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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한밤중에 폭풍우를 만나 집을 향해 필사적으로 노를 저어가는 뱃사공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어둠 속에서 아버지 곁에 꼭 붙어 있던 어린 아들이 물었다.
"아버지, 금방 위로 떠올랐다가 금방 또 밑으로 가라앉아 보이는 저 바보 같은 작은 불빛은 도대체 뭐예요?"
아버지는 다음날 설명해주겠다고 약속했다. 날이 밝자 그것은 등대불이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사나운 파도 때문에 위아래로 흔들리며 오르내렸던 눈에는 그 등대불이 때로는 아래로 때로는 위로 보였던 것이다.
-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중에서
자기 전에 잠깐 펼쳐 본 책. 평지에 발 딛고 사는데도 '땅'의 감각을 좀처럼 느낄 수 없다. 나 역시 앞이 보이지 않고 격렬하게 요동치는 바다에서 노 저어가는 기분. 눈 앞에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 자주 흔들리곤 하는 저 흐린 불빛은, 아이가 본 것처럼 바보 같은 작은 불빛에 불과한 걸까, 아니면 잊지않고 주시하면 결국 나를 해안으로 데려다 줄 등대의 불빛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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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na 2011/08/11 18:55
비밀을 해제하여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은 말이네..^^
네 말 듣고 기운 난다. 고마워~
(이건 누가 선배고 누가 후배인지 헷갈릴 지경 ^^;
니가 100배는 더 의젓하고 속이 깊으니 선배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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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 브레인 - ![]() 릭 핸슨 & 리처드 멘디우스 지음, 장현갑.장주영 옮김/불광 |
나는 깨달음, 명상 같은 단어들에 약간 거리감을 느끼는 터라, 어쩌다 한 번씩 참석하는 독서 모임에서 고른 책이 아니었더라면 '붓다 브레인'을 읽을 일은 없었을 것이다.
스스로를 어쩌지 못하고 절절 매던 때, 명상에 관심을 쏟은 적이 있었지만 도무지 몸에 붙지 않아 관뒀다.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에 대한 책들도 한 때 탐독하다 흥미를 잃었다. 버트런드 러셀은 "승려가 종교에 귀의한 덕분에 누리고 있다고 믿는 행복은, 그가 어쩔 수 없어서 도로청소부가 되었더라도 누릴 수 있었던 행복에 불과하다"고 썼다. 규칙적 수도생활에 쫓겨 자신의 '영혼'을 잊어버린 덕분에 행복해질 수 있었을 거라는 거다. 나는 이 말에 대체로 동의하는 편이다. 스스로를 문제 삼아 불행해진 사람이 행복해지려면 자기 마음을 보살피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관심을 자기 외부로 돌려야만 하지 않을지. 빅터 프랭클은 "자기 아닌 타인 또는 무엇에 관심을 기울일 때에만 나도 인간다워질 수 있다"고 썼다. "자기실현은 자기초월의 부산물"로서만 나타나는 것이지 그것 자체로 손에 넣을 수 있는 표적이 아니다. 이런 생각의 연장선 상에서, 과도하게 개인의 내면에 초점을 맞추어 희망, 행복, 자기존중, 긍정적 사고를 강조하는 주장들도 나는 좀 불편하다.
'붓다 브레인'은 그렇게 내가 삐딱하게 바라보던 마음 다스리기, 즉 괴로움을 어떻게 다스리고 평정심은 어떻게 찾을지 등을 뇌 과학, 심리학의 연구 성과에 기반하여 과학적으로 설명하려 시도한 책이다. 반쯤은 귀가 솔깃했고, 반쯤은 여전히 미심쩍다.
먼저 솔깃한 대목부터. 이 책의 골자는 뇌가 마음을 지배하지만, 마음 다스리기를 통해 뇌에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고 이전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꼬불꼬불한 골목길을 외운 런던 택시기사들의 뇌 구조 중 시각-공간 기억의 중추인 해마가 일반인들보다 크듯, 정신적 활동은 실제로 뇌의 신경 구조를 새로 만들어 낸다. 특정한 경향의 생각을 자주 하면 뇌 속에 그런 시냅스가 활성화된다. 실패를 떠올리며 가혹하게 자신을 비난할수록 부정적 사고방식이 몸에 배겠지만, 같은 기억을 긍정적으로 해석한다면 기억의 씨실과 날실 사이로 그 영향이 스며들어 생각의 태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부정적 경향으로 치닫는 뇌의 작동에 대한 설명도 쉽고 재미있다. 나도 새로 길을 닦듯, 긍정적 생각 훈련으로 뇌 속에 긍정의 길을 트고 싶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그게 가능할까.
이제 미심쩍은 대목. 진화과정에서 위험을 감지하고 부정적 정보에 민감하도록 세팅된 두뇌의 작용을 바꾸는 요령으로 이 책이 주로 제시하는 방법은 명상이다. 신경 심리학자이자 명상 지도자인 저자들은 각 장마다 다양한 연상의 방법과 마음 챙김, 명상과 이완의 요령을 소개한다. 가령 부교감신경계를 자극하면 이완이 가능한데, 그 방법으로 심호흡과 입술 만지기를 들려준다. 입술을 만지면 부교감신경계를 자극하여 마음을 진정시키는 기능이 있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내게도 뭔가 불안할 땐 입술을 만지는 버릇이 있다. 의식하지 못한 소소한 행동에 그런 기능이 있다니.
하지만 대체로 이완하고, 좋은 느낌과 경험을 떠올리고, 집착하지 말라는 내용이 계속 반복되는 조언을 읽다 보니 나중엔 '운동은 몸에 좋다'처럼 하나마나한 말로 들려 별로 와닿지 않았다. 예컨대 연민의 신경망 강화를 위해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했던 순간을 떠올려 보라"고 조언하는데, 그런 말을 듣자마자 "진정한 사랑? 진정의 기준이 뭐지?"하는 생각부터 자동으로 떠오르는 나 같은 인간에겐 이런 주문이 효용이 있을 리 없다.
