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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5/23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12)
너처럼 강인할 수 있다면, 너처럼 날아오를 수 있다면,
아니 다른 무엇보다,
너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춤추게 만들 수 있다면.....
어머니의 사랑을 갈구하나 번번이 거절 당하던 유약한 왕자가 꿈 속에서 선망한 백조. 강하면서 아름답고, 가볍게 날아오르면서도 압도적인 힘이 넘치는 사내. 백조는 죽음으로 달려가던 왕자를 가로막아 삶을 향해 돌려세우지만, 사랑을 향해 내밀던 왕자의 손을 조롱한다.
끝내 나는 네가 될 수 없듯, 왕자는 살아서 그가 될 수 없었다. 백조처럼 강해지고 싶고, 사랑 받고 싶었던 유약한 청년의 꿈은 죽음으로써만 성취될 수 있었다. 이야기에서 선명하게 도드라지는 외디푸스 콤플렉스, 동성애적 코드보다, 내게는 이 무용이 끝내 가닿을 수 없는 대상을 선망하던 자의 비극으로 다가왔다.
백조의 긴 목처럼 고개를 이리저리 꼬고 팔 동작으로 새의 몸짓을 표현할 때마다 두드러지는 근육의 움직임들, 맨발로 무대를 쿵쿵 울리는 발소리, 위협적인 동작을 하며 무용수들이 함께 내뱉던 ‘하!’ 숨소리, 땀에 젖어 번들거리는 상체.... 이야기의 틀을 새로 짠 것도 신선했지만 매튜 본 각색의 가장 큰 힘은 무엇보다 클래식한 레퍼토리를 이토록 황홀한 육체의 향연으로 바꿔놓은 것이 아닐까. 뉴욕에서 이 공연을 봤던 동생은 “맨 앞줄에 앉아 무용수들의 땀방울이 객석에까지 튀는 상태에서 봐야 제 맛"이라고 촌평을 했다. 아, 땀방울…. 맨 앞자리 표를 사는 건데. ㅠ.ㅠ
- 공연 시작 전, 차분한 음성으로 흘러나온 LG아트센터의 안내방송이 사람들을 웃겼다. 공연 시작 전에 휴대전화 전원을 완전히 꺼달라는 안내방송을 하면서 이렇게 코멘트. "휴대전화의 진동음이 울리거나 액정의 파란 화면이 깜빡거리는 것만으로도 공연을 하는 사람들에겐 아주 큰 시련과 절망감을 안겨줄 수 있으므로....." 모두 와~ 웃으며 '시련과 절망감'을 따라 읊조리면서 핸드폰을 꺼내 전원을 껐다. 목적달성은 아주 훌륭히 한 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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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 2010/05/23 05:26
발레 공연은 호두까기 인형외엔 직접 본 기억이 없는데. ㅠ.ㅠ 아 이거 정말 멋졌겠는데요. 혹시라도 나중에 보게 될 기회가 생기면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땀방울 튀기는 맨 앞 좌석에서 볼 수 있는 표를 구해야겠다는 각오가 불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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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my 2010/05/24 10:55
몇 년전 생일에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로 표 사들고 가서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기대도 많이 하고 갔지만, 기대에 완전히 부응해줬던 공연이어서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네요 ^^ 한편 슬펐지만 한편 남자의 몸이 표현할 수 있는 '역동감'에 감탄했었더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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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Y 2010/07/16 03:03
저도 이 공연 본 경험이 있어요.역시 빌리 엘리엇 마지막 장면을 본 후 오랫동안 동경하다가 드디어 거금 들여서 봤는데 너무 기대를 해서 그랬는지 저는 큰 감흥을 얻지는 못했답니다.
솔직히 내용 이해를 잘 못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ㅡㅡ
사전에 공부 좀 하고 가서 봐야했었는데 ㅡㅡ;
다시 보면 다른 느낌일까요...? -
DR.Y 2010/07/17 00:21
저 여자예요..ㅡㅡ힝~
아무래도 공연에 대한 공부가 부족한 상태에서 막연하게 봤던 것 같아요.
엄..근데 평소 취향이 남성적이란 말은 많이 듣는데..;;-
sanna 2010/07/18 00:04
ㅎㅎㅎㅎㅎ 죄송~ 제가 결례를 했네요.
사람마다 감성이 다른 게 당연하지요.
저도 팜플렛 미리 읽지 않았더라면 저 장면이 도대체 뭔 뜻인지 아리송한 상태로 봤을 거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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