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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4/02 페루(5)-하늘호수, 티티카카호 (11)
- 2008/03/26 페루(4)-마침내 마추픽추 (16)
- 2007/10/07 네팔 (1)-애태우던 설산 (18)
- 2007/07/29 느긋하게 걸어라 (13)
티티카카 Titicaca 호수로 가는 길은 만만치 않았다. 쿠스코에서 버스를 타고 7시간 넘도록 먼지 풀풀 나는 길을 달렸다. 도중에 해발 고도가 4335m인 곳도 지났다. 여름인데도 안데스 산맥의 꼭대기엔 만년설이 덮여 있다.
처음 들었을 때 티티카카 호수의 어감은 내 귀엔 ‘띠띠빵빵’처럼 장난스러웠다. 잉카제국 창시자 망코 카파크가 강림했다는 전설이 깃든 신령스러운 이미지와 좀처럼 어울리지 않았다. (나만 그런가....-.-;)
티티카카는 '빛나는 돌'이라는 뜻인데, 잉카 시대땐 '파카리나 paqarina' 라고 불렸단다. 어느 안내책자엔 '파카리나'가 ‘모든 것이 태어난 장소’라고 풀이돼 있는데, 위키피디어엔 정반대로 모든 사람이 죽을 때 거쳐가는 마지막 장소라고 나와 있다. 티티카카 호수(의 극히 일부)를 돌아보고 난 뒤 소감은 위키피디어 해석에 한 표!
페루 남부, 안데스 산맥 중앙에 있는 티티카카 호수의 해발 고도는 3800여m. 대형 선박이 다닐 수 있는 호수 중에선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한다. 남미에서 가장 큰 호수이고 페루와 볼리비아에 걸쳐져 있다.
물빛이 하늘빛과 크게 다르지 않고 맑아보이지만 실제로 보면 엄청 더럽다. -.-; 하수종말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인지, 적조현상이 심각해보인다. 이렇게 방치해둬도 되나 걱정스러울 정도다.
무슨 임시 세트장 같아서 정말 사람이 사는 곳인지 긴가민가했는데, 우루족이 이렇게 갈대섬에서 산 지 벌써 600년이 넘었다고 한다. 육지에서 지배족 (꼬야족인가....암튼)의 박해를 피해 티티카카 호수에 와서 토토라를 엮어 배를 만들고 선상생활을 하다가 결국은 섬을 만들어 살게 되었다는 것이다.
갈대로 도대체 어떻게 섬을 만든다는 걸까. 그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호수에서 자생하는 토토라 수풀 사이를 작은 카누로 지나다니며 긴 낫 같은 도구로 계속 자른다. 이를 반복해 토토라가 약 2.8m 정도 두께로 겹쳐 포개지면 그게 그냥 섬이 된다는 것. 고리를 꿰어 끌면 그대로 끌려오기 때문에 섬 자체를 끌고 이사를 다니기도 하고, 또 좁다 싶으면 토토라를 옆으로 쌓아 크기를 넓히기도 한단다.
우로스 섬은 이렇게 만들어진 갈대섬 40여개를 통칭하는 말인데, 큰 섬에선 10여가구가 살기도 하지만 작은 섬은 달랑 집 2채인 곳도 있다.
섬에 내리기 전에 갈대섬에 대한 이런저런 설명을 들었을 땐 상당히 낭만적으로 보였다. 하지만 막상 섬에 내려보니 사정이 달랐다. 바닥은 단단한 편이지만, 갈대 더미가 물에 둥둥 떠있는 형국이기 때문에 밤이면 습기가 올라와 아주 춥다고 한다.
섬의 바닥은 계속 썩어들어가는 상태다. 바닥이 많이 썩으면 갈대를 위로 계속 쌓아 무게를 지탱할 두께로 만들어줘야 한다. 우로스 섬의 뜻이 '매일 새롭게'라던데, 늘 토토라를 위로 쌓아야만 살아갈 수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일 듯하다. '매일 새로워진다'는 말이 이들에겐 심리적 태도의 변화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가장 절박한 노동인 거다.