그래도 책을 읽은 소득이 있다면 다시 오래 걷기 운동을 시작했다는 거다. 이 책에선 하루에 한번 이상 찾을 수 있는 쉼터를 가지라고 조언한다. 쉼터는 경계를 내려놓고 과도한 염려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곳으로 사람일 수도 있고, 공간 또는 행위일 수도 있다. 내 쉼터는 뭘까 생각해봤는데 답이 금방 떠올랐다. 내 쉼터는 '혼자 오래 걷기'다. 약간 빠른 걸음으로 오래 걷다 보면 머릿속을 가득 채운 잡다한 불안이 사라지고 마음이 평온해진다. 이 책에서 '쉼터'에 대한 질문을 읽고 난 뒤 이틀에 한 번 꼴로 한 시간 이상 걷기를 하고 있다. 오래 안 하던 운동을 다시 하느라 뻐근하지만, 몸의 세포들이 아우성을 치며 다시 깨어나고 예전에 도보여행을 할 때처럼 홀로 충만해지는 듯한 느낌이 좋다. '혼자 오래 걷기'를 시작하고 난 뒤에 책의 마지막 장 '자아 내려놓기'를 읽었는데 거기엔 '걸으면서 몸을 수용하기'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무엇을 알아차리고 느끼라는 지침들이 가득한데, 이런 지침들을 전혀 모르고서도 오래 걷기를 하면서 '자아 내려놓기', 즉 스스로를 잊기가 조금은 가능했다. 의도하지 않고도 '걷기 명상'을 했달까. 고로, 뇌에 새로운 회로를 만들고 싶고 마음을 바꾸고 싶다면, 먼저 몸을 움직여야 한다. 이게 이 책의 제안에 대한 내 맘대로의 결론이다.
덧말 1.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구절. 저자가 대학 때 요세미티에서 추운 날씨에 1800미터 고지에서 달랑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길을 잃었을 때에 대한 이야기다.
"그 순간, 예기치 않게 강렬한 감각이 엄습했다. 마치 야생동물이 된 것처럼, 한 마리 매처럼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감각이 온 몸을 휩쓸고 지나갔다. 반드시 여기서 살아 돌아가리라는 격렬한 결의였다...(중략)...나는 그때의 느낌을 잊어본 적이 없으며, 힘이 필요할 때면 그때의 기억에 의지하곤 한다."
내가 강한 존재라는 걸 몸으로 기억하기. 그 신체적 감각을 가끔 떠올려 보는 게 정말로 힘이 된다. 다행히, 내게도 그런 기억이 있다.
덧말 2. 독서모임 중 어떤 상태일 때 '몰두' 또는 '집중'의 경험이 가능한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한 사람은 쉽게 처리할 수 있는 과제를 하면서 약간 이완된 상태가 되어야 집중이 잘 된다고 했다. 나는 정반대로 약간 버거운 과제를 수행하는 긴장 상태가 되어야 비로소 집중이 되는 쪽이다. 사람마다 정말 다르다는 걸 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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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에게 친절하지 않은 말.특히 명령조로 말하는 것을 들으면 기분이 상하고, 화가 난다.익숙함이 깨어지는, 새로운 상황에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오랫동안 좌우명으로 삼았던‘남을 꾸짖듯 나를 꾸짖고, (責人之心責己)나를 용서하듯 남을 용서하라. (恕己之心恕人) ’나는 바른길로 가도록 자신을 스스로 꾸짖은 것이 아니고,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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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ti 2011/06/23 07:23
무욕의 경지를 '욕망'하는 수도승들만큼 욕심이 많은 사람도 없다.. 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돈 몇푼 더 벌려고 안달하는 사람보다 해탈하고자 하는 스님의 욕망이 더 강렬할거라 생각하기도 했구요.. 그런데 요즘은 사는게 힘들어서인지 저도 귀가 솔깃하네요.. 긍정이나 낙관에 대한 욕망과 집착이 날로 커짐을 느낍니다. 억지로라도 웃으면 좋다고 하더군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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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na 2011/06/30 21:02
무욕을 욕망한다는 게 제겐 세모난 네모 만들기 같은 말로 들려요 ^^
예전에 읽은 책에서 한 종교학자가 "도 중에 가장 높은 도는 '냅도'"라고 하대요.
하는 데 까지 애써보고, 안되면 그냥 냅두라고~
전 냅도교도입니다. 입교를 고려해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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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청춘의 감옥 - ![]() 이건범 지음/상상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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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들으면 넋 나간 소리 같지만, 한 때 나는 학생운동을 하다 붙잡혀 징역을 산 '빵잽이'(전과자를 부르던 속어)에 대한 기묘한 열등감에 시달린 적이 있다. 이 책의 저자 말대로 80년대 학생운동에 뛰어든 20대에게 징역은 "스스로 기득권을 포기한다는 낙인을 찍고 존재를 갈아타는 환승역"이나 마찬가지였다. 내게도 그 일이 닥칠지 모른다는 불안이 뒤꽁무니에 붙어 다녔는데, 어찌어찌 별 탈 없이 20대를 넘겼다. 기득권을 포기하지도 않았지만, 고 채광석 시인의 말마따나 '앓아 누운 사람들 사이에 따라 누워 신음 소리만 흉내 내다' 말았다는 죄책감과 열등감도 오래 잊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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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ah 2011/06/14 03:13
언니 리뷰를 보니 읽고 싶다는 생각이 불끈 드는군요. 저는 87년 구로구청때 들어갈 뻔 했다가 진짜 천운으로 빠져나왔던 적은 있었지요. 그러고보면 80년대 말 학번들은 학생운동은 참 편하게 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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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fish69 2011/06/14 09:17
햐~ 리뷰가 이리 재미있으니 책은 얼마나 재미질까. ㅎㅎ (여자 사동에서는 구두로 영화상영도 했어요. 정말 상상력과 스릴 만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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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beka58 2011/06/15 08:56
ㅋㅋ ~' 이렇게 재미있는 경험인 줄 그 때도 알았다면'이라고요?? 두려웠고 절박했던 그때를 이 책의 저자가 온몸으로 맞선 용기와 선택에 저도 찔리는 구석이 많네요. 하지만 지금도 나설라치면 발목을 잡는게 넘 만아욤~~ ㅠㅠ.그래서 전 쫌 우회적인 길을 택해 회색지대에?? 머무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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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들짐승이 자기 연민에 빠진 것을 본 적이 없다.
