것 같아. 드디어 그 길 밟으신 것 축하하고 아름다운 글과 그림 고마우이....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12/10 22:00 address edit & del

      정말이지 나도 이전에 제주도를 꽤 샅샅이 봤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풍경들이 숨어있을 줄은 몰랐어.

  9. Favicon of http://elwin.tistory.com BlogIcon 엘윙 2008/12/09 22:49 address edit & del reply

    마지막 사진은 정말 신비로운 분위기가 있군요.
    그런데 야자수랑 함박눈이라니 낯설어요!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12/10 22:01 address edit & del

      그렇게 낯선 방식으로 보는 이를 매료시키는 '제주도의 힘'이 있답니다.^^

  10. 이쁜이 2008/12/10 01:55 address edit & del reply

    선배가 이야기하셨던 것이 바로 이 길이군요.
    너. 무. 멋. 지. 다. 아. 아..............
    휴우.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12/10 22:02 address edit & del

      멋진 풍경이 한두곳이 아닌데...
      게으르고 사진술이 형편없어 사진이 이것밖에 업떠...ㅠ.ㅠ

  11. lebeka58 2008/12/10 10:10 address edit & del reply

    역시 산나님의 길은 '아직 밟아보지 못한 천개의 작은 길'이네요. 제주를 나름 많이 안다구 생각했드랬는데 완죤 한방 맞은 느낌이네요. 후후 ~
    정말 걷고 싶은 길 멋진 길이네요.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12/10 22:03 address edit & del

      저도 나름 안다 생각하고 갔다가 눈이 번쩍 뜨였답니다.^^
      기회 되면 꼭 걸어보세요.

  12. 2008/12/10 19:3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12/10 22:03 address edit & del

      반가워. 종종 들를게.^^

2008/07/04 02:01

런던의 누드 사이클링

차차 정리되는대로 여행기를 쓰고자 했건만....거, 참.. 쉽지 않군요. -.-;;
사진 정리도 여태 못해 허덕이는데, 이러다가는 조만간 사진을 보면서 '여기가 어디더라...'하고 헤맬 것같은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산티아고 가는 길 여행은 틈틈이 메모를 해뒀으니 정리되는대로 (어느 세월에....) 들려드리기로 하고, 지나다니던 길목에서 마주친 몇몇 풍경 (사실은 메모를 해놓지 않아 곧 잊어버릴 것같은 일들...)을 먼저 들려드릴까 해요.

이동하면서 잠깐 들른 영국 런던은 출장을 포함해 이번이 세번째 가는 거였습니다. 겨우 두번 쓱 훑고 지나간 도시를 알면 뭐 얼마나 알겠습니까만...그런데도 나, 여기 좀 안다, 하는 거만한 태도로 느긋하게 걸어다녔죠. 두리번거리며 사진 찍느라 정신 없는 관광객들을 측은하게 쳐다보면서 말이죠.
주말 오후, 피카딜리 서커스 근처 대형 서점에서 책을 뒤적거리고 있을 때였습니다. 갑자기 밖이 소란스럽고 서점 입구 근처의 사람들이 웅성웅성하더니 호들갑을 떨며 서점 밖으로 뛰어나가더군요.  공짜구경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터에 그걸 놓칠리 있겠습니까. 따라 나갔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살색의 물결이 넘실~넘실~~ ^^
피카딜리 서커스에서 트라팔가 광장으로 가는 큰 길에 벌거벗은 사람들 수백명이 자전거를 타고 몰려오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이렇게 많은 남, 녀의 벗은 몸을 한자리에서 직접 보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관광객을 은근 깔보던 조금 전까지의 태도를 벗어던지고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열심히 찍어댔죠. 누드로 자전거를 타는 자기들도 신기한지 길가에 죽 늘어서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 사진을 역으로 찍더군요.^^
사진을 막 찍어대는데, 한 남자가 자전거를 타고 천천히 제게 다가왔습니다. 앗, 왜 나에게....내가 너무 침흘리며 서 있었나....괜히 뜨끔해졌는데 이 남자, 리플렛을 건넨 뒤 윙크하고 사라지더군요. 애써 진지한 표정을 짓고 시선을 허리 위로 고정시키려 애를 쓰며 리플렛을 받았죠.
이게 해마다 하는 행사인데 올해가 5번째라고 합니다. 과도한 석유 의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자전거를 타는 게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를 알리기 위해 해마다 한다네요. 동시에 차들이 쌩쌩 다니는 길에서 인간의 몸이 얼마나 약하고 상처받기 쉬운지를 알리기 위해 벗고 타는 거라고.
아무리 좋은 취지라도 난 죽었다 깨나도 못할 일을 저렇게 천연덕스럽게 천천히 자전거를 타고 즐기는 사람들이 참 신기하기도 하구요.
음란물이 될까봐 사진을 다 올리진 못하겠습니다. ^^ 그나저나 한밤중에 누드 사진 올릴 것 고르고 있다보니 어쩐지 좀 변태가 된 것같은 기분....에구~ =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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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futureshaper.tistory.com BlogIcon 쉐아르 2008/07/10 04:15 address edit & del reply

