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08 04:45

새벽 4시반, 잡담

- 머리는 몽롱하고 제정신이 아닌데, 도대체 왜 깨어 있는지 당최 알 수가 없다. 뭘 하는 것도 아니고, 잠 못 들 고민이 있는 것도 아닌데, 걍 잠이 안와서 2시간 넘게 멀뚱멀뚱 누워 있다가 일어났다. 뭘 잘못 먹었나....이 상태로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 생각하니 끔찍.....ㅠ.ㅠ
- 잠은 안오는데 할 일은 없고, 읽어야 할 책을 펼쳤는데 뭔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고, 그래서 그냥 이 책 저 책 뒤적이다가,

- 이런 구절을 읽다

"달리는 오토바이에서 나는 가끔은 뒤를 돌아봐
착각은 하지 마 지나온 길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야
나도 이유 없이 비장해지고 싶을 때가 있어
생이 비장해보이지 않는다면
대단해 보이지 않는다면
어느 누가 온몸이 데는 생의 열망으로 타오르겠어"

- 캬~ 간지 난다! 엄청 가오잡는 이 오토바이 라이더는, 그런데 뉘신가? 
중간을 뚝 잘라 읽은 시의 앞 부분으로 돌아가 읽어보니, 바로 이런 분.....

"내 배후인 철가방은 안팎이 똑같은 은색이야
나는 삼류도 못 되는 정치판 같은 트릭은 쓰지 않아
겉과 속이 같은 단무지와 양파와 춘장을
철가방에 넣고 나는 달려
불에 오그라든 자국이 그대로 보이는
플라스틱 그릇에 담은 짜장면을
랩으로 밀봉하고 달려
검은 짜장이 덮고 있는 흰 면발이
불어 터지지 않을 시간 안에 달려
오토바이가 기울어도 짜장면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 것
그것이 내 생의 중력이야
아니 중력을 이탈한 내 생이야"
(이원의 시 '영웅' 중에서)

- 크하하하, 이 철가방 총각, 멋지지 않은가!  
이 시, 마음에 드는데 다 옮기고 싶어도 시가 쫌 길다. 걍 패스~

- 에혀......혼자 트윗질, 블로그질 다 해봐도 잠이 안 온다. 세수하고 이닦으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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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naver.com/tobeortohave BlogIcon 지아 2010/06/08 11:55 address edit & del reply

    가끔 정말 아무 이유없이 잠을 못자고 날밤 샐 때가 있는데... 그럴땐 자야겠(싶)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다른 일도 못하고 엎치락 뒷치락 하다가 결국 못자더라구요. 괴롭죠. 전 그런날 다음날도 꼭 잠을 못자요. 악순환. 다행히도 그런 날이 많진 않지만요. 저 시 멋진데요~ 오토바이가 기울어도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 짜장면을 배달할 수 있는 중력을 이탈한 삶의 철가방 사나이~ 꺄아~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0/06/08 15:15 address edit & del

      2시간 동안 누워서 '왜 잠이 안올까' 생각하다가 다시 일어났다는...오늘은 쿨쿨 10시간 넘게 잘테다!

  2. Favicon of http://playing.thoth.kr BlogIcon Playing 2010/06/08 13:45 address edit & del reply

    으하하~ 시가 너무 유쾌하네요
    안그래도 열정의 한 주가 시작되어서 선풍기를 3대나 닦아놓았으나..
    이 날개는 과연 어떤 본체와 연결해야 하는지.. 왜 하나씩 안했는지 후회하며 그냥 바라만 보고 있었는데 ㅋ~
    여튼 슬기롭게 열정의 한 주를 잘 보내세욤~!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0/06/08 15:16 address edit & del

      오늘 쫌 심하게 열정적이죠?...
      에어컨 고장난 사무실에서 땀 삐질삐질 흘리는 중...왜 선풍기도 없냐고요오~

  3. 2010/06/08 22:54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0/06/08 23:57 address edit & del

      우스꽝스럽기는~짜장면 면발 쏠리지 않도록 아슬아슬한 균형 잡기가 어디 쉬운 일이겠니 ^^

  4. Favicon of http://www.ufosun.com BlogIcon UFO 2010/06/10 09:42 address edit & del reply

    푸하하 불면이라는 야릇한 병(病)이
    너무 늦게 찾아온 듯.......
    친구삼으면 때론 좋아..
    점심외상 유효기간 있으니
    6월내로 오슈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0/06/16 17:45 address edit & del

      평소엔 전혀 불면같은 거 없지....
      시험 공부할 때 불면증은 반가울텐데,그럴땐 드립다 잠만 온다는....ㅠ.ㅠ

  5. 이쁜이 2010/06/13 21:02 address edit & del reply

    음 완전 마음에 드는 시에요.
    저런 자세. 배워야 해. 암~~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0/06/16 17:46 address edit & del