내가 기웃기웃하자 원주민 한 명이 자기 집에 들어와서 보라고 손짓을 했다. 작은 침대 하나와 옷가지들이 쌓여있는 소박한 살림살이. 방 한가운데에는 낡은 구닥다리 TV가 놓여있다. 집 안을 둘러보면서 사진을 찍을까 잠깐 망설이다 관뒀다. 집주인이 불러들여 보여준 것이지만, 소박하다 못해 세간이라곤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인 살림살이에 카메라를 들이대는 게 어쩐지 무례한 짓 같았다.
다시 배를 타고 나와 푸노 시내로 이동. 밥을 먹으러 가던 길에 칸델라리아 Candelaria 축제 행렬과 마주쳤다. 2월 내내 성대하게 열리는 칸델라리아는 각 마을 성당마다 모시는 성인 성녀의 상을 들고 행진하는 축제. 종교적 행사인데 떠들썩하게 춤추고 음악도 요란하다. 페루여행 마지막에 운좋게 만난 성대한 송별파티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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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2008/04/02 09:48
아!! "티티카카호"가 페루에 있군요!!
전에 <후아유>라는 영화에서 남자주인공이 프린트해서 책상에다 붙여놓고 보던 그 호수..인데.
산꼭대기에 넓게 있다고 그랬던가? 세상에서 제일 높이 있는 호수라고 했던가 꽤 멋지게 이 호수를 표현했던 말이 기억나요. 사진으로는 꽤 맑아보이는데 물이 깨끗하지 않다니;; '사진발'이네요.-
수산나 2008/04/02 21:35
영화에도 나왔었군요.^^ '산꼭대기에 넓게'도 맞고, '(대형선박이 다닐 수 있는 호수중)세상에서 제일 높이있는 것'도 맞아요.정말 '사진발'입니다. 정말 걱정스러울정도로 물이 더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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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이랑 2008/04/08 05:12
헙!! 티티카카에 다녀오셨군요!!! 카페 이름으로 많이 쓰이는 이름이지요 ㅎㅎ ('오렌지 로드'라는 일본 만화에서 주인공 마도카가 알바뛰던 카페도 티티카카였죠) 위에 sound 님이 쓰셨듯이 '후아유'라는 영화에서도 자주 언급되지요. 암튼!! 넘 가고 싶은 곳인데 +ㅂ+ . 좋으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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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나 2008/04/09 01:11
'오렌지 로드'라는 만화가 궁금해 검색해보니 어떤 사이트는 이 만화 원작 애니메이션을 '80년대 후반을 대표하는 걸작'이라고 표현해놨네요.마도카의 매력에 대한 찬사들을 읽다보니 보고 싶어집니다. 아,세상엔 정말 해볼만한 일들이 너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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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으로 향하는 동안 가슴이 두근 거렸다. 살아서 한번은 꼭 보리라 다짐했던 곳, 마추픽추.
하지만 오랜 동경의 대상을 눈앞에 맞닥뜨린 순간은 의외로 담담했다.
비가 내린 직후, 구름이 서서히 걷혀져 가고 있었다. 사람의 흔적이 사라진 뒤 400년이 넘도록 버려진 도시의 폐허치곤 여전히 견고했다. 마추픽추 Machupicchu 의 뜻이 ‘오래된 봉우리’라더니, 숱한 전투와 패배에도 위엄을 잃지 않은 늙은 전사를 보는 듯 했다. 제대로 경의를 표하려면 잉카 트레일을 3박4일간 걸어 찾아와야 제격이지만… 아쉽게도 기차와 버스를 타고 가게 되었다.
쿠스코 근처 오얀타이 탐보에서 1시간반 가량 기차를 타고 올라가면 마추피추를 오르기 직전의 도시에 도착한다.