나뭇가지에서 얼어붙어 떨어지는 작은 새도 스스로를 동정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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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 로렌스 -
꽤 알려진 작가가 최근 펴낸 여행에세이를 겨우 다 읽다. “글쓰기 생각쓰기”를 쓴 윌리엄 진서는 “여행기가 어려운 것은 프로든 아마추어든 작가들이 대부분 이 분야에서 자신의 최악의 작품을, 나아가 한마디로 끔찍한 작품을 써내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했는데, 이 에세이를 읽고 그 말에 공감했다. (이렇게 안 좋게 봐서 차마 책 제목을 쓰진 못하겠다.) 더불어 나도 여행에세이 나부랭이를 출판한 전력이 있는 터라 도둑이 제 발 저리듯 ‘내 책도 남들이 읽으면 이렇게 진부하겠지’ 하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다. 워쩔……
위에 적은 시는 에세이에 인용된 문구다. 저런 시를 인용하고도 정작 글엔 자기연민이 넘쳐난다. 작가 스스로는 의식하지 못하는 듯하다. 상투적 여행에세이라 생각하면 그만인데 영 못마땅한 이유가 그런 점 때문이다. 글의 앞부분에서 “나는 아픈 아이였다” 운운을 읽는 순간, 초반에 가졌던 호감이 뚝 떨어졌다.
‘내 안의 상처받은 어린아이를 찾아 돌보기.’ 심리학 대중화의 폐해를 하나만 들라면 나는 이것을 꼽겠다. 두려움이나 불안, 반복되는 실수의 근원을 내면의 아이에서 찾으려 드는 성인들이 넘쳐난다. 성인의 마음 안에 어린아이가 왜 없겠나. 하지만 현재 직면한 문제의 근원을 억압된 의식, 그 의식이 생겨난 유년 시절에서 찾으려 들면 늘 징징대는 자아도취적 아이밖에 만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게다가 무엇보다 의심스러운 건, 유년기에 대한 기억이 과연 정확한지 어떻게 믿느냐는 것이다. 예전에 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보겠다고 버티다 못해 심리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상담가가 어린 시절의 상처를 떠올려보라기에 애써서 몇 가지 이야기들을 생각해냈다. 눈물 콧물 흘려가며 적어간 기억을 상담가와 함께 이야기하며 지금은 생각도 나지 않는 이런저런 해석과 진단을 받았다. 얼마 후 엄마와 이야기하다 내 딴엔 어렵게 말을 꺼내어 “그때 왜 그랬어?”하고 물었더니 웬걸, 엄마가 말도 안 된다고 펄쩍 뛰셨다. 황당한 마음으로 퍼즐 맞추듯 기억을 대조해보았는데 결론은 내 기억이 심하게 왜곡되었다는 거였다.
일례로 나는 고집이 너무 센 죄로 무서운 유치원 수녀님께 끌려가 1주일간 수녀원에서 감금 당해 살면서 새벽에 일어나 마룻바닥 걸레질을 하던 기억이 촉감까지 생생하다. 그런데 엄마는 ‘내가 미쳤다고 너를 1주일간 수녀원에 보내냐”고 펄펄 뛰셨다. 엄마 기억으론 내 발로 좋다고 수녀님을 쫄래쫄래 따라가 수녀원에서 놀겠다고 우겨서 꼴랑 한 시간인가 과자 얻어 먹고 잘 놀다 왔다는 거다. 정황상 엄마의 기억이 더 이치에 맞다. 그럼 도대체 마룻바닥과 젖은 걸레의 촉감, 세모난 유리창에 비치던 아침 햇살의 생생한 느낌은 어디서 비롯된 걸까. 지금도 잘 모르겠지만 추측할 수 있는 한 가지 단서는 그때 내가 맨날 “소공녀”같은 그림책을 읽으며 울고 짜고 했다는 점뿐이다.
유년 시절의 다른 기억에 대해서도 엄마랑 합동 분석 결과 내가 현실과 환상을 마구 뒤섞어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뒤, 나는 내 기억을 신뢰하지 않는다. 대개의 사람들이 나처럼 기억력이 나쁘진 않겠지만, 많은 기억의 맥락과 느낌은 현재 자신이 어떤 상태에 있는가에 따라 계속 달라지고 윤색되기 마련 아닐까.
기억은 바뀐다. 기억력이 카메라처럼 정확하다고 자신하는 사람도 어떤 대상을 기억하는 자신의 태도는 끊임없이 바뀐다는 건 인정할 것이다. 마르께스의 말마따나 “삶은 한 사람이 살았던 그 자체가 아니라 현재 그 사람이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상처받은 성인은 과거의 기억에서 늘 상처받은 아이를 찾아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돌보고 직면해야 할 대상은 징징대는 내면의 아이가 아니라 현재 문제가 발생한 관계 속에 놓인 성인으로서의 자기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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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bi 2011/05/09 11:40
반가워요~ 산나님. (님을 할 소리를 내가 하나...ㅎ)
읽으면서, 소공녀지 뭐..^^ 했는데, 정말 '소공녀다' 하니까 기쁘네요.
자기 기억력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산나님, 의젓해요.
나 같은 사람은 이렇게나 오래 살고서야 터득한 것을.-
sanna 2011/05/10 00:24
ㅎㅎㅎ 너무 뻔한 환상인데 그걸 어떻게 나이들도록 진짜라고 생각하고 있었는지 황당하기까지 해요.