    사진만 봐서는 올누드인지 아닌지 분간이 안되는데요...
    정면샷이 없다면 인정 못하겠습니다 ㅡ.ㅡ

    그나저나 세상은 참 넓고... 희안한 일도 많군요 ^^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07/11 00:18 address edit & del

      걸친 게 아무 것도 없는 두번째 사진 아저씨의 뒷모습을 보시고도 의심하시다니.....ㅠ.ㅜ

  2. Favicon of http://dodobing.tistory.com BlogIcon 도도빙 2008/07/10 08:52 address edit & del reply

    샌프란시스코에서 봤던 게이퍼러이드가 생각나네요. 모든 사람들이 벗고 다닌건 아니었지만... 올리기에는 민망한 사진들을 갖고 있죠 ㅋㅋ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07/11 00:19 address edit & del

      ^^ 저도 어젯밤에 '내가 이걸 뭐하러 찍었나' 그런 생각 한참 했습니다. 올리기도 민망하고 혼자 보기엔 안멋지고, 이래저래 쓸모없는 사진들인데 말이죠 ^^

  3. Favicon of http://realfactory.net BlogIcon 이승환 2008/07/10 10:17 address edit & del reply

    자세히 들여다봐도 여자는 얼마 안 보이는군요...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07/11 00:20 address edit & del

      남자만 골라 찍은 거 아녀요. 여자가 실제 별로 없었어요.^^

  4. Favicon of http://inuit.co.kr BlogIcon inuit 2008/07/10 23:55 address edit & del reply

    팬티는 입었겠지요? -_-
    심의에 걸린 사진은 따로 메일로.. ^^;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07/11 00:21 address edit & del

      그거 입었다면 제가 뭐 저렇게 넋놓고 봤겠슴까...^^;

  5. Favicon of http://dangunee.com BlogIcon 당그니 2008/07/13 11:18 address edit & del reply

    상당히 엄격한 자체검열을 통과한 사진만 올라왔군요 ㅜ.ㅜ...나머지는 제 메일로^^;;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07/13 20:30 address edit & del

      무쟈게 많은데. 메일 용량 충분하신가요? ^^

  6. lebeka58 2008/07/14 17:27 address edit & del reply

    자신의 생각을 저리도 자유롭게 표현하는 자신감과 그런 것을 acceptable하는 사회가 쬠 부럽기도 하네요.
    글구요, 산나님이 유럽 여정을 어찌 풀어내실까 경장히 궁금하네요.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07/15 00:39 address edit & del

      -.-; 저도 궁금합니다.^^; 왜 이렇게 손에 안잡히는지 모르겠어요. 공수표 발행하고 잠적한 사기꾼은 안되어야 할텐데 말이죠...^^;;;

  7. Favicon of http://www.ufosun.com BlogIcon 미확인 2009/09/10 20:32 address edit & del reply

    최고 사진일세...^^
    피카딜리 서커스가려면 미리 신고하시지...
    좋은 펍이 많은디이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09/11 22:50 address edit & del

      흑~난 역시 기술이 아니라 소재로 승부해야 하는가....