마추픽추를 향해 버스를 타고 올라가는 길은 가팔랐다. 산봉우리들이 방패처럼 첩첩이 쌓여 있었다. 한 구비를 돌 때마다 '이번엔....'하는 심정으로 목을 길게 빼고 둘러보았지만, 쉬운 접근은 바라지도 말라는 듯 산봉우리들이 계속 나타나 눈앞을 가로막았다.
계단식 농지에 앉아 쉬는 여행자들. 여기서 아래 주거용 건물들이 내려다 보인다. 마추픽추의 해발 고도는 쿠스코보다 낮은 2400여m. 고산증 염려는 별로 없지만, 그래도 힘겨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입구까진 간신히 도착했지만 더이상은 도저히 안되겠던지 입구 아래쪽에 주저앉은 한 할머니는 "여기까지 와서 마추픽추를 못올라가다니...."하면서 눈물을 글썽거렸다.
마추픽추 주거지역의 중앙 현관. 사진용 포즈를 잡은 페루의 부자가 엉뚱하게 내 카메라에 잡혔다. ^^; 아버지와 아들이 꽤 닮았다. 같은 얼굴의 찌푸린 버전과 웃는 버전이랄까. 비가 내리고 2월 비수기인데도 줄을 서서 돌아봐야 할 정도로 여행자들이 많았다.
계단식 농지에서 내려다본 주거지역 전경. 잉카의 건축이 모두 그렇듯 커다란 돌들을 이음매가 거의 없이 꽉 맞물린 방식으로 쌓아 견고한 벽을 세웠다. 이 돌들은 산에서 나는 게 아니고 옮겨온 것인데 어디서 어떻게 옮겨와 다듬었는지는 아직도 미스터리다.
잉카인들이 왜 산 정상에 이런 도시를 세웠는지도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마추픽추는 미국 역사학자 하이럼 빙엄이 황금이 감춰진 비밀의 도시 빌카밤바를 찾아 헤매다 우연히 발견한 곳인데, 황금의 저장소라고 보기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생활했던 흔적이 역력하다. 그렇다고 스페인의 추격을 피해 서둘러 건설한 최후의 도시라고 보기엔 너무 견고하고 크다. 마추픽추가 처음 발견됐을 때 나왔던 유골 중 80%가 성인 여자의 유골이었던 점으로 미루어 성처녀 수련장처럼 종교와 관련된 곳이었다는 설도 유력하다고 한다.
.....이쯤에서 내가 아주 불성실한 기록자였음을 고백해야겠다. 콘돌의 신전과 꼭대기의 제례대인 인티파타나 등 마추픽추의 유적을 더 이상 촬영하거나 기록해두지 못했다. 다시 비가 내려 판초 비옷을 뒤집어 쓴 탓에 카메라나 수첩을 매번 꺼낼 정성을 발휘하지 못했던 게 가장 큰 이유이지만, 난 그다지 기록에 능한 여행자는 못되는 것같다. 무엇에 정신이 팔리면 그걸 나중에도 기억하기 위한 기록은 안중에도 없어진다. 여행을 갈 때마다 습관적으로 카메라와 수첩을 챙기지만 제대로 기록해본 적이 거의 없다. 그나마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이전보다는 꽤 기록에 신경을 쓰는 편인데 역시나 제버릇 남 못준다고....돌아와서 보니 인상적이었던 장면들을 많이 빠뜨렸다는 걸 확인하게 된다.
경사가 가파른 계단식 농지 위를 걸어 마추픽추를 빠져 나오며 산을 계단 모양으로 깎고 무너지는 것을 막으려 돌벽을 쌓던 잉카인들을 상상했다. 마추픽추에선 이런 계단식 농지와 신전의 분위기가 크게 다르지 않다. 비슷하게 고요하고 질박한 느낌이다.