저희 어머니는 제 기억의 사실여부갖고 한참 이야기하다 울먹이기까지 하셨어요.
'내가 계모도 아니고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이럴 수가 있냐'시면서.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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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복 2011/05/09 16:26
산나님이 이 글을 이 주 전에만 써주셨어도, 제가 이걸 박박 긁어다가, 언니한테 이메일로 쏘고는, 읽어보라고 했을 텐데요, 우어.
근데 안타깝게도 이 주 전에 언니랑, 그 빌어먹을 내면아이에 관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생겨서, 보다 어눌한 언어로, 하지만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언니에게 했었습니다. (이렇게 명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을 ㅠ_ㅠ)
저는 '자아'에 대해서 '연'의 이미지를 갖고 있어요. 요즘 때때로 골몰하고 있는 생각이기도 합니다. 바람이 불어서 제일 꼭대기(현재라는 최전방에 서 있는 나)의 위치가 변하면, 그 아래, 실로서 줄줄이 딸려 있는 기억들이, 꼭대기에서 변한 위치에 따라 줄줄이, 조금씩, 때때로 크게, 위치를 조정하는, 그런 이미지요. 나라는 연과 줄이라는 나는, 그러니 서로 영향력을 주고받으며 계속 변동해가는, 뭐 그런 에너지, 움직임,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어요.
산나님 이 글이, 뭔가를 쿡 찔러서, 속으로 막 폭주하게 합니다. 크흐. 고마운 말씀이에요.-
sanna 2011/05/10 00:33
연과 줄의 비유, 멋져요!
한번쯤은 과거를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권하는 전문가들도 있으니 내면의 아이 찾기가 다 쓸모없는 건 아니겠지요.
저야 결국 엉터리 기억 때문에 건진 것도 없이 끝나버렸지만 제 경험에 불과하구요. ^^;
암튼 버트란트 러셀이 어딘가에서 "자신에 대해 관심을 덜 가질수록 즐겁게 살 수 있다"고 했는데 요즘은 그 말이 맞는 것같아요.^^ -
사복 2011/05/10 16:35
내면아이에 대한 책을 읽고 난 언니가, 자신을 내성적이고 겁많은 아이가 되도록 만든(!) 부모님을 원망했기 때문에, '빌어먹을' 내면아이가 되었던 거였어요. 언니가 자기를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은, 당연히 힘들지만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저런 식의 책을 저렇게 소화할 줄은 몰랐던 거지요.
어쨌거나, 내면아이에 관한 제 반응은 공정하지는 못한 거였어요. 좀 경솔하기도 했구요. (여기서도 그렇고, 언니한테도 그렇고요.)
(아, 근데, 저도 그런 기억 있어요-_- 무려 큰언니가 태어나는 기억이었죠. 근데 진짜 거짓말 안 하고 너무 생생했어요.) -
sanna 2011/05/11 23:25
큰 언니가 태어나는 기억..저보다 한 수 위십니다. 사복님.^^
어린 시절의 어떤 경험이 오래 그림자로 남아있다면 그걸 들여다보고 치유하는 작업은 필요하지요. 그런 것까지 다 부정하는 건 아니구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 반복되는 감정적 상태의 근원은 어린 시절에 있다고 너무 쉽게 전제하고 과거의 상처를 불러내려는 시도가 만연한 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거였어요.좌우간...언니한테 잘 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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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ti 2011/05/10 16:34
힘들어하는 와이프에게.. 징징대지 말고 현실의 자신을 직시하라라는 말은 너무 터무니 없었나 봅니다.. '누가 모르냐, 책을 봐도 상담을 받아봐도 다 비슷한 소리하더라.. 남편이라는 작자가..'
저는 아내에게 sanna님의 어머니같은 역할을 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sanna 2011/05/11 22:48
에고...제가 죄송해지네요.
징징댄다는 표현을 썼던 건 괴로움의 근원을 내면의 아이에서 찾으려 들때 징징대는 아이밖에 만날 수 없지 않나 생각해서이지,힘들어하는 사람이 다 징징대는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전 힘들때 아무 충고 하지 않고 그저 옆에 있어주고 같이 밥 먹고 같이 시간 보내주는 사람이 좋던데..모르긴 해도 Yeti님의 아내도 그러시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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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O 2011/05/11 18:07
기억은 거의 선택적이고 ...
인지심리학 등 많은 실험결과는 인간은 자기가 기억하고 싶은 것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생각하게 돼있다는군...
그쪽 관심있으면....문의하쇼...
나보다 집중력있게 공부할 산나님이니...... -
우기 2011/05/12 23:04
글을 읽다가 뜨끔 했습니다. 요즘에야 덜하지만, 저도 홈페이지 만들고, 잡다한 넉두리에
자기애를 포함했었는데요. 무덤덤하게 자기감정을 긍정적으로 가질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sanna 2011/05/13 22:14
자기애는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거 아니겠어요? 그런 게 필요없다고 쓴 건 아닌데..제 말투가 좀 셌나 봅니다.^^;
무덤덤하게 스스로에 대해 갖는 긍정, 이게 참 좋은 자기애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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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beka58 2011/05/13 11:17
인간의 기억이 상당 주관적이고 가변적인거 완전 공감이어요. 난 생생하게 기억하는데 정작 상대방은 전혀~~ 기억에 없어 황당한 경우가 많은데 우리 생각의 매커니즘이 그러하다니 ~~ 정작 우리 모두는 내 맘속에 narcissus를 품고 살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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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na 2011/05/13 22:18
ㅎㅎㅎ 여기서 더 까발리긴 좀 뭐하지만,전 기억의 주관성을 '체험'하면서 오래 품고있던 트라우마(?)에서 벗어난 적도 있어요.
어떤 이의 말을 오래오래 곱씹으며 스스로를 괴롭혔는데 알고보니 정작 본인은 그런 말을 한 것도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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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2011/05/17 00:52
D.H.로렌스 글 검색하다 들어왔다가 수녀원 이야기 보고 뿜었습니다.