  8. 2011/02/11 01:05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008/06/21 23:54

긴 여행의 끝

 다녀왔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프랑스 생장피드포르에서 스페인 북서쪽 산티아고까지 764 km의 길을 34일간 걸었습니다.
무릎까지 눈이 쌓인 피레네 산맥에서부터 살갗이 아플만큼 햇볕이 뜨거운 메시타 평원까지 사계절을 두루 겪었습니다. 날씨 뿐 아니라 마음도 사계절을 겪은 듯 해요. ^^ 혼자 걷는 날도 많았고, 길에서 만난 친구들과 함께 걷는 것도 즐거웠지요.
 
산티아고를 지나쳐 '세상의 끝'이라는 피니스테레에도 다녀왔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산티아고 가는 길 후반부에 접어들면 남은 길이 몇 km인지 알려주는 표지판을 계속 만나게 되는데, 피니스테레의 표지판엔 '0.0 km'라고 적혀 있더군요. 표지대로라면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그곳 바닷가에서 석양을 보고 왔습니다.

산티아고 이후로는 마음내키는 대로 이곳저곳을 돌아다녔습니다.
스페인 그라나다에서는 매일 밤 집시들이 사는 사크라몬테 언덕의 바 테라스에 앉아 알함브라 궁전 너머로 지는 노을에 건배하며 와인을 홀짝 거렸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스코틀랜드의 에딘버러에선 중세 도시를 굽어보는 사자 모양의 Arthur's Seat 기슭에 누워 흘러가는 구름을 세다가 깜빡 잠이 들기도 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행 이야기는 정리가 되는 대로 차차 전해드리기로 하지요.
돌아오고 나니 불과 1주일 전, 한달 전의 여유가 아득한 옛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군요. ^^;
물밀듯 밀려오기 시작하는 온갖 할 일들, 걱정거리, 게다가 어수선한 길거리까지... 한숨을 쉬다가도, 정말로 돌아왔구나, 실감이 나긴 합니다... 정작 긴 힘과 용기가 필요한 곳은 무거운 배낭을 매고 하루에 20여km씩 걷던 산티아고 길이 아니라 지금 이곳인 것같아 눈 앞이 아득~하네요. 에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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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dodobing.tistory.com BlogIcon 도도빙 2008/06/22 09:49 address edit & del reply

    와~ 멋있네요.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06/24 22:36 address edit & del

      ^^그간 안녕하셨지요?

  2. Favicon of http://dangunee.com BlogIcon 당그니 2008/06/22 10:34 address edit & del reply

    와 2등....드뎌 돌아오셨군요 부러워요 ㅜ.ㅜ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06/24 22:36 address edit & del

      당그니님은 더 길고 진한 여행을 하고 계시면서 부럽다니욧! ^^

  3. Favicon of http://www.siren99.net BlogIcon 시렌 2008/06/22 13:15 address edit & del reply

    돌아오셨군요 :)
    오랜만이에요.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06/24 22:36 address edit & del

      네.그러게요. 잘 지내셨죠?

  4. Favicon of http://futureshaper.tistory.com BlogIcon 쉐아르 2008/06/22 14:01 address edit & del reply

    멋집니다. 부럽기도 하구요. 오랫동안 포스팅이 없기에 어디 가셨나 궁금했습니다. 이렇게 좋은 시간을 보내셨군요 ^^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06/24 22:37 address edit & del

      오래 놀다 왔답니다.넘 놀아서 '복귀'가 걱정될 지경이죠...^^;

  5. Favicon of http://WWW.MARX.CO.KR/BLOG BlogIcon 로뿌호프 2008/06/22 15:55 address edit & del reply

    돌아온 그녀~ 반갑습니다!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06/24 22:37 address edit & del

      ^^ 반갑습니다. 로뿌호프님

  6. Favicon of http://inuit.co.kr BlogIcon inuit 2008/06/22 16:06 address edit & del reply

    아.. 드디어 오셨군요.
    우선, 무사 귀환을 축하드립니다. ^^
    잘 다녀오신듯해서 좋습니다. 건강히 많이 보고 오셨길 바랍니다.

