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가로지르다
"시를 쓴 사람은 양미자 씨밖에 없네요." - 영화 '시'에서 창작을 가르치던 김용탁 시인이 -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를 심야 극장에서 보다. 관객이 채 10명도 안되었는데, 엔딩 크레딧에서 덮칠 듯 밀려오던 물소리가 끝날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서는 사람이 없었다. 감정을 자극하는 배경음악 한 소절 없는데도 감정을 압도하는 영화, 주인공 양미자(윤정희)가 몸으로 써낸 시의 처절함, 아름다움, 그 매서운 윤리적 질문 때문에 가볍게 툭툭 털어..