지금 다듬고 있는 작가의 글이 내가 보기에 징징대는 찌질이 푸념이 들어 로렌스의 말을 적어 주려다가 .....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해봤습니다. 내가 괜히 강해 보이려는 마초는 아니지. 쩝 (댓글 수정)-
sanna 2011/05/17 01:39
작가의 글을 다듬고 계신다니, 출판사 비스무리한데서 일하시나봐요?
징징대는 연민이든 비하든 과시든 뭐가 되었든 자기한테 몰두하는 힘이 그를 작가로 나서게 만들었겠지요.너그럽게 봐주시지요 ^^
(앗, 이렇게 적고보니 허접한 책 몇 권 쓴 저도...참 찌질해보이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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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스러운 공지 하나.
제 책 [내 인생이다]를 주제로 독자와의 만남 갖습니다.
같은 주제로 강남의 크링 시네마에서 11월과 12월 두 차례 열릴 예정인데요. 다행히 이 두 번의 만남은 저 혼자 하지 않고 제 책에 등장하신 분과 함께 해요.
11월25일에는 국제개발NGO인 ‘세이브더칠드런’ 최혜정 부장님과 함께 합니다. 저도 10월부터 이 곳에서 일하고 있는데, 그렇게 되기까지 옆구리를 쿡쿡 찌르신 분이십니다 ^^
그래서 어쩌다보니 11월엔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일하는 두 언니가 독자들과 만나는 자리가 되겠습니다~ 최혜정 부장님이 워낙 말씀도 잘하고 경험이 많으셔서 인생전환, 새로운 설계에 대해 좋은 이야기 들려주실 수 있을 겁니다.
행사 안내, 신청 페이지로 가시려면 아래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알라딘
인터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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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후 2010/11/27 00:44
"나의 산티아고..."라는 책을 이제야 봤습니다. 우연히 정말 우연히도 보게 되었죠. 인생의 길을 어찌 살아야 할지 정말 때늦은 성장통을 앓고 있던 제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자기 자신을 온전하게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는 게 왜 그리도 어려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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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na 2010/11/28 15:30
이 댓글말고 다른 방법으로 제게 연락주신 분과 같은 분이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야기 잘 들었어요.가슴이 먹먹해서..무슨 말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답이 늦어져 죄송하지만 제게 조금만 시간을 주세요.곧 연락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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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na 2010/11/28 11:35
12월30일에도 독자와의 만남이 있답니다. 그때도 미리 공지를 띄울게요.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구요. 내년에 좋은 여행 하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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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깨비 2010/11/29 23:04
한번 다 읽고 두번째 읽고 있답니다. 지난 25일 저자 강연회 가고 싶었는데 사무실 나가서 할 일이 있어서.. 그리고 다음날 떡으로 현신(?)내지 변신되고... ㅠ.ㅠ 12월30일 강연회가 있다고 하시니 꼭 가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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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na 2010/11/29 23:29
아이구..두번씩이나....정말 고마워요. 지저깨비님....ㅠ.ㅠ
30일 시간되면 오세요. 그날은 미국공인회계사를 하시다가 요가학원 원장으로 변신하신
민진희 씨가 함께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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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반 전 겨울 무렵 처음 알게 되어,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번역한 책이 나왔습니다!
"엘 시스테마, 꿈을 연주하다" 입니다.
제 블로그에 자주 오신 분들은 엘 시스테마의 이야기(요기, 그리고 요기), 그리고 제가 이 책을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요기)를 아마 알고 계시겠지요. 책 번역해 펴내는 일이야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데, 전 감개무량합니다. 이 책은 제가 얼굴 한 번 본적 없는, 그리고 딱 한 번 우연히 만났을 뿐인 낯선 이들의 친절이 아니었으면 나오지 못했을 거예요. 꽤나 감동적인 방식으로 이 책을 제게 전해준 호세에게 드디어 책이 나왔다고 어제 메일을 보냈더니, 호세 할아버지는 느린 우편을 도저히 기다릴 수 없다면서 48시간 이내에 배달해주는 DHL로 받아볼 수 없겠냐고 흥분하시더군요.^^ 세상의 많은 책들이 그러하듯, 혼자서는 불가능했고 숱한 사람의 꿈과 수고를 모아 만든 이 책을 이제 세상 속으로 내보냅니다. 앞날에 행운이 있기를!
아래 옮긴이 후기를 붙였습니다. 쓸데없이 후기가 긴 탓에 접었으니 펼쳐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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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기고 나서
클래식 음악이 어떻게 폭력에 노출된 가난한 아이들을 구원할 수 있었을까? 게다가 처음부터 개인 교습이 아닌 그룹 단위로 클래식 음악을 가르치는 게 가능한 일일까?
음악으로 가난한 아이들의 삶을 바꾼 엘 시스테마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 진한 감동에 뒤이어 떠오른 의문이었다. 나 자신이 문외한인지라 클래식 음악은 일부에 국한된 취미라는 편견이 있었던 데다, 잠깐 피아노를 배웠던 경험으로 미루어 개인 교습이 아닌 방식으로 어떻게 악기 연주를 배울 수 있는지 감이 오질 않았기 때문이다. 그 사소한 호기심이 결국 이 책을 찾아내어 우리말로 옮기는 인연으로까지 이어지게 될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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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엘 시스테마, 시몬 볼리바르 청소년 오케스트라, 그리고 구스타보 두다멜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 베토벤 3중 협주곡, 말람보 공연 실황)
2010/09/12 00:03
최근 [엘 시스테마] 관련자료들이 국내에 많이 소개되어 클래식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고 있습니다. 저도 책과 영화, DVD를 통해 엘 시스테마와 시몬 볼리바르 청소년 오케스트라, 그리고 구스타보 두다멜의 매력에 푹 빠져 있습니다. ^^ 위 사진의 맨 왼쪽은 엘 시스테마의 열렬 후원자인 베네수엘라의 카리베 은행이 5년 전 엘 시스테마 창립 30주년을 기념하여 발간한 책의 번역본입니다. 엘 시스테마의 역사가 잘 정리되어 있고,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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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지저깨비의 생각
2010/09/12 17:20
교보가 아닌 영풍에서 구입한 책. 역시나 장한나님의 말씀이 책띠에 써 있다. 이 책을 옮긴이의 글을 읽어보고 더 읽고 시었던 책. 음악이 삶을 변화시키는 거야? 쥐는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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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이 2010/08/17 20:44
얼마 전 다녀온 카라카스 빈민촌의 모습이 다시 떠오릅니다.