    마지막 말은 정말 공감합니다. 낯선 땅보다 더 힘과 용기가 필요한 건 바로 여기란 점. ^^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06/24 22:38 address edit & del

      네.무사귀환했습니다.여기서 살아가는 일은 '무사'할 것같지가 않을 듯해 벌써부터 착잡하옵니다요~^^

  7. 우리 2008/06/22 19:13 address edit & del reply

    34일만에 4계절을 겪고 무사이 귀환한 것을 축하^^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06/24 22:38 address edit & del

      이선배시죠? 반가워요!

  8. 코미 2008/06/23 12:32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이제 오셨군요.
    이제 오시려나 저제 오시려나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건강히 잘 다녀오신 것 같아 참 좋습니다.
    낯선 땅에서 사계절을 겪고 무사히 돌아오신 것 다시한번 정말 축하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산나님!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06/24 22:39 address edit & del

      코미님, 잘 지내셨죠? 반가워요!!!

  9. Favicon of http://www.ilifelog.net BlogIcon Memory 2008/06/23 12:34 address edit & del reply

    문득 낯익은 자리에서 일어나 전혀 알지도 못하는 세계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즘입니다. ^^

    먼 길 다녀오시느라 수고하셨어요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06/24 22:39 address edit & del

      그렇게 마음이 무르익을 때 확 저질러야 하는데....^^;

  10. 동생 2008/06/23 14:33 address edit & del reply

    전화드릴께요. 왕 방가...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06/24 22:39 address edit & del

      ^^ 오케

  11. Favicon of http://www.ohnul.com BlogIcon 미래도둑 2008/06/24 09:44 address edit & del reply

    산나님, 사진이 장난이 아닙니다. 언제 사진 찍는 법을 배우셨는지...시선이 아주 좋습니다. 어떤 곳을 어떻게 보고오셨는지, 기대가 됩니다.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06/24 22:40 address edit & del

      정말여요? 500장쯤 찍었는데 건질 게 몇장 안돼 머리를 찧고 있는 중이었는데 ^^

  12. Favicon of http://realfactory.net BlogIcon 이승환 2008/06/24 17:46 address edit & del reply

    오오, 책 한 권 쓰셔도 되겠습니다 ㅜ_ㅜ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06/24 22:40 address edit & del

      오오, 그래볼까요? ^^

  13. Favicon of http://crazia.fiaa.net BlogIcon 광이랑 2008/06/24 21:03 address edit & del reply

    아 무사히 돌아오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여행은 사진의 분위기로는 심적인 여행이라고 저에게는 느껴지는군요. 즐거운 여행이 되셨기를 ^^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06/24 22:41 address edit & del

      몸마음 모두 새 경지를 겪어본 여행이었습죠~^^

  14. 김종세 2008/06/25 10:12 address edit & del reply

    메일보고 블로그에 다시 들어왔습니다.. 너무 멋지세요..... 자질구레한 모든 걸 털어버리면 삶에 필요한 무게는 과연 얼마나 될까요? 건강하게 돌아오신듯해서 .. 축하드립니다.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06/26 01:57 address edit & del

      슬픈 건 '자질구레한 모든 것'의 총합이 '꼭 필요한 무게'를 훌쩍 뛰어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죠. 훌쩍~^^;

  15. 2008/06/26 15:3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06/27 00:07 address edit & del

      호호~ 사진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도 되겠는걸 ^^

  16. Favicon of http://lebeka58@hotmail.com BlogIcon lebeka58 2008/06/29 11:08 address edit & del reply

    언제 오시나 무척 기다렸지요.블로그의 좋은 글들 신선한 충격이구요. 제 삶에 재미와 감성을 깨워 주심 땡스임니다.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06/29 13:14 address edit & del

      제가 더더욱 땡스입죠. 기다려주셨다니요.이렇게 황공할 데가...^^ 근데 lebeka58님 성함을 클릭하면 페이지를 표시할 수 없다고 나오네요?

