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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9/20 니체가 눈물을 흘릴 때 (12)
니체가 눈물을 흘리다니... 정수리에 수직으로 내리꽂는 폭포같은 철학자 니체는 눈물 따위 경멸할 것만 같은데 말이죠.
심리치료의 권위자로 손꼽히는 어빈 얄롬이 쓴 소설 ‘니체가 눈물을 흘릴 때’는 실제 사건과 허구를 조합한 팩션입니다. 니체와 루 살로메 등 등장인물들이 워낙 유명한 사람들인데다 미국에선 꽤 오랜기간 베스트셀러 였던 모양입니다. 올해 영화로도 만들어졌더군요. 위의 사진은 책 표지가 아니라 영화 포스터입니다.
imdb 별점이 4개 (10개 만점)인 것을 보면, 영화는 꽝인 모양입니다. -.-;
니체 역할을 맡은 배우 (이름을 어떻게 발음하는지 당최 모르겠는데) 아먼드 아상테 Armand Assante (오른쪽)는 분장을 하면 그럭저럭 니체를 닮을 것 같죠?
소설은 1882년 니체가 사랑했던 (그 뿐만 아니라 릴케, 프로이트 등 당대의 천재들이 사랑했던) 여인 루 살로메가 비엔나의 의사 브로이어를 찾아와 니체의 절망을 치료해달라고 부탁하면서 시작됩니다. 자신의 치료 의뢰를 니체에게 비밀로 해달라고 당부하면서요.
브로이어는 프로이트의 스승이며 정신분석학적 치료의 맹아를 고안해낸 의사입니다. ‘안나 O’로 알려진 여성 베르타 파펜하임을 치료하면서 대화요법을 통해 억압된 감정을 분출시켜 증상을 치료하는 방법을 처음 시도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 사례를 바탕으로 브로이어는 프로이트와 함께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저작인 ‘히스테리에 대한 연구’를 발표하게 되지요.
소설이 시작될 즈음 니체는 루 살로메에게 푹 빠져 청혼을 했다가 거절당한 뒤 다시 질병과 고독에 시달리던 상황에서 브로이어를 만납니다. 소설이 끝날 때 ‘건강해진’ 니체는 위대한 사상을 마음속에 품은 채 브로이어에게 작별을 고하지요. 소설은 여기서 끝나지만 시기를 추정해보면 그 몇 개월 뒤 니체의 웅변적인 걸작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탄생하고, 몇 년 뒤엔 브로이어와 프로이트의 공저 ‘히스테리에 대한 연구’가 세상에 나옵니다.
심리학과 철학 양쪽에서 세계를 놀라게 한 혁명적 발견과 사상이 모습을 드러내기 전, (실제로는 만난 적이 없는) 양쪽의 거두를 만나게 함으로써 위대한 사상들이 어떻게 잉태되었는지를 상상하다니! 저자의 야심이 이만저만 큰 것이 아닙니다.
책을 읽다보면 심리치료와 니체의 사상을 서로 어긋나지 않도록 정교하게 짠 저자의 솜씨가 보통이 아님을 실감하게 됩니다. 니체와 브로이어가 만나 옥신각신 다투고 기 싸움을 하는 동안, 기묘한 계약을 맺고 서로가 서로를 치료하는 동안, 심리치료의 기본 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핵심 사상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도록 하는 공력이 대단합니다.
브로이어와 프로이트에서 시작된 정신분석학, 니체의 철학, 니체와 루 살로메, 브로이어와 안나O의 관계 등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지적인 소설입니다.
혹은 배경그림을 몰라도 별 상관없을 듯합니다. 그날이 그날 같은 끔찍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일탈의 충동, 중년의 위기에 시달려본 사람, ‘삶의 태도’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의외로 깊게 감정이입하며 주인공들의 마음풍경에 공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쓰다보니 길어져 접었습니다. -.-; 더 읽으실 분은 아래를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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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복 2007/09/21 15:21
이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벼로 끌리지 않았어요... 번역된 니체지만... 찌르르하게 읽다가, 낑낑거리며 읽다가, 어느날은 이해될지도 몰라라고 슬쩍 페이지를 넘기며...했던 게 올초였는데...
산나님 글을 보니까... 니체가 읽고 싶어지네요..^^
근데, 다른 읽을 책이 산처럼 쌓여.. 쏟아져 내리는 상황... ㅠ_ㅠ;
추석 잘 보내세요... ^^ -
회색기사 2007/09/22 18:55
저도 잘은 모르지만.. 프랑스 배우라면 아흐망 아쌍뜨 정도가 아닐까요 ^^위에 표시가있음 아쌍떼일테구요 ㅋㅋㅋ 그런데 루 살로메 역의 여배우는 정말 아니올시다군요...현재 젊은 배우 중에선, 흠 루 살루메 역을 맡을 만한 인물이 누구일지, 당장 떠오르진 않습니다만... 저배우는 좀 하하..소설을 한번 구해 읽어봐야겠습니다..즐거운 한가위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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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윙 2007/10/10 12:36
오랜만에 와서 좋은 책을 알게 되었네요.저는 중년이 아닌데도 벌써부터 한번뿐인 인생인데 이렇게 틀어져서 어쩌지..라는 절망을 하고 있었어요!!
당장 주문해야짓!! 루 살로메가 저렇게 생겼군요. 중학교때였나..도덕선생님께서 루살로메가 정말 멋진 여성이었다고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던 기억이 납니다. -_-;;
근데 니체가 수산나님께 벼락을 던져주셨군요. 부럽습니다. 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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