스페인 정복자의 손에 훼손당하지 않은 잉카 신전에는 인간의 긍지와 영광을 상징하는 화려한 표상이라곤 전혀 없었다. 단정하게 잘라내어 다듬은 돌들이 꼼꼼하게 쌓여있을 뿐이다. 사람이 살던 시절에도 여기가 황금으로 화려한 도시일 것 같진 않았다. 신보다 인간의 영광이 넘치는 이집트, 그리스의 압도적인 신전에 비한다면 아주 초라하지만, 되레 그 초라한 정성 때문에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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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나 2008/03/27 10:28
꼭 가보시길! 근데 제가 자꾸 이름을 바꿔서 오시는 분들에게 미안하네요.^^; susanna라고 영문으로 치는게 귀찮을 것같아 '산나'로 바꿨는데 티스토리 이사한 뒤로는 이 이름을 쓸 수가 없네요.누가 벌써 쓰고 있대요. 어흑~ 그래서 걍 '수산나'로 할라구요..연예인도 아닌 주제에 자꾸 이름 바꿔서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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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2008/03/26 11:21
참 이국적인 풍경입니다. 첫번째 사진 한참 들여다봤습니다. 정말 멋진대요.
산 봉오리 중심으로 가만히 걸려있는 구름마저 신비해보여요.
돌을 저 높은곳까지 어떻게 운반했을까요? -
hojai 2008/03/26 13:45
얍. 배아팟. 그런데, 포스팅 하시는 시점이 어떻게 되시는 건가요? 이미 다 다녀오신 건가요? 아님, 간간히 여행 중에 올리시는 건가요? 아마 전자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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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O 2008/04/01 17:29
와우!!!!!!!!!!!!!!!!!!!!!!
방랑소녀 수산나님이 되셨군...
드디어....꿈의 공중도시에~~~~
나 집나갔다 돌아왔음....
무념무상....
여행중에 "INTO THE WILD"라는 영화를 봤어...
아마 제목이 정확할 듯 한데...
한번 바바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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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na 2010/03/22 23:02
무슨 리포트인지요?
연락처를 남기지 않으셨으니 제가 확인할 방도가 없습니다만,
출처를 밝히지 않고 쓰시는 것은 허락하지 않습니다.
출처를 분명히 밝히고 쓰시려는 거라면 제 이메일(boundarycrosser@gmail.com)으로 다시 연락해서 말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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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설을 꼭 보고 오리라 다짐했지만.... 위와 같은 풍경을 볼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겠냐만.......
도착하는 날과 떠나는 날을 제외하고 여행 내내 (단 하루도 빼지 않고!!!) 비가 왔습니다...
설산에 대한 동경으로 비를 맞으면서도 목마른 여행자에게, 산은 끝내 모습을 보여주지 않더군요....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비가 오지 않던 어느날, 벌떡 일어나 새벽 5시부터 포카라의 전망대인 사랑고트에 꾸역꾸역 올라갔건만 꼭대기에 도착하자마자 약속이나 한듯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마차푸차레를 비롯한 히말라야의 고봉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인다는 그곳에서 겨우 시야에 들어온 것은 위 사진처럼 구름과 안개에 가려 거의 형체를 볼 수 없는 설산의 밑둥이 전부네요. -.-;
이 녀석은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사랑고트에 올라온다고 합니다. 왜 오느냐는 질문엔 "당연히 산 보러 온다"고 얼버무리면서 계속 푼돈을 타내기 위해 이런저런 궁리를 해대는 녀석을 보니 안스러워서 맘이 좀 짠했습니다.
이 영악한 녀석이 계속 내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오늘 산 못봐요. 포기하고 내려가는 게 좋아요"하고 읊어대더군요. 날마다 여기 올라온다니 누구보다 전문가인 그 녀석 말을 들었어야 하는데....혹시나 하고 벌벌 떨면서 미련하게 1시간 가량 기다리느라 그만 감기에 콱 걸리고 말았습니다.
보여줄듯 말듯 속을 끓이다가 결국 돌아오는 날에서야 저렇게 웅크린 잔등만 보여주고 말다니....지독히도 애를 태우는 애인같아 야속하기만 합니다.