저는 거기서 빈민을 위한 빈민정책이 무엇일까 고민을 좀 했어요. 특히 차베스 대통령의 포퓰리즘 혹은 친빈민 정책과 관련해서.
선배 책 읽어보고 싶어요. 사인 받아야 되는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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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사자 2010/08/17 23:18
소개하신 글을 보고 당장 마음이 동해서
알라딘에서 책을 찾아봤는데 없더라구요.
아직 출간되진 않았나 보네요.
뭐, 그래도 좀 더 기다릴 용의 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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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깨비 2010/08/18 15:21
산나님의 책과 글은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희망과 꿈, 감동에 대해서 주제가 연결되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늦깍이로 다른 길을 가는 분들의 인터뷰, 산나님의 책...
블로그에 올려주신 링크의 글을 다 읽으면서 찐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
좋은 책을 내셨구 고생하셨네요. ^^
이 책을 읽고 사람사는 세상에 있는 진한 감동을 느끼고 싶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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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beka58 2010/08/21 17:19
아하! 글군요.'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올리실 땐 전 이미 알았더랬지요. 조만간 산나님의 터닝 포인트가 있으실거란 느낌이요. 산나님의 새로운 소통 방법이 모두에게 넘치도록 행복을 가져다 주었으면 하고 하고 바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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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na 2010/08/21 23:35
항상 분에 넘치도록 해주시는 응원,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그 터닝포인트도 조만간 책으로 나온답니다.저번에도 그랬지만 책이 나오기 전엔 좌불안석예요.
기꺼이 시간을 내어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신 분들께 누를 끼치진 않아야 할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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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철 2010/08/26 17:45
아주 깔끔한 번역과 편집이더군요. 이제쯤 번역되지 않았을까하며 가끔 찾아봤었는데, 꼭 1년을 기다렸네요. 가슴을 뛰게 하는 엘 시스테마, 그리고 그 이야기를 이렇게 소개하는 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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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entie 2010/09/12 00:03
아..이런 이 책의 번역자 분이셨군요!
제 포스팅에 달린 트랙백을 이제야 발견하고 부랴부랴 방문하였습니다. ^^
좋은 책 번역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__)
시몬 볼리바르 오케스트라의 팬이었는데, 이렇게 책으로 만나니 너무 반갑습니다. ^^
오늘 아침자 한겨레 신문 '문화칼럼'에 쓴 글입니다.....
* * * * *
이런 책들이 꽂힌 책장이 있다. 『내 몸 사용 설명서』 『우먼 바디 포 라이프』 『기적의 휘트니스 30분』 『달리기와 부상의 비밀, 발』…. 혹시 ‘몸짱 아줌마’의 책꽂이? 또 이런 책장도 있다. 『우리는 어떻게 죽는가』 『죽음 앞의 인간』『죽음과 죽어감』『떠남 혹은 없어짐』…. 이건 우울증 환자의 책장?
둘 다 내 책장의 이웃 칸에 나란히 꽂힌 책들이다. 나는 몸짱 아줌마도, 우울증 환자도 아니다. 몸 쓰는 일, 죽음이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에 몰두했던 한때의 관심사, 변덕스러운 취향의 흔적이 책장에 고스란히 남아있을 뿐이다. 누군가 둘 중 하나의 리스트만 갖고 내 취향을 어느 한쪽으로 단정하려 든다면 몹시 억울할 것이다. 소지품이나 생활공간의 특성으로 사람 성향을 판별하는 심리 기법인 ‘스누핑(snooping)’에서도 특정 단서가 늘 특정 성격을 가리킨다는 따위의 완벽한 답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기본 전제다.
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피해자인 김종익 씨 서재의 책들이 요즘 구설에 올랐다. 그가 문화방송 ‘피디수첩’과 인터뷰할 때 배경에 비친 책들이 『한국 민중사』『현대 북한의 이해』『혁명의 사회이론』등 평범하지 않아 문제라는 거다. 글쎄다. 스누핑 기법을 설명한 베스트셀러 『스눕』을 읽고 난 뒤 내 눈엔 그 책장이 이렇게 보였다.
‘서재 전체의 10분의 1도 안될 분량의 책 제목만으론 현재 정치 성향은 알 수 없고, 출간된 지 죄다 10년이 넘는 책들을 주제별로 꽂아놓은 걸 보면 꼼꼼한 장서가인데 그 사이에 주제와 관련 없는 『슬픈 열대』가 뜬금없이 끼어있는 걸로 봐선 자주 이용하지 않는 책장이 아닐까….’
엉터리 스누핑은 이쯤에서 접고, 의사가 경제평론가가 되고 공무원이 소설가가 되는 멀티태스킹의 시대에 기업인이 합법적으로 출판된 역사, 사회과학 책 좀 읽었기로서니 그게 왜 문제인지 모르겠다. 공들여 화면 흐림 처리를 한 ‘피디수첩’도 괜한 짓을 했다. 정작 놀라운 것은 제목이 확인된 책 10권 남짓을 갖고 한나라당 대변인처럼 그가 “특정 이념에 깊이 빠진 편향된 사고의 소유자”라고 단정 짓는 판단의 신속함이다.