  17. lebeka58 2008/06/30 18:40 address edit & del reply

    죄송하와요, 전 컴맹이라 블로그 그런거 몰라요. 몇달 전 산티아고에 관한 기사를 찾다가 우연히 산나님의 블로그를 방문하게 된거죠. 정말 이 일은 제게 엄청 유쾌한 즐거움을 가져다준 디스커버리이란 생각이어요.
    넘치는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 백미를 고르고 그것을 잘 풀어내심에 감동과 부러움을 느끼네요.
    앞으로 살알짝~ 방문해도 괜찮나요?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07/02 18:23 address edit & del

      ^^ 자주 놀러오세요~업데이트를 자주 하지 못해 주인장으로서 쫌 민망하긴 하오나...^^;

  18. 라파엘라 2008/07/05 17:34 address edit & del reply

    안녕하세요? 우연히 이곳에 들러 여행기들을 훔쳐봅니다. 저도 돌아다니는 것, 순례 자체에 정신이 나가는 사람인데, 참 반갑네요. 그리고... 멋있어요.. (속없는 소리인 줄 알지만...^^)

    저는 다음 주, 샌프란시스코 부근으로 1년 살러 갑니다. 사람들이 1년 살거면 거기가 좋다기에 그리로 가기로 했는데 잘못 택한 거 같아 후회중이었지요. 근데 님 글을 읽고 잠시나마 근심에서 벗어나게 되었네요. 감사!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07/09 21:48 address edit & del

      샌프란시스코 부근에 1년 사는 걸 잘못 택한 것같아 후회하셨다니요~ 무슨 말씀을! 왕 부럽슴다!!!

  19. 다소 2008/07/07 05:36 address edit & del reply

    꺅, 돌아오셨군요. 오신지 꽤 되셨네요.;;
    아, 사진들...가슴이 막 떨립니다. 상상속에서 제가 저 곳을 걷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돌아와보니, 나라가 어수선해서 좀 골치 아프시겠지만.. 그래도 여행기, 많이 기대됩니다. >_<
    무사히 돌아오신 것, 축하드려요.
    참참, 정말...책 한권 쓰셔도 될 것 같아요. 산나님 워낙 글 잘 쓰시니까..^^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8/07/09 21:49 address edit & del

      감사합니다.^^여행기를 빨랑 써야 하는데 왜케 한없이 게을러지는지....거 참....민암합니다요~ ^^

  20. 코딱지 천사 2009/10/06 21:58 address edit & del reply

    님의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있는중에 , 블로그에서 님을 만나다니 뭔가 비현실적인 느낌이 드는군요 ㅋㅋ
    책을 굳이 물질의 형태로 소유해야 하나 싶었는데 ,
    한줄한줄 울림이 있는 고귀한 문장들에 울컥 눈물이 맴돌며 ,오래도록 곁에 두고 싶어지네요 .
    저역시 동생을 잃은, 오래전 봉인된 기억들을 끄집어 내봅니다
    저도 카미노를 걸으면 마음속의 묵은 짐들이 가벼워질까요 ㅠㅠ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09/10/06 23:55 address edit & del

      아, 그런 경험이 있으시군요....
      제가 님의 봉인된 기억을 괜히 건드려 덧내지나 않았는지 걱정스럽습니다.
      비슷한 기억으로 마음무거운 사람이 님 혼자가 아니라는 것으로라도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