여행을 꽤 다닌 편이지만 이번 네팔 여행처럼 곡절많은 경우도 없었습니다. 처음엔 에베레스트 트레킹을 하겠노라 야심차게 준비하다가 1년여전 다쳐서 깁스를 했던 발목을 다시 접질리는 통에 트레킹은 포기해야 했다지요...
(교훈1: 지나친 준비는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 -.-;)
트레킹을 못해도 기어이 설산은 보겠다는 일념으로 어찌어찌 알게 된 한국 화가들의 네팔 교류 전시회 꽁무니를 꾸역꾸역 따라갔지요. 결국 설산을 보기는 커녕 비 맞고 싸돌아다니다 감기몸살에 걸려 돌아올 땐 비행기에 거의 짐짝처럼 실려오는 지경이 되어버렸지만요.
(교훈 2: 과욕에 패가망신한다....ㅠ.ㅜ)
이제사 겨우 정신을 차리고 여행 정리를 해볼까 합니다. 설산을 못봤으니 실패한 여행이라고 해야 할지....하지만 그 대신 다른 구경을 한 것도 꽤나 즐거웠습니다.
(교훈 3: 사람은 자기합리화 없이는 살 수 없는 동물이다 ^^;)
네팔은 꽤나 흥미로운 나라이더군요. 정글부터 설산이 함께 있고, 온갖 신들이 사람과 공존하며,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축에 들면서 일년내내 축제가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정글과 신들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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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sanna 2007/10/08 12:40
우히~동네 뒷산 ^^; 근데 (비록 설산은 못봤지만) 저 산들의 풍경을 근접하게나마 담아내려면 사진빨이 좋아야 할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로 얼마나 근사한데요. 제 형편없는 촬영술이 안타까울 뿐임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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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팔다 2007/10/08 09:31
우와....선배, '온갖 신들이 사람과 공존'하는 거 무지 맘에 들어요!!
그나저나 감기는 다 나으셨어요?
선배가 요 아래 올리신 서평을 보고 오늘 도서관에서 니체가 눈물을 흘릴 때를 빌렸답니다.
영어 책인지라 다 읽으려면 한평생 걸릴 예정이지만 여튼 오늘 읽기 시작!!! (오늘의 진도: 두 페이지) -
Gomy 2007/10/08 12:43
이상적이지 못했던 날씨에도 불구하고 부러울 뿐입니다... 전 고작 일본 갔다와서 사진 정리 중이랍니다. 회복 빨리 하시고 언제 더 자세한 얘기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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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sanna 2007/10/08 23:05
그러게 '교훈3'을 얻은 것이죠. 어떻게든 자기 경험을 스스로 합리화해야 제정신갖고 살아갈 수 있다는~ ^^; 그냥 하는 소리고, 정말로 나름 재미있었어요. 기신기신 네팔 병원까지 갔다가 폭우가 퍼붓는 한밤중에 작은 카누를 타고 악어가 산다는 강을 건너가는 스릴! 겪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2탄 개봉박두!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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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뿌호프 2007/10/09 15:05
'그녀'가 네팔을 '가로지르다'
다른 곳도 아니고 에베레스트를 다녀왔다니 그냥 좋았겠습니다라고 하기엔 고생도 많이 하셨을 거 같아요. 사진이나 글을 보면 그래도 즐거운 여행이셨던거 같네요. 2,3편도 잘 읽겠습니다.
PS) 블로그 우측에 카테고리 메뉴를 누르면 링크가 깨집니다. 신고드려요~ ^^:-
susanna 2007/10/10 01:10
에베레스트....다시 가고야 말겠다고 결심하고 돌아왔지요.^^ 신고 감사합니다. 근데 제 컴퓨터에선 멀쩡하게 나와서 어떤 문제인지를 잘 모르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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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복 2007/10/09 17:25
도대체 어딜 가신 거야?
했는데... 정말로 어딜 가신 거였군요!