면밀한 관찰과 이해의 수고를 피하려는 사람들의 비합리적 신념의 형성 과정은 사소한 단서가 발견되면 이를 근거로 전체가 참이라고 판단하는 비약 논법을 따르는 경우가 많다. 현대에도 마녀사냥이 흔한 남태평양의 파푸아뉴기니를 예로 들어보자. 미국 인류학자 브루스 노프트(Bruce Knauft)가 80년대에 연구한 게부시(Gebusi)족의 마녀 조사는 이렇게 진행되었다. 이들에게 마녀는 나뭇가지 뭉치로 마법을 부리는 사람들이다. 조사 대상자의 거주지 근처에서 나뭇가지 뭉치가 발견된다. 그럼 그 사람은 마녀다. 나뭇가지 뭉치야 숲속 공터에서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는데도 이 허술한 증거를 들어 게부시 족은 숱한 사람을 처형했다. 어리석다고? 이들의 믿음과 “좌편향인 사람은 ‘혁명’ ‘북한’ 관련 책을 읽는데, 김 씨의 책장에서 그런 책들이 발견됐으니 그는 좌편향”이라는 논리에 과연 무슨 차이가 있을까.
설령 김 씨가 서재 전체를 혁명, 북한에 대한 책으로 다 채웠다고 해도 그가 관심 분야가 협소하고 지루한 사람이라는 인상은 줄지언정 불법사찰을 받아 마땅할 이유는 되지 않는다. 취향이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해서 그런 험한 꼴을 당해도 싸다고 생각하는 건 야한 옷차림의 여자는 성추행을 당할만하다고 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피해자에게 범죄 발생의 책임을 묻는 것은 불법사찰만큼이나 비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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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 2010/07/10 14:31
진정한 언론 사상의 자유가 있는 나라가 이 지구상에 몇군데나 있을까요. 21세기를 살고 있지만 아직도 끝없이 통제 감시 당하고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 이 시간이 불순한 책 몇권 소지한 제목으로 체포되고 고문당했던 20여년전보다 나아졌다고 볼 수 있을까요. 형식적으로나마 사상 언론의 자유가 있는 나라가 있긴 있나. 노르웨이? 핀랜드? 독일? maybe or maybe n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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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na 2010/07/10 20:46
나는 권리의식이 높질 못해서 "진정한" 언론사상의 자유까진 바라지도 않지만(통제 없는 권력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적어도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비난당하고 탄압받는 수준은 넘어섰으면 좋겠어.안그러면, 너무 후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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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서방 2010/07/10 15:33
잘 읽었습니다. 조리있게 쓰신 말씀 딱 공감 갑니다. 저도 저 기사 딱 보고 '이런 것도 기사라고 썼나..'라면서 좀 많이 답답했습니다. 더불어 '스눕'도 읽어봐야겠네요.
좋은 주말 되시구요~ -
nabi 2010/07/10 22:47
산나님 책(산티아고) 읽고, 이렇게 가끔 블로그에 들어와 보고 하다가
오늘 아침 신문에서 얼굴까지 보니까, 산나님이 정말 '아는 사람' 같아...^^
나 혼자 친근히 느끼고 있답니다. (그 시초는 inuit님 블로그에서부터^^)-
sanna 2010/07/10 23:49
하하~반가워요. 블로그에 가보니 자전거를 배우시는군요.
예전에 저랑 친한 기자가 "세상을 떠날 때 가져가고 싶은 단 하나의 기억"을 묻는
인터뷰 시리즈를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어떤 분이 처음 자전거를 배울 때의 기억을 가져가겠다고 답하셨어요.
(아마 소설가 김영하씨였던 듯...정확하진 않습니다)
나비님 자전거 배우신 모험을 읽다보니 처음 자전거 배울 때의 설렘, 불안,
그리고 드디어 누가 잡아주지 않아도 직선상의 두 바퀴를 나 혼자 굴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의 흥분이 고스란히 생각나네요.^^
'한번도 살아보지 않은 날, 처음 가는 길' 생각하면서,저도 뭘 새로해볼까 궁리중이랍니다 ^^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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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ean1021 2010/07/12 13:10
1980년대 30대가 지금은 60대이니 이들이 지금이 은퇴러시이니 이런 개인의 자유인권침해같은것은 없어지지 않을까? 얼마나 40대이하를 무시했으면 그럴까? 블로그에 글 남긴건 처음이네 정보가 많고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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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na 2010/07/16 13:08
나도 오래된 책들을 갖고 있던 이사오기 전 책장을 뚝 짤라 사진을 찍는다면 남들은 기함했을 것..
정말 네 말대로 때론 생각의 찌꺼기, 허물에 불과할때도 많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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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 2010/07/10 14:23
무릎만 괜챦다면 정말 끝없이 달리고 싶은데... 칼슘 부족인지 다리 근육 부족인지 무릎이 삐그덕거려서 한시간에 7.5킬로 이상 달릴 수 없네요. 조금만 속력을 올리면 무릎 뼈랑 주변 근육이 막 비명을 질러요. 그동안 칼슘 섭취를 게을리 한 탓인지. 가늘고 길게 달리기 위해 칼슘제 열심히 먹고 적당히 쉬어가면서 조심해서 달리고 있지만 가끔 속도내서 마구 달리고 싶은 욕심이 나요. 숨은 하나도 가쁘지 않은데 무릎이 시큰거려서 못 뛰는게 넘 서럽더라구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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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전 2010/07/12 11:29
희경아 잘봤다, 뉴옥대 교수말대로, 늙어서도 계속할 수 있는 운동임을 남에게 애기해줄수 있겠다 . 뉘 뭔 노동을 그렇게 열심히 해야된다는게 의외다, 천천히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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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바람 2010/07/12 15:14
저도 한달음에 읽었습니다. 저는 러너는 아니고 라이더지만 대부분 공감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특히나 오래달리기에 대한 진화론적 설명은 아주 흥미롭더군요. 사람들이 열심히 달린다면 (다리로던 바퀴로던) 세상이 지금보다 훨씬 살기 좋아질 것은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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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책과 사람’의 연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만, 초등학교 5학년 후반부터 도서위원으로 임명되어 활동한 것입니다. 도서위원이 되어보니 도서실의 열람 카드에 적혀 있는 이력을 볼 수 있게 되었지요. 열람 카드에는 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한 권의 책을 여러 사람이 여러 시기에 읽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요. 책을 읽은 날짜가 정확하게 기록되어 있는 것입니다. 제가 초등학교를 졸업한 해가 1956년이니까, 그 이전 40년대의 학생들, 더 올라가 전쟁 중의 학생들, 아니 전쟁 전의 학생들 기록까지 전부 남아있었지요. 1941년 6월12일 《에밀과 탐정들》,1932년 3월4일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기록이 거기 남아 있었어요. 필적까지 그대로 말입니다.
