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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11/20 게으름뱅이의 침대 독서 수난기 (21)
나를 만든 책들은 대부분 나의 동침자들이다. 지금까지 읽은 책의 절반가량을 침대에서 혹은 바닥에서 뒹굴며 읽었다. 난 아마 전생에 땅에 붙어살던 지렁이가 아니었을까...
좋아하는 책일수록 하도 붙들고 뒹군 탓에 심하게 구겨졌고 표지가 너덜너덜하다. 과도한 스킨십과 학대의 강도를 애정의 지표로 삼았던 모양이다. ^^;
누워서 책을 읽을 때 가장 불편한 건 불끄기였다. 책을 읽다 꾸벅꾸벅 졸리기 시작하면 적당하게 불을 끄고 자야 하는데, 불을 끄러 일어나자니 잠이 깨고, 그냥 놔두자니 눈꺼풀 사이로 빛이 스며들어 잘 수가 없는 거다.
하지만 이 경우의 문제점은 조명 범위 안에 책이 들어갈 수 있도록 대체로 한 방향으로 누울 수밖에 없어 한쪽 어깨가 무지 결린다는 점이다.
이렇게 한쪽 방향으로 누운 자세로 책을 보다가 몇년전 한쪽 팔이 뒤로 돌아가지 않는 증세를 겪었던 적도 있다. 하도 황당해서 그날 읽었던 책 이름을 잊어버리지도 않는다. 폴 오스터의 '빵굽는 타자기'. 그는 빵을 굽고 나는 팔이 굳었다....
일어나 앉아서 보면 되련만, 미련하게시리....그러나 누가 질쏘냐. 침맞고 부황뜨고 수영장에 다니며 몇달만에 어깨를 고친 뒤 기어이 다시 들입다 누워 책을 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얼마전, 교보문고를 지나가다 book light 라는 상품을 발견했다. 바로 저거다! 제까닥 구입했다.
360도로 회전은 되지만, 비추는 범위가 너무 좁아 계속 한쪽 손으로 등의 위치를 옮겨가며 읽어야 한다.
자꾸 이 소형등을 옮기는 '노동'을 해야한다는 점은 기본적으로 누워 책을 읽는 게으름뱅이의 취지와 너무 맞지 않는다.
...이걸 쓰느니 차라리 불 끄러 일어나는 편이 낫겠다 싶다. 돈만 버렸다.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며칠전 드디어 숙원사업을 해결했다. 천정의 조명을 끄는 리모콘!
누워서 켰다 껐다 마음대로!
자리에서 일어날 필요도 없고, 경직된 한쪽 방향 자세로 책을 읽을 필요도 없다. 캬~ 이거야 말로 내가 찾던 물건!
적당히 졸려서 리모콘으로 불을 끄고 잠을 청할라치면 늘 그렇듯 온갖 잡생각이 밀려온다. 이걸 적어둬야 하는데, 내일은 저걸 해야 하는데.....이전엔 그런 사소한 일 갖구 다시 일어나기가 귀찮아서, 아침에 다시 생각하자, 하고 잠을 청하곤 했다.
근데 이젠, 불 켜는 일이 손가락만 한번 까딱, 하면 되는 일이다보니 잡생각이 들 때마다 불을 켜고 수첩 찾으랴, 메모하랴, 부산을 떤다. 그러다보면 잠이 싹 달아나 결국 다시 불을 켜고 책을 들게 된다. 그렇게 잠이 오지 않아 시간 때우기 용으로 하는 독서는 고역이다.
이런 택도 없는 이유로 며칠째 숙면을 못했다. 생활의 편리에도 대가가 필요한 모양이다.
오늘 밤 내가 생각하는 솔루션.
리모콘으로 불을 끈뒤 리모콘을 손이 안닿는 먼 곳에 던져버리는 거다. 부서질지도 모르니 던지려는 목표지점에 푹신한 매트를 깔아둬야 겠다. 에궁~ 시시껄렁한 포스팅 이상 끝입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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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애서가의 득템
2009/09/23 23:17
요 옆 블로그 소개에도 적었듯, 제가 "book addict"인건 맞는듯 합니다. 문제는 애독가냐 애서가냐지요. 책 읽는걸 좋아하는지 책 자체를 좋아하는지 그건 저도 모르겠습니다. 전에 애서가의 만담을 진행했듯, 아무래도 전 애서가인듯 합니다. 애서가들의 특징은 단연 하드웨어 애호지요. 우선 책 자체를 모으기 좋아합니다. 빌려봐도 될걸 굳이 사서 봅니다. 대개 서가에 목숨걸고 책 관련 아이템에 천착합니다. 전 사소한 펜에 매달리고 이상한 습관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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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그니 2006/11/20 23:43
일본살때 조금 비싼 등은 리모콘이 달려있습니다. 일본은 세입자가 자기 등은 자기가 사서 달아야되거든요 ㅜ.ㅜ...
물론 이사갈때도 떼어가야합니다. -_-; -
inuit 2006/11/21 00:03
전 독서등을 곁에 두고 읽다가 기절할지경이 되면 책 던지고 램프를 손으로 탁.. 그리고 정신을 놓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치의 오차라도 있어 정신이 돌아오면 낭패. -_-
susanna님은 타이머도 좋은 방안 같은데요. 대략 한두시간내에 잠들면 불은 알아서 저절로 꺼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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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2006/11/21 14:09
선배. 귀차니스트의 전형같기도 하고 불면증 대가의 비법같기도 하고 생활속 아이디어 찾기의 대가같기도 하고 아리쏭... 어찌됐든 저런 고민없이 한 번에 푸욱 잘 수 있는 저의 수면시스템이 자랑스럽네요. 움쉣쉣쉣쉐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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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I 2007/04/22 07:54
미국도 자기가 자기네 집의 등을 직접 사서 달아야 합니다- 처음 새 집에 들왔을 때 캄캄해서 황당했었어요.
그래서 저는 침대에 누워서 손을 뻗으면 닿는 곳에 스탠딩 램프를 하나 더 놓고 씁니다.
책상에 앉아 있을 땐 책상 조명과 방안의 스탠딩 램프를 다 켜놓지만
자기 전에 책을 읽을 땐 침대에서 딩굴하다가 그냥 팔을 뻗어 스위치를 돌리기만 하면 끝!
근데 책을 읽다보면 정말 잠이 확! 달아나지 않나요?
이게 바로 문제지요... 그렇다고 밤을 새울 수도 없는 노릇이고. ^^ -
쉐아르 2008/09/05 07:02
저는 다행히 눕거나 엎드려서는 책을 잘 못봅니다. 꼭 침대머리에 기대고 앉아서 책을 보죠. 그래서 머리맡에 붙어 있는 램프가 제대로 역할을 해줍니다 ^^
근데... 리모콘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이런 말해도 될런지...) 너무 귀여우십니다 ^^ -
아레스 2008/11/26 23:35
저는 지금 책그네에다가 노트북 올려놓고 누워서 노트북 하는 중입니다..^^
며칠전에 우연히 라이엔북이라는 녀석을 발견하고 그걸 책그네에다 응용해봤어요..
그렇지만 지금 지름신과 사투중이라는..조만간 라이엔북 고급형 구입할듯..
그리고 자기전에 불끄러 일어나는거 참 불편한데..리모컨 좋네요
그런데 리모컨센서가 어케 부착되는건지 궁금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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