첫 사진을 보고 감동했는데.. 이어지는 사진에... 푸훕~^^;
이 땅에서 발도 못 떼본지라 이렇게 여행다니는 분들이 참 신기하고
대단해 보여요...^^ 산나님 덕분에 산 구경 (리얼버전. 낫 설정버전) 잘 하고 갑니다.. ^^ -
inuit 2007/10/09 22:56
오랫만에 뵈니 정말 반갑습니다.
발목 부상에 감기까지, 정말 고생많으셨네요.
그만큼 인상깊은 시간이셨겠어요.
자유롭게 훨훨 다니시는 모습이 부럽습니다.
도를 깨치고 오셨는지 궁금합니다. ^^;-
susanna 2007/10/10 01:13
아, inuit님 오랫만이네요! 한번 틀 밖으로 나와보니 자유의 비용도 만만치 않습디다 ^^ 도를 깨치기는요. 그런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지, 하고 돌아왔지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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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이랑 2007/10/10 01:54
멋진 곳에 다녀오셨군요 +ㅂ+ , 대자연 앞에 서게되면 인간이란 존재가 한없이 초라해지며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는데, 정말 그러하셨는지요? 그저 부러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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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sanna 2007/10/10 23:58
초라해진다고 말하기엔 뭔가 좀 다른 느낌이었어요. 무겁게 지고 다니던 짐이 별 것 아니게 느껴지는 듯한 기분에 더 가깝구요. 이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이 자랑스럽게 느껴지던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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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생장피드보르에서 시작해 피레네 산맥을 넘어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이르는 800km의 길. 예수의 열두제자 중 한 명인 야고보가 복음을 전하기 위해 걸었던 길.
언제부터 그 길을 마음에 두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일상을 떠나고 싶을 때마다 나는 눈을 감고, 그 길을 하염없이 걸어가는 내 모습을 몽상했다. 그러다.... 시들해졌다. 파울로 코엘료의 책을 통해 이 길이 점점 유명해졌고, 급기야 3년 전쯤인가 ‘겁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여행가 김남희씨가 오마이뉴스에 쓴 산티아고 순례기 연재를 보고, 에라, 안되겠다, 마음을 접었다. …좀 이상한 일이다. 깃발 꽂으러 가는 것도 아니면서 아무나 가는 길이면 내가 안가도 되겠다고 생각하다니, 이건 또 뭐람. -.-;
한동안 잊었던 이 길을 걷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마음이 들뜨기 시작한 건 미국 수녀님인 조이스 럽이 쓴 책 ‘느긋하게 걸어라’를 읽은 뒤부터다.
환갑이 넘은 나이에 산티아고 순례에 나선 수녀님은 오랜 친구인 목사님을 길벗 삼아 36일간 이 길을 걸었다.
출발부터 도착까지 일기처럼 기록하는 대부분의 여행기와 달리 저자는 이 책에서 여행에서 느끼고 얻어온 소주제들을 챕터의 제목으로 삼아 여행의 경험을 되돌아본다.
여행의 흥분은 가라앉고 경험을 되새김질해 풀어놓은 책이므로, 산티아고 여행에 대한 실용적 정보를 얻고 싶다면 김남희 씨의 책이 더 낫다. (그렇다고 이 책에 실용적 정보가 없는 건 아니다. 나처럼 코스, 숙박시설 등 실용적 정보를 꽤 많이 수집한 독자에겐 오히려 여행의 아주 실제적인 면을 들여다보게 해주는 책이다)
반면 자신이 긴 여행을 해냈다는 감격, 온통 멋지기만 한 여행지와 여행자에 대한 찬사, 몰라도 그만인 시시한 에피소드 일색인 낭만적 여행기들에 싫증난 독자들에겐 이 책을 권한다. ‘왜 떠나는가’ 하는 물음에 열심히 대답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말대로 순례자가 된다는 낭만과 실제 순례자가 되는 건 전혀 다르다. 지루하고 반복적인 장거리 보행에, 날마다 묵을 곳을 찾아 전전해야 하며 지저분한 화장실과 샤워장을 참아야 하고 낯선 이들이 코고는 소리를 들어가며 잠을 청해야 한다.