이것이 너무나 신기했어요. 한 권의 책에 끝없는 ‘연대기’가 딸려 있는 것이니까요.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인으로서 독자가 한 권의 책에 딸려 있다, 그런 느낌을 초등학교 고학년 때 받았다는 점도 매우 큰 경험이었습니다.”
- 마쓰오카 세이고의 ‘창조적 책읽기, 다독술이 답이다’에서-
꼭 소장하고 싶은 조지프 캠벨의 책 하나를 중고샵에서 샀다. 3만원, 할인해도 2만4천원인 책값 좀 아껴보겠답시고……. 10만원짜리 책도 질러대던 옛날에 비하면 참……알뜰해졌다. -.-;;
근데 헌 책을 받아보곤 잠깐 후회했다.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구르다 내게 온 책인지, 표지 가장자리도 너덜거리고 회색의 표지는 빛이 바래 더 우중충하기 짝이 없다. 도대체 네 주인은 뭐하던 사람인거냐……. 조금 전 아무 페이지나 휙휙 넘기며 새 책을 살 걸 그랬다고 투덜대고 있었는데 눈앞에 펼쳐진 페이지의 한쪽 구석에 연필로 쓰인 작은 글씨를 발견했다. 전화번호와 ‘내일까지’라는 단어 하나.
웃음이 피식 나온다. 신화를 다룬 책에 적혀있는 너무나 현실적인 전화번호 숫자와 ‘내일까지’라는 일정. 책을 보다 딴 생각이 났거나 급하게 적을 메모지가 없어 그랬겠지만, 낯선 이의 일상 한 순간이 이렇게 책 안에 담겨 나한테 오다니, 그냥 신기한 기분. 마쓰오카 세이고가 어린 시절 책 안의 ‘연대기’를 발견하며 느꼈던 ‘신기한 기분’ 만큼은 아니겠지만.
마쓰오카의 책은 알라딘 블로거들의 호평이 없었더라면 아예 관심도 두지 않았을 만큼 제목이 깬다. ‘다독술’도, ‘답이다’도 거슬린다. 뻔하디뻔한 자기계발서의 느낌. 하지만 책을 보고 나니 알라딘 블로거들이 호평할 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통해 무언가 얻고야 말겠다는 목적이 뚜렷한 다독가가 아니라 그야말로 책을 사랑하는 열정적 독서가의 독서 체험과 방법론으로 가득한 책.
근데 왜 나는 마감이 코앞이고 할 일이 쌓여 미칠 지경일 때만 블로그에 뭘 쓰러 오는 걸까. 블로그가 점점 '딴 짓'용 취미가 되어가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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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na 2010/04/13 20:19
찾아보니 이전에 낸 책은 '마츠오카 세이고'라고 표기가 돼있어서 이전 책들이 함께 검색되지 않더군요.
'마츠오카 세이고'로 출판된 이전 책도 읽었는데,처음 보는 저자라고 생각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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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복 2010/04/13 14:26
저도 일해야 하는데.. 여기 와서 이거 들여다보고 있어요.. 흐흐흐.. -.-;
요즘 책을 빌리는 곳이 디지털화 되어 있지 않아서 손으로 뒤에 붙은 책카드에 일일이 날짜와 이름을 써서 남기게 되어 있거든요.. 왕왕 수년 전, 아는 사람이 이 책을 읽었구나, 싶어서 묘한 느낌을 받기도 해요..-
sanna 2010/04/13 20:21
와~그런 곳이 아직도 있군요.
마츠오카 세이고의 저 대목을 읽고보니 영화 '러브레터'에서도 책카드와 관련된 장면이
있었던 같기도 하고, 제가 책을 빌리는 도서관에도 그런게 있음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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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na 2010/04/13 22:26
푸하하~책 보다가 갑자기 3차방정식 풀고 그랬나봐? ^^
하긴 나도 책에다 이상한 낙서를 할 때가 잦은데, 내 버릇은 주로 기하학 도형을 마구 겹쳐 그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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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윙 2010/04/13 22:27
재밌네요. 아내가 결혼했다인가 그 영화에 여주인공 취미가 헌책 모으기였거든요.
책에 뭐 잘 안쓰는 편인데 뭔가 써놓고 나중에 흔적 찾아보는 것도 재밌을거 같아요.
근데..할일이 왜그렇게 많으실까욤..방학숙제처럼 미뤄두신것인가..후후후.-
sanna 2010/04/15 12:49
책장에서 아무 책이나 쏙쏙 빼서 아무 페이지나 읽어보는 게 취미인데,
어젯밤에 빼본 책의 페이지엔 제가 느낌표를 3개나 그려놨더라구요.
감동적인 구절도 아니더구만 도대체 내가 왜 그랬는지 이해할 수가 없더라는....^^
할 일은 평소엔 별로 없어요.^^ 어쩌다 한번씩 바쁠 때에만 딴 짓을 해서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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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da 2010/04/17 22:50
어느 선배가 유학 초기 시절 수업에 읽고 가야 어려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렸는데 이전에 빌린 사람이 한국인이었던지 모르는 단어마다 한국어로 뜻이 다 적혀 있어서 만세 불렀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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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na 2010/04/19 18:24
잡문쓰는 비정규직에 늦깎이 대학원생을 겸하는지라 시험까지 보는 입장 맞습니다.^^;
그래도 업뎃이 이 수준밖에 안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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