      그러쳐~ 폼생폼사의 자세! ^^

  6. 사복 2010/06/18 14:49 address edit & del reply

    '영웅' 이라는 제목에서 고개가 팍 숙여졌습니다. '아, 보스!' 해드리고 싶어요. -_-)> 충성;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0/06/18 16:25 address edit & del

      글쵸? 학교에 철가방 아저씨들 참 자주 오는데,
      아저씨들 볼때마다 '충성!'하는 심정으로, 꼰 다리도 풀고, 태도가 단정해진다는..^^

2010/06/06 15:36

미자와 남한강

이달부터 한겨레의 오피니언사이트 "훅"에 격주로 글을 씁니다.
이렇게 화창한 날, 글이 무거워서 쫌 민망한 기분......
가볍게 쓸라 그랬는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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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ww.ufosun.com BlogIcon UFO 2010/06/08 01:38 address edit & del reply

    훅...헉.....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0/06/08 04:29 address edit & del

      왠 이상한 신음소리를....^^;

  2. 2010/06/08 22:43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0/06/08 23:52 address edit & del

      김문수 지사는 오늘 일케 좋은 4대강 공사를 왜 안하냐며 "다른 데서 안하면 경기도에서 다 하겠다"고 했다네.
      아 증말...캐짜증......

  3. Favicon of http://realfactory.net BlogIcon 이승환 2010/06/09 18:11 address edit & del reply

    수입이 늘어나셨군요(...)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0/06/09 22:07 address edit & del

      글쎄요.수입이라 할만한 수준이 안될 듯...한겨레의 재정형편을 잘 모르시는군요 ^^

  4. 사복 2010/06/18 14:51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이런 얼굴을 갖고 계시는 군요... ^^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0/06/18 16:26 address edit & del

      실망스러우시죠....ㅠ.ㅠ 뒤통수 사진으로 바꿔야 할 듯....^^;

2010/05/28 16:35

몸으로 쓴 "시"

"시를 쓴 사람은 양미자 씨밖에 없네요."
- 영화 '시'에서 창작을 가르치던 김용탁 시인이 -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를 심야 극장에서 보다.
관객이 채 10명도 안되었는데, 엔딩 크레딧에서 덮칠 듯 밀려오던 물소리가 끝날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서는 사람이 없었다. 감정을 자극하는 배경음악 한 소절 없는데도 감정을 압도하는 영화, 주인공 양미자(윤정희)가 몸으로 써낸 시의 처절함, 아름다움, 그 매서운 윤리적 질문 때문에 가볍게 툭툭 털어버릴 수 없는 영화다. 며칠이 지났는데도 자꾸 생각하게 만들고 무언가를 말하고 싶게 만든다. 뭔가 써보려고 꼼지락거렸지만....걍 포기하고 '시'에 관한 글들을 찾아 읽다가 가장 공감가는 글을 발견. 문학평론가 신형철씨가 한겨레21에 쓴 글. 시의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으니, 이 영화 볼 생각이 없는 사람들부터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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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복 2010/05/28 17:03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젯밤에 간신히 봤습니다. 보고 싶었는데 근처 극장에서 너무 일찍 내리는 바람에 보려고 해도 볼 수가 없더라구요. - 시가 갖고 있는 생경함과 함께 시를 쓴다는 행위의 지난함, 처해 있는 상황의 압박감과 캐릭터의 하늘하늘한 움직임 등이 정신 못차리게 했습니다. 다 보고 나오니, '뭐 이런 영화가 다 있어 ㅠㅠ' 싶었습니다.. 다시 보고 싶은데, 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0/05/29 13:53 address edit & del

      정말 정신을 차릴 수 없게 만들지요. 전 며칠이 지나도록 그럽디다 ^^

  2. 2010/05/29 10:44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0/05/29 13:53 address edit & del

      이것도 아마 무서울껴....^^

  3. Favicon of http://wangn.tistory.com BlogIcon wangn 2010/12/05 06:06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dvd출시되고 나서 보았는데 지금 4,5섯 번째로 다시 보고 있습니다. 링크해주신 기사 덕분에 잘 보겠습니다 ^^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0/12/05 13:19 address edit & del

      4,5번째 보시다니, [시]의 열혈팬이시군요.^^ 저도 DVD 선물받았는데 다시 봐야겠어요.

  4. Favicon of http://www.newsneakersonline.com/ BlogIcon Sneakers Online 2011/09/26 11:28 address edit & del reply

    이곳은긴글을쓰는보통의블로그와달리글한두줄로자신의생각을표현하는곳.

    •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BlogIcon sanna 2011/09/27 00:49 address edit & del

      아, 가끔 긴 글도 있는뎁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