일은 계획대로 되지 않으며 순례에 대한 환상은 금방 실망으로 바뀌기 마련이다. 그러나 저자는 그 모든 성가신 일들과 실망, 계획의 틀어짐을 순례에 부수적으로 뒤따르는 불편한 부록쯤이 아니라 순례 그 자체로 받아들이고 자신이 어떻게 응답해야 하는지를 계속 생각한다.
성가신 일을 겪을 땐 뭔가를 원하면서도 대가를 치르려 하지 않는 자신의 성향을 발견하며, 노숙자들처럼 스스로 자기 몸을 돌보고 숙식을 해결하고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매일 가장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는 생활을 통해 생존에 대한 태도를 성찰한다. 다른 순례자들과 만나면서 느끼는 뭉클한 연대감과 일시적일 줄 뻔히 알면서 그 관계에 자신을 다 주고 싶지는 않은 마음 사이에서 겪는 갈등을 털어놓는다.
길 위에서 겪는 일들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여러 번 생각하며 풀어놓은 신중함 덕택에 이 책에서 구체적인 경험들은 산발적 에피소드를 면하고, 교훈들은 추상적 설교를 면할 수 있었다.
만만치 않은 나이에 저자가 기나긴 순례를 통해 배운 건 뭘까. “매사를 내가 원하는 대로 통제하려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생산성에 대한 끊임없는 부담을 버리고 내 뜻대로 되게 하려는 끈질긴 집착을 버려야” 일상생활을 그 본연의 모습인 순례와 모험으로 볼 수 있게 된다고….
얼마 전 혼자 낯선 산에 올랐다가 길을 잃었던 경험이 떠오른다. 길을 찾으려는 집착으로 길이 찾아지지 않자 제풀에 지친 나는, 올라왔으니 내려갈 수도 있겠지, 생각하고 그냥 걸었다. 덕분에 깊은 숲에서 들려오는 온갖 소리에 귀 기울였고 비 내린 직후 숲의 청량함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등산로를 찾아 무사히 내려올 수 있었던 것이 집착을 버려서가 아니라 그냥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계획하고 통제해 인생을 움켜쥐려고 안달해온 나 같은 사람에겐 ‘통제하려는 태도를 버리라’는 저자의 말이 쉽지 않다. 다만 그 같은 방식만으로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는 것까진 알겠다. ...산티아고 순례길 위에 서면 저자의 이런 마음자세를 흉내라도 내볼 수 있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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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 2007/07/30 00:29
안녕하세요. 댓글타고 들어왔습니다.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네요. 같은 halftimer로서, 그리고 이메일 주소를 보니 boundarycrosser인데, 제 블로그의 이름은 consiliencing이고, 이것의 중요한 것이 바로 boundarycrossing이기 때문이지요. 아무튼, 이렇게 인사드리게 되어 반갑게 생각합니다. 의미있는 halftime 가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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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복 2007/07/31 15:19
"내 뜻대로 하려는 고집"이나 "대가를 치르려고 하지 않는 자신"...이라니... 이거 제대로 찔리는군요...
여러가지 의미에서... 저도 순례,에 대한 환상처럼... 삶에 대한 환상을 갖고, 실제 그대로의 순례, 삶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을 비우고.... 열심히 생활을 해야겠군요... ^_^; -
광이랑 2007/08/03 16:26
산티아고 순례의 길 , 코엘료의 자전적인 글에 많이 등장하는데 그 이유는 실제로 산티아고 순례를 다녀오고 나서 코엘료의 인생이 바꼈기 때문이지요 . 수많은 코엘료의 글의 모티브의 여행을 통한 인간의 변화란 그런 경우를 나타낸다고 보고, 저 또한 대체 어떤 길이기에 라며 궁금해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이 무겁게 짓누르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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